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며칠이야? 너무 힘들어~~~"
"만약 내가 병세가 악화되어 의식을 잃고 중환자실에 들어가면 번거롭게 산소호흡기를 사용하지 말아줘~"
"사람들이 쉬어야 하는 토요일이나 일요일은 피해야 되는데...."
"쌍둥이 재명이와 재윤이, 그리고 불쌍한 우리 엄마를 잘 부탁해~"
"당신을 두고 내가 먼저 가서 미안해~"
"장기를 다른 사람에게 기증해 주고 가려고 했는데 줄 장기가 없네... 내 몸은 화장해서 그냥 강에 뿌려줘"
"열심히 다니던 절(불교)에서 나를 따라 교회를 함께 다녀주어 고마워...나 죽으면 종교는 당신 뜻대로 해!"
"서사장님에게 그동안 너무 고마웠다고 꼭 전해줘야돼. 알았지?"
"당신에게 너무 많은 짐만 지어주고 가네... 동규아빠 미안해!"
"당신 믿고, 이제는 나 정말 편히 갈 수 있을 것 같아~~~"

정확히 1년,
아내가 하늘나라로 간지 1년이 흘렀다.

무정한 세월....
그렇지만 나는 흔들림없이 간직한 꿈을 이루고 집사람이 부탁한 자식들과 장모님을 지키기 위해 꿋꿋히 살아나간다.

아내는 1년 6개월동안 암투병 생활을 하면서, 3분의 2는 회사생활을 하며, 3분의 1은 병상에서 생활하면서 늘 나와 함께 있으면서 재잘재잘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다. 회사 이야기, 쌍둥이들 이야기, 큰애가 무사히 대학에 들어갔으면 하는 희망, 암센터내 다른 환자들 걱정...

처음에는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암세포가 온 몸으로 전이되고
극심한 육체적인 고통이 엄습해 오기 시작하자
서서히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이며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하나하나 하기 시작했다.

영정사진이 없이 하늘나라로 가면 내가 사진을 찿아 허둥댈까봐,
나와 가족 몰래 영정사진도 일찌감치 찍어두었다.
사랑하는 남편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어린 쌍둥이자식들을 두고, 죽음을 받아들이며 기막히게도 영정사진을 찍어야 하는 여인의 마음이 어떠했으랴~ 오늘따라 영정사진 속 웃고 있는 모습이 더 없이 애처롭기만 하다.

꼼꼼히 친척 생일과 전화번호, 계좌번호,
그리고 제사날도 적어놓고 갔다.
지저분한 내 내의나 속옷도 다 버리고
2년 동안이나 입을 내의와 양말도
미리 사서 옷장 속에 넣어 두고 갔다.

내가 복분자주를 좋아한다고
하늘나라로 가기 3개월전 첫 수확한 고창 복분자를 무려 5킬로그램이나 우편으로 주문하여
자신을 생각하며 두고두고 먹으라고 유방암 말기 투병중인 그 아픈 몸으로 직접 담구어놓고 갔다.

왜 하늘은 나와 우리 가족,
특히 아직 어린 쌍둥이 자식 재명이와 재윤이에게
엄마의 사랑이 절실히 필요한 이때
우리 가족에게 꼭 필요한 아내이자 어미를 이렇게 일찍 데려간 것일까?

이토록 큰 빈자리를
어찌 나 혼자서 감당하라고...

김승훈 2007.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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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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