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며칠 후면 어린이날인데 선물 없어요?"
"떼끼! 너희가 어린이냐?"
"그래도, 어린이를 졸업한지 딱 2개월 5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억울해요"
"그럼 너희는 어린이로 다시 돌아갈래?"
"그건 싫어요. 그럼 학생의날에는 쉬나요?"
"학생의날은 공휴일이 아닌데?"
"학생의날에는 왜 안쉬나요? 그런 선물은 주실거죠?"
"학생의날은 일제 강점기인 1929년에 광주에서 우리나라 여고생들이 일본 중학생들에게 희롱당하는 것을 보고 말리다가 일본 학생 입에서 '조센징'이라는 말에 흥분하여 일본학생과 우리나라 학생들이 집단 패싸움을 벌이게 되고 우리나라 곡물수탈, 창씨개명, 신사참배 등으로 민족감정으로 연결되어 우리나라 독립운동으로 승화된 날이란다. 이런 숭고한 날에 우리 쌍둥이들은 선물 타령을 하고 싶을까? "

쌍둥이들은 괜히 말했다는 표정으로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아는 내가 졸업한 고등학교가 학생의날이 발생한 진원지 고등학교라서 그런지 자부심을 가지고 설명해 주었다. 이번 기회에 학생의날에 대한 유래를 정리해 설명해 주었다.

- 1929.10.30. : 오후 5시, 나주역에서 후쿠다(광주중학교 일본인 학생)가 조선인 여학생 박기옥(광주여자보통학교)의 댕기머리를 잡아 당기며 희롱하자. 박기옥의 사촌동생인 박준채가 “후쿠다! 너는 명색이 중학생인 녀석이 여학생을 희롱해”, “뭐라고? ‘센징’인 주제에 뭐라고 까불어” ‘센징’이란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박준채의 주먹이 날라갔고, 역광장에 있던 한국인 학생과 일본인 학생의 패싸움으로 발전하였다. 마침 그 곳을 순찰 중이었던 일본인 순사 모리다는 조선학생들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일방적으로 조선학생만 탄압하였다. 이에 광주고보(지금의 광주제일고등학교) 학생들이 집단적으로 항의하자. 모리다는 학생들을 해산시켰다.

- 1929.10.31. : 아침, 광주로 가는 통학 열차안에서 일본인 학생들이 떼를 지어 박준채를 둘러싸고 시비를 걸어옴. 이후 한일학생간의 패싸움이 끊임없이 이어지게 됨

- 1929.11.3. : 이 날은 일본 최대 명절인 명치절(일본 천황의 탄생일)이었고, 우리나라에게는 개천절이었다. 오전 11시경 광주중학교(일본인학교)의 일본인 학생과 광주고등보통학교의 한국인 학생 간에 또 충돌이 일어났다. 이 날(일요일) 우리나라 학생들은 강제로 등교하여 일본 신사에 고개를 조아리고 신사참배를 해야 했던 것이다. 학생들은 신사참배에서 기미가요를 부를 때 침묵으로 저항하였고, 신사참배가 끝나고 굴욕스런 심정으로 집에 가는 길에 조선학생이 일본학생의 단도에 얼굴을 찔리는 사태가 벌어짐. 일부 조선 학생들은 일본 학생을 편들어 보도한 일본 어용신문인 광주일보 본사를 습격하여 그 윤전기에 모래를 끼얹었다. 이 사건은 전 호남 일대의 조선인 학생과 일본인 학생간의 충돌로 발전하였으다. 광주의 학생들은 서슴없이 '조선독립만세'를 외쳤으며 독서회 지도자들은 학생들의 항일 투쟁을 지원하였다. 경찰은 광주 고등 보통학교와 광주 농업 학교의 학생들을 구속하였다. 이에 맞서 광주의 신간회 지부, 청년단체, 사회단체등은 하나가 되어 투쟁을 계속하였다. 광주 청년계의 지도적 위치에 있던 장석천, 장재성,강석원 등은 '학생 투쟁 지도 본부'를 설치하고 광주투쟁을 전국으로 확대하기에 힘썼다.

- 1929.11.7. : 11월 3일 이후 회합을 거듭한 끝에 장석천은 광주 및 전국 학생의 행동지도, 장재성은 광주학생의 행동지도, 국채진은 전남 각 지방 학생의 지도, 박오봉은 노동자 및 보동단체의 지도, 임종근은 전남 각 공립 보통학교 교사와의 연락, 강석원은 외래 동지와의 연락, 나승규는 운동 자금 조달 등으로 업무를 분담하였다.
 

- 1929.11.12 : 구속학생들을 석방하기 위해 ‘구속학생 석방을 위한 2차’ 투쟁이 전개됨. 등교한 각 학교 학생들은 9시 30분을 기하여 일제히 전날까지 인쇄한 격문을 뿌리면서 시위에 몰입하였다. 학생들의 시위는 점차 전국으로 확대 되었다. 학생들이 뿌린 격문 내용은
1. 검거된 학생들을 즉시 우리 손으로 탈환하자.
2. 경찰의 교내 침입을 절대 반대하자.
3. 교우회 자치권을 획득하자.
4. 언론,출판,집회,결사,시위의 자유를 획득하자.
5. 직원회에 학생 대표를 참여시키자.
6. 한국인 본위의 교육제도를 확립하자.
7. 식민지적 노예교육 제도를 철폐하라.
8. 사회과학 연구의 자유를 획득하자.
9
. 전국 학생 대표자 회의를 개최하라.

- 11월 12일 시위를 시작으로 다음해 1930년 2월초순까지 전국적으로 동맹휴학과 시위가 끊임없이 이어졌고 참가한 학교는 총149개교(초등 54, 중등91, 전문 4), 참가학생수는 5만 4천여 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이번 학생시위로 퇴학처분을 받은 학생이582명, 무기청학 2천330명, 피검자 1천642명에 이르러 3·1운동이후 최대의 항일운동을 기록했다.

- 1953년 국회의원 김종신의 제기로 11월 3일을 “학생의 날”로 제정하였으나 1974년 유신을 맞이해서 학생들의 시위를 우려한 박정희정권은 “학생의 날”을 폐지하였고, 이후 1984년 신군부가 “학생의 날”을 다시 살리게 됨.

단순히 쌍둥이들에게 어린이날 선물을 받지 못한 섭섭함을 넘어 학생의날에 대한 유래와 민족정기, 자부심을 느끼도록 설명을 해주었다. 물론 중학생이 된 녀석들에게 선물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홀가분한 마음도 일조를 더해서.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퇴근 무렵 사무실 전화벨이 울린다.

재명 : "아빠! 오늘 몇시쯤 오실 수 있으세요?"
나 : "오늘은 월요일 미래예측 교육이 있어서 좀 늦는데~ 왜?"
재명 : "그럼 집에 오시면 몇시예요?"
나 : "음~~ 빨라야 밤 11시 20분쯤 되겠지~"
재명 : "됐어요. 저희 그냥 자전거 타고 도서관 갈래요"
나 : "그래도 괜찮겠니?"
재명 : "우리는 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에 마두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하니 집중이 잘 된다고 월요일 시험과  학원 보충을 마치고 도서관으로 출발하는 모양이다. 다른 집 같으면 엄마들이 집에 있으면 자식이 도서관에 공부하러 간다고 하면 만사 제쳐두고라도 바로 차로 태워다주고 끝나면 집으로 데리고 올텐데 우리집은 내가 자주 외부교육을 다니니 쌍둥이들은 데려다주고 밤 늦은 시간 데리고 와주지를 못하는구나!

애비가 데리러가지 못한다니 전화를 끊는 재명이 목소리가 풀이 많이 죽어 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지금 애비 여건이 곧장 퇴근하여 너희들을 도서관까지 태워다주고 끝나는 시간에 대기하였다가 데리고 올 수 없으니 너희 스스로 가고 올 수 밖에.... 다른 아빠들처럼 애비가 엄마 없는 공백까지 너희를 자상하게 채워주고 보듬어주고 살아야 하는데 애비는 그럴 형편이 안되니 너희들이 스스로 강해져서 너희를 지키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며 살아가는 수 밖에는 없지.

고난은 사람은 강하게 만든다. 하늘은 공평하게도 사람에게 고난을 주며 그 고난을 겪고 잘 극복하는 사람에게는 영광을 선물해 주신다. 사람은 고난을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단련되어지고 겸손해지며 삶의 지혜 또한 충만해진다. 우리집과 우리 가족들에게 닥친 지금의 힘겨운 고난도 어쩌면 우리 가족에게 더 큰 사명을 주시기 위해 하나님이 우리가족을 단합시키고 훈련시키고 있는지 모른다.

애비가 비록 물질적인 선물은 해주지 못해도 어려움 속에서도 남 원망하지 않고,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품고 차근차근 미래를 준비해 가는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긍정과 열정과도전이라는 정신적인 선물은 늘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부디 꿈과 희망, 열정과 도전을 간직하며 진지하게 삶에 임하는 자세와 노력만은 이 애비를 뛰어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재명재윤아 자주 너희와 함께 있어주지 못해 미안하다, 그리고 사랑한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이 쌍둥이들 중간고사 마지막 날이다. 지긋지긋한 시험기간이 끝났다는 안도감과 함께 시험을 잘 치러야 할텐데하는 걱정이 앞선다. 요즘은 중학교 내신성적이 고등학교 진학시에 반영이 된다고 하니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이건 자식이 중간고사를 치르는게 아니라 부모와 함께 중간고사를 치른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시험기간 중에는 화도 참아야 하고, 아침에는 피곤해서 안 일어나려는 자식 겨우겨우 비위 맞추어가며 깨워서 세수시키고, 머리 감게 만들고, 밥맛 없다고 안먹겠다고 투정부리는 자식 달래가며 밥 먹여서 학교 보내고, 퇴근 후에도 밤 늦은 시각 도서관 앞에 차를 대기했다가 태워와야 하고...

부모들의 과잉보호 속에서 점점 자식들이 안중에 부모는 없고 점점 자기본위가 되어가는 걸 느낀다. 스스로 계획을 세워 실천해나가는 자립심도 부족하고 부모 강권에 못이겨 어쩔 수 없이 마치 부모를 위해 공부하는 듯한 적반하장같은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이건 아닌데... 지난번 신문스크랩에서 50대를 두고 부모에게 마지막 효도하고, 자식에게는 버림받는 첫세대이며, 요즘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자식과 함께 살지 않겠다는 응답율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기사가 생각난다.

일본에서는 대학을 나오고도 정규직 직장을 잡지 못하는 청년들이 부지기수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고용없는 성장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이제 우리 세대는 부모를 봉양하고 나아가 직장을 구하지 못해 집에서 노는 다 큰 자식까지 부양해야 하는 이중의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장모님과 요즘 자주 부딪치는 일도 쌍둥이들의 교육에 관한 것이다. 장모님은 쌍둥이들이 안쓰러워 이것저것 다 챙겨주려 하시고 나는 스스로 하도록 그냥 두라는 교육방식이니 충돌이 생길 수 밖에... 내 입장에서는 자식들이 홀로서기를 하도록 여건을 만들고 싶은데 장모님이 내가 안보이는 곳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것저것 챙겨주니 녀석들이 의타심이 늘어가는 것 같다.

어느 것이 쌍둥이들을 위한 바람직한 양육방식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자신이 주인인, 자신의 일은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 나가는 자율형 인간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재명 : "아빠! 지금 어디세요?"
나 : "응, 지금 정발산을 지나 호수공원을 산책하고 있는데. 이제 막 선인장 전시관을 지나고 있다"
재명 : "그럼 몇시쯤 학원에 오실 수 있으세요?"
나 : "앞으로 약 35분쯤...10시면 도착할 수 있겠다"
재명 : "빨리 오세요. 살 것이 있어요"
나 : "뭔데? 학교 준비물이니?"
재명 : "아뇨~ 쵸콜렛이요"
나 : "쵸콜렛?"

금요일, 모처럼 일찍 퇴근하여 쌍둥이들 5월분 학원비를 입금해주고 현금소득공제영수증을 챙겨들고 집으로 왔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그동안 너무 운동을 하지 않아 일주일에 최소한 3일은 운동을 꼭 하리라 작심하고 8시에 집을 나섰다. 정발산을 올라 다시 호수공원을 한바퀴를 도는데 딱 두시간이 걸린다. 그시간이면 쌍둥이들 학원수업이 끝나니 데리고 함께 가면 되겠구나 싶었는데 휴대폰으로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항상 녀석들 준비물을 사야될지 모르니 외출을 하거나 산책을 나갈 때는 내 주머니 속에 지갑을 넣고 다니는 습관이 생겼다.

마두역을 지나오는데 휴대폰에 불이난다. 내일부터 중간고사라 학원수업이 평소보다 빨리 끝났는지 두 녀석이 교대로 빨리 아파트입구 편의점으로 오라고 난리다. 빠른 걸음으로 걸으니 15분만에 편의점 앞에 도착하니 두 녀석이 편의점 안에서 뭔가를 열심히 고르고 있다. 뭔가 보니 쵸코렛을 잔뜩 쌓아놓고 있다. 평소에는 살찐다고 단 것은 질색인 녀석들인데...

나 : "아니? 왠 쵸코렛을 이렇게 많이 사니?"
재명 : "내일부터 우리 중간고사잖아요?"
나 : "그런데?"
재명 "시험 때 먹으려고요"
나 : "왜 시험때 쵸코렛을 먹니?"
재명 : "쵸코렛 속에는 당분이 들어 있잖아요? 당분이 기억력을 도와주어 시험을 잘 보게 한데요"
나 : "....."

수능때 시험을 잘보아서 한번에 척 붙으라고 엿이며 합격사과, 문제를 잘 찍으라고 포크며 도끼 장식품을 선물하는 것은 익히 알고 있지만 학교 시험을 잘 보라고 쵸코렛을 먹는 것은 금시초문일쎄.....뻔히 얄팍한 상술인줄 알지만 그래도 당장 다음날 치르는 중간고사를 잘보겠다고 사달라는데 사지말라고 말릴 부모가 어디 있으랴? 결국 2개씩 쵸코렛 네개와 배가 고프다고 달걀 두개를 사가지고 집으로 왔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이거 잡으러 갔구먼"
지난 일요일 밤, 6월에 열릴 사내근로복지기금 정모장소 헌팅차 용평리조트 무창포 비체펠리스콘도와 여수 디오션콘도를 1박 2일로 답사하고 왔다. 여수디오션콘도에서 바다낚시체험으로 낚은 농어 세마리를 아이스박스에서 꺼내놓자 장모님께서 불편한 심기가 걷잡을 수 없이 폭발해 버린다.

다른 때 같으면 이런 귀한 생선은 사서라도 다듬으셨으나 그날은 내가 집을 비운 바람에 꼬박 이틀동안 쌍둥이들에게 시달리느라 피곤하셨던지 싱싱한 자연산 생물 농어를 가져왔는데도 시큰둥한 반응이시다. 쌍둥이들 중간고사가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붙어있기만 하면 다투고 우김질하고 장난을 치는 쌍둥이들을 집에 맡기고 애비가 이틀씩이나 집을 비우고 밖에서 놀다 왔으니 서운하실 수 밖에....

지금껏 장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부억에서 생선을 손질해 본 적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내손으로 농어를 손질해 드렸다. 어릴 때 할아버지께서 출타를 하셨다 돌아오실 때나 장에서 생선을 사오시면 할아버지께서는 마당에서 숫돌에 칼을 갈아가며 손수 생선을 다듬어 주셨다. 생선 비늘을 벗기고,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내고, 지느러미와 머리, 꼬리를 깨끗하게 손질해서 잘라서 먹기 좋게끔 잘라 토막을 내서 소금으로 간을 맞춰서 부얶으로 넘겨주셨다.

어려서부터 할아버지께서 생선을 다듬는 모습을 곁에서 보고 자란 탓에 나도 억센 농어의 비늘, 지느러미 머리와 꼬리를 능숙하게 손질해 나간다. 장모님께서는 아직도 화가 안 풀리셨는지 계속 이틀동안 쌍둥이들과 있었던 일들을 고자질하시며 나에게 성화를 부리신다. 그러자 옆에서 그런 모습을 쭈욱 지켜보고 있던 막내 재윤이가 불쑥 한마디를 거든다.
"할머니! 아빠가 이틀동안 콘도를 다녀오신 건 그냥 놀러갔다 오신 것이 아니라 사내근로복지기금카페 회원들 정모 때문에 미리 현지답사를 다녀오신 거예요. 아빠를 너무 나무라지 마세요"

헐~~ 생각지 않았던 막내 재윤이의 말 한마디에 나에게 향하고 있던 장모님의 불편한 심기가 그만 그 예봉이 맥없이 꺾이고 말았다.
"가재는 게편이라고, 그래도 자네는 애비 편을 들어주는 자식이 있으니 좋겠네"
그렇게 사위와 장모의 잠시 불편했던 한랭전선은 막내의 재치넘치는 말 한마디로 한순간에 막을 내렸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 28일 밤, 한밤중인 3시 30분에 윤이가 배가 아프다고 나를 깨운다.
윤 : "아빠 배가 아파요~"
나 : "얼마나 아픈데?"
윤 : "많이요~~"
나 : "참을 수 있겠니?"
윤 : "참아 볼께요"
나 : "그래~ 아빠가 배를 마사지 해줄께"

잠결에 윤이 배에 손바닥을 대고 하나님께 기도를 하며 원모양으로 궁글게 돌려가며 맛자지를 해보지만 소용이 없다. 하긴 매일 밤이면 잊지 않고 하던 기도도 바쁘다는 핑계로 멈춘지 2주째이니 하나님이 위기에 빠지고 도움이 필요할 때만 찿는다고 나무라는 것만 같다.

윤이는 계속 끙끙 댄다. 표정을 보니 어지간히 아픈 모양이다. 윤이가 아파하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도 아프다. 자식이 아프면 부모는 할 수만 있다면 대신 아파주고 싶어한다. 이게 내리사랑이겠지. 지난달부터 학교 급식이 너무 부실하다고 두 녀석들이 한 목소리로 성토했었는데... 어제 저녁에도 명이는 설사를 하고, 내가 미래예측세미나를 마치고 밤 11시 40분에 오나 윤이는 기진맥진하여 거실에서 잠을 자고 있기에 겨우 깨워 잠을 재웠는데... 명이가 학교 급식을 먹은 친구들 중에 몇명이 몸이 좋지 않다고 말하는 것을 그냥 흘려들었다.

명이는 밤에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한다고 미리 장모님께 얘기를 하여 지사제도 먹고, 매실액기스를 타서 먹은 모양이다. 자식들 하나같이 몸을 잘 알아서 챙기니 그나마 다행이다. 지 어미가 유방암을 얻고 하늘나라로 가기 전까지 식이요법을 하며 음식을 가려 먹는 걸 보더니 애들이 그대로 따라서 한다.

아침에 명이는 멀쩡하여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고, 윤이는 내가 병원을 들러 진찰받고 링거 한 병을 맞고 등교시켜 주고 나는 출근했다.  점심무렵에 윤이와 통화를 하니 다행히 많이 나아져 목소리가 밝은 걸 들으니 그제서야 마음이 놓인다. 가족들이 이제는 더 이상 아프지 말고 아무일 없어야 하는데... 지금 현재도 하루하루 버티고 살기가 넘 힘들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 6월 12일에 실시되는 사내근로복지기금카페 야외정모 장소를 사전에 둘러보기 위해 용평리조트 무창포콘도와 여수 디오션콘도를 1박2일로 다녀왔다. 쌍둥이들이 5월초에 중간고사인데 시험을 코 앞에 두고 휴일 이틀간이나 집을 비울려니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우려했던대로 이틀간 수시로 전화가 걸려오고 메시지가가 날아온다. 쌍둥이들이 서로 잘 도와주고 양보하고 살면 좋으련만 두녀석들이 사사건건 부딪치고 잘 다툰다. 요즘은 중간고사를 앞두고는 예민해진 탓인지 더 자주 다툰다. 전화가 걸려올 때마다 또 두녀석들에게 무슨 다툼이 일어났는지 가슴이 콩닥콩닥거린다.

재윤 : "아빠! 친구랑 공부를 하려고 하는데 재명이가 방해해요. 나가라고 해주세요"
나 : "알았다."
재명이에게 방에서 나가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재윤이가 또 메시지가 와서 아직도 나가지 않는다고 짜증을 부린다. 다시 재명이에게 즉시 방에서 나가라고 메시지를 보낸다.
재명 : "아빠, 친구가 저도 함께 공부하는것 괜찮다고 해요"
나 : "그래도 재윤이가 데리고 온 친구이고 재윤이가 불편하다니 빨리 방에서 나가거라"

다시 전화가 오지 않는 걸 보니 재명이가 방에서 나간 모양이다. 눈치없는 녀석같으니... 그럼 면전에서 싫다고 할 친구가 어디 있겠는가? 재명이와 재윤이는 유치원, 초등학교를 늘 함께 다녔고 쌍둥이기에 친구들은 대부분 서로 알고 지낸다. 재윤이는 사교성이 좋아 친구랑 잘 사귀는 반면 재명이는 융통성이 부족하여 친구들을 잘 사귀지 못하는 것 같다.

옛 말에 씨도둑은 못한다고 누가 자식 아니랄까봐 재명이는 내 성격을, 재윤이는 지 어미 성격을 그대로 빼닮았다. 재명이에게 아쉬운 것은 양보와 융통성이다. 너무 맑고 깨끗한 물에는 물고기들이 살지 않는다고 너무 원칙적으로 재고 따지고 한치도 손해보지 않으려는 사람에게는 주변에 사람들이 모이지를 않는 법, 기회가 되는대로 고쳐보라고 충고를 해주지만 고집이 쎈 녀석이라 별 효과가 없다. 시험기간 중에도 재윤이는 시험정보를 잘 알려주는 반면 재명이는 그렇지가 않다. 결국은 재윤이도 지쳤는지 시험정보를 차단해 버린다.

쌍둥이라 두 녀석들이 힘을 합치고 지식과 정보를 나누면 더 좋은 상승작용을 하련만 경쟁이 지나쳐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고 견제를 해대니 아쉽다. 그러면 결과적으로는 두 녀석 모두 마이너스인데...두 녀석들에게 양보와 화합하라고 하는 것이 내 지나친 욕심일까? 조금 더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으면 나아지려나?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쌍둥이들이 올해 정발중학교를 배정받아 다닌 이후 통학 거리가 멀어졌다. 어른인 나야 운동삼아서 정발산이며 호수공원까지 두시간 거리를 너끈히 즐거운 마음으로 걸어서 다닌다지만 편안함에 익숙해진 요즘 애들은 어디 힘들게 오래 걸으려 하는가?

올해 초부터 녀석들이 계속 나에게 말한 것들이 있었다. "정발중학교를 배정받으면 걸어서 다녀야 해요?", "정발중학교는 걸어서 가기에는 너무 멀지 않아요?", "학교 수업을 마치면 오후 3시나 4시가 넘는데 학원을 가려면 너무 늦지 않아요?" 등등 갖은 핑계를 붙여가며 시위를 벌였지만 나는 짐짓 모른척 했다. 이 모두가 자전거를 사달라는 속내임을 내 어찌 모르겠는가?

애비에게 아무리 말해보아야 소용이 없자 급기야 친구들에게 부탁하여 허름한 중고자전거를 각각 하나씩 구해  집앞 자전거 보관대에 두고는 매일 닦고 기름칠하고, 테이프를 사다가 녹이 슨 곳이나, 페인트가 벗겨진 곳은 붙여가며 애지중지 타고 다녔다. 자기네 욕구와 애로사항을 애비 힘 빌리지 않고 스스로 해결해 가는 모습을 대견하게 지켜보고 있다.

간혹 생각지도 않은 돈이 들어가기도 한다. 지난 일요일에는 재윤이가 친구를 통해 얻은 자전거가 고장나서 버리고 다시 하나를 받았는데 가방을 넣고 다닐 바구니를 달겠다고 겨우 18,000원 남겨진 내 통장을 털어가지를 않나, 재명이도 뒷 바퀴가 옆 타이어를 싸고있는 보호대와 자꾸 걸린다고 타이어를 교체해 달라고 하여 내 돼지저금통까지 열게 만들어 15,000원을 털어가지를 않나.....

장모님은 녀석들 자전거를 사주는 것을 극구 반대하고 있다. 장난꾸러기들이다보니 자건거를 타고 오고가다 사고날 위험이 높다고 완강하게 반대하셨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녀석들은 온실안 화초처럼 키울 것인가? 처음에야 넘어지고 깨지면서 요령과 방법을 배우고 익숙해지면 나중에는 잘 타게 되는거지... 나는 자전거를 대학교 1학년 때에야 배웠다. 자전거도 없었지만 자전거를 타면 자꾸 넘어지는 바람에 자전거를 타는 것을 포기하며 살았었다.

내가 살아오면서 자전거를 늦게 배운 것을 교훈삼아 나는 내자식들은 위험하다고, 가능성이 없고 실패위험이 높다고 삶을 지레 포기하고 움츠리며 살게 하고 싶지는 않다. 자꾸 부딪쳐보고, 힘든 일에도 도전해보며 지혜와 열정, 자신감을 얻으면서 세상을 개척하고 살아나가게 격려해주고 양육해주고 싶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그동안 열심히 해오던 신문스크랩을 지난 2008년 10월부터 멈추었다. 강의 원고작업과 내 자기계발 활동(미래예측세미나 참석)이 이어지면서 신문스크랩에 짬을 내기가 힘들었다. 베란다에 신문은 자꾸 쌓여만 가고...두 달 후에는 이사까지 해야 하기에 마음은 점점 조급해져 간다.

토요일과 일요일, 밀린 신문스크랩을 하리라 작심하고 책상에 앉아서 하루 종일 신문스크랩을 하다보니 쌍둥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기사가 자주 보였다. '아하 쌍둥이들에게 신문스크랩을 하나 만들어주면 되겠구나~' 힌트를 얻어 쌍둥이들 용으로 신문스크랩 철을 하나 덤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애비가 말로 "열심히 공부해라", "너희가 하고 싶은 일을 하거라", "너희가 되고 싶은 미래 모습을 상상하라" 하며 잔소리를 하는 것 보다는 신문에 난 기사를 모아 스크랩을 해주면 효과가 더 크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문이 좋은 점은 전국으로 배포되고 신문이라는 공공성과 객관성이 뒷받침되기에 신뢰성이 높아 내 입을 빌리지 않고도 다른 사람들(대리인)의 말을 통해 내 뜻을 간접적으로 전달하는데 효과가 좋다.

초등학교 6학년이 퀴즈대화에서 1등을 하여 4000만원 상금을 받았다는 기사, 중학교 2학년 학생이 공부책을 썼다는 기사, 세계대학의 순위, 고등학교나 대학 입학관련 입시제도 변경, 최고 자리에 오른 사람들과의 인터뷰 기사, 나름대로 잘 나가는 사람들의 동정기사,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상, 사회기부활동 등에 대한 신문기사를 모아 스크랩을 해주니 내가 보아도 꽤 괜찮은 자료가 된다.

눈치가 빠른 녀석들이니 이러한 기사를 통해 애비가 뜻하는 바를 알겠지. 애비는 단지 학교 공부를 잘 하라는 것은 아니고 꿈을 크게 가지고, 자신감과 자존감을 가지고 스스로의 인생을 크게 설계해 나가라고 말해주고 싶다. 다만 너무 딱딱하지 않도록 호기심이 많은 녀석들이니 건강이나 키가 크는 이야기, 녀석들에게 관심과 흥미를 느낄 법한 기사를 중간중간 섞어준다.

앞으로 녀석들 책상 위에는 항상 신문스크랩철이 놓여 있고 녀석들은 틈만 나면 신문스크랩철을 들여야 보겠지. 자꾸 들여다보면 생각이 달라지고, 행동이 달라지고, 습관이 달라지고 궁극적으로는 삶의 자세가 달라지겠지. 나도 쌍둥이들과 함께 공부하며 생각의 호흡을 맞추어 나가는데 신문스크랩을 활용해 나가려 한다. 그럴려면 그만큼 나도 부지런해져야겠지.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쌍둥이들이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내가 시도한 첫 작업이 녀석들을 자율형인간으로 만드는 일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스스로 머리를 감고, 밥과 반찬도 골고루 스스로 챙겨 먹고, 학교 책가방이나 학원책가방과 준비물도 스스로 정리하고, 등교하는 시간도 자율적으로 조정하여 행동에 옮기도록 훈련하고 있다.

하지만 장벽이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내부, 장모님의 장벽이 너무 높다. 오늘 아침에도 재윤이 머리를 감겨주지 말라고 당부를 했건만 기어이 화장실에 들어가셔서 샤워기를 틀어주고 샴푸도 손에 짜서 머리도 감겨주고, 아침 밥상에서는 예전처럼 반찬도 녀석들 숫가락에 하나 하나 올려주신다.

아침에 등교하기 전까지 계속 뒤를 따라다니며 양치질 해라, 옷 갈아입어라, 책가방 정리해라 큰소리를 내시며 채근하시는 모습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려도 '아직 어린데, 요즘 공부하느라 피곤한데' 하시며 이를 말리는 나에게 오히려 일을 한다고 자식들 일에 무심하다고 서운해하시는 장모님을 어이 해야 할지.....

쌍둥이들도 이런 장모님의 과잉보호 때문에 학교가 끝나고 오거나 학원 수업을 마치고 오면 장모님 방으로 들어가 "할머니! 피곤해요"하며 어리광을 부린다. 내 앞에서는 잠시 스스로 하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내가 없으면 예전 습관으로 도로 원위치가 되어 버린다. 집안의 중심, 특히 교육의 중심은 애비가 되어야 함에도 자꾸 내 양육방침과 의도와 배치되는 쌍둥이들은 유아적인 습관에 계속 젖도록 만드시는  장모님을 어이 해야 할지 난감하다. 완고하신 분인데 나이를 드실수록 더 본인 주장이 강해져가니 갈등과 부담이 커져만 가고 집에 있기가 부담스러워진다.

지금껏 살면서 장모님 의견과 말씀이라면 전적으로 수용하고 양보해왔던 것이 잘못된 것이었을까? 결혼 이후 계속 장모님을 모시며 살아오면서 장모님 아니 아내의 뜻에 거스르는 일은 하지 않으며 살아왔지만, 싱글대디로서 비록 장모님이 집안 살림을 맡아서 해주시지만 이제부터는 마찰을 감수해가면서 내 삶의 방식대로 자식들을 끌고 나가는 것이 과연 옳은지 고민이 깊어져만 간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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