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람의 병세가 악화되어 국립암센터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고 있어 간병 때문에 요즘은 매일 병원으로 출퇴근하고 있다.

병실에 들어온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불안함과 세상에 대한 억울함을 숨기지 않는다.
"왜 하필 나에게 암이 왔느냐?", "나는 지금껏 살면서 남에게 큰 피해주지 않고 큰 죄 짓지않고 살았는데...", "왜 이러한 고난과 고통을 나에게 주느냐?", "불공평하고 재수없는 세상이다", "나는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데..."

병실에서 다양한 유형의 환자들을 만나면서 새삼 감사함을 느끼는 것은 내가 지금 건강한 육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축복받은 사람이고, 행운아라는 사실이다.

8인실 병실은 환자들의 갖가지 사연으로 차있다. 집사람 맞은편 바로 앞 침대에 있었던 환자는 일주일전까지 학원에서 멀쩡히 강의를 하다 잠깐 건강검진 체크하고 온다고 잠시 나왔다가 검강검진에서 유방암으로 판정받고 당일자로 부랴부랴 입원했다고 한다. 멀쩡한 사람이 하룻만에 암환자가 되었으니 당사자는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건너편 불과 이틀전까지 한방에서 멀쩡히 대화를 나누던 환자는 오늘 새벽 2시에 영안실로 내려갔고, 바로 옆자리는 이십대 중반의 아가씨인데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유방암 판정을 받고 입원해 있다. 그 옆 환자는 갓 결혼한 새댁이고, 그 옆자리 환자는 수술후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어 이틀간을 혼수상태에 있다가 겨우 깨어나 막 거동을 하고 있다.

작년 5월초 암판정과 함께 6개월 시한부인생이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선고를 받았는데 1년 3개월째 지내고 있다. 지난 3월 뇌까지 전이된 암세포를 치료하는라 방사선치료를 하여 암세포의 90%를 치료하였으나 아직 10%정도가 남아 있으니 당분간 지켜보자는 주치의 선생님의 희망섞인 이야기를 들었는데, 기쁨도 잠시 불과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너무 상태가 진전되었다는 절망적인 이야기에 그저 넋을 잃고 하늘만 쳐다보게 된다. 일정기간이 지나야 허용범위 내에서 방사선치료도 가능한데 그 기간도 아직 되지 않아 방사선치료도 다시 할 수가 없다는 이야기에 이제는 꼼짝없이 앉아서 당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니 정말 앞이 깜깜해진다.

이대로 집사람을 보내면 평생을 후회속에서 보내야 할 것 같기에 국립암센터에서 할 수 있는 시술을 해달라고 나와 집사람 둘이서 하늘에 빌고 또 빌었는데 뜻이 통했는지 마지막으로 '오마야'시술(머리에 관을 삽입하여 그 관을 통해 항암제를 투입하는 방법)이라는 마지막 단계 방법이 하나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수술을 해달라고 주치의 선생님을 졸랐다.

그나마 한가닥 희망을 발견하게 되어 다행이었다. 어제 갑작스레 시술일정이 잡혀 회사에서 일하다말고 급히 달려와 수술동의서에 싸인을 하고 수술실로 향하는 집사람이 무사히 시술을 마칠 것을 빌고 또 빌었다.

머리에 국소마취후 볼펜심만한 관을 네 개나 박는 오마야관시술을 수술실 밖에서 지켜보아야 하는 내 심정도 찢기는데, 이를 당하는 환자의 고통이야 오죽하겠는가? 수술이 잘못될 경우는 뇌에 상처가 생겨 골수가 흐르고, 뇌출혈이 생겨 생명까지 잃을 수 있다는 주의사항에 듣고 오직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만을 하나님에게 빌며 그저 무기력하게 수술실 밖에서 기다릴 수 밖에....

"더 이상 방법이 없어 마지막인줄 알았는데, 오마야 시술이라는 기회를 한번 더 주신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해!"
시술에 들어가기전 나의 손을 잡고 울먹이는 집사람을 보고 나는 아무런 말도 잇지 못하고 그저 손만 꼭 잡아주었다.

우리는 우리자신이 가장 소중한 자산을 가지고 산다는 사실을 잊고 불평을 한다.
건강히 살아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우리는 커다란 축복이다. '건강한 심신', '건강한 몸과 영혼'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한다면 이루지 못한 목표는 없다.

아무리 재산이 많고, 지위가 높은들 죽음과 질병 앞에서는 모두가 하찮은 치장일 뿐이다.
살아있는 지금이 가장 중요하고 행복한 순간이다. 지금 우리가 가진 건강한 육신을 가치있는 일에 활용하지 않으면 안된다.

살아있음에 감사하자!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시대가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고 좌절하지 말고 다시 일어나 도전해야 한다.

2006.8.5.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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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0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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