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 자식들을 보고 있으면 애들을 어찌 키워주는 것이 좋을지 고민이
많아진다. 남들은 사교육비로 애 한명에게 한달로 300~400만원을 쓴다는
이야기나, 조기유학 신문 기사를 보면 나만 시대로 뒤떨어져 살고 있지는
않은지 조바심이 나고 마음이 조급해진다.

물론 경제적으로 현재 쌍둥이녀석들 학원 하나 보내는 것도 벅차 추가적인
지출은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이기에 이런 이야기나 언론기사를 읽으면 나도
모르게 위축되고 마음에 스트레스만 더해간다. '이래서 젊은이들이 결혼을
하려 들지 않고, 더더욱 자식은 낳으려 들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싱글대디로 세 자식들을 키우는 것이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것을 이제는
쌍둥이들도 느끼는 것 같다. 일요일에 공원을 산책하며 재명이와의 대화였다.
"재명이는 누구랑 결혼했으면 좋겠니?"
"제 와이프는 능력있고, 같이 맞벌이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왜 맞벌이를 하려고 그러니?"
"능력이 있어야 맞벌이를 하고, 맞벌이를 해야 빨리 잘 살수 있잖아요?"
"너희 친구들도 그렇게 생각하니?"
"네, 다들 그렇게 생각해요. 저번에 TV에서도 나왔어요"  
나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너무도 영악해진 요즘 아이들... 초등학교
5학년 아이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믿기 어려운 너무 의외의 말에 나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친구 누구는 초등학교 2학년때 1년간 호주로 어학연수를 갔다와서 영어를
잘한다고 나에게 말하기에 "재윤이도 어학연수 가고 싶니?" 말하니 그저
씨익 웃으며 내 눈치를 쓱 보는 막내 재윤이의 마음을 읽는다.

이러한 조바심은 다른 아이들과 비교로 연결되고, 곧장 짜증으로 이어진다.
말썽만 피우고, 사사건건 의견이 대립되고 싸우는 쌍둥이 녀석들, 밤이면
늦게까지 공부한다고 있다가 아침이면 일어나지도 못하고 오전내내 잠을
지는 큰녀석 모두가 애비 눈에는 안타까움의 대상이다.

알아서 해주면 오죽이나 좋으련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내가 자식을 다른 잘나가는 친구들과 비교하며 꾸짖고 야단치면 자식들 또한
잘나가는 부모와 나를 비교하며 불평하고 섭섭해 할 것이 아닌가?
남을 비교하고 놀리고 꾸짖으면 결국 나도 잘나가는 또 다른 남과 비교를
당해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

너무도 영악하고 셈이 빠른 녀석들... 그저 자식들이 바르게, 반듯하게 잘
자라도록 해주어야겠다. 그리고 자식들이 사회로 나갔을 때  그들 스스로
생존할 수 있도록 생존무기의 필요성을 느끼고 스스로 그 생존무기를
만들도록 필요성을 느끼고 행동화시키고 열정과 자신감으로 지속시켜주는
것 까지가 애비인 나의 역할이 아닐까?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전에는 화장실 청소며, 가습기 청소도 정기적으로 했었는데 요즘은 뜸해진다.
바쁘기도 하지만 왠지 기분이 나지 않는다.

집사람이 있을 때는 화장실 청소를 해주면 참 좋아했다.
락스로 청소를 해주면 독한 락스냄새임에도 좋다고 하고 고맙다고 했다.
집사람이 좋아하니 자연히 자주 하게 되는 법이다.

그동안 재명이와 재윤이가 가습기 속이 지저분하다고 몇번이나 이야기를
했는데도 알았다며 그냥 지나쳤다. 내가 보아도 누런 이물질이 깊숙이 끼어
있는데 아무래도 큰 작업이 될 것 같아 뒤로 미루었던 것이다.
 
그동안은 가습기 청소를 대충 속만 닦아냈었는데 오늘은 아예 마음 먹고
나사까지 풀어가며 구석구석까지 모두 닦아냈다. 그동안 골이 깊고 좁아 손이
닿지 않아 청소하지 못한 깊숙한 곳까지 솔이며 긴 드라이버, 송곳을 이용하여
깨끗히 청소를 한다. 연말을 맞아 느슨해진 마음을 반성이라도 하듯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청소를 하며 마음을 다잡아 본다.

가습기는 자주 청소를 하고, 물도 자주 갈아주어야 하기에 불편하다.
재명이와 재윤이에게 청소를 맡기기는 이르고, 집안 소소한 청소들 모두가
내 몫이다. 학교를 다닐 때부터 자취생활을 하며 혼자살이와 청소와 익숙해진
탓인지 결혼 후에도 내가 청소를 도맡아서 하는데도 힘들다거나 귀찮다는
생각은 별로 해보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의 싱글대디의 역할에도 힘들지만
참아내는가 보다.

맞벌이를 하다보니 부부가 역할 분담을 하며 서로 도와줄 수 있는 사항은
도와서 빨리 일을 마무리하고 쉬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서였다. 내가 이렇게
가사를 도와주는 것을 생전에 집사람은 매우 고마워했다.

동규와 쌍둥이자식들도 앞으로 자라서 아빠가 되면 가장에서 큰소리치며,
군림하려 드는 아빠가 아닌 가사를 도우며 가정에서 봉사하는 자상한 아빠로
살았으면 한다. 리더나 가장이란 위에서 군림하는 자리가 아닌 봉사하고
섬기는 자리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회사내에서 여성근로자들의 숫자와 권익이 향상되면서 사내복지시설에 대한 남녀평등 논란이 자주 발생합니다.

모 회사의 보육시설에 대한 사례가 있어 잠깐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회사는 사내보육시설을 운영하고 있는데, 인원이 제한되어 있다보니 경쟁이 치열합니다.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사전에 보육시설에 들어갈 수 있는 순위를 정해 놓았습니다. 1순위가 여성근로자, 2순위가 남자 직원(맞벌이인 경우), 3순위가 남자 직원(맞벌이가 아닌 경우)입니다. 그런데 1순위인 여성근로자(맞벌이인 경우)와 2순위인 남성 근로자(맞벌이인 경우)가 왜 순위가 차이가 나야 하는지,
똑같이 맞벌이이고 힘든 상태인데, 이 경우에 남녀 평등은 적용될 수 없는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었습니다.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는데, "회사에 직원이 있을 뿐이지 여성직원과 남성직원은 없다".
고로 "직원(남녀 구분없이, 맞벌이 여부에 관계없이)이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게 해주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특히 "남성들은 육아에는 남녀 구별이 없으므로, 회사 복지시설은 누구나 차별없이 혜택을 받아야 한다", "여성이라고 우대하고, 남자라고 우대하고 하는 것은 안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또한 회사예산 중 일정금액이 투입되는데, 이는 당연히 사원들의 복지예산이므로 가능한 모든 직원들이
그 혜택을 같이 누려야 한다는 남자직원들의 의견과, "언제부터 남자직원들이 육아를 챙겼느냐?",
"한국같이 불평등한 국가에서 여자 직원이 아이를 낳고, 회사를 제대로 다닌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데
이런 것을 '여성우대'라고 그러는냐?" 등등...

이는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모두 겪는 문제가 될 것입니다.
여성근로자들의 숫자가 증가하고 회사내에서 차지하는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예전에는 약자편이었는데, 어느샌가 남자직원들의 영역까지 차지해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여성근로자들만을 위한 시설에 대해 역으로 남성근로자들이 남녀평등을 외치며 문호개방을 요구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뾰족한 해결책은 없습니다.
다만 한발짝씩만 양보하면 타협점은 분명히 나올 수 있으리라 봅니다.

카페지기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는 사랑하는 아내를 보낸 1주기 제사였다. 벌써 집사람이 하늘나라에 간지 1년이
되었다니 세월이 참 빠르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양력으로 하면 아직 12일이 남았지만
그날이 쌍둥이자식들 생일인지라 이를 피하기 위해 집사람 제사는 음력으로 지내기로 했다.
회사 사람들이 집사람 기일을 잊지 않고 기억해 주고, 찿아와주고, 제수준비에 보태라고
봉투를 내미는것은 사람은 갔지만 생전에 남겼던 삶의 흔적이 너무 강했음이리라.

1년전과 비교하여 달라진 것은 막내 재윤이가 충격 탓인지 시력이 급격히 떨어저 안경을
쓴 것 이외에 크게 변한 것이 없다. 달리던 엔진도 멈추면 녹이 스는 법, 슬픔에 젖어있으면
있을수록 삶이 좌표를 잃고 우왕좌왕 방황하기 쉽기에 일을 더 의욕적으로 벌이며 산다.

요즘 40대와 50대의 이혼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사회적인 변화를 부부 서로가 받아들이고 적응해야 하는데 이를 소홀히 한데 그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닐까? 모든 문제는 대화로 풀어야 한다. 나는 결혼후 장손이면서 장인 장모를
모시고 살다보니 명절때 고향에 가는 것이 고민이 되었다. 우리 부부가 시골을 내려가면
장인장모님이 쓸쓸하고, 그렇다고 안내려갈수도 없고... 결국 집사람과 대화를 통해 1년
설날과 추석 두번 명절 중에서 설날은 우리가 사는 집에서 지내고, 추석은 바로 전날이
할아버지 제사이니 시골에 내려가기로 하고 19년동안 그 약속을 지켰다. 내 집안이
소중하면 처가집 집안도 소중하기에 상호 존중하는 선에서 절충점을 찿을 수 있었다.

부부는 가장 기본적이면서 소중한 협력관계다. 나와 집사람은 맞벌이부부였기에 서로
역할분담을 하고 내가 집사람 가사를 많이 도와주려 노력했다. 퇴근후 자식들 숙제와
집안 청소는 내가 도맡았다. 집사람이 힘들게 직장생활을 하고 왔기에 집에 와서는 편히
쉬게 배려해주고 싶었다. 지금은 알파걸이라고 사회에서 여성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예전에는 직장 여성들은 집에서는 가사와 육아에, 회사에서는 남성들과 동등하게
경쟁을 해야만 했다. 가사와 육아는 때론 업무시간까지 침범하는 일이 잦아 여성
직장인들은 늘 좌불안석이고 눈치를 보아가며 힘들게 일을 해야 했다. 당연히 갈 수 있는
휴가도 상사의 눈치를 보아가며 결재를 받고 가야만 했다.

직장에서 여성들의 고충을 알기에 집에서는 내가 조금만 힘을 들이면 집사람이 편하겠다
싶어 직장 마치고 오면 편히 쉬도록 해주고 싶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하면 하도록
격려하고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내가 사랑하는 여자가 여자라는 이유로 꿈을 접고 사는
일이 없이 그 꿈을 마음껏 펼치고 살도록 해주고 싶었다. 대인관계에서 탁월한 강점을
살려 회사 불교연구회 부회장, 회사 초대 여성협회 부회장, 노조 대의원, 여성중앙위원,
각종 모임의 총무 등 마음껏 능력과 끼를 발산하고 살게 배려해 주었다.

가정에서 여자가 남자를 보필하는 것을 내조라고 하는데, 나는 이와는 반대로 집사람이
나의 도움으로 인해 품고 있던 꿈을 실현하고, 평소 하고싶은 일을 마음껏 해보도록 하는
외조를 해주고 싶었다.

대화는 서로가 가진 생각의 틈을 좁혀준다. 부부가 대화를 자주 하다보면 이혼이란
극단적인 불행은 사전에 상당부분 막을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를 믿고 일생을
약속한 부부사이라면 소중한 상대를 위해 내가 잠시 참고, 희생을 함으로써 배우자가
행복하고 주변의 인정을 받을 수 있다면 기꺼이 지금의 어려움쯤이야 참아낼 수 있을
것이다.

하고 싶다던 일도 많고 의욕이 넘치고 그릇이 너무도 컸던 집사람, 그 꿈을 이제는
내가 더 이상 도와줄 수 없음이 너무나 아쉽고 안타깝다.

2007.10.30.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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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비둘기 암컷은 수컷한테 그렇게 헌신적이래. 그런데 일찍 죽는단다.
자기도 사랑받고 싶었는데 주기만 하니까 허기 때문에 속병이 든 거지.
사람도 그래. 내가 주는 만큼 사실은 받고 싶은 거야.
그러니 한쪽에서 계속 받기만 하는 건 상대를 죽이는 짓이야."

'은희경의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에 있는 글이다..

며칠전 장모님이 쌍둥이녀석들을 챙겨주면서 엄마와 아빠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고
말씀하신다. 아빠들은 별 생각없이 애들이 잠자는 모습을 보며 잘 자는구나 하며
그냥 잠자리에 들지만, 엄마들은 애들이 낮에 밖에서 놀다가 혹시 몸에 상처가
나지는 않았는지, 모기에 물리지는 않았는지 꼼꼼히 애들 몸을 살펴보고 필요하면
약도 발라준다는 것이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았다.
남자들은 다는 아니지만 대부분 단순하다보니 직장이라는 한가지 일에 집중하게
되고 자녀들 일이나 가정사에는 관심이 덜하고 세심하지 못하다. 모두 주부들
몫이다. 그렇지만 주부들은 하루종일 열심히 일을 하고서도 퇴근후 집에 돌아온
남편들로부터 좋은 소리나 따뜻한 말도 듣지 못한다. 그래도 나는 맞벌이부부 생활을
하였기에 애들 숙제며, 집안 청소를 많이 도와준다고 했는데 지나고 보니 나도 별수없는
남자였기에 편함과 권위의식에 익숙해 살았고 집사람에게 더 잘 해주지 못했던 것에
대해 자책감과 후회감이 든다.

가정은 부부가 같이 꾸려나가는 것이다. 남편이나 아내의 일방적인 몫이 아니다.
대체로 우리나라의 남편들은 권위주의적이고 아내들에게 무관심하고 친절하지
않은 것 같다.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아내이고 서로 좋아서 배우자로 선택했는데
왜 처음 만나 교제하고, 청혼할 때, 신혼일 때의 그 사랑했던 마음을 오래도록
유지하지 못하는 것일까?

직장이나 사회에서 보는 젊은이들과 비교하는 마음에서일까?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한다. 이 세상에서 영원히 변치않은 사실은 이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밖에서 늘씬한 몸매나 근육질을 과시하는 그들도
언제가 나이가 들면 지금의 배우자처럼 몸무게도 늘어 펑퍼짐하게 변하고, 얼굴도
세파에 찌들어 주름살이 생기고 머리도 희어지고 빠진다. 어쩌면 지금의 배우자의
모습은 힘들게 살아온 자신의 삶의 모습을 그대로 대변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자신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이나 물건에 대해 고마움을 잊고 산다.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고마워할지 모르고 막 대하고 때로는 상처를 준다.
처음 배우자를 만났을 때 예쁘고 청순하던 모습을 떠올려 보자!
나와 우리 가족을 위해 한푼이라도 절약하느라 몸도 제대로 가꾸지 못하고, 먹고 싶은
것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놀러 가고 싶은 데도 참으며 이제껏 살아온 사람이다.
배우자가 있었기에 그동안 마음편히 직장생활도 하고 사회생활도 할 수 있었는지 모른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오늘은 따뜻한 말이라도 한마디 건네보자.
"당신 때문에 우리 가족이 그동안 너무나 행복했소. 당신에게 진심으로 감사하오!
그리고 사랑하오!"라고...

김승훈 2007.8.22.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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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0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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