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토요일...

직장인들에겐 일주일에 2일의 꿈같은 휴일이 있다.
토요일과 일요일...
가끔 중간에 공휴일이라도 끼어있으면 일주일이 훌쩍 지나간다.

금요일이 되면 이 이틀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여행을 떠날까?
영화나 한편 보러 갈까?
서점에나 나가 새로운 책이 나온 것은 없는지 둘러볼까?
호수공원을 걸어서 한바퀴 돌아볼까?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늦은 싱글대디인 내자신을 발견하고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잠시나마 마음이라도 행복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게 된다.

오늘은 놀토가 아니니 쌍둥이자식들은 모두 학교에 등교했고,
집에는 나와 장모님만 둘이 남아 있다.
장모님은 TV앞에서 오락프로그램을 시청하고 계신다.
연세가 있으신데다 백내장까지 와서
올해 7월에 두 눈 모두 백내장 수술을 받으셨다.

지난 여름, 거실에 있던 TV가 말썽을 피우자 잘되었다 싶어
거실을 공부방으로 꾸미려 시도했으나 장모님의 한마디
"내가 무슨 낙이 있겠는가? 내 유일한 낙이 TV를 보는 것인데,
그마저도 하지 못하게 할려는가?"
에 깨끗히 포기하고 이왕 TV를 보시려면 편안하게 보시라고
지난 9월초에 다소 무리를 해가며 거실 TV를
큼지막한 디지털TV로 바꾸었다.

정신을 차리고 일단 화장실에 들어가 화장실 청소부터 하기 시작한다.
화장실 청소는 결혼할 때 집사람에게 내가 맡기로 약속했었다.
그 약속을 집사람이 하늘나라로 간 지금에도 계속 지키고 있다.
락스를 물에 풀어 세면대, 욕조, 변기 구석구석을 닦아 나간다.
독한 락스 냄새가 연신 코끝을 자극한다.

집사람은 살아있을 때 유독 락스 냄새를 좋아했다.
내가 화장실을 락스로 깨끗히 청소해주면 매우 기분좋아 했다.
나는 락스 냄새가 무지 싫은데,
집사람이 좋아하니 아무리 바빠도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화장실 청소를 락스로 해주었다.

일주일에 한번씩 화장실 청소를 하며
락스냄새를 맡으며
사랑했던 한 여인의 향기를 오늘도 기억하게 된다.


2007.11.17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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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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