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사는 여러분이 주인입니다. 주인의식을 가집시다'
작년에 어느 기업을 방문했을 때 회사 입구에 쓰여있던 현수막에 있던 문구이다. 주인이라는 말이 너무도 어색하여 한참을 쳐다보았던 기억이 난다.

"회사가 어렵습니다. 직원 여러분들은 주인의식을 가지고 각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월례사나 주례사, 주간회의, 또는 사보 첫면에 CEO가 한결같이 강조하는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CEO 혼자의 희망으로 그치고 만다. CEO가 하는 이런 말 속에서는 진정성을 느낄 수가 없다. 차라리 간부사원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면 오히려 더 설득력이 느껴졌을 것이다.

"사장이 우리더라 왜 자꾸 주인이라고 그래? 우리가 회사 주식을 단 한 주라도 가지고 있지도 않은데 주인은 무슨 주인이야? 우리를 주인으로 생각한다면 평소 주인 대접을 해주던지? 우리를 주인이라고 부르면서 우리를 한번이라도 주인 대접을 해준 적이 있었나? 꼭 회사가 어려워지면 이런 소리를 하지. 평소에는 어떻게 더 부려먹을까 어떻게 하면 직원을 정리해고시킬까 궁리나 하면서....평소에 잘하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종업원들의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떨어진다고 푸념하는 CEO들이 많다. 근무시간에 일은 하지 않고 자꾸 잡담이나 하며 시간을 낭비하고, 일처리도 제대로 못하고,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불평을 하는 CEO들에게 묻고 싶은 말이 있다.
"사장님은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강요하면서 과연 직원들을 주인으로 대접해준 적이 있었습니까? 직원을 가족이라고 말하면서 직원들을 자식이나 형제, 진정한 동료로 대접해 준 적이 있었습니까? 직원들이 무엇을 고민하고 아파고 힘들어하는지 대화를 나누어 보거나 이해하고자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해 본 적이 있었습니까?"

"회사가 어려운데 복리후생은 무슨 얼어죽을 복리후생입니까? 일단 회사부터 살리고 보아야지요? 나중에 회사가 이익이 나고 경기가 살아나면 복리후생이야 그때 가서 챙겨주면 되지 않습니까? 회사가 힘들 때 고통분담을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 아닌가요?" 현명한 CEO는 직원들에게 당연한 듯이 희생을 강요하거나 지시하기보다는 이해를 구하고 협조를 요청한다. 

주인은 고통을 흔쾌히 감내할 수 있지만, 종업원들 마음은 그러하지 못하다. 
주인은 나중에 이익이 나면 뒤에라도 충분히 보상을 챙길 수 있지만, 종업원들은 시효가 지난 임금이나 복리후생비는 다시 되돌려 받을 수 없다. 직원들은 그래서 복지가 깎이면 손해를 본다고 생각한다. 그런 상황에서 손해를 보았다고 서운해 하는 감정을 상쇄시켜 주고 승화시켜 주는 것이 일을 통한 가치창출, 그를 통해 나타나는 성과에 대해 회사나 CEO로부터 받는 인정과 자존심 회복일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이나 CEO들은 잘 한 일에 대해 칭찬과 인정을 해주는 것에 너무 인색하다.

카페지기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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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 복수노조가 법으로 금지되던 시기의 일이다. 모 직장에는 생산직 사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있었다. 생산직 사원들은 대부분, 전체 종업원 중 절반 이상이 가입되어 있는 말 그대로 생산직사원들을 위한 노동조합이었다. 회사는 연속공정 장치산업 공장이었다. 1년 365일 중 단 며칠만 전 공장을 세우고 라인을 점검하고 세척하는 보수기간만 빼고는 멈추지 않고 계속 가동되는 공장이었다.

지금처럼 FA(공장자동화)가 되어 있지 않았으니 당연히 생산직노조의 위상은 높았다. 그 위상과 힘은 임금협상에서 드러났다. 노조는 생산직 사원들만 챙겼지, 비노조원인 사무식 직원들은 안중에도 없었다. 노조가 힘이 있으니 생산직사원들은 매년 12~15%의 높은 임금인상율을 기록한 반면, 사무직들은 회사가 알아서 챙겨주는 연 5 ~ 6% 임금인상율에 만족해야 했다.

처음에는 그 효과가 미미했으나 그렇게 차별적인 임금인상이 몇년이 계속되다보니 생산1과의 경우 30명 중에서 관리직 과장 급여는 28등, 대졸 관리대리는 29등, 대졸 공채 신입사원은 30등이라는 웃지 못할 현상이 벌어졌다. 그러다보니 생산직사원들은 자기네끼리 호칭을 "김부장", "이부장", "박차장"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야근에 잔업수당, 휴일근무수당까지 하면 생산직사원들의 월급여가 부장보다 높으니 급여수준으로는 부장보다 높으니 이런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 것이다. 위계질서도 서지 않았다.

반면 관리직 간부들이나 대졸 공채사원 등 사무직 사원들은 속이 부글거렸다. 대학을 나오고서 현장에서 십수년을 더 일한 생산직 과장 급여는 관리직이고 노조가 없다고 하여 회사에서 철저히 묶어놓으니 해가 갈수록 임금격차가 늘어가기만 했다. "우리도 사무직 노조를 만들자", "대학까지 나와서 이런 푸대접을 받을 바에야 내 자식은 대학을 보내지 말고 고등학교를 나오면 곧장 생산직으로 취직시키는 것이 낫겠네"...

관리직이나 사무직 사원들은 노조가 없다보니 임금인상시 속은 부글거리지만 겉으로는 꿀먹은 벙어리가 되곤 했다. 그러나 이번 7월 1일자로 복수노조가 합법화되었다. 생산직노조에 치여 살던 사무직노조나 관리직노조, 영업직노조가 많이 등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하여튼 복수노조가 허용됨으로써 회사는 직원들이 노조를 만들지 못하도록 하려고 소통을 강화하고 기업복지에 신경을 쓰지 않을까 생각된다. 복수노조가 주는 또 다른 긍정적인 효과이다.

카페지기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 5월 23일과 24일, CFO아카데미 주관으로 진행된 '사내근로복지기금 회계실무' 교육중에 나는 교육생들에게 '기업복지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라는 다소 생뚱맞은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교육생들 대부분이 현재 기업복지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라 기업복지업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느끼고 있는 감정이 무엇인지를 알아볼 수 있기에 나는 그들이 답하는 것을 칠판에 적어보았다.
 

기업복지는?

- 좋은 것이다.

- 근로자들 삶의 질 향상 위한 최후의 보루이다.

- 꼭 필요하다.

- 임금만큼 중요하다.

- 다양해져야 한다.

- 나를 위한 것이다.

- 많을수록 좋다.

- 임금에 부가되는 부가급여다.

- 직원들을 위한 것이다.

- 다다익선이다.

- 근로자들의 행복이다.

- 막연하다.

- 최고의 경영방법이다.

- 기업의 수준을 말해준다.

- 밥 말고 빵도 먹고 싶다.

- 근로자에 대한 재투자이다.

- 생각해도 답이 안나온다.

- 종업원의 유인책이다. 


교육생들이 여직원에서부터 관리자, 노조전임자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고, 실제 회사에서 기업복지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교육생들이었기에 기업복지업무가 좋은 제도이고 HR측면에서도 꼭 필요한 것이라는 데는 공감하고 있었다.
답변을 읽어내려 가면서 기업복지업무가 왜 필요하고 왜 좋은지 Why?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지만 다른 한편인 어떻게?라는 How에 대해서는 막연함을 느끼는 듯 보였다. 기업복지실무자라면  Why? 보다는 How 쪽에 강점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How 쪽이란 관련 지식과 실무경험을 말하며 이런 부문에서 강점이 있어야 좋은 기업복지제도를 설계하고 개선시켜 나갈 수가 있다.

누가 나에게 '기업복지업무란?'하고 묻는다면 나는 '기업문화이다'라고 자신있게 답을 할 것 같다. 그 기업이 종업원을 얼마나 아끼는지, 사랑하고 대접해 주는지를 보려면 그 기업의 기업복지제도를 들여다보면 금새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복지제도가 잘 되어 있는 회사의 종업원들은 자긍심이 있고 회사에 대한 충성도 또한 높다. 그래서 좋은 기업복지제도를 가진 회사에는 인재가 몰리고 회사가 더 발전해 나가는 선순환의 구조를 이루게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부장님, 요즘 도입할만한 좋은 기업복지제도가 있으면 하나만 소개해 주십시오"
"부장님, 참신한 복지제도가 있으면 저에게 한 수 가르쳐주십시오"
"위에서는 자꾸 직원들을 위한 튀는 복지제도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라는데 생각이 나질 않으니 미치겠습니다. 부장님이라면 제 고민을 해결해 주실 것 같아 전화드렸습니다. 제발 도와주십시오."
"부장님, 제가 사무실을 방문해도 되겠습니까? 언제가 괜찮으십니까?"

하루에 한두번씩은 받는 전화상담이다. 하긴 얼마나 기업들도 다급하면 실무자들을 볶아댈 것인가? 이런 전화를 받고 있으면 속이 답답해진다. 과연 그 기업들은 기업복지제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과연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감당할 마음은 있는 것인지? 기업복지제도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철학을 가지고 볶아대는 것인지? 막연히 다른 기업들이 여론의 스폿라이트를 받으니 뭔가 허전하고 내부 직원들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서 그저 흉내만 내는 선에서 하는 따라하기용 절차는 아닌지?

기업복지제도는 그 기업의 문화이다. 이제 튀는 기업복지제도, 좋은 기업복지제도는 강력한 기업홍보자료로 활용되는 세상이다. 이랜드의 성과보상제도, 유한킴벌리의 출산장려제도, (주)신계계의 부장급이상 임직원들은 퇴직이후에도 자녀들의 대학학자금을 지원해준다는 제도 등은 뭇 직장인들의 부러움을 받았고 언론매체들은 대대적인 보도를 해주었다. 수억원, 아니 수십 수백억원을 들여도 하기 어려운 social marketing 광고를 기업복지제도 하나가 한숨에 해준 셈이다.

해당 기업들의 복지제도 기사는 관련 이슈가 등장하거나 심심할만하면 다시 약방의 감초처럼 끼어 재탕 3탕으로 울겨먹으며 언론에 소개되어지곤 한다. 한마디로 최초라는 이유 하나로 큰 돈 들이지 않고 기업이미지를 높이는 경제성 만점의 기업홍보를 해주는 사례이다. 뒤에 따라서 하는 기업은 더 돈을 들여도 도입을 해도 2인자, follower(추종자)라는 이유로 빛이 바래고 만다.

생존하라면 세가지 중 하나를 갖추라고 한다. First one, Best one, 마지막으로 Only one이 그것이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이제 마케팅 브랜드파워에서 세계 No.1의 자리에 오른 제품을 가진, Best one 기업대열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한마디로 괄목상대한 외적 성장을 이루었다. 외적 성장은 내적 성장이 뒷받침 되어질 때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 1등 기업을 보고 따라하기에 급급하던 이전의 모방전략에서 이제는 과감히 탈피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벤치마킹전략은 2인자나 3인자들이 즐겨쓰는 경영전략이다.  "경영은 사람경영이다"라는 모 CEO의 말처럼 급성장하는 한국기업들의 위상에 걸맞는 소중한 인적자원들을 끌어들이고, 만족시킬 수 있는 그 기업 나름대로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튀는 기업복지제도들이 많이 생겨나기를 기대해 본다.

카페지기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은 어린이날이다. 지난주 회사 지인들과 식사를 하면서 내가 재혼하여 자식이 늘어난 것이 잠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내가 아들 셋에 재혼을 하면서 아들 하나, 딸 하나가 더 늘었으니 자식만 다섯이 되었다.

회사마다 자녀수 많은 직원에게 다자녀 포상을 늘려가고 있으니 세월의 변화가 느껴진다. 1988년 결혼하여 큰애 하나만 낳고 그 이후는 자식을 가질 마음이 없었다. 아버지 형제가 5남 2녀, 내 형제가 5남이다보니 아버지는 동생들과 자식들 뒷바라지에 너무 고생을 많이 하신 탓에 결혼식을 올리고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간 자리에서 아버지는 나와 아내에게 자식을 둘 이상 낳으면 나를 호적에서 파버리겠다고까지 하실 정도로 자식 많은 것에 넌덜머리를 내셨다.

1997년 11월 쌍둥이자식을 낳고 아내가 가족수당을 받기 위해 회사 경리부에 부양가족 신청을 하러 갔는데 자식이 셋이라고 신청을 하니 경리부 직원이 마치 야만인을 보는 듯한 눈길로 쳐다보는 바람에 창피해서 혼났다는 말을 들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우리나라는 고령화사회를 지나 고령사회를 향해 가파르게 달려가고 있고 이제야 정부는 허둥지둥 각종 출산장려책을 내쏟고 있지만 효과는 별로 신통치 않다.

지난 보건사회연구원 김승권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발행한 보건ㆍ복지 이슈 앤 포커스에 실은 '한국인의 자녀양육 책임한계와 양육비 지출 실태'에서 지난 2009년 기준으로 출생 후 대학졸업까지 자녀 한 명에게 지출되는 총 양육비가 2억6천204만4천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여기에 대학을 나와도 변변찮은 일자리도 부족하여 부모가 오히려 나이든 고등실업자인 자식을 부양해야 하는 역전된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국가와 지자체, 기업들이 아무리 수당이나 출산비용을 보조해 준다고해도 자녀 한명에게 들어가는 돈이며 수고, 마음고생, 시간투자의 벽을 넘지 못한다.

모 회사에서 가정의달에 자녀수가 많은 직원을 포상하기 위해 자식이 넷 이상인 직원을 조사하니 딱 두명이었다고 한다. 그중에서 한 명은 같은 부모이고, 다른 한 명은 재혼으로 인해 자녀가 는 경우였다고 한다. 당시 자리에 함께 한 직원들이 "회사가 자녀 한명을 더 낳으면 1000만원을 준다고 하면 과연 직원들이 자식을 더 낳을 것인가?"를 놓고 의견을 물으니 다들 이구동성으로 안낳겠다고 했다. 1억원을 준다해도 더 이상 자식은 낳지 않겠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직원(모인 사람들 중 여직원이 셋이었다)들 모습에서 공허한 출산장려제도의 한계를 느끼게 된다.  

두 달 전 조사한 어느 기업의 출산장려제도는 신선했고 상위클래스였다. 그 기업은 장학금으로 자녀 1인당 고등학교는 연 200만원, 대학교는 연 700만원을 지급하고 있었고, 자녀수에 따라 첫째는 5살부터, 둘째는 3살부터, 셋째부터는 낳자마자 연 600만원씩의 자녀양육수당을 지급하고 있었다. 여기에 출산장려금으로 첫째는 30만원, 둘째는 100만원, 셋째는 500만원을 일시 지급하고 있었다. 이야기를 하는 내내 그 직원의 얼굴에서는 행복함과 자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도 회사에서 부양가족에 대한 자녀수 제한을 풀어준 것은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한 조치로 생각된다.

카페지기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주 모 기업의 기업복지제도 및 사내근로복지기금 실무자(A)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화제는 자연스레 기업복지제도로 모아졌습니다. 그 회사는 작년말 명예퇴직제도 시행을 통해 대단위 인력구조정을 단행한 바 있었습니다. 

A : "저희는 작년말에 명예퇴직제도를 실시했습니다"

나 : "직원들이 많이 응했나요?"

A : "생각보다 많이 응하지를 않았습니다"


나 :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A : "저희 회사는 복지제도가 잘 갖추어져 있는데 이러한 좋은 복지제도가 오히려 인력구조 조정을 막는 작용을 하는 것 같습니다"


나 :"왜 그렇게 생각하죠?"


A : "저희 회사는 대학학자금만 해도 직원자녀는 3인까지 성적에 관계없이 모두 대학학자금을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의대는 6년간 전액을 지원해 주며 직원 본인은 대학원까지 학비를 지원해 줍니다. 그렇다보니 대학생자녀를 두거나 대학에 들어갈 자녀를 둔 직원들은 명예퇴직 신청을 하지 않습니다.


나 : "그럴 수 있겠네요. 요즘은 워낙 대학학자금이 비싸다보니 급여 못지않게 복리후생제도가 취업이나 전직 또는 이직시 크게 작용할 수 있겠네요"


A : "대학생자녀 한사람만 있어도 요즘은 학자금이 연간 800만원~900만원이니 대학생자녀 두명이면 회사에서 지원받는 대학학자금이 1,600만원~1,800만원입니다. 4년간을 다닌다고 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큰 금액입니다. 퇴직을 하면 어디가서 이런 혜책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이 회사는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는데 계획보다 신청자가 많지 않아 고민이 많다고 합니다. 또 명예퇴직 신청이 2년마다 상시적으로 열리니 이번에 당장 하지 않더라도 2년 뒤에 다시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 직원들이 오히려 느긋하다고 합니다.

여기에 자녀를 결혼시킬 때 부모의 직업도 큰 역할을 하니 좋은 복지제도를 가진 회사의 직원들은 최대한 퇴직을 뒤로 미루게 되어 좋은 기업복지제도가 기업들에게는 채용시에는 좋은 유인책이 되지만 인력운영 효율성 측면에서는 저해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카페지기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주 기업복지분야 뉴스 중 압권은 신세계백화점이 부장급이상 퇴직자 자녀들에 대해 10년간 대학등록금을 지급해주겠다는 발표였습니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퇴직 임원들에 대해 예우 차원에서 얼마씩의 수당이나 각종 시설이용권을 지급해주는 사례를 보았으나 퇴직임원이 아닌 퇴직 간부사원까지 확대해서 자녀대학등록금을 지원해주는 것은 처음이어서 매우 신선했습니다.

대기업에서 퇴직임원들에 대해 지원해주는 사항을 들여다보면 재직기간 중 지득한 기술이나 영업정보의 유출을 막기 위한 달래기 차원의 고육지책 성격이 강했습니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부장급으로 퇴직한 일부 간부사원에 대해서 퇴직시 직급과 근속기간, 기여도 등에 따라 퇴직 후에도 계속하여 매월 일정금액을 품위유지비 명목으로 지급하는 경우를 보았는데 전체 부장급이상 퇴직자를 대상으로 10년간이나 자녀 대학학자금을 지급하는 사례는 흔치 않았습니다.

퇴직사원들에까지 이러한 과감한 복지혜택을 주는 것을 막고 있었던 주된 이유는 바로 세법조항 때문이었습니다. 세법에서는 회사가 근로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로의 댓가로 지급하는 급여나 상여금, 복리후생비(일부 복리후생비로 인정해주는 항목을 제외하고는)에 대해서는 임금이나 상여, 퇴직급여, 복리후생비 식으로 비용처리가 가능했지만, 여타 근로계약을 맺고 있지 아니한 퇴직사원들에 대해서는 임금이나 복리후생비가 아닌 접대비로 처리하도록 되어 있어 제약이 많았습니다. 이런 제약과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도 부장급이상 퇴직근로자 자녀들에게 대학학자금을 지급하기로 한 결단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회사를 퇴직하고 재취업을 하지 못하게 되면 평소 재테크를 잘 해두지 않았거나 물려받은 재산이 없다면 당장 생계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구미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학자금에 대해 부모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고 자녀 한명당 1년 교육비가 사립대학인 경우는 일천만원도 훌쩍 넘고 있어 대학생자녀를 둔 가장이라면 당장 자녀의 대학등록금이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금번 발표로 혜택을 받게된 퇴직자들은 "로또에 당첨된 것 같다"며 반색하고 있으며 해당기업에 대한 기업선호도와 기업이미지가 급상승하고, 그 기업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충성도와 자부심이 한껏 높아졌습니다. 해당 기업은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의 사기가 오르고 대외적으로는 기업이미지와 기업브랜드가치가 더욱 높아서 실제 들여야 하는 학자금비용보다 훨씬 수배의 유무형 경제적인 효과를 누리게 되었다고 생각입니다. 좋은 기업복지제도는 직원들의 사기진작과 근로의욕 증진,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높임으로서 유능한 인재들이 더욱 많이 몰리고 기업브랜드 가치까지 덩달아 높게 만드는 선순환의 구조를 만든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카페지기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서구 선진국과 한국의 기업복지제도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것 중 하나가 학자금제도이다. 그중에서 대학학자금제도가 대표적이다. 서구 선진국들은 고등학교까지는 대부분 의무교육 형태이고 대학학자금은 본인이 대출(Loan)을 받아 학비를 해결하고 졸업후 취업하여 본인의 노력으로 상환해가는 시스템이다. 용돈도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부모의 지원이 끊기고 본인들이 알바를 해서 해결해 나간다. 한마디로 경제적인 독립을 한다. 반면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경우 대학학자금은 고스란히 부모의 몫이고 더 나아가 혼수까지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들의 경우 정작 중요한 직원 본인이 자기계발을 위해 대학을 진학할 경우 대학학자금은 지원해주지 않지만 직원자녀들의 대학학자금은 지원해주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대학등록금으로 인해 사회적인 부작용이 많이 노출되고 있다. 부모가 직장을 다니지 못하는 대학생들이나 기업으로부터 대학학자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대학생들은 '등록금 1000만원 시대'라는 용어가 이야기하듯 과도한 대학등록금 부담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강원도 강릉에서 대학 4학년생 자살사건(2011년 2월 8일), 밀린 학자금 대출 상환을 고민하던 대구지역 여대생의 자살사건(2010년 11월)이 있었다. 대학내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대학등록금 인상을 반대하는 대학내 시위와 농성 또한 집단화되고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4월 2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는 '4·2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시민·대학생 대회'가 열렸고 이화여대와 고려대는 학생총회를 중심으로 학내농성이 진행중이고 인하대 총학생회는 대학총회를 성사시키는 등 각 대학으로 계속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대학등록금을 둘러싼 이러한 갈등의 심층을 들여다보면 우리 사회가 안고있는 복합적인 문제점들을 읽을 수 있다. 대학을 나오지 못하면 명함도 들이밀지 못하는 학벌지상주의, 이러한 교육열에 편승하여 매년 오르기만 하는 대학등록금, 비싼 등록금을 대출받아 졸업을 해도 곧바로 맞이하게 되는 취업난, 대출받은 등록금을 제때에 상환하지 못해 젊은이들이 신용불량자의 나락으로 빠지게 된다.

정치권도 이런 절박한 젊은이들과 부모들의 심리를 이용하여 지난 선거에서 유리하게 이용하기 위해 무리하게 공약을 남발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지난 4월 2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일어난 '4·2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시민·대학생 대회'에서 현 정부를 향해 '반값 등록금' 공약을 이행하라고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제는 그동안 대학등록금 문제의 당사자였던 대학생들이 이제는 한데 뭉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에서 최근 펴낸 책이름 < 미친 등록금의 나라 > 처럼 오르기만 하는 대학등록금이 앞으로 사회 갈등과 빈부간 갈등을 넘어 사회불안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이로 인해 그렇지않아도 복지비용의 기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기업들으로서는 기업복지비용의 부담이 더 가중되지는 않을 지 걱정이 된다.

카페지기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몇달전 어느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직원을 만난 적이 있다. 기업복지업무와 사내근로복지기금 도입에 업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 직원 입에서 뼈있는 자조섞인 이야기가 나왔다.
"우리 회사는요, 사장님은 부자인데요 직원들은 가난해요"

실제 그 회사내 복지제도를 살펴보니 회사 규모에 비해 생각보다 열악했다. 사내근로복지기금제도 도입을 건의했지만 사장님 속내는 봉급 이외에 추가로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돈 쓰는 것을 아까워하고 불편해 한다는 것이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회사가 코스닥에 상장하고, 주식가치가 상승하여 사장님은 큰 부자가 되었지만 종업원들에게는 성장에 따른 상여금이나 성과급 등 직접적인 보상이나 기업복지제도 확충 등 간접적인 보상 또한 없었다고 한다. 회사가 잘 나가도 상여금 600% 이외에는 추가로 지급되는 돈도 없었고 최근에야 명절에 액수를 5만원 높인 15만원 상당의 선물세트 지급이 고작이었다고 한다.

사장님은 회사에서는 늘상 이런 말을 입에 달고 지낸다고 한다.
"회사가 망하지 않고, 회사에 잘 다니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해라"
"회사에서 꼬박꼬박 봉급도 받고 상여금도 받아서 당신들 자식도 키우고 먹고 살 수 있지 않느냐?"
"밖에 나가봐라! 어디 이런 직장 구할 수 있을 것 같으냐?"
"받는 봉급 이상으로 열심히 일해라"

말 한마디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다. 자기 입으로 자화자찬을 하는 사람은 자기 스스로 공덕을 까먹는 사람이다. 요즘 사람들은 똑똑해졌다. 경기가 어렵고, 이 어려운 시기에 봉급에 상여금 600%까지 꼬박꼬박 주는 회사에 대해 감사함도 잘 안다.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면 이런 좋은 급여조건을 받기가 쉽지는 않다는 것도 잘 안다.

그러나 회사가 지금처럼 계속해서 잘 나가란 보장이 없다. 지금이야 회사가 잘 나가니 직원들이 가만히 숨 죽이고 지내지만 회사가 어려워지면 회사를 위해, 아니 잘난 사장님을 위해 열심히 일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큰 위기가 닥쳤을 때 그때도 이런 잘난체하는 사장 밑에서 끝까지 남아서 일할 직원이 과연 몇이나 될까? 사장 혼자 힘으로 뛰어다녀서 해결될 수 없는 진짜 큰 위기가 닥치면 그때는 전 직원들의 역량을 집결하여 대응해야 한다. 어찌보면 그 기업은 운좋게도 경기 흐름을 잘 타서 지금을 잘 나가고 있지만 많은 방관자적인 직원들의 능력과 역량을 업무에 활용하지 못해 회사가 더 비약적으로 도약하고 발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스스로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카페지기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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