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이 머물었던 자리를 보면 그 사람의 인품을 알 수 있다.”

월요일 아침 여의도공원을 산책하는데, 곳곳에 토요일과 일요일 다녀간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가 산책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아마도 공원을 청소하는 분들은 월요일이

가장 힘든 날이 될 것이다.

비단 다녀간 자리뿐만이 아니다. 회사에서 전임자가 맡았던 업무도 인수하여 검토해보면

그 사람의 실력 수준과 회사 업무에 임하는 자세, 삶의 태도까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일을 하면서 목적과 과정을 빈틈없이 꼬박꼬박 체크하고 기록하며 일을 처리한 사람과

대충대충 업무를 처리한 사람과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철저하게 관리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후임자가 업무를 빨리 적응하여 처리할 수 있다.


일부 성질이 급한 사람은 본인 재직시 본인이 처리한 일에 대해 성급히 평가서를 만들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것이다. 그 사람이 현직에 있을 때는 부하나 동료사원들이 그 사람의

영향력과 안면 때문에 공정한 평가를 내리기가 어렵다. 그 사람이 그 직을 떠났을 때

비로소 후임자나 동료, 후배들이 객관적인 입장에서 평가를 내릴 수가 있다.

그래서 그 사람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그 사람이 그 자리를 떠난 이후에 이루어지는 법이다.


어제는 저녁을 먹고 쌍둥이 재명이와 재윤이를 데리고 집에서 호수공원까지 걸어서 다녀왔다.

재명, 재윤이는 인라인을 타고, 나는 걷고.... 걸어가는 도중에 강촌공원을 지나게 되었는데

그곳에는 신발을 벗고 그 위를 걸어가는 지압코스가 있다. 곳곳에 자갈이 깔려 있고,

뾰족뾰족 돌멩이들이 박혀 있어 그 위를 걸어서 돌다보면 자연히 발에 지압이 되는 것이다.

집사람이 투병중일 때 매일 저녁이면 저녁밥을 먹고 어김없이 나와 집사람은 쌍둥이인
재명, 재윤이
손을 잡고 와서 이 공원을 다녀갔었다. 어제도 그 옆을 지나는데

“아빠! 엄마랑 걸었던 지압공원이 나왔어요. 우리 한 바퀴 돌아요!”하기에 오랜만에

재명, 재윤이 손을 잡고 걸었다.


엄마의 꿋꿋하게 암투병하던 모습을 애들은 아직도 자랑스럽게 간직하고 살고 있다.

열심히 운동했던 모습, 손을 잡고 지압공원을 걷던 모습, 항암제를 투여하면서도 씩씩하게

회사를 다니며 근무하던 모습, 하늘나라로 가기 3일전까지도 병실에서 부축을 거부하고

스스로 일어나 걸어서 다니던 모습, 투병 중에도 희망을 잃지 않던 모습, 항상 밝게 웃던 모습....

집사람은 떠났지만 주변 모두에게 그런 용기 있고, 역경과 맞서 싸우며 극복하려 했던

모습도 함께 남기고 갔다. 집사람은 비록 떠났지만 그동안 우리 가족에게 남기고 간

의연하고 열정적으로 살았던 모습은 오래도록 아름답게 기억될 것이다.

김승훈 2007.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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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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