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학원이죠?"
"네, 그런데요. 재명이와 재윤이 학원수업이 몇시에 끝났나요?"
"저녁 8시 20분에 수업이 끝났습니다.아버님"

"명이와 윤이 집에 도착했어요?'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데. 학원수업 끝나고 롯***에서 수업을 한다던데 .."
"네, 알았습니다"

밤 9시 50분, 운동삼아 호수공원을 다녀오는 길에 롯***를 둘러보았으나 녀석들은 없다. 혹시? 불길한 느낌이 든다. 이틀전부터 집 컴이 말썽을 부려 집에서 PC게임을 하지 못하고 있던 터였다. PC방을 정말 가고 싶지는 않았다. 만약 거기에서 녀석들 얼굴을 마주친다면 다시는 PC방을 가지 않겠다고 했던 나와 쌍둥이들의 신뢰는 무너지기 때문이다.

마침 육교밑에서 천천히 걸어오는 두녀석을 만났다.
"너희들 어디서 오니?"
"축구를 하다 오는데요?"
"비도 오고 밤 늦은 이 시간에 무슨 축구를?'

태연히 말하는 녀석들의 말을 믿고 싶었지만 혹시나 싶어 윤이 상의에 냄새를 맡아보았다. 옷에 배여있는 찌든 담배 냄새..... 내일 학교 준비물이 있다기에 서둘러 문구점에 가서 사가지고 아무 말없이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서는 정말 술을 입에 대고싶지 않았는데...아내가 8년전 담궈놓고 간 장뇌삼주를 반컵 따라서 방으로 가지고 와서 두녀석을 앞에 앉히고 쭈욱 마시고 나서 말했다.

"다시 PC방에 가면 몇대를 맞겠다고 약속했지?"
"15대요"
"아냐, 20대야"
"아빠 기억으로는 지난번에 10대였고,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 계속 5대씩 늘리겠다고 했으니 오늘은 15대다. 이의 있니?"
"없어요"
"그러면 아빠가 너희를 잘못 가르쳤으니 아빠도 잘못이 있으니 너희도 아빠를 15대씩 때리고 너희도 아빠에게 15대씩 맞자. 너희가 먼저 아빠부터 때려라"

내가 앞드려뻗쳐를 하자 두녀석 모두 눈물을 흘리며 잘못했다고 빈다.
"너희가 자꾸 안하고 있으면 아빠 술을 마셨기 때문에 피가 미리로 쏠려 뇌출혈이 될 수 있으니 빨리 때리는 것이 아빠를 도와주는 것이 될 것이다"
내 채근에 못이겨 재명이부터 효자손을 들어 내 엉덩이에 대는둥 마는둥 15대씩을 때린다.
"자, 이제 그럼 너희들 차례다. 너희 잘못을 인정을 했으니 사내답게 당당히 맞거라"

요즘 하도 경제적으로 힘든데도 두녀석들은 서로 싸우고, 거짓말을 하며, PC게임에만 빠져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녀석들에게 속상했던 탓인지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고, 쌍둥이들도 생전 눈믈을 보이지 않던 애비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당황해하며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않겠다고 용서를 구한다.
"그래,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생기기 않도록 하자. 약속할 수 있겠니?"

녀석들을 내보내고 누워있으나 잠이 오지를 않는다. 일어나 성경을 펼쳐 로마서를 1장부터 계속 큰소리로 읽어내려간다. 모두 바울사도가 나에게 질책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명이와 윤이를 불러 않히고 8장을 교독시켰다. 8장은 제1절 "그러므로 이제 예수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느니라"라고 시작되는 무죄선언으로 성경의 정수와도 같은 부분이다. 쌍둥이들이 오늘 일로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을 죄책감을 속죄의 기도를 통해 회복시켜주고 싶었다.

"너희를 아빠에게 맡기고, 엄마까지 데리고 가신 뜻이 있을 것이다. 너희는 큰 리더가 될 재목들이니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다가올 미래를 준비토록 해라. 하루하루가 너희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준비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오늘이 쌍둥이자식들의 인생에서 터닝포인트가 되기를 기도해 본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아빠! 요즘 배가 너무 나왔어요?"
"아빠 운동 좀 하셔야겠어요"

요즘 쌍둥이들이 나만 보면 운동을 하라고 채근한다. 하긴 내가 보아도 중부지방이 너무 늘었다. 작년 11월부터 강의준비다, 책을 쓴다는 핑계로 쉬는날 제대로 쉬어보지도 못하고 책상 앞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다보니 운동 또한 자연스레 소홀히 하게 되었다. 체중계에 올라서면 가르키는 숫자가 71이 훌쩍 넘는다. 헉~~ 내 몸이 언제 이렇게 됐지? 작년에만 해도 69킬로와 70킬로 사이였는데....

중대결심을 하고 쌍둥이 두 녀석들을 방으로 불러들였다.
"명아윤아! 아빠란 약속을 하자"
"무슨 약속이요?"
 "음~ 아빠가 연말 안에 69킬로그램까지 체중을 줄일테니 너희는 반에서 1등을 하는 거다. 할 수 있겠니?"
"........"
"그러면 아빠가 약속 하나를 더 할께"
"뭔데요?"
"다음 이사를 갈 때는 아빠가 집을 사가지고 이사하는 것으로 할께. 약속할 수 있겠니?"
"네"

그제서야 녀석들도 대답을 한다. 말이 그렇지 4개말만에 2.5킬로를 어찌 살을 뺄 것이며, 1년 9개월 뒤에는 어찌 집을 장만할 것인가? 그래도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나가야 할 목표를 확고히 세우고 차근차근 준비하고 행동으로 옮겨 실천하다보면 불가능히게 보였던 일들도 어느새 이루어진 것을 많이 경험해 왔기 때문이다.

당장 오늘부터 저녁을 먹고 우산하나를 들고 호수공원으로 나선다. 비가 온 뒤라 후덥지근하다. 2003년에 인도네시아 발리를 갔을 때 느꼈던 아열대성 기후와 흡사하다. 걷는 도중에 간간히 비도 내린다. 비가 오는데도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걷는 사람, 뛰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

명아윤아~ 아빠는 너희와 약속한 2010년말까지 69킬로 체중 약속, 꼭 이루고야 말거야~ 그러니 너희도 아빠와 한 약속 잘 지켜! 알았지?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 금요일 저녁, 고등학교 동창친구를 만났는데 가지고 있던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하여 나를 조회하더니 불쑥 한마디 한다.
"너! 참 열심히 사는구나!"
"무슨 소리야?"
"네 이름으로 검색을 해보니 인터넷에 네가 쓴 글이 쫘악 나오잖아"

허걱~

공무원이 츨장 등으로 자리를 비우는 경우 스마트폰으로 전자결재를 하는 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이제는 인터넷이 생활의 일부분이 되었다.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인터넷에 접속하여 개인이나 회사를 조회해 볼 수 있다. 인터넷에서 영향력을 가지면 곧 브랜드파워를 인정받게 된다.

인터넷에서 영향력을 가지려면 먼저 꾸준한 컨텐츠를 만들어내야 한다. 조인스 블로그에는 글을 등록하려면 반드시 창작여부를 묻는다. 내가 쓴 글이냐, 기사/스크랩 글인지를 반드시 등록하도록 되어 있다. 저작권 시비가 현실화되는 시점에서 시의적절한 조치로 생각된다. 조인스 블로그에서 짧은 기간 안에 파워블로그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지속적으로 내 창작물을 만들어 올렸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

블로그를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운영하면 효과가 크다. 자신이 쓸 글을 미리 분야를 정하여 카테고리화시켜 놓고 그 카테고리에서 구체적으로 전개해 나가는 것이 좋다. 나의 경우는 내가 하는 업무에서 사내근로복지기금(국내에서는 최고의 역사와 전문성을 갖추었다)과 기업복지, 열정과도전(자기계발)을 그리고 내 일상에서 싱글대디와 쌍둥이양육일기 등 크게 다섯가지에 집중하고 있다.

블로그 글은 가급적 자신의 일상과 지식, 경험이 어루러지면 좋다. 일상이나 지식, 경험이 그 자체로서는 소재나 내용이 제한적이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데 한계가 있다. 그런데 일상과 지식, 일상과 경험, 지식과 경험이 융합되면 공통분모가 커지면서 수용층이 넓어져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후기정보화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자 하는 것만 눈에 보이고 또 보고 산다고 한다. 내가 쓰는 이 다섯가지 카테고리 글들은 모두 회사에서 내가 하는 일, 내 일상에서 늘 겪는 일이자 부닺치는 일이고 고민하는 일들이다.

블로그에 글을 쓸 때도 책을 펴 낼 것은 목표로 삼으면 지속성을 유지하고 좋은 컨텐츠를 발굴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전한 가치를 담아 주면 여러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고, 관심층을 많이 만들 수 있다. 관심층과 추종자들이 많으면 글을 쓰는데 또 다른 에너지원이 된다. 내책을 가질 경우 인터넷 검색에서 내 브랜드파워는 크게 상승하게 된다. 책 한권이 경우에 따라서는 블로그 통째보다 더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카페지기 김승훈

'김승훈의열정과도전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열정  (0) 2010.09.18
약속  (0) 2010.09.04
프로의 자세로 일 하기  (0) 2010.08.21
일이 즐겁다.  (0) 2010.08.14
1000일 조인스 블로그 생활  (0) 2010.08.13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후 4시 20분, 회사에서 한참 열심히 일하는데 재명이에게 휴대폰이 걸려온다.

재명 : "아빠 어디세요?"
나 : "나? 회사인데 왜?"
재명 : "오늘 일산병원 진료날이잖아요?'
나 : "오늘이 며칠이지?"
재명 : "8월 18일이요?"
나 : "18일? 맞아 오늘 재명이 진료가 잡혔던 날이지...."
재명 : "아빠 오시기 어려우세요?"
나 : "응... "
재명 : "그럼 저 혼자서 검사 받을까요?"
나 : "그래라. 그렇게 할 수 있으면 하고 안되면 그냥 다음으로 연기시키렴"

이그~~ 오늘 재명이 일산병원 진료날인데 깜박 잊어버렸네. 요즘은 약속이나 중요한 일은 즉시 다이어리에 기록을 해두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그냥 넘기는 일이 많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잊음이 많아져간다. 요즘 이사회 안건준비다 근로복지공단연구용역자료 준비작업이다 교회 일까지 처리하느라 바삐 사는 바람에 아들 진료일짜도 까먹었네. 오늘은 스킨 검사가 있어서 녀석 곁에 꼭 있어주어야 했는데...

일 때문에 야근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니 자정이 훌쩍 넘었다. 당산역에서 870번 좌석버스를 타고 마두1동사무소 앞에서 내리니 안경에 훈김이 끼어 앞이 보이기를 않는다. 방학때 퇴근때면 두 녀석이 자전거를 타고 나와 내 가방을 들어서 자전거 바구니에 싣고서 집에까지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오곤 했는데 너무 늦은 시간이라 지나다니는 사람도 많지 않다.

안방이 덥다. 녀석들이 대돗자리를 깔고 잠이 들었기에 새벽이면 추울것 같아 대돗자리를 개서 세워놓고 삼배패드를 깔고 옮겨 재운다. 이제는 많이 자라서 들어서 옮기기에도 힘이 들어 깨워서 이동시킨다. 비염 알레르기 때문에 스킨검사를 하느라 등에 스물몇군데 상처가 나있다. 잘 참고 검사를 받았다는데 얼마나 아팠을꼬?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 하나

엊저녁 회사에 나가 밀린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데, 밤 9시 50분 재명이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짐작컨데 두녀석들이 서로 다툰 모양이다. 일부터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래도 계속 휴대폰 벨이 울린다. 집으로 전화를 하니 수화기에서 재명이가 장모님게 대드는 목소리가 들린다. 이제는 녀석들이 꼬박꼬박 이유를 달며 장모님께 곧장 잘 대든다. 장모님은 어린 쌍둥이들에게 무신당한다는 느낌이 드시는지 그게 싫으신가 보다. 하도 화가 나기에 전화기에 대고 재명이를 크게 야단쳤다.

# 둘

어젯밤 일이 늦어 새벽 2시 30분에 집에 도착해 대충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 잠을 자야 할 시간이 지나니 쉬 잠이 오지를 않는다. 엎지락 뒤치락 하다 겨우 두시간정도 눈을 붙였을까? 장모님이 쌍둥이들을 깨우는 목소리가 들린다. 어제 못한 숙제를 하겠다고 새벽 6시에 깨워달라고 부탁했던 모양이다.
이내 거실로 나간지 10분도 채 되지 않아 두녀석이 컴 앞에서 다투는 소리가 들린다. 점점 언성이 높아진다. 잠을 잘 수가 없다.

# 셋

두 녀석을 앞에 앉히고 애비가 당부를 했다.
"명아 윤아, 너희는 쌍둥이자식이다. 만약 엄마 뱃속에서 서로 먼저 나오겠다고 다투고 싸웠다면 너희 뿐만 아니라 너희 엄마 생명도 위험했을 것이다. 너희는 태어날 때부터 서로 양보하고 베풀고 살아야만 되는 운명을 타고난 것 같구나. 베풀고 양보하면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단다"

# 넷

다시 책상에 앉은지 5분도 안되어 언성이 높아진다. 영어 온라인 숙제를 하는데 화면을 넘기는 과정에서 재명이가 속도가 느리고 자리를 자꾸 침범한다고 재윤이가 자꾸 짜증을 낸다. 재명이도 지지않고 화를 내고... 급기야 녀석들을 불렀다.
"명아 윤아, 애비가 너희 자라서 결혼하고 자식 낳고 너희 꿈을 펼치며 사는 모습을 지켜보며 살게 될 수 있기를 확신하지만 만에 하나 무슨 일이 생겨 너희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 너희에게는 지금 이 시간 미리 유언을 하겠다. 아빠는 너희 둘에게 딱 세가지를 부탁한다. 하나, 너희 둘 서로 힘을 합해 살아라. 둘, 많이 양보하고 베풀고 나누며 살아라. 셋, 자신의 일은 너희들 스스로 하거라"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7월 마지막날인 오늘 7월 31일, 쌍둥이자식들을 데리고 미리 예약해둔 미래에셋증권 하계금융인턴십을 다녀왔습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24 엘 타워(EL Tower) 그랜드홀에서 개최되기에, 7월 29일부터 2박 3일로 열리고 있는 한소망교회 청소년하계캠프 집사님과 전도사님께 양해를 구하고 새벽 6시에 데리러 갔습니다. 너무 일찍 간 탓에 강당에서 많은 학생들이 자고 있어 찿지를 못해 한시간동안 밖에서 기다리다 결국 진행하는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겨우 데리고 왔습니다. 역시 세미나에 참석하기를 잘했다는 느낌입니다.
젊은 구글러 김태원의 '청소년, 열정과 창조력을 만나다'가 압권이었습니다.

 

시 간

내 용

강 의 자

09:00~09:10

행사 소개 및 인사말

 

09:10~10:40

[강사초청특강 1] ‘청소년을 위한 작은

선물’

박석재 원장

(한국천문연구원장)

10:50~12:30

[강사초청특강 2] 금융스토리 &

금융직업의 세계

이상건 이사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부소장)

이재호 상무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컨설팅본부장)

12:30~13:30

점심

 

13:30~15:00

[강사초청특강 3]‘10대, 꿈을 꿔라’

가수 윤하

15:10~16:40

[강사초청특강 4]

‘청소년, 열정과 창의력을 만나다’

젊은 Googler 김태원

16:40~17:00

인사말 및 수료증 수여

최현만 부회장

(미래에셋증권 총괄대표이사)

이틀동안 너무 피곤했던지 세미나 동안 자주 졸았는데 그래도 배운게 많았다고 흡족해 합니다.


멀리 도곡동의 타워팰리스가 보였습니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내일부터 2박 3일로 한소망교회 청소년캠프를 떠난다. 늘 붙어만 다니던 녀석들이 요즘은 약간 이상하다. 2주전부터 한소망교회에서 청소년 알파를 하는데 서로 조를 달리 배치하였는데 반응이 괜찮았던 모양이다.

재윤 : "아빠! 이번 한소망교회 하계캠프에서도 조를 달리 해달라고 아빠가 전도사님께 말씀드려 주세요"
나 : "왜? 이제는 떨어져 지내고 싶어?"
재윤 : "이번 교회 알파에서 떨어져 해보니 장난이 줄고 집중이 더 잘 되요"
나 : "그래? 그럼 스렇게 해달라고 선생님게 말씀드리렴"
재윤 : "그래도 되요?"
나 " "그렇게 하는 것이 효과가 좋았다면 그렇게 해야지"

쌍둥이들은 늘 함께 생활한다. 매일 안방에서 잠도 나랑 함께 자고, 식사도 함깨 하고, 학교나 학원도 함께 다니고, 집에서 게임도 함께 하고, PC방을 가거나 나쁜 짓을 하거나 사고를 쳐도 꼭 세트로 다니며 한다. 학교 수업시간만 빼고는 늘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다. 학교도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2학년까지도 같은 반에서 지냈다.

쌍둥이들은 요즘은 군대도 원하면 함께 입대할 수 있고 부대도 같은 부대로 배치를 해준다고 한다. 통계상 쌍둥이들은 같은 부대로 배치해주면 마음이 안정되어 부대생활에 훨씬 더 잘 적응해 나간다고 한다. 학교 배정도 마찬가지이다. 올해 중학교 배정 때 교육청에서 안내공문이 왔는데 쌍둥이들은 중학교 배정도 큰애 배정받은 학교로 동생은 자동으로 따라간다고 한다. 쌍둥이들은 함께 생활했던 시간이 많다보니 생각하는 거나 습관들이 비슷하여 서로 의지하며 지내는 것 같다.
 
단점도 있다. 둘이 늘 함께 지내다보니 친구를 사귀지를 못한다. 교실에서 선생님 눈에 띄는 것도 두배여서 까불거나 장난을 치면 더 자주 찍힌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분리시키는 것이 좋겠다고 하여 3학년부터 명이와 윤이 반이 나뉘어졌다. 처음에는 어색하여 수업이 끝나자마자 서로 반으로 가보았다고 한다. 요즘은 그때 왜 선생님이 두 녀석들을 떼어 놓으려 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두녀석이 붙어만 있으면 장난을 하고, 잡담을 하고, 다투는 바람에 오히려 공부하는데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것을 자주 목격한다. 

명이와 윤이는 일란성 쌍둥이인데도 성격이 다르다. 형인 명이는 원리원칙주의자라 주변에 친한 친구가 많지 않아 윤이에게 자꾸 다가가고 의지하려고 한다. 반면 윤이는 사교성이 좋고 융통성이 뛰어난 반면 막내 티를 자주 낸다. 물건을 잘 안 치우고 어질러 놓는 것은 윤이 몫이다. 동생 윤이는 공부에 방해가 된다고 명이를 피하려 한다. 학원수업 중에도 명이는 윤이를 쳐다보거나 바라보는 시간이 많다고 한다. 동생 윤이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느라 수업에 집중력이 떨어지고 자연히 성적이 윤이에게 밀린다. 두 녀석들을 관찰하고 있으면 흥미로울 때가 많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큰애가 군입대를 하고 큰애가 쓰던 방이 비었다. 그 방을 놓고 쌍둥이들이 서로 자신이 사용하겠다고 쟁탈전이 벌어졌다. 이런 상황이 벌어질 것을 큰애가 예감했던지 큰애가 군입대를 앞두고 나에게 상의를 하면서 "아빠가 제 방을 사용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하기에 나는 거실이 좋다고 정리를 했다.

큰애 방에는 침대가 있어 내심 장모님이 사용하시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장모님도 답답하고 덥다고 쓰지 않으시겠다고 하니 이번에는 쌍둥이들이 서로 형아 방을 쓰겠다고 경쟁적으로 나선 것이다.

재윤 : "아빠! 제가 형아방을 쓰고 싶어요"
나 : "꼭 그방을 써야 할 이유를 대보렴"
재윤 : "재명이란 거실에서 함께 공부를 하니 집중이 안돼요"
나 : "그건 인정한다. 너희는 붙어만 있으면 다투니... 네가 꼭 그 방을 써야 할 이유는 더 없니?"
재윤 : "형아가 저보고 쓰라고 허락을 했어요"
나 : "언제? 아빠보고 쓰라고 해서 안쓰겠다는 말 이외 형아에게 다른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었는데..."
재윤 : "저에게 분명히 그렇게 말 했어요"

끙~~ 군에 가있는 큰애에게 가서 확인할 수도 없는 일이고... 그러자 옆에서 듣고 있던 재명이도 나선다.

재명 : "아빠! 저도 형아방을 쓰고 싶어요"
나 : "너는 왜?"
재명 : "거실에서 할머니가 TV를 보시면 시끄러워서 공부에 집중이 안되요"

그건 일리있는 말인데, 왜 하필 두 녀석이 동시에 형아방을 쓰겠다고 난리냐구.... 결국 두 녀석이 일주일씩 번걸아가며 형아방을 쓰기로 조정을 하며 형아방 사용건은 마무리했다. 또 무슨 일로 두 녀석이 부딪치며 다툴지 하루하루가 조마조마하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이 7월 급여일이다. 7월은 다른 달에 비해 기본급 50%가 더 나온다. 아마 휴가비에 쓰라고 더 배려한 것 같다. 매달 고정적이고 안정된 급여가 지급되는 직장이 있다는 것이 고마운 일이다.

"아빠! 봉급날이 언제예요?"
"21일인데, 왜?"
"아뇨..."
"너희들 뭐 사고 싶은 게 있구나. 그렇지?"
"히~~~"
"사고 싶은게 뭔데?"
"참고서요. 이번 여름 방학때 2학기 참고서를 미리 사서 문제를 풀어보고 싶어요. 그리고 국어가 약하니 아빠가 말씀하신대로 한자책을 사서 한자공부를 하고 싶어요"
"알았다. 아빠가 봉급날 꼭 사줄께~~"

오후부터 몇시에 퇴근하느냐고 두녀석이 번걸아가며 전화가 빗발친다. 여기저기 보내야 할 돈도 이체시키고, 아파트 관리비도 미리 이체시키고, 우체국에 두달 밀린 보험료도 다 내구(빨강글씨로 쓰여진 보험해지 예고문도 받았던 터라), 은행에 가서 장모님 밀린 생활비 30만원도 찿아 봉투에 넣어 놓는다. 평소 봉급날에는 돈을 다 부치고 나면 돈이 말라버리는데 이번에는 아직도 여유가 있다.

지난 7월 초에 재명이 정기 건강검진 때 호흡기쪽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정밀검사를 받으라고 하였는데 봉급날에 맟추어 진료예약을 하고 오후에 일산병원을 다녀왔다. X레이 등 영상자료를 찍는데 54,100원을 금새 잡아먹는다.

야근을 마치고 퇴근하는 길에 쌍둥이들을 데리고 지산문고에 들러 두 녀석 145,000원 어치 참고서를 사주었다. 카드로 사면 5% 적립, 현금으로 사면 10% 적립이라기에 현금으로 결재하다보니 지갑 속에 있던 돈이 모두 털려버렸지만 그래도 마음은 뿌듯하다. 애비와 사위 체면도 서고, 이래서 돈이 좋은 거구나~~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후 5시경, 모처럼 큰애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다음주 월요일 입대를 앞두고 있다.

큰애 : "아빠! 재명재윤이 선물해주려고 행사에 응모해서 영화시사회 초대권을 받았는데 7월 19일이예요. 그때 애들 보내도 돼요?'
나 : "몇시인데?"
큰애 : "오후 4시 30분까지요"
나 : "그럼 학원수업에 빠지게 되잖아?"
큰애 : "그래서 전화드리는 거예요?"
나 : "글쎄, 아빠는 학원을 빼먹으면서 영화를 보러 가는 건 반대다"
큰애 : "애들이 보고싶어하는 만화영화예요. 그리고 제가 입대하면서 마지막 선물로 해주고 싶었어요"
나 : "아무리 쌍둥이들에게 좋은 만화영화라도 학원수업을 빼먹고 가는건 동의할 수 없다. 지난 1학기 성적이 어떠했는지도 너도 잘 알잖아?"
큰애 : "요즘 아빠께서 하시는 말씀이 너희 장래 잘 알아서 하라고 하시잖아요, 애들이 심적으로 많이 위축되어 있는 것 같아서요. 그리고 무료 시사회인데요. 그리고 지영이누나가 와서 재명재윤이랑 함께 가서 봐주기로 했어요 "
나 : "그래도 안된다. 그렇게 녀석들이 보고 싶어한다면 나중에 학원수업이 없는 휴일날 아빠가 돈을 들여서라도 보여주면 되잖니?"
큰애 : "알았어요"

전화를 끊고 머릿 속이 복잡해진다. 어미도 없이 자라는 자식들, 이제 홀로 남은 애비 마음은 하루 하루가 너무 바쁘고 급한데 쌍둥이들은 아직도 철없이 서로 매일 아웅다웅 다투고 싸우니 안타깝기만 하다. 며칠 후면 큰애도 군입대를 하면 저 녀석들을 어찌 데리고 살꺼나 생각하면 골치가 지끈거린다. 쌍둥이들이 늦둥이다보니 내가 회사에서 정년퇴직할 해 녀석들이 정상적으로 다닌다면 대학교 3학년 1학기이다. 내 혼자 수입으로 여지껏 빚더미 속을 헤쳐나오며 내 입에는 항상 같은 말이 배어 있었다.

"애비가 건강하고, 직장 다닐때 부지런히 촌음을 아껴 공부해라"
"절대로 꿈을 포기하지 말고,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고 살거라"
"TV나 PC게임보다는 책을 많이 읽어라"
"우리 나중에 서로 짐되는 존재는 되지 말자"

큰애 말을 듣고 보니 이런 말들이 어린 쌍둥이들에게 심리적으로 너무 큰 부담을 주었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에효~ 나는 그동안 애들 마음도 읽지 못하고 그저 성적에만 목을 매고 자식들을 채근하는 못난 애비였구나~ 

급기야 회사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다말고 큰애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그냥 다녀오라고 했다.
"아빠 제가 너무 심한 말을 했나요?"
"아니다, 그동안 애비가 너희들에게 너무 무거운 마음의 짐만 계속 쉴새없이 얹어준 것 같구나. 쌍둥이들에게 영화 잘 보고 대신 방학 때 정신차리고 수업 빼먹지 말고, 책 많이 읽으라고만 얘기해라"

갔다 오라고 허락을 해놓고도, 왜 이리 내 마음이 아플까?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달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