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까지 늦도록 사내근로복지기금이야기를 쓰고, 지난 일주일
동안 사내근로복지기금 실무자에게서 받은 메일 질문이나 사내근로
복지기금 카페에 올라온 질문에 답글을 달다보니 아침에는 늦으막한
시간까지 늦잠을 잤다. 아내는 내가 예전처럼 무지 심하게 코를 골더
라고 한다. 하긴 지난주는 세미나에 야근에, 사내근로복지기금 실무자
들과의 모임 등으로 한번도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지 못했으니.....
지난번에는 목욕탕에 명이를 데리고 갔으니 이번주는 윤이 차례이다.
윤이를 데리고 목욕탕에 가서 몸 이곳 저곳을 꼼꼼하게 살펴본다. 이제는
쌍둥이들이 키도 나보다 더 크게 자랐다. 첫째가 180센티인데, 지금
같이 쌍둥이들이 자란다면 1~2년 뒤에는 큰애보다 키가 더 클 것 같다.
키가 자라는 것처럼 마음도 넓고 깊게 자라주어야 할 텐데.
아침을 먹고 윤이는 근처 교회로 예배를 드리려가고, 명이는 친구를
만난 후 오후에는 도서관을 가겠다고 집을 나선다. 큰애도 없고, 둘째는
그저께 한달만에 집에 왔다가 겨우 하룻밤 자고 나서는 어제 바람처럼
다시 학교 기숙사로 가버렸고 딸 인이는 기말고사 공부를 한다고 학교
기숙사에 있으니 이제 집에는 나와 아내 단 둘 뿐....
나는 물조리에 몰을 담아 복도와 옥상에서 키우는 화초들에 물도 주고
아내는 거실에 가득한 작은 화분에도 물을 주며 자라는 상태도 점검한다.
곧 죽을 것 같았던 화초가 몰라보게 무성하게 자랐다.
그동안 너무 과잉보호를 하며 물을 많이 주었는지 시들시들했는데 흙이마를 때까지 물을 주지 않았더니 잎과 줄기가 쑥쑥 자란다. 화초들도
사람들처럼 때론 적당한 무관심이 필요한 건 아닐까?
아내는 홈쇼핑몰 광고지를 뒤적거리다가 겨울나기를 위한 나의 가디건과
전기그릴을 주문한다. 아내가 워낙 살림을 알뜰하게 하는지라 나는 그냥
아내가 하는 일에 동의를 해준다.
믹스커피를 타서 아내와 식탁에 마주앉아서 자식들의 장래 문제며, 그동안
몰라보게 변화된 쌍둥이들의 변화와 일주일동안 쌓인 이야기를 나눈다.
모처럼 휴일에 삶 속에 느끼는 여유.... 편안한 휴일이다.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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