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쌍둥이들이 알바를 한다고 제법 부지런해졌다.
저번주 토요일 처음 알바를 하고 저녁에 수고비를 받아서 귀가하였다.
작은 녀석 윤이의 반바지에 소금꽃이 피어 있었다.
부모의 노고로움이 어떤 것인지, 돈의 소중함, 가치로움을 알아보라고
했더니 알바를 하겠다고 했다. 알바자리도 알아서 구하고 둘이서 힘을
합쳐서 움직였다. 작년같으면 어림도 없는 일일텐데 먼 곳으로 집을 떠나
있는 동안 형제의 소중함을 조금은 이해하고 서로를 인정해주는 과정을
지나가고 있는 듯하다.
중국에서 돌아온 이후 한번도 언성을 높히며 서로에게 화를 내지 않았고,
서로 협조하며 책을 같이 읽고 중국어 시험대비를 위해 단오외우기를 같이
하고 있다.
"여보세요! 전화주신 분요?"
"네? 누구세요?"
"거기 쌍둥이네집 아닌가요? 여기 ...인데요 알바를 하겠다고 전화를 하였기에....."
"네에~~~ 우리 아이들이 전화를 드렸나 봅니다. 저희집 아이들이 성실하고
체력도 좋습니다. 다만 싫증을 잘 내고 시간의 소중함이나 돈의 가치를 모르는
듯하여 교육차원에서 알바를 한번 해보라고 했습니다. 혹시 사장님이 괜찮으시다면 쌍둥이들에게 좋은 산교육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부모동의가 필요한 거라면 동의서를 작성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네. 저는 20대초반입니다. 저도 중고교시절 공부를 소홀히 하였지만 어느날 깨우친 후 부모님을 이해하게 되었고 제 스스로 이 가게를 열게 되었습니다. 제가
도움이 된다면 쌍둥이들에게 제가 겪은 일들을 얘기해주며 조언을 해보겠습니다!"
쌍둥이들이 알바를 할 곳의 사장님과 우연찮은 통화를 하게 되었고 나는 쌍둥이들을 맡겨보기로 하였다. 상세한 얘기를 하고서 나는 안심하고 아이들을
보내보자고 내 짝에게 얘기를 하였다.
시간이 아깝고 이 시간에 공부를 하는 것이 좋을 거란 갈등도 해보지만
소중한 경험은 두고두고 인생의 밑거름이 되는 것이기에 물통에 물을 얼려
현관문을 나서는 쌍둥이자식들이 알바를 나가는 날이면 나는 기도한다.
튼튼한 나무가 되는 과정을 잘 넘기게 해 달라고.....
성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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