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두 달동안 나를 힘들게 했던 근로복지공단 연구용역 자료를 1차 마무리하여 초고를 공동작업자인 신은종교수님과 인덕회계법인 이용기회계사님, 그리고 연구용역 주관기관인 근로복지공단 소진만차장에게 메일로 송부하고 기분쫗게 통근차에 몸을 실었다.
 
통근차에서 내렸는데 날씨가 차갑다. 아침 출근하기 전에 일기예보에서 저녁부터는 날씨가 추워진다더니 정말 신기하게 오후 들어서 기온이 내려가더니 내일 아침은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질 것 같다. 지금쯤 학원에서 공부하고 있을 쌍둥이자식들 춥지는 않은지, 학원 끝나고 집에 오면서 고생이 되지는 않을런지, 옷은 두툼하게 입고 갔는지 애비 머릿속은 쌍둥이들 걱정이 끊이지 않는다.

집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장모님이 불쑥 한마디 하신다.
"재명이 재윤이가 오늘 갑자기 만두가 먹고 싶다고 그랬는데, 내일은 만두나 사서 먹여야겠네"
부모는 자식들이 먹고 싶다는 걸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 한 사주고 싶어진다. 녀석들 요즘 부쩍 크는 시기이고, 지난주 2학기 기말시험을 치르느라 고생했는데 비록 비싼 고기외식은 못시켜줘도 만두는 실컷 먹도록 해주어야지.
 
저녁으로 고구마 세개에 토마토 하나를 얼른 먹어치우고 두툼한 파카를 입고 모자를 쓰고 장갑까지 끼고 집을 나선다. 장모님은 산책을 나가는 것으로 알고 계신다. 집에서 400미터쯤 떨어진 곳에 송가네칼국수집이 있는데 작년에 녀석들하고 외식하러 몇번 갔던 집으로 맛이 썩 괜찮다. 김치만두와 고기만두를 골고루 섞어 두팩 사가지고 왔다. 남자인 내가 만두를 사러왔으니 여자 사장님이 물에 넣고 딱 5분만 끓이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녀석들이 맛있게 만두를 먹는 모습을 생각하니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고 발걸음도 가볍다.

지나가는 차량들이 횡단보도길이 녹색 보행신호인데도 신호를 위반하고 씽씽 지나쳐 간다. 양심 불량한 사람들 같으니라고... 집에 도착하니 오니 마침 학원수업이 끝났다고 곧 도착한다고 전화가 왔단다. 그 사이 만두를 삶고 녀석들이 무거운 가방을 메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현관에서 녀석들을 꼬옥 안아주면서 아빠가 선물을 사왔다고 귀띔을 해주니 귀가 쫑긋해진다. 아빠가 만두를 사왔다고 하니 녀석들이 그렇지않아도 오늘 만두가 먹고 싶었다며 좋아한다. 녀석들이 만두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지켜보는 내내 마음이 뿌듯하다. 이게 행복이겠지!

싱글대디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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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야근! 회사 식당에서 가서 저녁 식사를 한다. 밥이 모래알을 씹는 것처럼 딱딱하고 입맛이 없지만 그래도 먹어야 한다. 치열한 삶의 전쟁터에서 내가 먼저 쓰러지면 안되지~ 싸울려면 에너지를 계속 공급받고 비축해 두어야 하기에 저녁 식사가 내키지는 않지만 밥 한 공기를 뚝딱 다 비운다.

지난 금요일부터 심하게 앓아 온 홍역이 오늘로 5일째인데 이제는 제법 면역력이 생겼는지 견딜만 하다. 그래! 나약하게 피하지 말고, 세상의 모든 어려움이 왜 나에게만 집중적으로 밀려오느냐고 쌍둥이자식들이 애비의 절박한 마음도 못알아준다고 야속해하고 원망하며 의기소침해 있지 말고 당당히 다가오는 고난과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 돌파해 나가는 거다. 원인없는 결과가 없듯이 지금의 모든 여건을 만든 사람은 남이 아닌 다 내 탓이고, 가장인 내 책임이 아닌가?

내가 처한 현재의 상황이 별로 내세울 것이 없어서 협상에서 칼날을 쥐어야 했고 그  바람에 상처를 입었지만, 다음에 오는 협상에서는 내가 반드시 칼자루를 쥐게 될 것이다. 반드시 그렇게 만들고야 말리라. 근로복지공단 연구용역이 끝나는 연말 이후, 사내근로복지기금 결산실무와 사내근로복지기금 예산실무, 사내근로복지기금 운영전략, 사내근로복지기금 진단실무 네 권의 도서집필을 마치고, 사내근로복지기금 회계프로그램까지 완성시킨 6개월 이후의 내 모습을 분명 달라져 있을 것이다.

자신감을 잃고 넘어져 있는 쌍둥이자식들도 내 사랑과 격려로 다시 일으켜 세우고 예전의 밝고 자신감이 넘치던 모습으로 회복시키리라. 그러기 위해서는 선봉에 서있는 나부터 열정과 자신감을 회복하고 어려움과 맞서며 도전하는 모습을 자식들에게 몸으로 보여주는 거다. 나에게는 아직도 시간과 기회가 많다. 지난 시절 혹독했던 실패를 교훈삼아 치밀한 계획과 용의주도한 준비로 이제는 성공신화를 하나 하나씩 내 손으로 써내려가리라!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당신에게 많은 빚만 남겨놓고 가서 미안해. 빚만 주렁주렁하고 아들만 셋인 당신에게 어느 여자가 시집을 오려고 할까? 착한 당신에게 내가 정말 큰 짐만 남겨놓고 가게 됐네. 정말 미안해!"

아내가 하늘나라에 가지 전 사흘전에 마지막으로 내게 했던 말이 이제는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지금 김차장님 같은 연배에는 적어도 아파트 한 채에 어느 정도 노후를 준비해 놓았어야 되는 시기 아닌가요?"
"연수입은 얼마나 되는 겁니까?"
"그리고 빚은 얼마나 남은 겁니까?"
"앞으로 계획은 무엇입니까?"
정말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차라리 솔직히 돈이 없으니 안된다고 했더라면...
"전라도 남자가 왜 경상도 여자와 결혼하려 하느냐?"
"품기에는 그릇이 너무 크다. 고생을 많이 하게 되니 단념해라"라는 말이 오히려 더 나를 비참하게 만든다.

목요일 밤부터 금요일과, 토요일 밤 내리 3일간 잠을 설치며 그 후유증 때문에 지독한 가슴앓이를 하고 있었다. 40대 이후 여성들의 결혼의 제일 큰 전제조건이 경제력이라는 어느 앙케이트 조사결과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경제력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내 삶에서 가장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애비는 힘든데, 쌍둥이들은 3일째 학원수업을 가지 않았다고 문자메시지가 온다. 엎친데 덥친 격이다. 얼마나 심신이 지쳐가는지 지난 토요일 설악한화콘도에서 열린 '2010년 한화콘도 우수법인사 초청행사'를 가는 도중 잠시나마 이 세상의 끈을 놓는 상상까지 했었다.

오늘 한소망교회에 도착하여 장경동목사님이 설고하시는 저녁예배 시간이 일러 잠시 북카페에 들러 펼쳐든 책이 '기도의 힘'이었다. 읽어내려가는 도중 내 눈을 사로잡은 성경귀절이 있었고 나는 비로소 마음의 자유함을 얻게 되었고 4일간의 길었던 고통과 방황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 성경귀절은 마가복음 14장36절이었다.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싱글대디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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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마지막날, 교회를 다녀와 오후 3시부터 1시간정도 낮잠을 잤다. 연일 야근을 했던 탓인지 정신없이 잠을 자다가 휴대폰 벨소리에 잠을 깼다. 번호를 보니 모르는 번호...벨소리가 딱 한번 울리고 끊어지는 걸 보니 잘못 걸려온 전화이거나 스팸전화겠지. 11월 하순 자동차보험 만기를 두고 왠 화재보험사들에서 전화가 많은지.... 별로 달갑지 않다.

한번 깨니 다시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산적한 일들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자리를 박차고 이른 저녁을 챙겨 먹고 회사 사무실로 향한다. 집 컴을 쌍둥이들이 만진 이후 아래아한글이 깨져서 한글작업을 할 수가 없고 또 집에서는 왠지 정신집중이 되지 않아 일 성과가 오르지 않는다. 그리고 내가 집에 있으면 장모님도 불편하신 듯 거실에서 TV를 못보시고 방으로 들어가 작은 아나로그 TV를 보신다. 쌍둥이들은 학교 모둠숙제를 한다고 교회를 다녀오자마자 두 녀석 모두 밖으로 나가고 집안은 조용하다.  

토요일, 내책쓰기클럽 안수경님이 시월의 마지막날에 열리는 금난새 음악회 초대권을 주었지만 갈 형편이 아니라서 사양했다. 아니 솔직히 이야기하면 함께 갈 상대가 없어서 사양했다. 이제는 그런 자리에 혼자서 다니기도 왠지 부담스럽다. 대부분 인인들이나 부부동반으로 참석하는 분위기이니 싱글인 내 자신이 그런 자리를 스스로 피하게 된다.

일산에서 여의도까지 가는데 자유로도 꽉 막힌다. 야외로 데이트나 놀러나갔다가 귀가하는 사람들이다. 휴~~ 나도 언제쯤이나 저런 여유를 부리며 살려나? 밀린 자유로에서 좌우를 둘러보니 자가용 안에서 담소를 나누는 젊은 커플들이나 중년의 부부들 모습이 참 행복해 보인다. 가을 들어 유독 저런 모습들이 자주 내 눈에 띄는 걸 보니 내 마음이, 아니 내 옆구리가 많이 허전한가 보다.^^

평소보다 15분정도 더 걸려 사무실에 도착하여 밤 12시까지 꼬박 밀린 일을 처리했다. 이번 이사회에 올릴 회사 규정 개정도 손을 보고, 사내근로복지기금카페에 올려진 회원들 질문에 대한 답글도 작성하여 올리고, 모 사내근로복지기금의 기금분할 및 신규설립에 대한 프로젝트도 처리하다보니 금새 시계가 자정을 가리키고 있다.

자정이 넘어 책상을 대충 정리하고 사무실 문을 잠그고 나오는데 비로소 '아하~ 오늘이 시월의 마지막 밤이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일 속에 파묻혀서 보낸 시월의 마지막 밤~ 그래도 나는 행복하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내일 화요일이 아내 4주기 기일.... 참 시간도 빨리도 지나간다. 오전에 장모님을 모시고 농협하나로마트를 다녀왔다. 아내 제사상에 올릴 과일이며, 고기류, 나물류를 준비한다. 사과, 배, 포도, 감(감은 시골에서 보내주었는데 너무 작아서 마음에 들지 않은지 새로 사셨으면 하는 눈치셔서 샀다), 밤, 곶감...

메론이 있기에 메론은 안사느냐고 물으니 사고는 싶은데 돈이 많이 나올까봐 그냥 두자고 하신다. 메론 하나에 6800원. 크고 좋은 것으로 하나 고르시라고 했더니 표정이 밝아지신다. 평소 까다로웠던 딸자식이었던지라 과일이며 음식을 장만하고 준비하는데도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라고 푸념하신다. 아내가 와서 "엄마는 이것을 나보고  먹으라고 준비했어"하고 야단칠 것만 같단다.

토요일은 화장실 청소를 깨끗히 하고, 일요일에는 안방도 대청소를 하며 깨끗히 치웠다. 안방에 쌓아둔 신문이며 업무관련 인쇄물, 노동부와 국세청에서 받은 예규들, 타 사내근로복지기금 상담한 자료들, 스크랩을 하다 둔 오려낸 신문조각들이 많이 쌓여있었는데 자료들은 대충 분류하여 버릴 것은 버리고 책을 쓰고 연구용역에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자료들은 정리하여 한 곳에 가지런히 정리를 해두고, 스크랩을 하다만 자료들은 당장 할 시간이 없으므로 베란다로 치워두었다.
 
아무래도 연구용역과 책 집필이 다 끝나야 집안에 있는 자료들이 정리가 될 것만 같다. 아내가 생전에 이런 지저분한 모습을 보았더라면 당장 호통을 치며 빨리 치우라고 난리가 났을텐데, 아무래도 아내가 하늘나라로 간 이후 잔소리를 하는 사람이 없으니 내 생활이 점점 느슨해져가는 것 같다. 또 다른 면에서는 시간이 부족한 점도 있겠지...

저녁때는 안방 매트도 걷어내 바닥도 닦고, 이불도 털고, 주방이며 거실도 구석구석 걸래로 깨끗히 청소를 한다. 쌍둥이들이 이제는 알아서 애비를 도와줄 나이도 되었건만 눈치코치 없이 지들 일만 하고 있다. 꿀밤을 한대씩 때려주고 싶지만 자발적으로 도와주고 지들이 할 때까지는 꾹 참고 내가 할 생각이다. 쌍둥이들도 어른이 되고 결혼을 하면 애비가 청소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그때는 지들 집안청소를 하겠지.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이 길일은 길일인 모양이다. 아파트에도 이사를 가고 새로 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여기저기 모임도 많다. 고등학교 3학년 친구들 반창회에, 대학때 활동했던 써클의 선후배들이 모두 모이는 날이자 고향 마을친구들 모임날이기도 하다.

멀리 남쪽바다에서 자랐는데, 지금은 친구들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서 살고 있다. 그러니 향수병을 달래고자 두 달에 한번씩 주기적으로 부부동반으로 만나 그간의 친구들 근황도 들으며 웃고 떠들썩하게 소줏잔도 기울이고, 고스톱도 치곤 한다.

모처럼 마을 친구들을 만나러 가야 하는 날인데도 나는 오늘 사무실에 출근하여 일을 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에서 연구용역을 받은 '중소기업의 선진기업복지제도 도입지원방안' 중에서 내가 분담한 '사내근로복지기금 회계처리실태 및 개선방안'을 오늘까지 중간보고를 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평일에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여의도, 우리 사무실도 오늘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하다. 가끔 내가 컴 자판기를 두드리는 소리만 사무실의 고요한 적막을 깨운다.

정부 돈이 결코 공짜가 아니라는 사실, 한번 맡은 일은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프로처럼 철저히 마무리를 주어야 한다는 사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내 브랜드네임이 높아지고, 내 자신의 전문성 또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어가는 걸 느낀다.

일 마무리를 해놓고 아마 집에 늦게라도 가면(자정을 넘어야 할 것 같지만...) 오늘 만나지 못한 보고 싶은 친구들 얼굴과 그리운 얼굴을 생각하고 떠올리며 혼자서 소줏잔을 기울일 것 같다.

이 가을, 가수 이용이 가장 1년 중에 가장 바쁘다는 10월의 마지막 밤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그때 나는 누구랑 무얼 하고 있으려나? 그러고 보니 10월의 마지막날이 일요일이네??? 우리 쌍둥이들과 한참 씨름하고 있겠군.ㅎㅎㅎ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발표한 서울 화곡동 모 중학교 30대 유부녀 여고사가 자신이 담임을 맡고 있는 반 15세 남자 제자와 수차례 성관계를 가졌다가 남자의 휴대폰에 찍힌 문자메시지를 본 아이 엄마의 신고로 경찰에 불구속기소되었다가 처벌할 근거가 없어 곧 풀려났다는 충격적인 보도기사를 읽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나도 세 아들을 둔 애비로서, 요즘 예민한 사춘기에 접어든 중학교 1학년짜리 아들쌍둥이를 때문에 좌불안석이고 녀석들이 행여나 나쁜 길로 빠지지는 않을지 일거수 일투족을 살피느라 신경이 곤두서있는 마당인데 이런 기사를 접하니 맥이 풀리고 교사에 대한 신뢰가 흔들린다. "서로 좋아서 한 것이었고, 댓가는 없었다"는 말에 처벌한 근거가 없어 풀려났다니 할 말이 없다. 사랑은 국경도 나이도 초월한다지만, 그래도 상대는 이제 갓 15살인 중학교 3학년 제자가 아닌가?

세상에는 불문율과도 같은 도덕과 규범이 있다. 도덕적으로 가장 모범을 보여야 할 교사가, 가정을 가진 상황에서 자식같은 제자와 그런 성관계를 갖고 싶었을까? 자식 또래의 제자를 상대로 그리도 성적인 욕망을 채우고 싶었을까?

어쩌다 우리나라가 도덕적으로 이리도 문란하게 되었나? 어쩌다 이런 사람들이 교사가 되었고, 교단에 서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지? 가뜩이나 인터넷에서 넘쳐나는 성인물 때문에 집에서 쌍둥이들이 숙제한다고 컴 앞에만 앉아 있기만 해도 행여 스팸성 성인물을 접하게 되지는 않을지 마음이 좌불안석인데....

'성관계=결혼'이라는 보수적인 생각을 가지고 사는 내가 답답한 걸까?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연애와 결혼에서는 보수, 골통이라는 비아냥을 듣더라도 서로 부부라는 관계로 맺어지지 않는 육체관계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 상대에게 순결을 강요하기 이전에 나부터 순결을 지켜야 함이 옳지 않을까?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 추석때 3년만에 고향을 내려갔더니 시골집에 있는 TV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올해 10월말까지 내가 42인치 LCD TV로 사드리겠다고 전 가족들 앞에서 덜컥 공언을 해버렸다. 우리집에는 3년전에 구입한 42인치 LCD TV가 있는데 올 2월달에 아버지가 전립선암 수술을 위해 올라오셔서 보시고 마음 한켠으로는 서운하셨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집은 장모님 때문에(장모님이 2007년 5월에 양쪽 눈을 백내장 수술을 하시는 바람에 TV를 편하게 보시라고 LCD TV로 교체해 드렸다) 바꾸었지만 아버지께는 사드리지 못해 자식으로서 너무 죄송했다. 나를 자식으로 둔 것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는 아버지이신데... 내가 남겨진 빚을 갚아나가느라 빠듯하게 살고있는 중이라 마음처럼 선뜻 선물을 해드릴 기회가 오지를 않았다.

내년에 어느 정도 빚 정리가 되면 바로 마련해드려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참이었는데, 이번 추석에 집에 가보니 셋째 동생이 올 여름에 집 안방에 벽걸이 에커컨을 장만해드린 것을 보고 맏이인 내가 너무도 부끄러웠다. 마침 10월달에 이틀 강의가 계획되어 있고 또 주머니 사정이 어려우면 다음으로 선물계획을 연기해 버릴 것만 같아 여러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공개선언을 하게 되었다. 어제 강의를 마치고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교육원 사장이 간절한 내 의중을 읽으셨는지 바로 강사료를 입금해 주셨다.

막내에게 전화를 하니 마침 시골에 머무르며 농사일을 도와주고 있다고 하기에 막내 계좌로 돈을 송금해주며 바로 구입해서 설치까지 마쳐달라고 당부를 했다. 나야 불편하고 어려우면 조금만 참고 살면 되지만 어버이는 돌아가시면 끝이겠구나, 살아계실제 하나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것 해드리고 챙겨드리고 잘해드려야겠구나 생각하니 이제야 마음이 홀가분하다.

큰애와 쌍둥이자식들에게도 아빠가 지난 추석때 시골 할아버지께 사드리겠다고 약속한 LCD TV를 오늘 강사료를 받아 선물해 드렸다고 말했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다음주가 가장 바쁠 한 주가 될 것 같다. 근로복지공단 설문서를 전국 1220개 사내근로복지기금으로 발송해야 하고, 13일은 수원에 있는 회사 연수원에서 퇴직하시는 선배님들을 대상으로 한시간 강의, 14일과 15일은 이틀 과정으로 CFO아카데미에서 '사내근로복지기금 기초과정' 강의, 토요일은 군대에 가있는 큰애 면회 예약...

CFO아카데미 강의 교재를 작성하기 위해 일요일에도 사무실에 출근을 했다. 방해받지 않고 단시간에 집중을 하자면 사무실만한 공간이 안성마춤이다. 아직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이렇게 일에 치여 살때면 나를 한명만 더 복제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해본다. 회사 내 일을 하면서, 복제된 또 다른 나는 쌍둥이들을 챙기면서 추가로 추간하려는 책 원고도 쓰고, 카페에 글도 쓰고... 과연 그런 날은 내 생전에 올 수 있으려나?

8일밤부터 근로복지공단 설문서를 집으로 가져와 일일히 회신용 봉투에 넣어 270원어치 우표를 붙이고 사내근로복지기금 회계처리실태조사를 위한 설문서를 접어서 넣고 다시 고용노동부 설문작성 협조요청 공문과 함께 접어넣고 봉하는 작업을 하는데 허리도 아프고 집중하다보면 눈알이 빠질 것만 같다.

작업을 하는 아내 생각이 절로 난다. 아내가 살아있었더라면 만사 제쳐놓고 손발 걷어부치고 나를 도와주었을텐데... 항상 내 입장에 서서 나를 응원해주고 몸을 사리지 않고 도와주었던 아내였다. 2004년 9월 무려 7년간의 작업끝에 1350페이지에 이르는 '사내근로복지기금 운영실무' 책자를 펴냈을 때 인세를 고스란히 아내에게 갔다 주었다. 내가 책을 낼 수 있도록 후원해준 아내에게 보답하는 마음에서...

쌍둥이들을 잡고 우편번호 검색을 해달라고, 한 사람당 610개씩을 마치면 15,000원을 수고비로 주겠다고 구슬러 시작을 해보았지만 처음 10분정도 하더니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이내 PC게임으로 빠져버린다. 그렇지, 너희들이 10월말까지 연구용역을 마쳐야 하는 애비의 절박한 마음을 안다면 이미 철이 들었겠지.... 애비는 눈이 빠져라, 설문서를 접어 회신용 봉투에 넣느라 손에 물집이 잡혔다고 손을 보여주어도 PC게임 못해서 애닳아하는 쌍둥이자식을 보고 있노라니 아내의 빈자리가 더 커보이고 생각이 난다.

부부의 인연이 있다면, 나와 아내가 만날 수 있었던 그 인연에 감사하고 또 한편으로는 너무도 빨리 그 인연을 마감하게 만든 그 인연에 아쉬움을 느낀다. 참으로 좋은 여인이었고, 내 인생의 둘도 없던 길벗이었는데...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 부서 체육행사를 마치고, 집에 들러 대천항에 있는 보령수협에서 산 꽃게며 대하, 병어를 집에 내려주고 샤워를 하고 곧장 회사 사무실로 향한다. 일이 밀려있어 기한 내에 처리하자면 어쩔 수가 없다. 달력을 보니 아내 기일이 3주도 채 남지 않았다. 대천항에서도 왔다갔다하며 계속 눈여겨 본 것이 아내 제사상에 올릴 생선이었다. 지역간 제사음식 문화에 대한 차이가 있어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과 생선이 조금씩은 다르다.

우리 고향에서는 장대라는 생선이 빠지지 않는데, 장모님은 장대라는 생선은 올리지 않는다. 대신 병어와 민어, 문어, 낙지는 빠지지 않는다. 장모님 생선 고르는 눈이 워낙 까다로워서 사고나서도 잘 샀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어 여지간하면 나는 생선을 사지를 않고 알아서 사시라고 장모님께 돈으로 드린다. 보령수협 공판장에서 큰 병어같이 생긴 생선이 있었는데 나는 병어라고 했더니 중간 도매상 아주머니가 병어가 아니란다. 무슨 이름을 대는데 처음 듣는 생소한 생선이름이다. 한 궤짝에 큰 것 4마리가 들었는데 45,000원이란다. 집으로 전화하여 장모님께 "큰 병어가 한 짝에 4마리가 들어있는데 사갈까요?"하고 여쭤보니 "그 큰 병어를 4마리나 사가지고 어디에 쓸랑가?"하시며 사오지를 말란다.

그래도 남편인 내가 고른 크고 좋은 생선으로 올려주고 싶었는데, 이 마저도 여의치가 않네. 그러나 어찌하겠는가? 나에게는 마누라였지만, 장모님은 딸자식이었는데... 해마다 연로해가시는 장모님이 해마다 연로해 가시는 장모님인데, 앞으로 딸에게 제사상을 차려주면 몇번이나 더 차려주겠는가 싶은 마음에 내 뜻을 접게 된다. 대신 살아있는 꽃게 6킬로(1만원 깍아 5만원), 대하 2킬로(3만원), 병어 조금 큰 것을 골라 5마리에 만원에 구입하고 갑오징어 한짝에 45,000원 하는 것은 부서원들과 함께 공동구매하여 네명이 나누었다.

그냥 돌아서려다 그래도 아쉬워 병어는 짝으로 팔지 낱개로는 팔지않는다는 도매상 아주머니에게 한번 더 사정해 보기로 했다. "아주머니! 곧 마누라 제사인데요, 마누라 제사상에 올릴려고 합니다. 큰 것으로 5마리만 파시면 안될까요?' 했더니 아주머니가 내 얼굴을 쳐다보더니 "마누라 제사상에 올린다는데 안주면 안되지요~"하며 병어 두 짝 중에서 제일 큰 것으로 골라 5마리를 담아준다.

집에서 쌍둥이들이 반찬으로 잘 먹는 갈치를 좀 살려고 했더니, 갈치가 너무 작아서 사가지고 가면 장모님에게 또 핀잔을 들을 것 같아 그만두었는데 장모님이 말씀하신다. "이런 것 말고 갈치나 있으면 좀 사오지 그랬는가?" 기다렸다는 듯이 내가 "그렇지 않아도 갈치를 좀 사려고 돌아다녀봤는데 너무 잘아서 안샀습니다"하니 짧게 "잘했네~" 하신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0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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