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기업복지분야 뉴스 중 압권은 신세계백화점이 부장급이상 퇴직자 자녀들에 대해 10년간 대학등록금을 지급해주겠다는 발표였습니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퇴직 임원들에 대해 예우 차원에서 얼마씩의 수당이나 각종 시설이용권을 지급해주는 사례를 보았으나 퇴직임원이 아닌 퇴직 간부사원까지 확대해서 자녀대학등록금을 지원해주는 것은 처음이어서 매우 신선했습니다.
대기업에서 퇴직임원들에 대해 지원해주는 사항을 들여다보면 재직기간 중 지득한 기술이나 영업정보의 유출을 막기 위한 달래기 차원의 고육지책 성격이 강했습니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부장급으로 퇴직한 일부 간부사원에 대해서 퇴직시 직급과 근속기간, 기여도 등에 따라 퇴직 후에도 계속하여 매월 일정금액을 품위유지비 명목으로 지급하는 경우를 보았는데 전체 부장급이상 퇴직자를 대상으로 10년간이나 자녀 대학학자금을 지급하는 사례는 흔치 않았습니다.
퇴직사원들에까지 이러한 과감한 복지혜택을 주는 것을 막고 있었던 주된 이유는 바로 세법조항 때문이었습니다. 세법에서는 회사가 근로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로의 댓가로 지급하는 급여나 상여금, 복리후생비(일부 복리후생비로 인정해주는 항목을 제외하고는)에 대해서는 임금이나 상여, 퇴직급여, 복리후생비 식으로 비용처리가 가능했지만, 여타 근로계약을 맺고 있지 아니한 퇴직사원들에 대해서는 임금이나 복리후생비가 아닌 접대비로 처리하도록 되어 있어 제약이 많았습니다. 이런 제약과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도 부장급이상 퇴직근로자 자녀들에게 대학학자금을 지급하기로 한 결단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회사를 퇴직하고 재취업을 하지 못하게 되면 평소 재테크를 잘 해두지 않았거나 물려받은 재산이 없다면 당장 생계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구미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학자금에 대해 부모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고 자녀 한명당 1년 교육비가 사립대학인 경우는 일천만원도 훌쩍 넘고 있어 대학생자녀를 둔 가장이라면 당장 자녀의 대학등록금이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금번 발표로 혜택을 받게된 퇴직자들은 "로또에 당첨된 것 같다"며 반색하고 있으며 해당기업에 대한 기업선호도와 기업이미지가 급상승하고, 그 기업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충성도와 자부심이 한껏 높아졌습니다. 해당 기업은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의 사기가 오르고 대외적으로는 기업이미지와 기업브랜드가치가 더욱 높아서 실제 들여야 하는 학자금비용보다 훨씬 수배의 유무형 경제적인 효과를 누리게 되었다고 생각입니다. 좋은 기업복지제도는 직원들의 사기진작과 근로의욕 증진,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높임으로서 유능한 인재들이 더욱 많이 몰리고 기업브랜드 가치까지 덩달아 높게 만드는 선순환의 구조를 만든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카페지기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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