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근 한달만에 가족들과 함께 동네목욕탕을 갔다. 여름철이라 쌍둥이들이
뛰어노느라 아침저녁으로 샤워를 하고 한번 우리 식구가 목욕탕을 가면 비용도
만만치 않아 가기가 망설여진다. 나와 세 자식, 장모님이 한께 가면 16,000원에
장모님은 경로이니 3,000원 합계 19,000원이 든다.

동네 목욕탕에도 손님을 끌기 위해 휘트니스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근력을
키우는 운동기기나 런닝머신 등이 20평 정도 되는 공간에 빼곡히 자리하고
있다. 요즘 동네목욕탕이 부동산 경매시장에 가장 많이 나온다고 한다.
고유가에 따른 수지악화로 많은 목욕탕이 문을 닫고 있다. 사람들은 시설이
잘 되어 있고 가족들이 함께 모여 쉴 수 있는 대형 사우나로 몰리니 점점
설자리를 잃고 있다. 목욕탕도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시대조류에서 비껴나가기
어렵고 예외지대는 아닌 모양이다.

예전에는 혼자서 쌍둥이들 등 때를 밀어주고 나면 파김치가 되곤 했는데 이제는
큰애가 집에 있어 각자 한명씩만 맡아 밀어주면 되니 훨씬 수월하다. 사우나와
냉탕을 3번 번갈아 가며 냉온욕을 하니 일주일 동안 쌓인 피로가 조금은 풀리는
것 같다. 손님이 없으니 탕 안은 쌍둥이들 놀이터가 된다. 그래도 요즘은 많이
얌전해져서 신경이 덜 쓰인다.

쌍둥이들도 참 많이 컸다. 1997년 IMF구제금융이 일어나기전 일주일 전에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태어나 신생아실에서 강보에 쌓인 녀석들을 면회가보면
누가 형이고 동생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던 녀석들이었는데... IMF돌이라고
부르며 키우면서 집사람이나 나, 우리 가족 모두 참 힘 많이 들게 한 녀석들인데
이제는 이만큼 커서 둘이 아웅다웅 싸우고 다투는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말을 안들으면 회초리를 들어 종아리를 때리며 혼내주곤 했다. 그런데 목욕탕을
가면 종아리와 엉덩이가 드러나므로 회초리 자국이 선명히 남아있어 여간
조심스런 것이 아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벌이 무릎꿇고 팔들기였다.

예전에는 서로 등을 밀어주곤 했는데 요즘은 각자 밀고 나간다. 어쩌다 혼자
목욕탕에를 가도 "서로 등 밀까요"하면 "저는 등 밀었습니다"하며 거절한다.
그만큼 사회가 온정이 사라지고 삭막해져 간다는 신호일게다. 아들은 목욕탕에
데리고 가서 등 밀어달라고 할 때 딱 한번 쓸모가 있다는 우스갯소리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때도 바로 동네목욕탕에 와서이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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