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아내가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안부전화를 드렸었다.
어머님께서 말씀하셨단다.
"올해 마늘농사가 잘 되었으니 보내줄테니 사지 말거라"
"힘들게 농사지으신건데 저희는 안보내셔도 괜찮으니 그냥 시장에
내다 파시고 용돈으로 쓰세요"
"그래도 자식들이 있는데 그럴 수 있다냐... 쌍둥이들이 있으니 밥도
많이 먹을 때이니 쌀 조금하고 함께 보내주마"
어제 택배가 도착했다.
쌀 한가마와 마늘 한박스.
박스를 열어보니 마늘 씨알이 굵직굵직하다.
예전에 시골에서 보내주신 마늘과는 확연히 다르다.
연로하신 부모님이 힘들게 손수 지은 농사라 생각하니
가슴이 찡하며 눈물이 핑돈다.
오늘 전화를 드려 쌀과 마늘을 잘 받았다고 말씀드리고 예전의
마늘보다 씨알이 굵다고 말씀드리니 작년에 막내동생이 가져온
종자를 섞어서 심었다고 하신다.
"올해에는 마늘농사가 풍년이어서 별 재미를 못볼 것 같다"
"어머니 그렇다면 저희가 구입할테니 마늘 두접만 더 보내주세요"
"어떻게 돈을 받을 수 있겠냐? 너희가 쓴다면 더 보내주마"
"아뇨 저희도 어짜피 사먹을텐데요..."
막내동생에게 전화를 하니 마늘도 2년단위로 종자를 바꾸어
심어주는 것이 좋단다. 곡식도 이종교배가 필요한 모양이다.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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