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조인스블로그 생활을 한지 1000일이 되었다. 2007년 11월 16일 개설하여 총 방문객 591,338명, 하루평균 591명을 기록중이다. 포스트는 2,656개이고 인기도는 8252점에 파워블로그이다.
내가 운영중인 많은 블로그 중에서 유독 조인스블로그에 애착이 느껴지는 것은 블로그의 이런 외면상 드러나 수치보다도 내가 힘들었던 시기에 내 삶의 안식처가 되었다는 점이다. 사랑했던 아내를 갑작스레 하늘나라로 보낸지 1년, 남겨진 빚과 함께 남겨진 빚을 상환해가며 장모님을 모시며, 자식 셋을 키우며 살아야 했던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내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유일한 나만의 공간이었고, 다시 삶의 열정을 재충전 할 수 있었던 소중한 공간이었다.
월세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벌버둥치며 살았던 기간, 항상 내 곁에 있었던 내 삶의 반쪽과도 같았던 아내를 잃고서 방황했던 기간, 성격과 개성이 유난히도 강한 장모님과 세 자식들 사이에서 겪었던 마음고생들이 글을 써 내려감으로서 자연히 조절되고 정화되었고 훌훌털고 평상심으로 되돌아가게 해주었다.
글을 쓰는 내내 행복했다. 글을 쓰는 동안에는 글을 쓰는 일에만 집중을 하다보니 힘들었던 일도, 외로움도, 괴로움도 모두 잊을 수 있었다. 애비 마을을 헤아려주지 못하는 자식들에 대한 서운함도, 이토록 끔찍한 경제적인 고통에 이르도록 된 현실에 대한 원망도 글을 써내려가다보면 모두 컨텐츠가 되고 내 사고나 감정의 폭을 더 넓고 깊게 만들어준 고마운 대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릴적 라디오 프로 중에 '북한 7300일'이 있었다. 해방이후 북한의 동향을 다큐멘터리로 만들 프로였다. 나는 조인스블로그 생활이 이제 겨우 1000일인데 이보다는 무려 7.3배이다. 역사와 기록은 지금 당장 평가받으려고 애쓰면 안된다. 후대에 자연스레 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니 후회없도록 열심히 살면 된다. 나중에 자식들이 성장하여 이 애비가 쓴 글을 보는 날이 있겠지. 어쩌면 내가 자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당부하고 싶은 말, 나무라고 싶은 말들이 평소 내가 쓰는 글 안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지 모른다.
아내를 갑작스레 하늘나라에 보내고 나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아내의 글이나 육성, 동영상이 하나도 남겨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내 휴대폰에 남겨졌던 유일한 통화(투병생활을 하면서 머리가 아프니 빨리 병원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다급한 목소리 - 그때 나는 교육을 진행중이었다) 마저도 내 실수로 삭제를 해버리는 바람에 이제는 목소리마저도 남아있지 않다. 이랗게 갈 줄 알았으면 몰래 녹음이라도 해두고, 몰래 디카라도 모습을 찍어둘 껄~~~
내가 쓰는 글은 나중에 내 자식, 손자, 증손자들이 계속 읽게 되겠지. 하루하루 힘들었던 삶의 현장에서 꼭 다시 일어서리라는 긍정성과 희망을 품으며 열정적으로 도전하며 살았던 내 마음을 알게 된다면 자정도 훌쩍 지난 늦은 밤에 졸린 눈을 비벼가며 쓰는 이글에 대한 보람을 느낄 것이다.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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