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2월 1일 군복무 중인 큰아들이 휴가를 나왔다. 올 5월초면 제대를 하는 큰아들은 대학 복학과 취업 사이에서 긴 시간 고민을 하고 있었고 이는 곧 애비인 나의 고민이자 숙제가 되었다.
지난주 토요일 평소 알고 지내던 프로그램 개발업체 사장과의 1차 미팅이 급하게 결정되어 지방에 있는 친척을 만나러 내려가려는 큰애를 부랴부랴 다시 불러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큰애의 일자리를 부탁하러 동행하여, 곁에서 자식이 인터뷰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애비의 마음은 초조하기만 했다. 하지만 나도 긴장감 속에서 느끼는 바가 많았다. 그 사장이 큰애에게 한 인터뷰 중에 참 인상적인 말들이 있었다.
"나는 우리나라 직업 중에서 좋아하는 직업이 딱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정치인이고, 또 하나는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사장)이다. 공통점은 변화가 무쌍하다는 것 때문이다"
"프로 프로그램 개발자가 되려면 두가지 요건을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것이 있다. 무엇인줄 아느냐? 하나는 수리력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일에 대한 몰입도이다. 수리력은 업무 프로세스를 숫자를 이용하여 로직으로 풀어나가야 하기에 수학적 사고가 뛰어난 사람이 당연 유리하기 때문이고, 또 정해진 시간 내에 프로그램이나 프로세스를 해결해야 하기에 일에 대한 몰입도가 뛰어나야 열정이 생기고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내가 싫어하는 부류의 사람들은 같은 일을 계속적으로 매번 반복하는 사람들이다. 가령 회사에서 매월 급여작업을 하는 일이나 결산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일년이고 2년이고 계속해서 매번 같은 일을 반복하며 산다. 변화가 없는 그런 삶은 지루하고 답답해 보인다"
"프로그램 개발자가 직업에 대한 회의를 느낄 때가 언제냐 하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 그 원인을 찿기 위해 한없이 시간을 소비하며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간에 쫓기며 개발에 매달려야 할 때이다"
어제 휴가 마지막날 귀대일임에도 새벽같이 일어나 큰애와 함께 면접을 준비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평소 인터넷보안이나 시스템 최적화 등에 흥미와 관심이 많았고 군에서도 각종 보고자료를 도맡아서 작성하느라 엑셀이며 워드, 그래픽 편집에 관련된 일을 해오던 터라 인터뷰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나 보다.
"나랑 같이 일 해볼래?"
"네, 해보겠습니다"
어제 마지막 인터뷰 결과가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져 한시름 놓았다. 제대하면 곧장 그 곳에서 일을 하게 될 것 같다. 큰애가 장래에 대해 고심하던 일이 잘 풀려가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니 본인도 만족해하고 애비인 나 또한 흐뭇하다. 휴가 출발일에 15센티미터에 달하는 눈이 내린 길을 4시간 넘게 걸어서 나온 큰애, 평소 꾸준한 자기계발과 일에 대한 열정은 애비를 닮아가는걸까? 귀대하는 큰애 얼굴 표정이 밝으니 내 마음도 편하다.
카페지기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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