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고
내 귀를 의심했다.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정부애서도, 국가 차원에서도 단 한 푼의
지원도 없었고 심지어는 블랙리스트 작가로 지정해
경기도 교육청에서는 작가의 책까지 강제로 폐기시켰으니.
그런데도 이런 엄청난 기적이 일어났으니 세상은
아직도 살만한 가치가 있다.
덕분에 로비해서 노벨상을 탔다는 소리는 안 듣게 생겼다.
어제, 구조해서 키우던 당당이가 사라져 찾느라고
한바탄 소란을 피웠다. 그 전날 저녁에 녀석의 발톱을
깎였더니 깎는 도중 내내 하악질을 해대며 신경질을
부렸고 그 이후 삐져서 거실 소파 밑으로 들어가
숨어서 나오지를 않았다고 한다. 그 잘 먹던 습식
사료를 주어도 나타나지를 않았다.
공교롭게도 아내가 배송해온 쿠팡 먹거리를 들이느라
잠시 현관 문을 열었었는데 그 틈을 이용해 밖으로
도망쳤나 밖으로 나가 아파트 계단, 지하주차장까지
찾았다. 내가 소파 밑을 자세히 관찰해 보니 깊은
구석에 작은 물체가 웅크리고 눈만 반짝이고 있었다.
녀석을 찾았다.
지난 32년간 사내근로복지기금 업무를 하면서
경영학석사, 박사학위 논문을 쓰고, 사내근로복지기금
책을 집필하기 위한 자료를 찾기 위해 대한민국을
뒤지고 다닌 촉각과 경험이 없어진 것이나 물건을
찿는데도 요긴하게 활용된다.
용불용설. 쓰면 쓸수록 사람의 재능은 발전하고,
안 쓰면 안 쓸수록 녹슬고 퇴화하는 법이다.
오늘 걸어서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출근하는데
학동역 맥도날드점이 폐점을 하고 1층을 깨끗히
치우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건물주가 빠뀌었단다.
예전에 산 건물이었으니 건물주가 나이가 들어
생전에 자식들에게 증여를 해주려나 보다.
인간의 반목과 갈등의 기저는 탐욕이다.
부모의 소망은 자식들이 살 살고, 화목하게 잘 지내는
것이니 생전에 재산 분배를 마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겠지. 이렇게 부의 대물림을 계속되고.....
그러나 자신의 파땀으로 이룬 재산이 아니다 보니
재산관리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그래서 부자의
재산이 3대를 이어가기 어렵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래서 《주역》에서는 음와 양이 계속 바뀌고 반복되는
것이 道이고 자연의 질서라 했다.
힘들어도 참고 견디며 노력하다 보면 기회가 있고
행운이 찾아올 수 있는 세상이다.
온갖 역경과 핍박 가운데에서도 노벨문학상 수상의
쾌거를 일구어낸 작가 한강이 이를 보여주었다.
그래서 세상은 아직도 살만하다.
김승훈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장(제1호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경영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