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는 화장실 청소며, 가습기 청소도 정기적으로 했었는데 요즘은 뜸해진다.
바쁘기도 하지만 왠지 기분이 나지 않는다.

집사람이 있을 때는 화장실 청소를 해주면 참 좋아했다.
락스로 청소를 해주면 독한 락스냄새임에도 좋다고 하고 고맙다고 했다.
집사람이 좋아하니 자연히 자주 하게 되는 법이다.

그동안 재명이와 재윤이가 가습기 속이 지저분하다고 몇번이나 이야기를
했는데도 알았다며 그냥 지나쳤다. 내가 보아도 누런 이물질이 깊숙이 끼어
있는데 아무래도 큰 작업이 될 것 같아 뒤로 미루었던 것이다.
 
그동안은 가습기 청소를 대충 속만 닦아냈었는데 오늘은 아예 마음 먹고
나사까지 풀어가며 구석구석까지 모두 닦아냈다. 그동안 골이 깊고 좁아 손이
닿지 않아 청소하지 못한 깊숙한 곳까지 솔이며 긴 드라이버, 송곳을 이용하여
깨끗히 청소를 한다. 연말을 맞아 느슨해진 마음을 반성이라도 하듯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청소를 하며 마음을 다잡아 본다.

가습기는 자주 청소를 하고, 물도 자주 갈아주어야 하기에 불편하다.
재명이와 재윤이에게 청소를 맡기기는 이르고, 집안 소소한 청소들 모두가
내 몫이다. 학교를 다닐 때부터 자취생활을 하며 혼자살이와 청소와 익숙해진
탓인지 결혼 후에도 내가 청소를 도맡아서 하는데도 힘들다거나 귀찮다는
생각은 별로 해보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의 싱글대디의 역할에도 힘들지만
참아내는가 보다.

맞벌이를 하다보니 부부가 역할 분담을 하며 서로 도와줄 수 있는 사항은
도와서 빨리 일을 마무리하고 쉬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서였다. 내가 이렇게
가사를 도와주는 것을 생전에 집사람은 매우 고마워했다.

동규와 쌍둥이자식들도 앞으로 자라서 아빠가 되면 가장에서 큰소리치며,
군림하려 드는 아빠가 아닌 가사를 도우며 가정에서 봉사하는 자상한 아빠로
살았으면 한다. 리더나 가장이란 위에서 군림하는 자리가 아닌 봉사하고
섬기는 자리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 재명이와 재윤이와 손잡고 미장원에 머리를 짜르려 가는데 두 녀석이
약속이나 한 듯이 나에게 동시에 묻는다
"아빠!  아빠는 이번 대통령선거에 누구를 찍으실 거예요?"
"응, 아직까지 누구를 찍을지는 결정하지 않았는데... 아빠는 마지막까지
선거공약이나 사람 됨됨이를 지켜보고 찍을 사람을 결정할거야"
"아빠, xxx후보를 찍으면 좋겠어요"
"왜?"
"xxx후보가 70~80세까지 일하도록 만들어 준데요"
"아빠가 80세까지 일해서 재명이와 재윤이 뒷바라지를 해달라는 거네?"
"어? 어떻게 아셨어요?"

요즘 애들이 이렇게 영악하다.
집사람과 나는 동갑이었다. 39살에 낳은 늦둥이 자식이 사내 쌍둥이자식이어서
졸지에 자식들 모두 방울이들만 셋이 되고 말았다.
나도 나이가 머지않아 50이 되는데 재명이와 재윤이도 그게 적지않게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아빠가 지들 대학까지, 박사가 되기까지 뒷바라지를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재윤이는 박사가 되어 교육부장관이 되고 싶어하고 재명이는
수학을 좋아해서 박사가 되어 서울대학교 수학과 교수에다 서울대학교 총장이
되고 싶다고 장래 희망을 이야기한다.

자기네가 박사까지 되려면 못해도 30살까지는 뒷바라지를 해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요즘 아빠 건강해야 한다고 안마도 해주고, 건강까지 챙긴다.
지지난주엔가 야근을 많이 하면 암이 잘 걸린다는 뉴스를 듣더니 야근이 무슨
뜻이냐고 묻기에 회사에서 밤 늦게까지 일하는 것이라고 했더니 요즘은 매일
"아빠! 야근하면 암에 잘 걸린데요. 너무 밤 늦게까지 일하지 마세요"하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속이 뻔히 들여다 보이지만 그래도 밉지는 않다.

애비가 어미 없는 몫까지 열심히 살아야지. 자식을 사회에 바른 리더로 키워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 아니겠는가? 내가 하는 행동이나 역할을 보면서
자식들도 그대로 보고 닮고 자란다. 부모가 고난과 역경에도 좌절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살면 자식들도 긍정적인 삶을 살게 된다.

부모가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단어를 쓰면 자식 또한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단어를 쓰고 삶도 희망적이고 긍정적으로 살게 된다. 내가 비록 물질적으로는
풍족하게 자식들에게 해주지는 못하지만 나는 다른 어느 아빠보다도 말과
행동으로 흔들리지 않고 열정을 품으며 애비로서 가정의 버팀목이 되는 내 
역할에 충실하려 노력하고 있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재명이와 재윤이는 7분 차이로 태어난 쌍둥이다.

쌍둥이 중에 막내인 재윤이는 엄마 성격을 쏙 빼다 닮아 눈치도 빠르고,
머리 회전이 빨라 제빨리 눈치를 보고 자신이 잘못한 것은 얼른 알아서 사과도
하고, 자신에게 불리하면 얼른 화제를 바꾸고 버린다. 혼내려고 했다가도
녀석의 약싹바른 처신에 그저 알면서도 웃고 넘어가거나 대충 속아주기도 하고
다음부터 하지 말라고 하며 용서를 하는 등 사고나 나도 빨리 마무리가 된다.

반면 형인 재명이는 그렇지 못하다. 나를 닮았는지 눈치가 없고 고집이 보통이
아니다. 한번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무리 유혹이 있어도 하지 않고, 한번 하겠다는
것은 해내고 마는 끈기와 인내심이 강하다. 그만큼 자기 논리가 강하고 주관과
소신이 뚜렷하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재윤이는 숙제를 하라고 하면 했다고 대충 속이고 노는데 시간을 보내다 학교에
가기 직전에야 부랴부랴 숙제를 하거나 형인 재명이에게 숙제하는데 도와달라고
해서 한바탕 난리를 치게 만든다. 재명이는 숙제는 자신이 노력하여 해야 한다며
잘 도와주지 않는다.

재명이는 숙제도 스스로 알아서 한다. 학교를 갔다오면 숙제부터 혼자 끝낸다.
내가 퇴근하고 돌아오면 풀지 못한 문제만 나에게 내밀며 도와달라고 한다.
공부만큼은 걱정이 되지 않지만 너무 고지식해서 주변에 친구가 많지 않다.
학교나 학원에서 숙제나 문제를 푸는데 친구들이 가르쳐달라고 해도 숙제는
자신이 책이나 전과를 보며 공부해서 스스로 풀어야 한다고 가르쳐주지 않는
녀석 때문에 요즘은 신경이 많이 쓰인다. 재윤이는 친구를 잘 사귀고 친구들도
많은데 재명이는 친구가 없으니 이 또한 고민이 된다.

재명이는 공부를 잘해 반에서 2등을 하고 전교에서도 3등을 한다지만 이렇게
고지식하고 원리원칙이니 학교에서도 친구들에게 자주 왕따를 당하는 모양이다.
요즘 애들 속어로 '재수없는 넘'이 된 셈이다. 그래서 재윤이보다는 재명이
일거수 일투족에 더 신경이 쓰인다.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고 사회는 자신의
지식만 가지고서는 살 수 없고 서로의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며 시너지를 높여
가치를 창출시키며 성과를 평가받게 되어 있는데 고지식한 성격으로는 조직에서
융화하며 살아가기가 힘들다.

어젯밤도 재명이에게 옷을 갈아입고 자라고 하니, 할머니께서 자기 전에 옷을
갈아입으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애비가 옷 갈아입고 자라고 시키는데도
멀뚱멀뚱하며 옷도 갈아입지 않고 그냥 있기에 야단을 쳤다. 그러면서 기회라고
생각되어 평소 내가 생각한 우리집 자녀 교육관도 함께 알려주었다.
첫째, 자신의 일은 시키기 전에 스스로 하자. 특히 숙제는 학교를 다녀오면 즉시
끝내놓고 쉬도록 하자.
둘째, 인사를 잘하자. 선생님이나 친구를 만나면 먼저 웃으면서 인사를 하자.
전화를 해도 "안녕하세요! 저는 xx친구 재명(재윤)이입니다. 친구 xx를 좀
바꾸어주십시오"라고 말을 하도록 했다.
셋째, 질문을 하면 즉시 대답을 하자. 특히 재명이가 물어도 대답을 하지 않아
자주 오해를 사곤 한다. 상대방이 물어도 대답을 하지 않으면 상대를 무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되므로 꼭 대답을 하도록 하였다.

조용히 잠든 두 녀석의 모습을 보며 둘이 성격을 각각 50%씩 섞어 놓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저녁 한소망교회 셀모임을 마칠 무렵인 밤 10시 15분에 재윤이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아빠! 내일 준비물로 마블을 준비해야 해요"
"문구점 가면 살 수 있니?"
"네, 빨리 가셔야 해요"

비가 내리는데 문구점까지 서둘러 갔더니 평소 잘 다니는 문구점은 이미 마블이
다 떨어졌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길 건너 문구점을 가서 사가지고 왔더니
집안이 가관이 아니다.

재명이와 재윤이 둘 다 학교모둠 숙제 때문에 나갔다가 밤 9시 40분에야 집에
와서 학교 책이며 노트, 학원 교재 등을 거실에 널려 둔 채로, 요거트며 음료수를
먹느라 컵이며 가방, 책으로 거실이 온통 난장판이다. 이미 장모님은 9시가 넘으면
방에 들어가 주무시고 계시고...

숙제도 챙겨놓지 않고 여지껏 둘이 장난만 치고 있는 녀석들을 한대 쥐어박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어 부랴부랴 숙제와 준비물부터 정리하여 챙기고, 학교 가방이며,
학원 가방까지 모두 마무리시키고 재우니 밤 11시 30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오늘 목표가 "사내근로복지기금 회계실무" 교재를 50페이지 쓰는 것이었는데
오늘은 도저히 목표를 채우지 못할 것 같다. 애들 때문에 신경을 쓰고 고함을
질렀더니 목도 뻐근해지고 몸까지 피곤해진다.

세상에 쉬운 일이 없음을 느끼게 한다. 집사람의 빈자리도 갈수록 커짐을 실감한다.
오늘 회사 경영본부장님을 모시고 점심 식사를 하면서 본부장님이 쌍둥이자식들은
잘 크냐고 물으신다.

많은 부부들이 서로 헤어지지 않고 늙어 갈 때까지 함께 해로하며 사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이며 행복인지를 모르고 산다. 아무리 미운 남편이며, 마누라라고, 미인도
아니고, 음식 솜씨도 형편없고 재테크 능력도 없어 가족들 호강도 시켜주지 못한다고
눈에 보이는 것마다 못마땅한 구석 뿐이라고 얼굴을 붉히며 살아도 그래도 한지붕
밑에서 함께 오래도록 사는 것을 행운으로 여겨야 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얼굴이나
돈이 아닌 미운情, 고운情으로 살게 된다고 한다.

바깥 직장생활과 집에서는 엄마 역할까지, 쌍둥이들 숙제며, 준비물까지 챙기며
남들보다 몇배나 분주하고 바쁜 싱글대디의 삶을 살려니 생활이 더 힘들어진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데 까지는 최선을 다하려 한다. 盡人事待天命이라고 그
이후는 하늘과 하나님 뜻에 맡기려고 한다.

나에게 이런 시련과 고난을 주는 것 또한 뜻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세상을 향해
불평을 쏟아내기 보다는 주어진 삶이 그나마 더 이상 악화되지 않게 해준 것에
감사하며 최선의 방법을 찿아가며 헤쳐나가기 위해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는 삶을
살아가고자 한다. 최선을 다한 후에 주어진 결과는 담대히 받아들이고자 한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 저녁 식사를 하는데, 장모님이 막내인 재윤이가 학교를 가기 전에
할머니에게 악쓰고 대들었다고 푸념을 늘어 놓으신다.

어제 저녁부터 막내 재윤이가 삐닥하며 왠지 눈에 거슬리는 행동을 하더니
기어이 일을 저지른 모양이다. 엊저녁 학교 준비물로 크리스마스 씰대
6000원을 달라고 하기에 평소 학급 준비물을 혼자 나서서 도맡아 오는 녀석에게
아빠가 힘드니 제발 혼자서 일을 맡어 오지 말라고 당부를 했는데도 이번에도
아빠 말을 듣지 않고 같은 행동을 되풀이한 녀석이 못마땅해서 돈을 못주겠다고
했는데(하루쯤 지난 뒤에 주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오늘 아침 학교를 가기 전에
할머니에게 크리스마스 씰대를 달라고 들볶았던 모양이다.

장모님은 없는 돈에서 오천원짜리 한 장과 천원짜리 한 장 6000원을 주며 형인
재명이부터 3000원을 내고 그 다음에 재윤이 3000원을 내라고 했는데 막내인
재윤이가 자기가 먼저 내겠다고 고집을 피우며 할머니에게 큰소리로 대꾸하며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는 것이다. 장모님은 이 일로 심하게 마음 상해 하였고...

전후 이야기를 전해 듣고 나는 막내 재윤이를 크게 나무랐다. 반에서 다섯명만
씰대를 가져오라고 했다는데 아빠 말을 듣지 않고 왜 자꾸 일을 맡아 왔는지
아빠와 약속 지키지 않았고, 또 할머니에게 큰소리로 말대꾸를 한 것이 잘 한
행동인지를 물었다.

꾸지람은 강하고 짧게 해야 한다. 재윤이는 엄마를 닮아 속이 깊은 줄 알았는데
할머니와 아빠를 힘들게 하고 속상하게 한 행동이 잘했는지? 특히 할머니께
큰소리로 말대꾸를 한 행동이 얼마나 할머니를 속상하게 했던 일인지, 그리고
친구들을 대신하여 일을 자꾸 맡아오면 그 준비물을 만들고 구입하기 위해
할머니와 아빠가 밤에 힘들게 뛰어다녀야 된다는 사실을 알려주니 그제야
죄송하다고 사과를 한다.

이제 초등학교 4학년인 쌍둥이들에게 철이 들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인가?
자꾸만 힘들게 하는 녀석들 때문에 오늘은 머리가 아프고, 신경질과 짜증이
앞선다. 웃으면서 애들과 대화를 많이 하려 하지만, 숙제도 있으면서 없다고
거짓말 하고, 학교 가기전에야 부랴부랴 숙제하느라 허둥대는 쌍둥이들을
보면 처음 먹었던 마음이 행동으로 잘 이어지지 않게 된다.

좋은 아빠, 자상한 아빠로 남고 싶은데 현실은 너무나 내 뜻대로 되어주지
않아 지금의 생활이 답답하기만 하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 아침 사무실에서 남자 직원이 막 출근하여 책상을 닦는 여직원을
바라보며 칭찬하기 시작한다.
"XXX씨는 너무 이쁘고, 일도 잘해"
띄워주는 말에 여직원은 아침마다 기분좋게 해준다며 웃는다.

어제 시청한 KBS 1TV 인간극장에서도 결혼생활 35년을 함께한 부부
이야기에서 남자의  볼멘소리가 있었다.
"이렇게 신경 써 주고 집안 일도 도와주고 하는데, 고맙다든가, 사랑한다든가,
도무지 표현을 하지 않는 집사람이 야속하다는 마음이 든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배우자에게 그 이야기를 하자 "꼭 내 입으로 이야기를 해야 하나?",
"남자가 그런 일로 삐지면 안되지요"

이야기하지 않은데 어찌 상대의 마음을 알 것인가? 마음이라는 것이 X레이나
투시기로 찍어볼 수도 없는데.... 말이나 글, 행동으로 표현하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우리는 표현에 너무 인색하다.
나도 하늘나라에 간 집사람에게 "사랑한다", "고맙다", "당신 너무 예쁘다" 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많지 않았다.

우리 쌍둥이들에게는 맘껏 칭찬해주고 있다.
잘한 일은 꼭 찍어 칭찬해주고 있다. 시험을 잘 치렀으면 고생했다고, 그동안
열심히 노력한 열매를 맺었구나 하며 안아준다. 양보를 해도, 서로를 챙겨주고
도와주어도 칭찬해 준다. 오늘 아침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심부름을 하는
재명이에게도 "아빠를 도와주어서 고마워"하며 따뜻히 안아주었다.

평소 사랑을 많이 받고, 사랑의 표현을 받고, 칭찬을 받고 자란 사람이 감정이
풍부하고 또 타인을 사랑하며, 칭찬하며, 사랑의 표현을 잘 하며 사는 것 같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 초등학교 3학년 쌍둥이들이 큰 잘못을 하여 밤 늦게까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체벌을 가했고 오늘 아침은 얼굴을 마주치는 것이 부담스러워 그냥 출근했지만,
애비인지라 하루 종일 어제 체벌했던 일이 마음에 걸리고 가슴이 아프다.

체벌은 거의 6개월 만에(어미를 하늘나라로 보낸지는 딱 한달 이틀만이다)
매를 들었지만, 애들은 때리지 않고 대화로 키우려 했는데 어제는 워낙 크게 잘못을
한 바람에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그때 조금만 더 참을껄!!!!
애들이 잠든 뒤, 맞아 멍든 부위를 만져보고 흉터는 안 생기려나 내심 걱정도 된다.
애들에게 체벌을 할 정도로 나는 과연 좋은 아빠였던가?

그동안 회사 다닌다,
강의한다, 강의 교재 만든다, 원고 쓴다,
사내근로복지기금 회계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커뮤니티 관리한다,
각종 모임에 참석한다,
친구 만난다 하면서
일에 미쳐 돌아다니느라 애들 교육을 소홀히 한 적이 많았다.

집사람도 없이 싱글대디로서 혼자서 애들을 키우다보니
집사람이 있을 때보다 더 잘 대해주지 못했고 대화시간을 더 많이 가지지
못했던 것이 못내 후회로 다가온다.

애들을 애들 관점에서 보고 판단해야 하는데,
어른의 관점에서 애들을 보고 체벌을 하지 않았는지....

열정과 도전의 삶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사항이
바로 자녀교육과 건전한 가정생활과의 조화이다.
일과 열정, 그리고 가정의 화목은 결코 분리하여 생각할 일이 아닌 것 같다.

언젠가 읽다가 너무 감동적이러서 노트에 메모했던 글을 떠올리며
좀더 이성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나 자신을 반성해 본다.

미국의 유명한 판사였던 포터박사는 어느날 자신이 존경하는 스승의 아들을
재판하게 되었다.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된 포터박사는 피고인에게 아버지가
쓴 책을 읽어보았느냐고 물었다. 스승의 훌륭한 책을 읽어보았으면 이러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스승의 아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네, 저도 그 책을 알고 있지만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아버지가 그 책을 쓰시는
동안 저는 항상 뒷전이었고 제가 응석을 부리면 원고를 빨리 끝내야 한다면
귀찮아 하셨습니다."
자신의 삶에서 아무리 훌륭한 성공적인 업적을 남겼다고 하여도 자녀가 어둡고
그늘진 삶을 살아간다면 결코 가치있는 성공이 될 수 없다. 좋은 부모가 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것 이 세상 어떤 일보다 소중하고 값진 일이다.

- 박종혜/가정행복학교 대표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 28일 기말고사를 치렀던 재명이와 재윤이 성적이 나왔다.
재명이는 97점으로 반에서 2등, 전교에서는 3등이라고 하고,
재윤이는 91점이라고 한다.

지난 1학기말 평균 점수가 89.5점이었는데 많이 올랐다.
특히 재명이는 꾸준히 혼자서도 예습복습을 잘 한 탓에 예상대로
성적이 잘 나왔다. 한개만 더 맞았으면 반에서 1등을 했을텐데 하며
아쉬워하는 재명이를 보며 희망을 가져본다.

남들처럼 여기저기 비싼 과외를 시킬 형편도 못된다.
집사람 유방암투병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워 쌍둥이자식들 다니던 학원을
2년 6개월동안 끊었다. 그랬더니 작년 11월에 재명이와 재윤이가 나에게 와서
"아빠 학원을 보내주시면 안되요? 수업 따라가기가 힘들어요"

자식이 공부하겠다고 학원 보내달라는데
"안돼"하고 매정하게 뿌리칠 부모가 어디 있으랴?

부족한 가계부를 더 쥐어짜며 45만원씩을 학원비로 지출하고 있다.
그나마 형제가 다닌다고 10%인 5만원을 감액해 주어 보탬이 된다.

어제는 재윤이가 많이 속상해 있다.
재명이 성적이 좋다보니 재명이에게 칭찬이 집중되니
91점이면 잘했는데 "저는 왜 칭찬을 안해주세요?"
울먹울먹하며 서운해 한다.

"그래 우리  재윤이도 잘했다.
하늘에서 엄마도 재명이와 재윤이 지켜보고 있을거야!
이번 시험 잘 치렀다고 그리고 정말 잘했다고 칭찬해 주셨을거야.
아빠는 우리 재명이와 재윤이가 있어 정말 든든하다
아빠는 앞으로 재명 재윤이가 우리나라 큰 사람으로 커가는
모습을 쭈욱 지켜볼거야.
그리고 엄마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해줄꺼야!"

산자는 살아야 한다.
우리 가족은 서로의 상처를 감싸안으며 더 강하게 살려고 한다.
가족이, 자식이 나에게는 살아야 하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는 쌍둥이녀석들 기말시험이었다.
결과가 궁금하여 오후에 전화를 하여 확인은 하였지만 그래도 망치지는
않은 모양이다.

콘도사 직원들과 술을 하고 늦게 들어갔더니 장모님 성화가 여간이 아니시다.

"자네만 없으면 쌍둥이들끼리 악쓰고, 싸우고, 울고 불고 난리가 아니네"
"빨리 새 여자를 구하던가 하소. 나는 힘들어 더 이상 쌍둥이들 뒤를 못보겠네"

장모님 마음이야 진심이 아니겠지만, 힘드실 때마다 한마디씩 하신다.

쌍둥이들을 재워 놓고 가만히 얼굴을 들여다본다.
이제 초등학교 4학년,
지난 1년 6개월간 엄마가 유방암투병생활을 하고

지어미를 보낸지도 벌써 1년이 훌쩍 지나
한참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자랄 시기에

어미의 따뜻한 사랑의 손길도 제대로 받지 못했음에도
그래도 주름살없이 건강하게 잘 자라 주었다.

지난 97년 11월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신생아실에서 집사람과 손잡고
둘이 나란히 누워있던 모습을 본 것이 엊그제 같은데,
산고가 너무 길어 재명이는 낳자마자 인공호흡기를
끼어 잘못되지는 않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잠버릇도 고약해서 밤에 이불을 덮어주어도
매번 차버리기 때문에 감기에 걸리지는 않을까
밤이면 은근히 신경도 쓰여 애비 잠도 설치게 한다.

생활이 힘들고 외로워도 이렇게 밝고 씩씩하게
커가는 자식이 내 곁에 든든하게 있고
가족이라는 버팀목이 나에게 있어서
나의 삶을 더 열심히 살게 되나 보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내일은 쌍둥이 재명이와 재윤이가 기말시험을 치른다.

다른 초등학교는 학기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두번씩 시험을 치르는데,
재명이와 재윤이가 다니는 백마초등학교는 6학년만 제외하고는 학기에 딱 한번
시험을 치른다.

그러다보니 시험 압박과 강도가 높아질 수 밖에...
학원선생님과 학부모들이 오히려 더 안달이 났다.
학원선생님이 오늘 전교에서 1등을 하면 학원비도 깎아주고, 사달라는 것도
다 사주겠다고 말했단다. 하긴 그 학원에서 수업을 들은 학생이 초등학교에서
전체 1등을 한다면 그보다 더한 학원 홍보 효과가 어디 있으랴~~

오늘 저녁에 퇴근하고 집에 와보니 밥상에 가래떡이 올려져 있다.
"왠 가래떡입니까?"하고 장모님에게 묻자 오늘 있었던 일을 말해 주신다.

오늘 학교를 가면서 막내인 재윤이가 하는 말이
"할머니! 오늘 가래떡을 꼭 사놓으세요"
"왠 가래떡?"
"내일 시험을 잘 치러야 하잖아요. 시험을 술술 잘 칠려면 가래떡을 먹어야죠?'
"아니, 그런 것을 어디서 알았어?"
"저번에 TV에 나왔잖아요?"

지난 대학입학을 위한 수능시험을 치를 때, TV에서 학부모나 친구 친척들이
엿을 사주느니, 답을 잘 찍으라고 포크 모양 합격기원 물건을 사주느니,
막히지 말고 술술 문제를 잘 풀라고 가래떡을 선물하는 장면을 보더니
쌍둥이들도 잊지 않고 그대로 따라 하며, 그대로 써먹는 것 같다.

장모님이 날씨가 추운데도 일부러 떡집에 들러 가래떡을 세 팩이나 사오셨다.

그래!
시험을 잘 보겠다는데 가래떡인들 못사주랴~~
시험 잘 치르거라!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달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