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 "요즘 가계부 안써?"

집사람 : "응"

나 : "쓰기 싫어서?"

집사람 : "항상 마이너스여서 재미가 없어 쓰다가 치웠어... 당신이 써볼래?"

나 : "가계부를 재미로 쓰는 거야?"

집사람 : "그러면 당신이 쓰면 되겠네"

나 : "싫어. 남자가 무슨 가계부를 쓰냐?"

집사람 : "남자라고 가계부 쓰지 말란 법 있나?"

나 : "에이, 그래도 싫어"

19년전 남자가 무슨 가계부를 쓰냐고 큰소리쳤는데,
집사람이 국립암센터에 유방암으로 입원하여 투병을 시작하던 작년 7월부터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다.

봉급을 받아도
법원에 매월 개인회생부담금과 개인채무를 갚고나면 휑하다.
그나마 강의나 글을 기고하며 받는 돈으로 부족함을 메꾸어 나간다.

마이너스 가계부를 쓰는 일이 재미없어 안쓴다는
19년전 집사람 말이 시린 가슴을 파고 든다.
이런 적자 가계부를 안고 19년간 살아왔던
집사람에게 한 없이 미안해진다.

가계부를 쓰다보니 수입과 지출별로 세무항목을 만들어
수입과 지출 규모와 수준을 체크할 수 있고,
수입범위를 넘지 않도록 지출 항목과 욕망을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래도 부족함 속에서도 청약저축과 연금저축도 꾸준히 넣고 있으며
조금씩이나마 늘어가는 금액에 위안을 삼는다.
집사람이 살아 있었으면 청약저축과 연금저축 통장도 보여주었을텐데,
그러면 환하게 웃을텐데...

수입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궁리하고 새로운 도전고 계속 하게 된다.
한시라도 빨리 흑자 가계부를 만들고
우리 식구가 마음놓고 살 보금자리 집도 장만할 것이다.

2007.11.22.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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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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