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일요일 저녁, 아내와 함께 홍어회와 함께 막걸리 한잔을 들이키며 지난 일주일 있었던 힘들었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다섯 자식을 키우다보니 매번 절약에 또 절약을 하며 살아가야 생활. 시장에서 적당히 삭힌 칠레산 홍어회 한 접시(10,000원)에 이동막걸리(1,100원) 한 병 여기에 묵은지와 삭힌 파김치를 곁들이고, 은은히 흘러나오는 음악과 함께하니 그럴싸한 만찬이 되었다.
빼놓을 수 없는 안주거리로는 지난 일주일 동안 가정일과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람들과 맺어가는 인간관계에서 속상했거나 더러 상처입은 일이다. 막걸리 한사발에 안주를 곁들이며 우리 부부는 허물없는 대화를 나누며 한바탕 눈물이 날만큼의 우스개소리도 하곤 한다. 세상에서 누군가가 나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적절한 맞장구를 쳐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있고 행복한 시간이다. 더구나 그 상대가 살 부비고 사는 부부라면....
살아가면서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미운 사람이 때론 왜 없겠는가? 사사건건 간섭처럼 나를 대하는 친구도 있을 수 있고, 괜한 말로 가만히 있는 나를 흔드는 고약한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경쟁에 익숙한 사회를 살다보니 남을 눌러야만 내가 한칸 더 올라갈 수 있다는 마음으로 매 순간을 긴장속에서 살아가니.... 서로가 서로의 희생을 먹고
더 강한 힘과 권력을 가지려 하는 것 아니겠는가?
미움이란 마치 예리한 양날을 가진 칼날과 같고 무식하여 피아와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구분하지 못한다. 누군가를 먼저 치지 않으면 상대가 휘두른 칼에 내가 먼저 상처를 입게 되기에 늘 더 크게 증폭된다. 실제 누군가를 미워해 본 적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우선 내 자신부터 분노로 피가 솟구치고 혈압이 오르고 덩달아 눈도 머리도 아프다. 오래 지속된다면 아마도 스트레스로 인해 없던 병도 생길 것이다.
아내와 함께 허물없이 여유로운 저녁에 막걸리잔을 앞에 두고 대화를 나누다보면 그동안 쌓였던 미움도 분노도 봄볕에 눈 녹듯 다 내려앉아 버린다. 지난 시간 내 옹졸했던 행동을 돌아보며 속 좁았던 나를 보게 되고 좀 더 인내하며 상대의 말을 들어보지 않고, 상대를 감싸주지 못했던 작은 나를 반성하게 된다. 상처를 받았던 마음도 언제 그랬냐는 듯 말끔히 없어져 가슴마저 홀가분해진다.
새털같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출근하는 월요일이면 발걸음이 가볍고 일의 몰입도가 상승한다. 이렇게 곁에서 늘 함께 동행해주는 아내와 가족이 있으니 참으로 행복하다. 마르지 않는 나의 열정과 도전의 원천을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없이 나의 가족과 사랑이라는 두 단어를 선택할 것이다. 행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닌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인가 보다.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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