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의학신문에 말기 유방암 환자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인 먹는 항암제인
‘타이커브’가 최근 국내 식약청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는 보도자료를 접했다.
이 항암제는 집사람이 1년전 그토록 써보고 싶어하던 항암제였다.
집사람 유방암 인자는 국립암센터 유전자검사 결과 진행성 HER2(ErbB2)로 밝혀져
이 인자에 맞는 표적치료제(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항암제)인 허셉틴과 면역증강제인
'제넥솔'과 함께 사용하여 놀랄만한 호전을 보였으나(실제 작년 2월 MRI나 CT 촬영
결과 유방 및 간에 있는 암세포가 전부 괴사했다고 기적이라고 했다), 뼈로 전이된
암세포 치료를 놓치는 바람에 그나마 호전됐던 암세포가 뇌로 전이되어 결국 손을
들어야 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뇌로 전이된 암세포는 방사선치료 이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뇌로까지 뚫고 올라가는 항암제가 나와있지 않아서 10번의 방사선치료에도 완전히
암세포가 치료되지 않아 뇌속에 오마야관을 넣어 직접치료까지 시도를 했지만
내성이 강해질대로 강해진 암세포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지금 국립암센터에는 전체가 아닌 국소부위에 대해 방사선치료를 할 수 있는 기계가
도입되어 환자치료를 하고 있다고 한다.
집사람은 1년만 더 버티면 새로운 항암제가 나올 것이라고 의욕을 불태우곤 했다.
인터넷으로 외국의약 정보를 검색하여 새로운 항암제 동향을 알아보고, 언제 국내에
들어오느냐고 의사 선생님께 묻곤 했다. 집사람은 특히 '타이커브'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국내에 빨리 시판되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의사 선생님들도 처음 들어보는
항암제 이름을 거론하며 빨리 임상시험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조르는 집사람 때문에
종종 난감해하곤 했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지금은 국립암센터 유방암센터장인 노정실 박사님이 마지막 나와의 면담에서
"최혜숙씨는 너무 똑똑한 사람입니다. 지금 가기에는 너무 아까운 사람입니다."
1년만 더 버텨주었더라면 새로운 먹는 항암제인 '타이커브"도 쓰고, 국소 방사선
치료기계도 써보고, 뼈 전이에 도움이 되는 ‘조메타’ 등의 치료제를 마음껏
사용해 보았을텐데... 그랬다면 지금 이토록 나에게 회한으로 남지는 않았을텐데...
현재 상황이 어렵고 고통스러우십니까?
조금만 참고 버티십시오. 아마 지금 이 순간이 정상으로 가는 길목의 9부 능선을
넘어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정상은 머지 않아 반드시 옵니다. 그 정상에 서기 위해서는
반드시 살아있어야 하고, 현재의 고난을 이겨 내야 합니다.
김승훈 2007.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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