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드라마 '대왕세종'을 즐겨보는데 요즘은 올림픽경기 중계 때문에 자주
결방되는 바람에 영 낙이 없다. 하긴 1회 제작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값이 싼
올림픽 중계를 하면 돈이 더 많이 벌리겠지...

'대왕세종' 드라마에서 태종 이방원(김영철 분)이 애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첫째 자식 양녕대군과, 셋째 자식 충녕대군(후에 세종)을 가리키며
"부실한 인사 같으니라고..."하며 혀을 차며 안타까워 하는 대목이 자주 나온다.
자식들이 강하게 자라서 애비를 능가하는 현명한 군주가 되기를 바라는데
자식들은 애비의 뜻에 부응하지 못하고 자꾸 실수를 거듭하고 만용을 부리고,
신하와 백성들의 지탄을 받을 때 아버지로서의 안타까운 심정을 함축적으로
드러낸 말이다.

오늘 큰애가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 가서 척추 MRI를 찍었다. 올 봄에도
무릎이 좋지 않다고 50여만원을 들여 무릎 MRI를 찍은데 이어 두번째이다.
일산병원은 지난 2006년 11월 1일부터 10일까지 마지막 10일간을 있다가
하늘나라로 간 병원이기에 애환이 서린 병원이다. 평소 평소 허리가 좋지 않다고
MRI를 찍어보고 싶다고 했었는데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미루어왔는데
마침 회사에서 복지카드가 지급되어 오늘 병원에 가보라고 서둘러 보냈다.
지난 5월에 찍은 무릎 MRI 판독 결과 무릎 관절에 물혹이 있어 지난주 의정부
병무청에서 받은 군입대를 위한 신체검사에서도 3등급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에이, 부실한 녀석 같으니라고..."

이 애비는 초등학교 6학년 초부터 대학까지 자취하며 주린 배를 움켜쥐고,
빈혈까지 앓는 신체적으로 불리한 역경 속에서도 신체검사에서 1등급을 받아
당당히 ROTC에 합격하여 대한민국 육군장교가 되었건만, 그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풍요한 상황 속에서 신체검사 등급이 3급이라니....

고난이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는 말은 사실인 것 같다. 예전 우리가 자랄 때는
시골에서 돼지고기는 먹는 날은 제사 때나 명절에나 가능했다. 그것도 멀건
국물에 떠다니는 비계만 달린 돼지고기 몇점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런데
요즘 녀석들은 살찐다고 고기를 안먹거나 가려먹는다. 자랄때 생각이 나서
자식들에게 음식 가리지 말고 먹고 그만큼 운동을 하라고해도 운동하는 것도
귀찮아 한다. 차라리 안먹고 운동을 하지 않겠다는 방식이다.

더구나 집사람이 암으로 먼저 하늘나라로 간 뒤로부터는 고기를 아예 입에
대려고 하지를 않으니 영양분을 골고루 보충해야 하는데 이래저래 잔소리만
늘어간다. 큰애의 신체검사 3급판정과 무릎에 물혹이 있다는 이야기에 내 마음
또한 안타깝고 심란해진다. 이제는 우리 가족에게 더 이상 아픔과 슬픔이
있어서는 안되는데....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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