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선릉사우나에 가서 몸을 씻고
뽀송뽀송한 상태로 사우나 문을 나섰다.
집으로 오는 길 옆에 마트 입구에 전시된 수박이
참 복스럽고 먹음직하게 생겼다.
가격도 11900원이면 착한 가격이고.
순간 가족들 얼굴이 떠오른다.
엊저녁에도 퇴근한 딸이 집에 들어오자마자
시원한 수박이 없느냐고 물었는데.......
족히 11킬로그램은 되어 보인다.
이 더운 날씨에 이걸 사서 집까지 들고가? 말어?
갈등보다도 앞서는 것이 아버지로서의 책임감이다.
어깨에 매고 마트 문을 나서는데 주인아저씨 왈~
"싸게 사가시는 거예요. 다른 데서 이런 수박 사려면
족히 23,000원은 주어야 됩니다."
무거운 수박을 들고 800미터를 걸어 집에 오니 온 몸이 땀이다.
막상 수박을 사오니 아내와 다섯자식 얼굴들이 눈에 아른거린다.
맛있는 음식을 볼 때마다 다섯자식 중 밖에 나가있는 자식
넷 얼굴들이 눈에 어른거리고 마음 속이 짠한 것을 보니
나도 어쩔 수 없이 자식 걱정하는 애비인 것 같다.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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