예전에 극심한 노사분규를 겪었던 회사의 인사노무 담당 부서의 관리자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노사간 대립이 처음에는 회사와 노동조합의 조직간 대립으로 시작되더니 나중에는 직원들간에 서로 편이 갈리고 종국에는 노-노 갈등인 직원들간의 대립으로도 발전하더라는 것이다. 그 갈등의 원인을 알고서 치유하는데는 많은 시간이 흘러야만 해결이 된다는 것이고, 어쩌면 모두가 재직하는 내내 안고 가야할 상처일지도 모른다고 걱정을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느 회사에서는 노동조합에서 실시하는 선거를 거치면서 입후보를 한 후보자를 중심으로 파벌이 형성되더니 두개 세개의 파벌로 분화되고, 다시 네개의 파벌로 나뉘어졌다고 한다. 선거가 끝난 후면 파벌에 따라 갈린 직원들간, 조합원들간에는 미묘한 감정적 갈등과 장벽이 느껴지고 식사시간에도 그렇지만 차 한잔을 함께 나누는 것도 서로가 서로를 탐탁찮게 대하게 되고 나아가서는 조직 전체가 서먹서먹해 지더라고 한다. 이도 저도 싫어 중도를 지키려 했던 사람들도 회사 생활이 불편하기는 매 한가지다.
단체행동이나 선거를 통해 대표자를 뽑는 과정에서 처음에는 임금이나 복지증진 등 순수한 이념과 페어플레이를 다짐하며 출발을 하지만, 전개 되어가는 과정에서 서로가 상대를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면서 상대의 전략을 공격하며 비방을 하는 과정에서 감정이 개입되게 된다. 상대방 말 한마디, 글 한줄에서 꼬투리를 잡기 시작하고 언쟁과 성명이 난무하고 그때부터 지루한 소모전으로 이어지게 된다. 거기서 멈추지 못하면 회사 내부가 아닌 외부인의 힘을 빌리게 되어질테고 점점 수습하기 힘든 상황으로 악화되게 된다. 더 악화되어지는 과정을 보면 정작 싸우는 당사자가 도대체 누구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다.
더 큰 문제는 갈등과 대립이 해소된 그 이후이다. 회사는 상황을 수습하고 분위기를 쇄신하여 회사의 기본 목표를 향해 나아가려 하는데, 그 기간동안에 상처를 받은 직원들, 노사간 대립, 노노간 대립으로 회사에 대한 불신과 동료간의 벽이 높은 종업원들을 함께 이끌어 융합해 가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 기간이 길면 길수록 치유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드는 것일 게다.
단체행동이나 조직 또는 종업원간 갈등이 무서운 것은 처음에는 회사와 노동조합, 조직대 조직, 개인대 개인의 갈등이지만 결국에는 동료와 동료끼리의 싸움으로 이어진다. 언쟁은 감정의 골을 깊게 만들고 타협을 더욱 힘들게 만든다. 싸움은 이겨야 끝이 나므로 오직 내편, 네편만 존재한다. 갈등이 있는 조직을 들여다보면 대립하는 회사측과 노동조합, 그리고 중간에 어느 편에도 동조하지 않고 애써 무관심으로 침묵하는 집단으로 갈린다. 침묵하는 집단도 양측 모두의 눈치 아닌 눈치를 보아야 하니 힘이 들고 피곤한 것은 매 한가지이다.
회사는 직원들이 가진 역량을 최대한 집중시켜야 최대의 성과를 낼 수 있다. 종업원들끼리의 반목은 회사에서는 곧 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체행동이나 갈등이 끝나면 회사는 그 기간 중에 종업원들이 입은여러 형태의 상처를 빨리 수습해야 한다. 사내체육행사나 단합대회, 그리고 사내음악회를 개최하든, 동호인회 활동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종업원들의 마음과 정서를 한 곳으로 모아야 한다. 기업복지제도가 이러한 조직원간의 갈등을 줄이고 조직의 화합을 이루는데 기여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크게 활용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카페지기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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