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근로자의날, 주중에 휴일이 있으니 왜 이리 반가운지...
아직도 지난주 대학원 전공종합시험 대비하느라 며칠간 무리했던 탓에
몸 상태가 시원찮았다. 전에는 하루 이틀 밤새워 일해도 하룻밤만 푹 자면
끄덕 없었는데, 요즘은 하룻밤을 설치면 그 여파가 일주일을 간다.
지난주 일요일에 전공종합시험 때문에 미사에 가지 못한 탓에 덩달아 4월분
교무금도 내지 못한 것이 마음이 걸려, 점심식사를 하고 같이 성당에 다녀 오자며 아내와 손잡고 목3동 성당을 갔다, 교무금을 내고, 양초를 두개 사오려 했는데 매번 미사가 열리기 전후 30분간만 문을 연단다. 아내는 아침에 일어나면 촛불을 켜고 가족들을 위해 기도를 올리며 하루를 시작하며 낮에도 밖에 나가있는 가족들을 위해 늘 기도를 한다. 아마도 우리 가족 모두가 건강하게 잘 지내는 것은 아내의 기도 덕분인 것 같다. 양초는 늘 성당에서 구입을 하는데 봉사자들이 돌아가며 성당 기념품코너를 운영한다니 아쉽지만 주일을 기다리며 발길을 돌릴 수밖에...
교무금통장이 전산오류로 숫자가 잘못 찍혀 다시 통장을 발급해 주겠다고 하는데 통장이 두개째 오류가 발생한다는 직원의 말을 듣고서, PC도 오늘이 근로자의 날이라고 근무를 거부하는 것 같다고 했더니 성당사무실 자매님이 막 웃으신다.
오는 길에 아내와 함께 등촌시장을 들렀다. 우리 동네 시장이나 마트보다는 가격이 싸기에 종종 나들이를 겸해서 재래시장을 이용한다. 딸기가 두팩에 5000원, 파프리카가 하나에 1000원, 단호박이 한개에 1500원, 가지가 두개에 1000원이라기에 큼지막한 것으로 몇개씩 골라서 사다보니 금새 내 양 손에 가드 봉투가 대여섯개 묵직하게 들린다. 집안에서 꽃 키우는 것을 좋아하는 아내는 화원 앞에 전시된 화분에서 눈길을 떼지 않는다. 지금도 집안에 화분이 많은데 또 화분을 사자고 할까봐 서둘러 아내를 채근하여 집으로 향한다.
내 양손에 들린 짐이 무거워 보였던지 아내는 다음부터 시장에 올 때는 끌개를 하나 가지고 오자고 한다. 이렇게 휴일에 시간을 함께 보내니 아내는 기분이 좋은지 하루 종일 얼굴이 밝고 연신 이,얘기 저얘기들을 쏟아놓는다. 정말 모처럼 이렇게 함께 편안한 시간을 보내니 아내의 해맑은 모습에 내 마음도 흐뭇하다. 오늘따라 더 아내가 사랑스럽다. 이것이 평범한 일상 속에서 느끼는 삶의 행복이겠지.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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