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10시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오전 9시 20분에 아내와 손을 잡고 집을

나선다. 지난주 미사시간 시작 전에 빠듯하게 도착하여 겨우 뒷자리 앉아

미사참례를 하면서 신자들이 많은 날을 대비하여 여유분으로 둔 플라스

의자가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며 출입하는 사람들 발걸음 소리 등으로

미사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오늘은 아내의 채근으로 여유있게 도착하여

앞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성당으로 가는 도중 주변 주택의 화단에 핀 장미

꽃 모습도 휴대폰 카메라에 몇 컷 담을 수 있었다.

 

 

 

 

 

목3동 주임신부님(최부식신부님)은 유머가 넘치고 편안하다.

오늘은 '삼위일체 대축일'로서 경북 왜관에 있는 '성베네딕도 왜관수도원'

에서 오신 신부님의 성삼위일체 강론과 왜관수도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분도

출판사' 출판물 홍보가 있었다. 10시 미사를 마친 후 성당 마당에서 열린 도서장터에서 신부님께서 추천하신 네권의 책을 구입했다. 우리나라 가톨릭 전파 200주년 기념 신약성서 주해, 성경 역사 지도, 삶의 기술, 황혼의 미학 등

네권의 책이었다.

 

'황혼의 미학' 책을 펼치면서 황혼이라는 단어에 손이 가는 나를 발견하고

멈칫해진다. 인생 황혼? 내가 벌써 인생황혼? 인생 황혼기는 나이가 언제

부터이지? 요즘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나에게 자리를 양보해주는 학생들이

있어 내가 그리 나이가 들어보이나 내심 신경이 쓰이는데..... 그러나 어차

피 맞이할 인행 황혼이라면 하며 미리 준비해두는 것도 괜찮겠지.

 

책을 사가지고 나오는 내내 아내는 기분이 들떠있다. 아내는 올해 들어

나에게 하는 주문이 늘었다. 

 

"여보! 내년에 박사과정 끝나면 우리 나중에 한달에 한번씩이라도 등산도

다니고, 국내 성지순례도 갑시다"

"일년에 한두번이라도 해외 성지순례도 같이 갑시다"

"오늘 산 책으로 가고싶은 해외성지수례를 갈 곳도 미리 연구해 두어야지~~"

 

아내와 목3동시장을 구경하며 1000원짜리 국수로 점심을 때웠다.

요즘은 극심한 불황 탓인지 가격이 싼 물건이 잘 팔린단다.

이 집은 수년째 1000원짜리 국수를 팔고있어 사람들이 북적이고

인기가 높다. 1000원짜리 국수치고는 괜찮다.

 

집에 돌아와 이불과 세탁물을 옥상으로 가져가 말린다.

내일은 비가 내린다니 미리 이불도 말리고 밀린 세탁물도 서둘러 세탁기를

돌려 비워야 한다. 옥상에 키우는 화초들도 집안에서 키울 때보다 햇빛을

받고 자라니 훨씬 잘 자란다.

 

이후 일주일간 밀린 피로를 여유로운 낮잠으로 달랜다.

두시간 정도 낮잠을 즐긴 후 커피 한잔씩을 앞에 놓고 책을 읽으며 글을 쓴다. 아내는 오늘 구입한 신약성서 주해서를 열심히 읽고 있다. 책을 읽으며 때론 "아하~ 그렇구나!", "여보! 이 글 좀 들어봐요" 하며 공감이 가는 내용을 알려준다. 참 평화롭고 행복한 일요일 오후이다.

 

저녁은 콩나물국에 오이고추 삼겹살, 반주 한잔으로 때운다. 5월 들어 술을 자제한 탓에 딱 한잔에도 취기가 올라온다. 부담없이 편하게 하는 술 한잔은 생활의 활력소이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여기 앉으세요"

지난 금요일 밤 늦은 시간,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에서 미래예측전문가 Professional과정 교육을 마치고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에 가기 위해

강남역에서 일반버스를 탔는데 여자 학생이 나에게 자리를 권한다.

"감사해요. 저 다음역에서 내려요. 그냥 앉으세요"

자리를 양보한 여학생도 사양한 나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오늘 보니 당신 머리색깔이 목3동성당 주임신부님과 비슷한 것 같애"

"그래~"

"당신 요즘 부쩍 흰머리가 늘었어"

"그래서그런지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자리를 양보하는 학생들도 더러

있거든~ 요즘 무거짐을 들고 있을 때 경로석에 앉아있어도 째려보는

사람들이 없는 것 같애~"

 

"부장님, 3년전 제가 부장님께 사내근로복지기금 교육을 받았을 때하고

많이 변하셨네요"

"어떻게 변했나요?"

"그때는 부장님이 나이에 비해 젊고 머리숱이 많고 색깔도 까맣었는데...."

"허허~ 그런가요?"

지난 5월 21일 사내근로복지기금번개에서 롯데리아 김동환과장이 내

얼굴을 보고 놀란다. 3년전 나에게 교육을 받으면서 나를 처음 만났다는

김과장.

 

만나는 사람마다들 요즘 내 모습을 보며 놀란다.

머리숱이 너무 많이 빠졌고, 흰머리가 많아졌다고....

나는 느끼지 못하겠는데 다들 왜들 이러는지.

지독히 힘들었던 지난 3년, 마치 인생의 긴 터널을 지나온 것만 같다. 내일

이면 그 결과가 나오겠지. 이렇게 내 모습이 변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겠지. 그래도 이렇게 살아있음에 감사한다.

내 모습에 신경을 쓴들 무엇하리, 나아지지는 않을테고 신경을 쓰면 쓸수록

내 마음만 속상해지는 것을....

 

그저 내 삶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이며 살아야지.

그렇지만 그 3년이란 기간동안 아내를 만나 재혼하여 살아가고 있느니

하느님은 결코 나에게 일방적인 고통만은 주시지는 않을 것 같다. 지금의

내 삶 속에서 나는 행복을 느끼며 살고 있으니까.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요즘 너무 힘들어"

"머리도 지끈거리고, 편두통이 오는 것 같애"

"40대 전업주부 아내들이 우울증에 많이 걸린다는데 당신은 알아요?

내가 우울증에 걸린 것은 아닐까?"

"에이 무슨 소리~~~"

 

말도 안된다면 서둘러 말을 돌려본다. 그렇지만 요즘 아내가 많이 힘들어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당신이나 자식들이 아침에 회사로 학교로, 도서관으로 가버리면 이 집에는

나 혼자만 남게 돼"

 

"당신이나 규는 회사에 나가면 해야 할 일이 있고, 혁이와 인이도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쌍둥이들도 매일 공부를 하잖아? 매일 치열하게 일하며 자기

계발도 하는데 나는 매일 집에서 당신과 자식들 삼시세끼 식사 챙겨주어야지, 하루 종일 반찬 만들고 기숙사에 있는 자식들 먹을 과일이며 반찬 택배

부쳐야 하고, 집안 청소하다 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가 버려"

"하루를 마치면 하루가 너무 공허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매일 같은 일만

하고 살다가 내가 병이 들고 백발이 되면 왠지 내 인생이 허망할 것 같아.

 이렇게 내가 늙고 마는가를 생각하니 내 삶이 너무 허무해~~"

"내가 군중속의 고독을 느끼는 것 같아~"

 

"군중속의 고독? 당신이? 설마? 당신도 열심히 자기계발을 하고 있잖아"

아내의 얼굴을 보면서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내 마음이 뜨끔했다. 

지난 1년 7개월동안 회사 내부감사에 시달릴 때 아내는 내 곁에서 가장

힘이되어 주었고 쌍둥이들과 씨름하느라 지난 2년간 많이 힘들어했다. 올해

내부감사를 마치고 나니 대학원 학위논문을 제출해야 하는 기한이 째각 

다가오니 휴일에도 어쩔 수 없이 책과 씨름하고 있다. 마주 앉아서 공부하는

아내와의 대화도 요즘 부쩍 줄었다. 정말 힘든 모양이다.

 

"당신은 일 속에 파묻혀 보람을 느끼며 지내고 내년이면 박사학위를 받을텐데 나는 매일 밥하고 설겆이하고, 청소하고 자식들 뒤치닥거리 한다고 석박사

주는 것도 아니잖아, 주부에 아내에 엄마에 며느리에 대학생에 이것저것

다 하려니 제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만 같고 힘들어...."

"2년 6개월 전 청혼할 때  나와 한 약속들, 함께 여행도 다니고 일주일에

한번씩 둘이서 외식을 하겠다던 것도 지금 하나도 안지키고 있잖아?

당신은 거짓말쟁이야"

"그건....."

 

며칠 전 큰자식 규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아빠는 늘 그러셨잖아요? 지금이나 10년 전이나 늘....."

그랬지, 나는 늘 일 핑계를 대곤 했지. 내 지금 처지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아내이기에 나는 굳이 변명하고 싶지 않았다.

 

"이번에 논문만 쓰면 2학기에는 한과목만 이수하면 되니까 한달에 한번씩

토요일에 시간을 내어 당신과 등산을 함께 다니리라. 내 약속하리다"

"정말? 정말이지!!! 야~ 신난다"

 

금세 얼굴이 밝아지는 아내. 요즘 우울증에 걸리는 주부들이 많앚고 있다는데 2학기에는 마음의 짐도 내려놓고 아내와 함께 하는 시간을 늘려가야겠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 토요일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고 한시간을 먼저

나왔다. 아내의 친한 지인 분의 아들 결혼식이 청담동에서 오후 3시에 예정

되어 있기에 함께 참석을 하기 위해서였다. 청담역에서 아내와 만나 예식장

으로 가는 길에는 날씨가 완연한 봄날씨를 넘어 초여름날씨이다. 작년에 이

어 올해도 봄과 가을이 실종되고 여름과 겨울이 길어진 것 같다.

 

예식이 시작되기 10분 전에 우리 부부는 도착했다.

혼인 당사자는 둘 다  연세대치대를 졸었했다고 한다. 둘이 캠퍼스커플이어

서여서인지 보통의 결혼식장 분위기보다 더욱 좋은 것 같았다. 웨딩 사진을

보니 신랑신부가 매우 행복해 보였다. 아내는 예전에 살던 곳에서 오래도록

같이 왕래하던 지인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 기뻐하며 맛난 식사를 하며 이

야기꽃을 피운다. 신혼집은 신부쪽에서 강남 청담동에 마련했다고 한다.

 

예식장 음식도 5가지 코스로 간결하게 나온다. 에피타이저(베이지 혼합야채를 곁들인 훈제연어롤과 시비 폼), 수프(애플민트가 곁들여진 파스타치오 퓨

레와 단호박크림 스프), 샐러드(바질페스토 소스와 후레쉬 딜이 곁들여진 토

마토 컵 게살 샐러드), 메인 코스(석쇠에 구운 한방 한우 등심 스테이크와 그

릴에 구운야채, 그리고 포트와인 소스 & 잔치국수), 디저트(티라미수 케익과

계절 과일)이었다.

 

 

 

 

자식을 잘 키워 자신있는 사람으로 키워서일까....? 치과의사라는 평생 전문직업을 가졌으니 남들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사회 첫발을 내딛게 되고, 결혼식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오직 그 예식장은 3시간여 동안 그 한쌍만을 위해 서비스를 하고 자유롭게 축제를 즐기는 듯 진행하는 모습, 대학 학장님 주례로 결혼식을 하는 모습, 친구들의 축가와 하객들로부터 받는 기립박수....부러움과 함께 진정으로 행복해하는 신랑신부의 모습이 더 없이 행복하고 좋아보였다.

 

우리는 다섯 자식을 슬하에 두고 있으니 머지 않아 곧 닥칠 일인지라  친척들이며 지인들 자식들 예식에 다니다보니 서로 비교를 해보게 되고 남의 일로 여겨지지 않는다. 당장 몇년 후 자식들 결혼이 현실로 닥쳐올 일이기에... 혼수로 집은 남자가 마련한다는데, 요즘 집값이 구입이 아닌 전세를 마련한다 해도 무시할 수 없는 일. 솔직히 자식들이 각자가 벌어서 집 장만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현실이 그렇지를 못하니. 무엇보다 자식들이 사회에 진출했을 때 가지는 직업이 자신을 평생 지켜줄 만큼 당당하고 확고한 것이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큰애부터 셋째까지는 현재까지는 잘 풀려나가고 있으니 흐뭇하고 다행스런 맘이다. 쌍둥이자식들도 슬기롭게 잘 헤쳐나가리라 믿는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은 근로자의날, 주중에 휴일이 있으니 왜 이리 반가운지...

 

아직도 지난주 대학원 전공종합시험 대비하느라 며칠간 무리했던 탓에

몸 상태가 시원찮았다. 전에는 하루 이틀 밤새워 일해도 하룻밤만 푹 자면

끄덕 없었는데, 요즘은 하룻밤을 설치면 그 여파가 일주일을 간다.

 

지난주 일요일에 전공종합시험 때문에 미사에 가지 못한 탓에 덩달아 4월분

교무금도 내지 못한 것이 마음이 걸려, 점심식사를 하고 같이 성당에 다녀 오자며 아내와 손잡고 목3동 성당을 갔다, 교무금을 내고, 양초를 두개 사오려 했는데 매번 미사가 열리기 전후 30분간만 문을 연단다. 아내는 아침에 일어나면 촛불을 켜고 가족들을 위해 기도를 올리며 하루를 시작하며 낮에도 밖에 나가있는 가족들을 위해 늘 기도를 한다. 아마도 우리 가족 모두가 건강하게 잘 지내는 것은 아내의 기도 덕분인 것 같다. 양초는 늘 성당에서 구입을 하는데 봉사자들이 돌아가며 성당 기념품코너를 운영한다니 아쉽지만 주일을 기다리며 발길을 돌릴 수밖에...

 

교무금통장이 전산오류로 숫자가 잘못 찍혀 다시 통장을 발급해 주겠다고 하는데 통장이 두개째 오류가 발생한다는 직원의 말을 듣고서, PC도 오늘이 근로자의 날이라고 근무를 거부하는 것 같다고 했더니 성당사무실 자매님이 막 웃으신다.

 

오는 길에 아내와 함께 등촌시장을 들렀다. 우리 동네 시장이나 마트보다는 가격이 싸기에 종종 나들이를 겸해서 재래시장을 이용한다. 딸기가 두팩에 5000원, 파프리카가 하나에 1000원, 단호박이 한개에 1500원, 가지가 두개에 1000원이라기에 큼지막한 것으로 몇개씩 골라서 사다보니 금새 내 양 손에 가드 봉투가 대여섯개 묵직하게 들린다. 집안에서 꽃 키우는 것을 좋아하는 아내는 화원 앞에 전시된 화분에서 눈길을 떼지 않는다. 지금도 집안에 화분이 많은데 또 화분을 사자고 할까봐 서둘러 아내를 채근하여 집으로 향한다.

 

내 양손에 들린 짐이 무거워 보였던지 아내는 다음부터 시장에 올 때는 끌개를 하나 가지고 오자고 한다. 이렇게 휴일에 시간을 함께 보내니 아내는 기분이 좋은지 하루 종일 얼굴이 밝고 연신 이,얘기 저얘기들을 쏟아놓는다. 정말 모처럼 이렇게 함께 편안한 시간을 보내니 아내의 해맑은 모습에 내 마음도 흐뭇하다. 오늘따라 더 아내가 사랑스럽다. 이것이 평범한 일상 속에서 느끼는 삶의 행복이겠지.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작년여름에 친구가 준 돌어항에다 두어달 전 아내가 일산뉴코아 백화점

에서 금붕어를 다섯마리를 사다 넣었다.

 

며칠 만에 세마리는 적응을 하지 못하고 죽어버리고 두마리만 남아서

요즘에 아주 귀염을 받고 있다.

 

물을 갈아주는 번거로움이 이제는 기쁨으로 바뀌었다.

먹이를 줄때면 입을 쪽쪽 거리며 헤엄쳐 달려온다.

이제는 적응이 되어 곧잘 장난을 치면서 가족들이 들여다볼 때면 대화

라도 하듯이 물위로 오르며 반응을 하니 화초를 키우는 것 만큼 금붕어

키우기도 재미가 들었다.

 

매일 아내는 대가족 집안 살림을 하면서 40여개의 화초와 나무들을

돌본다.

거기다 금붕어 먹이를 주면서 또다른 기쁨을 얻는다고 한다.

 

작년12월부터 1월까지 수차례 검사를 다니면서, 울적해 하던 아내는 별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보고서 안도를 하였다. 요즘에는 오전에 집안일을

끝내고 나면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하는 아내가 활기차고 자신감을 얻어

서 내가 보기에도 좋다.

 

10센티도 안되는 작은 금붕어 두마리를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먹이를 먹고 헤엄을 치면서 두마리가 장난치며 돌아다니는 어항 속의

풍경이 한가롭고 평화롭다.

 

귀가를 하면 거실 한켠의 금붕어를 꼭 한번 보고서 방으로 들어간다.

예전에는 몰랐던 화초 키우기와 금붕어 기르기의 기쁨이 늦은 시간 곤한

몸으로 들어서는 집안의 또다른 활력이 되었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 1993년 8월,

일산으로 이사간 후 휴일이면 늘 집에서 호수공원까지 걷곤 했다.

운동 겸 휴식, 그리고 아픔을 치유하는 힐링의 시간이었다.

 

18년, 그동안 쌍둥이자식들이 태어나고,

먼저 간 아내의 유방암 말기판정과 투병생활,

그리고 사별,

쌍둥이들의 게임중독....

한 남자로서 감내하기 힘든

참으로 모진 세월이었다.

 

하얀 눈은 세상의 더러움을 덮는다.

하얀 눈은 세상의 아픔을 덮는다.

하얀 눈은 사람의 고통마저 덮어준다.

 

눈오는 추운 겨울날에도

휴일이면 두툼한 겨울파카를 입고

목도리에 장갑,

모자에 마스크까지 무장하고

호수공원으로 향했다.

 

추위에 호수 수면이 얼고

그 위에 하얀 눈이 내려 덮히면

드넓은 호수면이 하얀 평원처럼 펼쳐진다.

마치 다른 나라에 와있는 기분이 든다.

 

나는 작년 3월에 재혼과 함께

일산을 떠나왔다.

겨울이면 보고 싶었던 추억의

눈덮인 호수공원을 어제 다시 보았다.

눈 덮힌 호수공원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세월이 간다. 하얀 눈 속으로 쌓여서 세월이 간다.

 

카페지기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집에서 아내와 함께 마시는 국화차.

 

말린 국화꽃을 넣고 끓여서

내놓으면 국화꽃에서 우러나는 향이 참 좋다.

 

국화차를 앞에 놓고 다섯자식들 이야기며,

고향에 계신 부모님 이야기,

세상 돌아가는사 이야기들을 나눈다.

 

 

 

 

카페지기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 새벽까지 늦도록 사내근로복지기금이야기를 쓰고, 지난 일주일

동안 사내근로복지기금 실무자에게서 받은 메일 질문이나 사내근로

복지기금 카페에 올라온 질문에 답글을 달다보니 아침에는 늦으막한

시간까지 늦잠을 잤다. 아내는 내가 예전처럼 무지 심하게 코를 골더

라고 한다. 하긴 지난주는 세미나에 야근에, 사내근로복지기금 실무자

들과의 모임 등으로 한번도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지 못했으니.....

 

지난번에는 목욕탕에 명이를 데리고 갔으니 이번주는 윤이 차례이다.

윤이를 데리고 목욕탕에 가서 몸 이곳 저곳을 꼼꼼하게 살펴본다. 이제는

쌍둥이들이 키도 나보다 더 크게 자랐다. 첫째가 180센티인데, 지금

같이 쌍둥이들이 자란다면 1~2년 뒤에는 큰애보다 키가 더 클 것 같다.

키가 자라는 것처럼 마음도 넓고 깊게 자라주어야 할 텐데.

 

아침을 먹고 윤이는 근처 교회로 예배를 드리려가고, 명이는 친구를

만난 후 오후에는 도서관을 가겠다고 집을 나선다. 큰애도 없고, 둘째는

그저께 한달만에 집에 왔다가 겨우 하룻밤 자고 나서는 어제 바람처럼

다시 학교 기숙사로 가버렸고 딸 인이는 기말고사 공부를 한다고 학교

기숙사에 있으니 이제 집에는 나와 아내 단 둘 뿐....

 

나는 물조리에 몰을 담아 복도와 옥상에서 키우는 화초들에 물도 주고

아내는 거실에 가득한 작은 화분에도 물을 주며 자라는 상태도 점검한다.

곧 죽을 것 같았던 화초가 몰라보게 무성하게 자랐다.

그동안 너무 과잉보호를 하며 물을 많이 주었는지 시들시들했는데 흙이

마를 때까지 물을 주지 않았더니 잎과 줄기가 쑥쑥 자란다. 화초들도

사람들처럼 때론 적당한 무관심이 필요한 건 아닐까?

 

아내는 홈쇼핑몰 광고지를 뒤적거리다가 겨울나기를 위한 나의 가디건과

전기그릴을 주문한다. 아내가 워낙 살림을 알뜰하게 하는지라 나는 그냥

아내가 하는 일에 동의를 해준다.

 

믹스커피를 타서 아내와 식탁에 마주앉아서 자식들의 장래 문제며, 그동안

몰라보게 변화된 쌍둥이들의 변화와 일주일동안 쌓인 이야기를 나눈다.

모처럼 휴일에 삶 속에 느끼는 여유.... 편안한 휴일이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여느 해와 다름없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왔다.

가을이다 싶어 며칠을 가을을 느끼며 출근했다 싶으니 그 사이

또 겨울이 오려나 보다.

 

지난 11월초에 여의도 KBS방송국 근처의 여의도 가로수 은행나무를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이 가을이 내년에도 그 다음 해에도 또 올테지만, 이 낙엽

지금 떨어지거나 나무에 달려있는 이 낙엽은 다시 오지 않겠지!

 

요즘에는 점심을 후다닥 먹고서 근처에 있는 국회도서관으로 향하는

날이 많아졌다.

박사과정 4학기차, 논문준비로 자료를 찾으러 국회도서관으로 갈때에

바쁜 일상에서 느끼는 계절의 변화도 참 의미있다.

 

내년 이때쯤 되면 박사과정이 거의 끝날 무렵이지.

그때는 아내에게 구박(?) 좀 덜 받으며 아내가 원하는 영화나 연극을

같이 관람할 수 있겠지!

 

퇴직 후에도 계속 나의 분야를 넓혀서 나의 일을 아내와 함께 손잡고

걸어 가려면 이만한 노력쯤이야 마땅히 해야겠지.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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