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람의 병세가 악화되어 국립암센터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고 있어 간병 때문에 요즘은 매일 병원으로 출퇴근하고 있다.

병실에 들어온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불안함과 세상에 대한 억울함을 숨기지 않는다.
"왜 하필 나에게 암이 왔느냐?", "나는 지금껏 살면서 남에게 큰 피해주지 않고 큰 죄 짓지않고 살았는데...", "왜 이러한 고난과 고통을 나에게 주느냐?", "불공평하고 재수없는 세상이다", "나는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데..."

병실에서 다양한 유형의 환자들을 만나면서 새삼 감사함을 느끼는 것은 내가 지금 건강한 육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축복받은 사람이고, 행운아라는 사실이다.

8인실 병실은 환자들의 갖가지 사연으로 차있다. 집사람 맞은편 바로 앞 침대에 있었던 환자는 일주일전까지 학원에서 멀쩡히 강의를 하다 잠깐 건강검진 체크하고 온다고 잠시 나왔다가 검강검진에서 유방암으로 판정받고 당일자로 부랴부랴 입원했다고 한다. 멀쩡한 사람이 하룻만에 암환자가 되었으니 당사자는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건너편 불과 이틀전까지 한방에서 멀쩡히 대화를 나누던 환자는 오늘 새벽 2시에 영안실로 내려갔고, 바로 옆자리는 이십대 중반의 아가씨인데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유방암 판정을 받고 입원해 있다. 그 옆 환자는 갓 결혼한 새댁이고, 그 옆자리 환자는 수술후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어 이틀간을 혼수상태에 있다가 겨우 깨어나 막 거동을 하고 있다.

작년 5월초 암판정과 함께 6개월 시한부인생이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선고를 받았는데 1년 3개월째 지내고 있다. 지난 3월 뇌까지 전이된 암세포를 치료하는라 방사선치료를 하여 암세포의 90%를 치료하였으나 아직 10%정도가 남아 있으니 당분간 지켜보자는 주치의 선생님의 희망섞인 이야기를 들었는데, 기쁨도 잠시 불과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너무 상태가 진전되었다는 절망적인 이야기에 그저 넋을 잃고 하늘만 쳐다보게 된다. 일정기간이 지나야 허용범위 내에서 방사선치료도 가능한데 그 기간도 아직 되지 않아 방사선치료도 다시 할 수가 없다는 이야기에 이제는 꼼짝없이 앉아서 당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니 정말 앞이 깜깜해진다.

이대로 집사람을 보내면 평생을 후회속에서 보내야 할 것 같기에 국립암센터에서 할 수 있는 시술을 해달라고 나와 집사람 둘이서 하늘에 빌고 또 빌었는데 뜻이 통했는지 마지막으로 '오마야'시술(머리에 관을 삽입하여 그 관을 통해 항암제를 투입하는 방법)이라는 마지막 단계 방법이 하나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수술을 해달라고 주치의 선생님을 졸랐다.

그나마 한가닥 희망을 발견하게 되어 다행이었다. 어제 갑작스레 시술일정이 잡혀 회사에서 일하다말고 급히 달려와 수술동의서에 싸인을 하고 수술실로 향하는 집사람이 무사히 시술을 마칠 것을 빌고 또 빌었다.

머리에 국소마취후 볼펜심만한 관을 네 개나 박는 오마야관시술을 수술실 밖에서 지켜보아야 하는 내 심정도 찢기는데, 이를 당하는 환자의 고통이야 오죽하겠는가? 수술이 잘못될 경우는 뇌에 상처가 생겨 골수가 흐르고, 뇌출혈이 생겨 생명까지 잃을 수 있다는 주의사항에 듣고 오직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만을 하나님에게 빌며 그저 무기력하게 수술실 밖에서 기다릴 수 밖에....

"더 이상 방법이 없어 마지막인줄 알았는데, 오마야 시술이라는 기회를 한번 더 주신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해!"
시술에 들어가기전 나의 손을 잡고 울먹이는 집사람을 보고 나는 아무런 말도 잇지 못하고 그저 손만 꼭 잡아주었다.

우리는 우리자신이 가장 소중한 자산을 가지고 산다는 사실을 잊고 불평을 한다.
건강히 살아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우리는 커다란 축복이다. '건강한 심신', '건강한 몸과 영혼'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한다면 이루지 못한 목표는 없다.

아무리 재산이 많고, 지위가 높은들 죽음과 질병 앞에서는 모두가 하찮은 치장일 뿐이다.
살아있는 지금이 가장 중요하고 행복한 순간이다. 지금 우리가 가진 건강한 육신을 가치있는 일에 활용하지 않으면 안된다.

살아있음에 감사하자!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시대가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고 좌절하지 말고 다시 일어나 도전해야 한다.

2006.8.5.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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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삼미그룹 부회장을 하다가 삼미그룹이 부도난 후 웨이터 생활을 하며 재기에 성공한 서상록님은 본인이 회갑, 진갑 다 보내며 살아오면서 인생에서 느낀 교훈을 딱 네가지로 요약하였다.

첫째, "사람 팔자는 알 수 없다. 겨울이 오면 봄이 오듯 인생도 어려움이 있으면 즐거움도 있으니 절대로 죽지말고 포기하지 말자"

둘째, "늦지 않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평균수명은 머지 않아 97세까지 될 수 있다. 1992년 내 나이 62살에 나는 용도가 폐기된 줄  알았는데 97세까지 살수 있다는 잡지를 보고 아직도 나에게는 35년이란 생이 남아있다는 것을 알았다.

셋째, "나이 타령하지 말라.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니 의식하지 말라"

넷째, "하는 일에 미쳐야 한다. 빨리 변하는 사람이 빨리 성장한다"

나도 사람 팔자는 정말 알 수 없다는 것에 공감한다.
우리 회사와 생활안정자금보증보험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신 분이 계시다. 2003년부터 2004년 2년간은 보증보험사고가 한건도 발생하지 않아 많은 큰 수익을 올렸었지만 2005년에는 1년에 무려 4건이나 사고가 발생하였고, 2006년에는 벌써 4개월에 4건이 발행하여 손실이 커서 거의 봉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작년과 올해는 대출규정을 대폭 손질하여 대출금액도 하향시키고, 원리금상환 방식도 변경하고, 신용도조사를 강화하였다. 시장반응에 보다 민첩하게 대응하였더라면 예견된 사고를 미리 줄일 수 있었는데 뒤늦게 조치한 것을 아쉬워 한다. 그 사장님은 4년동안 천당과 지옥을 왔다갔다한 셈이다.

나와 관계있는 사무실 여직원이 작년 10월에 결혼을 하면서 직장을 그만두었는데 결혼을 잘하여 시집에서 목동에 32평 아파트를 사주고 재산까지 물려주어 벌써 갑부대열에 끼었다고 한다. 불과 1년 전만해도 사무실에서 일처리 잘못한다고 야단맞고 우리 사무실에 와서 하소연하곤 했는데... 참 사람 팔자 정말 알 수 없다.

인생도 기후로 치면 맑은 날도 있고, 비오는 날이 있는가하면, 눈이 오는 날도 있다.
1년 365일 계속 눈이 내리지 않고, 계속 맑지도 않다. 인생도 마찬가지 고통만 계속되지 않는다. 힘들어도 참고 노력하며 살다보면 반드시 즐거움이 있을 것이다. 고통과 즐거움의 강도와 시기를 줄이고 늘리는 것은 본인의 선택과 준비, 노력이 크게 좌우한다.

집사람은 며칠째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다.
지난 1년동안의 치료 경과가 좋아서 의사도 항암주사를 일시 중지하고 3개월정도 경과를 지켜보자고 하였는데 2개월 사이에 경과가 너무 급속히 악화되어 2주전 다시 국립암센터로 치료를 다니게 되었다.

이미 다른 부위로 너무나 많이 전이되어 일어서기조차 힘들고 고통스런 상황임에도 매일 꿋꿋히 직장을 나가는 집사람의 초인적인 정신력을 지켜보며 "하늘이시여! 성실히 살아 온 집사람에게, 그리고 나와 우리 가족에게 꼭 필요한 사람에게 왜 이리 무서운 질병을 주었습니까?", "고통을 준만큼 보람으로 보답해 줄 것을 맏습니다" 기도하고 있다.

나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나에게는 아직도 건강한 제 육신과 일터, 사랑하는 세 자식, 그리고 유방암으로 투병중인 소중한 내 아내가 내 곁에 있다. 이 소중한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고통스런 삶에 도전하고 기어이 승리하고야 말 것이다. 지금껏 받았던 고통에 대해 꼭 보상을 받고야 말겠다. 매일 매일 실전처럼 펼쳐지는 삶과죽음의 전쟁에서 나는 하루하루 더 강인해져감을 느낀다.

2006.7.26.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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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는 2년전 간이식수술을 받고 힘들게 투병생활을 하는 어느 선배로부터 메일을 하나 받았다.
" 저는 이 제 몸 하나 간수 하지 못한 과오로 친지, 동료, 선후배 등 여러 님들을 번잡하게 누를 끼쳐온 우를 범한 큰 죄인이기도 합니다. (중략) 생의 막장에 이르러 두려움과 외로움 등 그 절망의 고난을 헤쳐나오던 시절~ 눈물로서 간절히 소망하였던 것은 오로지 나름대로 이 후락의 정신과 동행하면서 소중한 내 님들, 그리고 연들과 함께 즐거워하며 행복 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그들과 함께 행복을 찾아 나서야겠다는 내 안에 결의를 새겼던 기억들입니다.
시한부라는 삶의 막다른 종착점...그리고 그 짧은 기간 동안 엄습해 오던 죽음에 대한 두려움... 그 두려움이란 것도 너무나 컷었지만 무엇보다도 나의 수 많았던 지난 삶의 거짓과 탐욕에 대한 회한이 나를 더욱 슬프게 하였고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가 없게 하였습니다.
하여~ 다시~ 단 한번 만이라도 기회가 주어 진다면...
그래, 제발~ 1년이라도 더 내 가련한 생이 연장될 수만 있다면...
이 죄과만이라도 깨끗이 정리하고 싶었고... 그러한 통한에 가슴 앓이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

어제는 집사람이 초등학교 3학년인 쌍둥이자식들과 잠자리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을 듣게 되었다.

집사람 : "명이, 윤이가 엄마 속상하게 하면 엄마는 건강이 나빠져 하늘나라로 가게되고 너희는 팥쥐 엄마랑 살게 된단다. 아빠는 혼자서는 힘들어서 형아랑 명이랑, 윤이 셋이를 못키운단다. 그래서 팥쥐엄마랑 살아야 한단다. 팥쥐엄마가 누군지 알지?"

윤이 : "알아요~"

집사람 : "팥쥐엄마랑 살면 많이 힘들텐데 괜찮겠니?"

명이 : "우리 때리면 그럼 형아한데 이르지 뭐~~"

집사람 : "형아도 너희 편들었다가는 팥쥐엄마에게 혼날텐데~~"

윤이 : "팥쥐엄마는 아빠 안보이는데서는 일도 막 시키고, 밥도 안차려준데~~"

명이 : "그럼, 아빠한테 이르면 되지 뭐~~"

윤이 : "팥쥐엄마는 아빠앞에서는 당연히 잘해주지. 아빠가 안보이는데서는 막 일시켜~~ 명이 형은 책도 안봤어?"

명이 : "......"

집사람 : "그러니까 명이 윤이가 엄마 말을 잘 듣고, 엄마가 신경쓰지 않도록 많이 도와줘야 해! 알았지?"

명이윤이 : "네, 엄마!"


등을 돌리고 있던 내 눈에서는 눈물이 쏟아진다. 짐사람은 점점 몸의 상태가 악화되어 감을 감지하는지 애들에게 자신의 빈자리에 대한 준비를 하나하나 시키는 것이다.
이제는 하늘나라라는 표현도 하기 시작했다.
"이 세상에서 참다운 행복은 남에게서 받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남에게 주는 것이다."라는 '칸트'의 말처럼 이제는 최소한 가족에게라도 주려고 해도 줄수있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음을 알고 있음인지 마음은 조급해져 가는 것 같다.

3개월전 갑자기 사진을 찍겠다고 했을때만해도,
그것이 영정사진을 찍겠다는 소리인지는 모르고 조금이라도 밝은 모습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것이 세상 여자들의 똑같은 마음이려니 생각하고,
괜한 걱정 하지 말라고 나무래기까지 했는데, 이제는 하나하나 서서히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하는 집사람을 그저 말없이 지켜보아야 하니 가슴이 미어질 뿐이다.

하나님! 저에게 주어질 이 고통, 이 고난의 끝은 과연 어디입니까?
어리하여 저에게, 제 자식에게 애비가 겪었던 애미없는 설움과 시련을 그대로 넘겨주려 하십니까?

이제는 좌절하기에 앞서 과연 이 고난의 끝은 과연 어디인지 한번 끝까지 싸워 이겨내리라는 오기가 생겨난다.

선배가 보내준 채근담이 떠오른다.
"인생에는 괴로울 때가 있고 즐거울 때가 있다. 고락이 서로 접하고 교대하는 가운제 심신이 연마되어 간다. 아직 깊은 고통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 어찌 깊은 즐거움을 맛볼 수 있을 것인가. 인생은 고락이 서로 접해 흐르는 물 속에서 떠내려가는 한 조각의 나무는 아니다. 고락이 교대하여 흘러가는 동안에 숭고한 정신을 얻게 되는 것이 인생의 참모습이다."

2006.7.11.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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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은 토요일...

직장인들에겐 일주일에 2일의 꿈같은 휴일이 있다.
토요일과 일요일...
가끔 중간에 공휴일이라도 끼어있으면 일주일이 훌쩍 지나간다.

금요일이 되면 이 이틀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여행을 떠날까?
영화나 한편 보러 갈까?
서점에나 나가 새로운 책이 나온 것은 없는지 둘러볼까?
호수공원을 걸어서 한바퀴 돌아볼까?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늦은 싱글대디인 내자신을 발견하고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잠시나마 마음이라도 행복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게 된다.

오늘은 놀토가 아니니 쌍둥이자식들은 모두 학교에 등교했고,
집에는 나와 장모님만 둘이 남아 있다.
장모님은 TV앞에서 오락프로그램을 시청하고 계신다.
연세가 있으신데다 백내장까지 와서
올해 7월에 두 눈 모두 백내장 수술을 받으셨다.

지난 여름, 거실에 있던 TV가 말썽을 피우자 잘되었다 싶어
거실을 공부방으로 꾸미려 시도했으나 장모님의 한마디
"내가 무슨 낙이 있겠는가? 내 유일한 낙이 TV를 보는 것인데,
그마저도 하지 못하게 할려는가?"
에 깨끗히 포기하고 이왕 TV를 보시려면 편안하게 보시라고
지난 9월초에 다소 무리를 해가며 거실 TV를
큼지막한 디지털TV로 바꾸었다.

정신을 차리고 일단 화장실에 들어가 화장실 청소부터 하기 시작한다.
화장실 청소는 결혼할 때 집사람에게 내가 맡기로 약속했었다.
그 약속을 집사람이 하늘나라로 간 지금에도 계속 지키고 있다.
락스를 물에 풀어 세면대, 욕조, 변기 구석구석을 닦아 나간다.
독한 락스 냄새가 연신 코끝을 자극한다.

집사람은 살아있을 때 유독 락스 냄새를 좋아했다.
내가 화장실을 락스로 깨끗히 청소해주면 매우 기분좋아 했다.
나는 락스 냄새가 무지 싫은데,
집사람이 좋아하니 아무리 바빠도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화장실 청소를 락스로 해주었다.

일주일에 한번씩 화장실 청소를 하며
락스냄새를 맡으며
사랑했던 한 여인의 향기를 오늘도 기억하게 된다.


2007.11.17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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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큰 애가 고3이다.
요즘 애들답게 인터넷에 푹 빠져 있다.
꿈은 제2의 안철수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3년전 고등학교 진학건으로 한바탕 난리를 치렀다.
나와 집사람은 인문계를 진학했으면 하였지만, 큰애는 실업고를 우겼고 학과까지도 인터넷정보학과로 일찌감치 점찍어 두고 있었다. 세상을 보다 많이 살어온 부모의 경험상으로는 실업계 고등학교는 취업위주 교육을 시키므로 대학진학 수업은 상대적으로 등한시하게 된다. 지금 세상이 학력위주로 움직이는데 그래도 대학을 진학했으면 했고, 대학을 진학하려면 정상적으로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하여 설득을 했는데 막무가내로 우기니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고' 결국 승낙을 해 주었었다.

그런데 요즘은 큰애가 후회를 많이 하는듯 보였다.
실업계 고교이다보니 진학하려는 학생과 취업하려는 학생으로 나뉘고, 그러다보니 수업분위기도 엉망이고, 학교에 가도 정상적인 수업이 되지 않는 것 같았다.

지난 2년간 학원도 다니다 중도에 때쳐 치운 적도 몇번 있었지만 본인이 대학을 갈 수 있다고 큰소리 치기에 그동안 믿고 기다렸다.

그 와중에 집사람이 작년 5월에 암판정을 받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심해졌다.
1년에 5,000만원도 더 드는 암 치료비에 가슴을 쥐어짜며 초등학교 3학년인 쌍둥이들 학원까지 끊었다.

큰애도 올해 3월, 그 아끼던 컴까지 팔아서 엄마 병원비에 보태라고 38만원을 내 놓을때만해도 '가족의 고통을 겪으며 큰애가 성숙해 졌구나!' 우리 부부 서로 부등켜 안고 논물을 흘리며, 집사람은 꼭 병마를 이겨내리라 마음을 더욱 강하게 다졌었다.

지난 토요일 저녁때,
내가 잠깐 집을 비운 사이에 집사람과 큰애가 한바탕 설전이 벌어진 모양이다.
큰에는 이제 시험이 4개월도 채 남지 않다보니 학원을 다녔으면 했는데 형편상 말은 하지 못하고 있는데 빈둥빈둥 자고 있는 큰애 모습을 보고 답답하여 한마디 하였더니 두눈을 부릅뜨고 달려들더라는 것이다.
"엄마아빠가 저에게 해준 것이 뭐가 있어요?"

자식교육 잘 시키고, 뒷바라지 잘해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한결같은 마음이거늘
고3인 자식, 초등학생 쌍둥이들 학원도 보내주지 못하는 부모의 마음은 더 찢기고, 가슴이 아프거늘, 당장 지 어미의 삶의 마지막이 내일이 될지, 한달 후가 될지 모르는데, 그런 철없는 말을 내 뱉다니...

큰애를 불러다 야단을 쳤다.
"네가 이 세상에 태어난 그 자체만으로도 너는 평생 네 엄마를 업고 다녀도 부족하다.
당장 내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네 엄마에게 꼭 그런 말을 해야만 네 속이 후련하겠느냐?
그렇다면 반대로 너는 엄마아빠에게 해준 것이 뭐가 있느냐? 부모는 살아있는 그 자체로도 커다란 그늘이란다."

큰애는 금새 잘못을 뉘우치고 손이 발이 되도록 엄마에게 빌고 겨우 수습을 시켰지만,
휑하니 뚫린 나와 집사람의 마음의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다.

2006.7.10.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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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가정의달 5월을 맞이하여 각 기업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갖가지 행사를 개최하고 있고,
언론에서도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며칠전 모 신문에서 읽은 기사 중에서 팬택의 종업원대부제도와 의료비지원제도를 중심으로 한 기업복지제도와
동문건설의 자녀 출산시 지원비용이 소개되었습니다.
요즘 우리나라 출산율이 1.08명으로 급격한 떨어진 것과 연계하여 출산율을 높이는데 대한
기업의 지원제도가 집중적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업은 한마디로 앉아서 수십배 수백배의 기업 홍보효과를 누리고 있는 셈입니다.

다른 기업들은 수억원씩의 광고비를 주어가며 기업홍보나 제품 홍보를 해도 고객이 외면하는데,
이러한 좋은 기업복지제도를 가진 기업들은 가만히 앉아 있는데도 언론사에서 제발로 와서
광고비도 받지않고 회사 홍보를 해 주니 그야말로 '꿩먹고 알먹고'인 셈입니다.
이렇게 좋은 기업복지제도를 가진 기업들은 회사 돈을 들이지 않고서도 회사 광고를 훌륭히 할 수가 있는데
약삭빠른 우리나라 기업들이 왜 이런데 눈을 돌리지 않는지 저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신문 보도기사에서도 팬택과 동문건설 CEO가 인터뷰 중에
'좋은 기업복지제도가 홍보된 덕에 올해들어 유능한 인재가 너무 많이 몰려 즐거운 비명을 올리고 있다'는 말을 하였습니다.
좋은 복지제도나 보상제도를 가지고 있는 기업에 유능한 인재가 몰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현상입니다.
외국의 훌륭한 기업들은 그 기업 나름의 독특한 기업복지제도를 하나 이상씩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부분 기업들은 백화점 보따리장사 식으로 가지수는 많은데 막상 들춰보면
'그 밥에 그 나물'식으로 제도가 하나같이 천편일률적입니다.

남이 하니까,
경쟁사가 한다니까 우리도 질 수 없다,
일단 도입부터 해 놓고 보자는 식입니다.

'복지제도 가지수가 많으면 좋은 회사 아닙니까?'라고 반문할 지 모릅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식당에 가서 가지수 많다고 '밥 잘 먹었다'는 소리 들어본 적 있습니까?
부페 식당에 가보면 가지수는 수십가지 많은데 막상 숟가락이나 젖가락이 갈 곳이 없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이런 곳은 나오면서 왠지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이 외면하는 그 많은 반찬들을 생각하면 다음날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모습을 떠올리거나,
아니면 "혹시 그 반찬이 내일 다시 나오지는 않을까?' 까지 생각이 미치면 다시는 그 곳을 가고 싶은 마음이 없어집니다.
이는 곧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의미입니다.
같은 돈을 들이고서 만족도가 낮다면 기대효과가 낮고, 산출되는 효율성 또한 낮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노사간 단체협약이나 임금협상에서도 그대로 나타납니다.
특히 노동조합에서는 임금협상시 보면 일단 가지수만 늘려놓자는 식으로 수십가지의 요구사항을 내겁니다.
속칭 거품이 너무 심합니다.
그 내용을 보면 수년전부터 반복적으로 주장하는 제도들이 대부분입니다.
회사와 협상시 채택이 안될 것을 예상하고 가지수부터 부풀려 놓습니다.
정작 타결되는 것은 고작 한두개, 내지는 많아야 두세개...

이제는 노동조합에서도 내부 구성원의 복지제도에 대한 수요도를 조사해서 하나를 도입하더라도
조합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제도, 만족도가 높은 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
그래야 조합원들로부터 환영받는 노동조합이 됩니다.

카페지기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며칠전 사내근로복지기금 카페가 열리지를 않아 밀랍님께 SOS를 쳤는데 다음커뮤니케이션 카페 관리자와 연락을 해 주셨습니다.

전화 통화를 하면서 회사에서 근무를 하는 줄 알았는데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IT업종은 집에서 문제점을 분석하여 조치를 취할 수 있으니 적합한 근무형태라 생각이 되었습니다.

우리 기업들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종업원들이 회사에 출근하여 일을 해야만 열심히 근무를 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말로는 시차제근무니, 재택근무니, 변형근무제니 하지만 구호에 그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서울은 회사에 출근하는데만 한시간 이상 소요됩니다.
저는 매일 두시간이상 도로에 버리는 그 시간이 너무 아깝습니다.
업무 성격상 집에서 할 수 있는 업무라면 차라리 시차근무제 형태로 할 수 있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또한 채용된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시스템의 지원 또한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요즘은 PC를 이용하여 업무처리를 하기 때문에 가장 최적의 PC를 지원해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PC를 지원해주는 것은 인색합니다. 전투에 나가는 병사들에게 최신 병기를 지원해주어야 성과 또한 높은 법인데, 생산설비에 들이는 거액의 돈은 아까워하지 않으면서 유독 내근직원이나 관리직들에게 지급되는 PC 구입비 등에 있어서는 뒷전입니다.

소프트웨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는 '책도둑은 도둑이 아니다'라는 속담이 있는데 요즘은 굉장히 유험한 말입니다.
정부가 법률-회계시장을 2011년까지 완전개방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앞으로는 무단복사니 불법카피를 할 경우 소송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법률시장이 개방될 경우에 대비하여 우리나라 기업들은 내부 각종 시스템을 정비해야 합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기업들은 너무 관대하고 편하게 사업이나 영업을 영위해 왔습니다.
특히 건설이나 건축, 식품, 서비스 업종의 기업들은 이에 철저히 대비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건축이나 토목공사를 보면 충분한 고지나 주변정리를 하지 않고 공사나 영업을 영위하는 경우를 봅니다. 내부 관리의 경우 우리 기업들은 회사에서도 이에 대비하여 내부규정이나 업무관행을 보완하고 고쳐나가야 합니다.

그 시스템적인 보완의 중심에 사람, 즉 내부는 종업원 외부는 고객이 있었으면 합니다.

카페지기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5월 1일이 노동절, 5월 5일이 어린이날, 5월 8일은 어버이날, 5월 15일은 스승의 날..
그래서 5월은 다른 어느 달보다 휴일도 많고, 가족과 가정을 위한 행사도 많습니다.

기업들도 5월에는 가족을 위한 행사를 많이 개최합니다.
그러나 외부에 보이기 위한 번지르한 행사보다는 진정 가족간의 고충과 아픔을 이해하고 감싸주는 그런 시간을 보냈으면 합니다.

직장인들에게 설문을 해보면 회사의 소중함이나 CEO나 상사에 대한 존경심이 예전만 못합니다. 아무래도 구조조정이 상시화되고 평생직장의 개념이 희박해지다보니 자연스런 현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습니다.

며칠전 가족과 대화 도중 고3인 큰아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저는 인내심은 아빠를 닮았나봐요.. 매일 밤늦도록 열심히 공부하시는 아빠를 보면 존경심이 생기고 저도 열심히 해야 겠다는 마음이 생겨요"

한때는 큰아들이 삐닥선을 타서 한동안 애를 먹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3년전 고등학교는 인문계를 가라는 저와 집사람과 꼭 실업고 인터넷정보학과를 진학하겠다는 큰아들간 수개월간 불꽃튀기는 전쟁이 있었습니다.
결국은 큰아들이 우긴대로 실업계 인터넷정보학과에 진학하게 되었고, 지금 고3 이다보니 이제는 부모님이 왜 인문계에 진학하라고 하셨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비록 뒷바라지는 변변히 못해주고 있지만,
불평없이 부모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그 마음속에서 진정 가족간 서로를 위하는 마음과 신뢰감을 확인하고 큰 힘을 얻었습니다.

기업복지 또한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한국 기업의 CEO들은 노조를 무슨 빨갱이 집단 내지는 이마에 뿔이 난 이방인처럼 대하며 서로 얼굴을 맞대고 있는 그 자체도 부담스러워하며 피하려 합니다.
그러다보니 노조의 요구안에 대해 회사측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을 자주 봅니다.
오히려 노조가 해달라고 하니 더 안해주는 식이 되고 맙니다.

그런 불편한 관계속에서 무슨 기업복지제도의 발전이 있겠습니까?
모 기업 노조의 경우는 회사 경영진들이 검찰수사를 받는데 인금인상 요구를 하며 부분파업까지 벌였습니다.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생산직 반장들이 구속위기에 놓인 오너의 선처를 호소하였는데 노조가 서명에 참가하였던 생산직 반장들을 노조 차원에서 징계하겠다고 하였답니다.

경영자들은 이렇게 회사측에 어긋장을 놓는 노조가 기업내 복지제도를 확충하자고 요구할 때 과연 두 말 않고 수용해 주겠습니까? '미운놈 떡 하나 더 준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속담일 뿐입니다. 노사관계 현실 속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쁜넘 떡 하나 더 챙겨준다'는 말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회사의 기업복지제도는 노사가 화합하고, 상생할 때 발전이 있습니다.
이는 한국의 기업복지제도가 가지고 있는 특징 중의 하나인 '시혜성' 때문일 것입니다.
기업복지제도의 칼자루는 아직은 회사측이 쥐고 있는 회사가 대부분입니다.

카페지기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길을 가다가 돌이 나타나면
약자는 그것을 걸림돌이라 말하고
강자는 그것을 디딤돌이라 말한다.
[토마스 카라일]

삼성전자와 더불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기업 현대기아차 정몽구회장이 어제 긴급 구속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마침 어제 대검찰청 모 조사관과 점심 식사를 하면서 그동안 수사에 어려움이 많았겠다고 이야기를 하였더니
검찰의 최고 수장을 지근에서 모시면서 지켜보았는데 그분도 그동안 고심을 무척이나 많이 했고
구속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재판부에서도 쉽게 불구속입건이 어려울 거라는 이야기를 해주어서
저는 나름대로 '구속이 되겠구나!' 하는 감을 잡았는데,
막상 저녁 8시 40분에 KBS뉴스 속보에 '정몽구회장 구속결정'이라는 자막을 보니 마음이 착잡해 졌습니다.

이 사건으로 세계적인 글로벌기업으로 발돋음하려는 현대기아차는 대외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토마스 칼라일의 말처럼 이러한 계기가 현대차를 더욱 강하게 만드는 디딤돌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현대는 도전과 개척정신으로 남들은 불가능하다고 했던 불모지와 다름없었던 한국의 자동차 역사를 바꾸어 왔습니다.

흔히 현대를 이야기할 때 고인이 되신 정주영회장님의 '빈데'이야기를 하곤합니다.
정주영회장님이 어릴때 소를 팔아 서울로 가출을 하였는데 가지고 온 돈을 모두 다 써버려 결국은 노가다판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는 방역체계가 취약하여 이와 빈데가 많았는데 특히 빈데가 극성을 부렸다고 합니다.
잠자리는 '빈데와의 전쟁'이었다고 합니다.
침대 위에서 자도 금방 빈데가 올라오고, 그래서 대접으로 물을 받아 침대 네 다리에 담구어 놓았더니 한 이틀간은 편히 잠을 잘 수 있었다고 합니다.
3일째 자려고 보니 또 빈데가 있어 이상하다 생각하여 추적해보니 빈데가 벽을 타고 천정을 기어 올라가서 침대가 위치해 있는데서
정확히 몸을 던져 침대에 까지 침투를 하는 것을 보고
'하물며 빈데도 먹고 살기위해 저토록 머리를 쓰고 노력을 하는데 사람이야 말해서 무엇하겠느냐"하며 더욱 분발해서
지금의 현대를 일구었다고 합니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현대그룹에서는 당시 정주영회장님이 쓰는 욕 중에서 가장 심한 욕이
바로 "이 빈데만도 못한 놈아!"였다고 합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기업들은 인적자원에 대한 관리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특히 퇴직사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는데, 평소에는 그저 인력 구조조정이 최선의 경영개선 방책인 것처럼
시행해 놓고 이제 와서는 갑자기 퇴직자관리를 한다고 허둥대는 모습들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호들갑과 일회성 전시용 행사로 밖에 비쳐지지 않아 씁쓸하기만 합니다.

'마이티(MITRE)'는 미국 최고의 두뇌집단입니다.
58년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연구소로 출발한 마이티는 냉전시대를 거치면서 미국 방공망구축이나
핵무기 개발처럼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중장기 국책 사업에 대한 평가작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직원이 5,300명인데 75%가 다양한 분야의 석사학위 이상의 전문가들인데 이러한 마이티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가
바로 전체 직원 가운데 10년이상 근속자들이 무려 90%이상이며 20년이상 근속자들도 무려 55%가 넘는다고 합니다.
장기근무자들이 가진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인 오랜 경험이 중장기 대형 프로젝트를 평가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번 현대차 사건의 발단이 1인 오너체제에서 빚어진 내부고발자에서 시작되었기에 더 아쉬움이 큽니다.
이번 대명 경주콘도 개관식에 가서 보니 행사장 앞자리를 머리가 히끗히끗하신 분들이 많이 차지하고 있기에
대명콘도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퇴직하신 전임 사장단이라고 합니다.
대명콘도에서는 퇴직하신 임원들을 '콘도자문위원회' 위원으로 모시고 활용하고 있다는데 좋은 제도라는 생각이 들었고 부러웠습니다.

미국은 퇴직자들에게도 다양한 복리후생혜택을 주는데,
우리나라는 회사에서 퇴직하면 재취업을 하지 않는 이상 각종 복지혜택이 일시에 중단되어 상대적인 박탈감이 더 큰 것입니다.

이번 일을 기화로 우리나라 기업들도 인적자원에 대해 보다 많은 배려와 관심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카페지기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현대·기아차그룹 정몽구회장이 어제 검찰에 출두하여 강도높은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조심스레 정몽구회장의 구속까지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40개 계열사에 지난해 매출 85조원, 세계 7위의 자동차회사로서 삼성전자와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제조회사입니다.
그러나 지배구조는 철저한 1인지배체제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1인 지배체제하의 오너의 강력한 추진력 덕분에 현대·기아차그룹이 지금처럼 승승장구할 수도 있었지만 역으로 그룹이 이러한 위험에 직면하였을때 그를 대신할 후계자가 없다는 큰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1인 지배체제하의 오너는 자기와 견줄만한 2인자를 키우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자기 자리가 위협받기 때문이겠지요. 현대차를 키우며 삼촌인 정세영 회장과의 결별에 따른 후휴증을 느낀 탓일까요? 모든것을 혼자서 결정했고, 자기마음에 들지않으면 비록 사장이라도 하룻 사이에 정리하는 신속함을 보이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주위에 예스맨만 모이게되고, 오너의 심기를 거스르는 행동은 자제하게 됩니다.

현대차노조가 이런 오너의 기업경영 특징 때문에 매년 파업을 되풀이하는 원인제공을 하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양측 모두 브레이크없는 벤츠마냥 저돌적으로 달려가 끝장을 보는 노사관계....

종업원에게는 한푼이라도 더 주고싶지 않다는 경영진과, 임금과 복지는 투쟁을 통해서만 쟁취할 수 있다는 뿌리깊은 노사 불신이 이번 비자금 정국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났습니다. 죽도록 싸우다가도 상대가 치유하기 어려운 깊은 상처를 당했다면 일단 싸움을 멈추는 법인데, 현대차노조는 회사가 비자금수사로 휘청대는데 9.51%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부분파업을 벌였습니다. 아마도 회사측은 노조에 다시한번 인간적인 배신감을 느끼며 이번 일을 잊지않고 후일을 벼르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상극의 노사관계에서 과연 득을 보는 이는 누구일까요?
현대·기아차그룹이 최근 해외에 생산거점을 활발히 늘리는 것이 관세장벽이나 무역장벽같은 외부요인에 기인하는 것만은 아닐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러한 국내의 극심한 노사분쟁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노사가 사사건건 대립하는 사이에 안타깝게도 우리 후배나 자식들이 일할 일터는 점점 줄어들어 갑니다.

상생은 더 큰 상생을 낳고, 불신은 더 큰 불신을 낳는 법입니다.

이런 노사관계에서 기업복지의 증진을 누가 감히 입에서 꺼내겠습니까?
2006.4.25

카페지기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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