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예과 2년, 본과 4년을 거쳐 국가의사고시를 통과하면
의사 자격증이 주어진다.
이때 남자들은 두가지 선택의 길이 있다.
하나는 군 입대 또는 공중보건의 길이고
다른 하나는 전문의 과정이다.
전문의를 따려면 인턴 1년과 레지던트 4년의
험난한 수련과정을 거쳐야 한다.
의과대학을 떠나 가고자 하는 인턴 병원을 찾아
1차 이동이 시작되는데 당락은 성적이 기본이다.
인턴은 종합병원의 각 과를 순환으로 돌며
각 과를 경험하게 되고 인턴 마지막에 전문의 과가 결정된다.
인기과는 경쟁이 치열하다.
정신과, 피부과, 성형외과는 상위 1%에서 5% 이내가
가는 자리라고 한다. 인턴을 마치고 원하는 과를 찾아
2차 이동이 시작된다.
가장 힘든 기간이 인턴 1년과 레지던트 1년......
둘째 하는 걸 보니 2년간 거의 병원에서 24시간을 보낸다.
이렇게 레지던트 4년을 마치고 과정을 통과하면
과락없이 가장 빨리 통과하면 11년만에 전문의가 된다.
이제 남자들은 군입대를 해야 한다.
의대를 졸업하고 국가의사고시를 통과하고
군입대를 하면 계급이 중위이지만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입대하면 대위 계급장이 주어진다.
그만큼 경력을 계급과 호봉으로 반영해준다.
남자는 의대를 입학하여 가장 빨리 마치면 13년,
나이는 훌쩍 33살의 중년이 된다.
그래서 13년, 아니 고등학교 3년을 더하면 16년간
오랫동안 의사 자식을 뒷바라지한 부모는
보상심리가 생기는 모양이다.
전문의 과가 정해지는 레지던트 2년차에 맞선
자리가 가장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
딸자식을 가진 집에서는 일정부분 부담을 감수하고라도
안정된 직업으로 의사를 찾는 것이 이해가 된다.
셋째가 간호사인데, 한집에서 의사와 간호사가 함께 있으니
아내는 딸에게 배우자로 기왕이면 의사를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럼 나는 아내에게 말한다. "그럼 병원 차려줄 돈은 있수?"
둘째의 힘든 의사가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 보노라니
희망과 냉정한 현실 사이에서 감정이 교차된다.
김승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