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시간이 되면 통근버스를 타기 위해, 귀가를 위해 지하철역으로 

향하는데 나는 반대로 회사로 들어간다. 지난 7월부터 회사에서 업무가

끝난 시간 이후 세미나가 열리기 때문이다.

 

지난 7월 17일 ~ 9월 11일까지 매주 화요일마다 카이스트 뇌공학과

김대식교수로부터 <뇌와 마음>이, 7월 18일 ~ 8월 29일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서울대학교 생명공학과 박태현교수로부터 <생명이란 무엇인가>

세미나가 열렸다. 잠시 쉬더니 이번주 10월 24일부터 12월 13일까지는

매주 목요일마다 서울과기대 이종필박사의 <21세기 물리학의 최전선>,

10월 23일 ~ 12월 11일까지 매주 화요일에는 아주대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로부터 <인간의 판단과 의사결정> 세미나가 열린다.

 

밖에서는 이런 강의를 들으려면 수십 아니 수백만원이 들 것이고 돈을

떠나서 이런 세미나를 하는 기관도 없다. 그런 면에서 교육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인재개발원 박용태PD의 열정과 안목, 강사를 섭외하는 능력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이런 좋은 주제의 강의를 기획하고 우리나라에서

내노라하는 교수들을 섭외해서 모셔오니 말이다. 평생학습시대라는데

이런 좋은 세미나에 청강생으로 끼여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것 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

 

반면 아내에게는 늘 미안하다. 야근이니 이사회 자료준비니 하며 자주

늦다보니 늘 혼자 집에서 저녁을 먹게 된다. 재혼생활 1년 6개월동안

제 시간에 퇴근한 적이 별로 없으니.... 어제도 세미나를 듣고 퇴근한다고

전화를 했더니 모처럼 일찍 오는 날이라 없는 시간을 쪼개서 반찬을 몇개 

만들었는데 또 세미나가 있냐며 투정을 부린다.

 

회사 정년퇴직이 이제 7년도 채 남지 않았다. 내년에는 박사학위 논문도

제출해서 통과해야 하고, 대학원 시험도 준비해야 하고, 사내근로복지기금

책도 써야 하고, 자식들 대학을 졸업할 대까지 학비도 부지런히 대야 하고, 

노후에 우리 부부 자식들에게 기대지 않고 살려면 종자돈도 좀 더 있어야

하고.....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시간은 왜 이리 빨리 지나가는지....

 

아내도 안다. 내 몸도 마음도 지치고 힘들다는 것을. 그래서 병이 날까봐

빨리 퇴근해서 쉬라고 한다. 밤에도 눈을 부릅뜨고 취침시간을 지키라고

난리다. 밤 12시에 겨우 사내근로복지기금이야기를 내가 써놓으면 그 이후

오타 수정이며 카페며 블로그에 올려주는 것은 아내 몫이다.

 

남들처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서 아내에게는 늘 미안하다. 집안 살림

하면서 내 논문준비며 카페관리, 블로그관리에다 다섯자식 뒷바라지까지

하느라 잠시도 쉴 틈이 없이 지낸다. 생각해보니 작년 10월에 북한산을 다녀

온 이후 1년동안 등산을 가지 못했다. 내년말, 대학원을 마치면 휴일에는

아내 손을 잡고 등산도 다니며, 영화도 보고, 여행도 다닐 것이다. 그 전에는

미안하지만 참아달라고 아쉬운 소리를 할 수 밖에.....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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