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1월 1일날 집에서 장모님과 내가 보는 앞에서 쌍둥이녀석들이 사소한 일로 입씨름을 하더니 주먹다짐을 하고 나중에는 발길질을 하며 싸우는 것이었다. 그만 하라고 경고를 주었건만 아랑곳하지 않고 싸우는 녀석들에게 엎드려뻤쳐를 시키고 엉덩이 10대씩을 각각 때렸다. 억울하다며 항의하며 형인 명이를 계속 째려보며 불만을 나타내는 윤이는 두대를 더 때려주었다.

이후 막내는 하룻동안 입에 쟈크를 채우고 나와는 눈길도 마주치지 않을 뿐더러 말을 시켜도 대꾸조차 하지 않는다. 계속 주의를 주어도 통하지 않는다. "아빠는 자식들이 할머니와 아빠 앞에서 발길질을 하며 싸우는 걸 어떤 이유로라도 용서할 수가 없다. 당시 그만두라고 아빠가 몇번이나 분명히 경고를 했지만 너희들은 아빠 말을 듣지 않았다. 그래서 아빠가 엉덩이를 때렸는데 잘못됐니?" 아무리 말로 설명을 해도 한번 닫힌 막내 마음을 원상대로 돌릴 수는 없었다.

큰애에게 "윤이가 왜그러니?" 하고 묻자 "때리셔놓고도 그 원인을 모르세요?"하며 차갑게 대꾸한다. 혼내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던가? 몇개월째 집에서 인사도 않고 지내며 체벌을 한 것에 냉소를 보내는 큰애가 오늘따라 더 밉다. 자식들에게 실망감이 밀려들며 순식간에 내 머리속을 분노와 허탈감, 외로움으로 채워버린다. 지금의 버거운 삶의 짐을 내려놓을 수만 있다면 내려놓고 어디론가 훌훌 떠나버리고 싶었다.

그동안 힘든 환경속에서도 쌍둥이자식들에게 아낌없이 격려와 칭찬, 비전코칭을 해준 덕에 성적도 몰라보게 향상되고,  생활이나 비전, 생각의 틀이 내가 의도했던대로 하나 둘 업그레이드 되어가는 중인데 이런 사소한 일이 내 발목을 잡을 줄이야....머릿속은 실망감과 분노, 아쉬움이 한데 뒤섞여 혼란스럽다. 처음에는 실망감과 분노가 지배적이었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평정심과 문제해결 욕구가 자리를 잡아간다. 냉전도 길어지면 골이 깊어지고 그만큼 회복에 시간이 걸리게되므로 가급적 빨리 수습해야 한다.

꼬박 하룻동안 나도 말을 줄이며 '문제가 무얼까?', '어떻게 대처할까?', '어떻게 해야 윤이와 벌어졌던 관계를 다시 회복시킬 수 있을까'를 두고 생각에 잠겼다. '자식을 이기는부모가 없다고 했던가?' 결국은 내가 먼저 윤이에게 용서를 구하고 손을 내밀었다. 내 감정보다는 막내자식의 장래가 더 소중했다. 하나님이, 아내가 나에게 맡긴 자식인데 내 감정에 못이겨 이를 제대로 키우지 못한다면 이는 내가 추구하는 내 삶의 가치와 방식이 아니었다. 내가 져줌으로 자식이 훌륭하게 자랄 수 있다면 나는 수십번, 아니 수백, 수천번이라도 져주리라!

"윤아! 아빠가 어제 윤이를 체벌한 것은 아빠가 잘못했다. 아빠를 용서해주렴. 그렇지만 다시는 할머니와 아빠 앞에서 주먹다짐이나 발길질을 하며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했더니 윤이도 "아빠 죄송해요. 제가 잘못했어요. 다음부터는 안그럴께요"

2010년 새해 벽두에 나와 막내는 미래 성장과 발전을 위한 멋진 화해를 했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 녀석들 학원수업을 마친후 시장을 보기 위해 쌍둥이들을 앞세우고 근처 대하마트를 갔다.
장모님께서 쥬스를 만들어야 하는데 쥬스(당근쥬스 또는 오렌지쥬스)가 딱 떨어졌다고 오는 길에 사오라고 신신당부를 하신다.

마트를 간 김에 키위도 두 봉지, 바나나도 한 송이, 포도쥬스, 오렌지쥬스도 사고 쌍둥이들 간식으로 쵸코렛우유도 샀다. 자식들은 입이 점점 까다로워져 쥬스도 100%가 아니면 안먹는다. 녀석들은 일주일마다 먹는 것은 잘 챙겨주니 애비가 재벌인줄 안다.

나 : "얼마예요?"
캐셔 : "34,160원입니다."
나 : (헉~~ 왜 이리 금액이 많지?)

지갑에서 현금영수증카드, 대하마트 회원카드와 함께 현금으로 35,000을 결재하고 나서며 영수증을 살펴보려는데 막내가 말을 건다.

막내 : "아빠! 영수증 좀 주세요"
나 : "왜?"
막내 : "학교 숙제로 바코드를 조사해야 해요"
나 : (별 숙제도 다 있네... 하긴 영재반은 별 요상한 숙제들이 많으니...) "다 보았으면 영수증 다오."
막내 : "아빠는 영수증을 다 모으세요"
나 : "응, 아빠는 가계부를 쓰잖아"

신호등을 건너기 전, 아무리 생각해도 돈이 너무 많이 나왔다.
신호를 기다리며 영수증 품목을 하나하나 점검하니 이상한 품목 2개와 4,000원이 눈에 띈다.

나 : "명이 윤이, 구슬 쵸코렛이 뭐야? 너희들 이것 샀니?"
쌍둥이 : "아뇨, 저희 모르는데요?'
나 : "그래, 왜 사지도 않은 것이 찍혔지? 너희 정말 안 산거지?"
쌍둥이 : "네"
나 : "알았다. 아빠 마트에 다시 가서 알아보고 올께"

다시 발길을 돌려 대하마트로 갔다. 가는데 길 건너편에서 쌍둥이들이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나 : "방금전 영수증인데요, 구슬 쵸코렛을 사지 않았는데 왜 포함되어 있죠?'
캐셔2 : "아~~ 1번창구로 찍혀있으니 1번 창구로 가서 확인해 보시죠"
나 : "이건 뭐죠?'
캐셔1 : "아~~ 그거요. 아까 자식들이 와서 계산에 포함해 달라고 했는데"
나 : "......"

신호등을 건너오니 쌍둥이 녀석들 당황한 얼굴이 보인다.

쌍둥이들 : "아빠~ 죄송해요"
나 : "아까 아빠가 샀냐고 물었잖아? 그때 안샀다고 했잖아?"
쌍둥이들 : "저희가 잘못했어요"
나 : (영수증과 현금소득카드, 대하마트 회원카드를 주며) 지금 즉시 반품해와라"

녀석들이 재빨리 가서 현금으로 4000원을 반품해 온다.
그 결과요? 집에 도착하자마자 두 녀석을 안방으로 소집시켰다.

나 : "너희들이 무얼 잘못했지?"
쌍둥이들 : "아빠 몰래 구슬 쵸코렛을 샀고요, 아빠가 샀느냐고 물었을 때 안샀다고 거짓말을 했고요, 재차 물었을 때도 거짓말을 또 했어요"
나 : "아빠가 제일 싫어하는 게 뭐지?"
쌍둥이들 : "거짓말하는 거요"
나 : "맞아, 너희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를 이끌어나갈 리더들인데, 이렇게 거짓말믈 하면 되겠니? 자식이 잘못을 했을때 좋은 아빠라면 어떻게 해야 하지?"
쌍둥이들 : "바로잡아주셔야 해요"
나 : "그럼, 매를 맞아야겠지?"
쌍둥이들 : "네"
나 : "몇대 맞을래"
쌍둥이들 : "...."
나 : "너희가 정하지 않으면 아빠가 정한다"
쌍둥이들 : "열대요"
나 : "그럼, 한사람씩 빨리 엎드려"

두 녀석 결국 효자손으로 엉덩이 열대씩 맞고 잤다. 지 어미 사랑도 받지 못하고 크는 자식들 가급적 체벌도 하지 않고 사랑으로 감싸고 잘 키우려 하는데 녀석들이 협조를 안해주네... 이것도 녀석들이 성장해가는 과정이겠지... 그런데 쌍둥이들 엉덩이를 때려주고나니 왜 이리 내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날까?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 초등학교 3학년 쌍둥이들이 큰 잘못을 하여 밤 늦게까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체벌을 가했고 오늘 아침은 얼굴을 마주치는 것이 부담스러워 그냥 출근했지만,
애비인지라 하루 종일 어제 체벌했던 일이 마음에 걸리고 가슴이 아프다.

체벌은 거의 6개월 만에(어미를 하늘나라로 보낸지는 딱 한달 이틀만이다)
매를 들었지만, 애들은 때리지 않고 대화로 키우려 했는데 어제는 워낙 크게 잘못을
한 바람에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그때 조금만 더 참을껄!!!!
애들이 잠든 뒤, 맞아 멍든 부위를 만져보고 흉터는 안 생기려나 내심 걱정도 된다.
애들에게 체벌을 할 정도로 나는 과연 좋은 아빠였던가?

그동안 회사 다닌다,
강의한다, 강의 교재 만든다, 원고 쓴다,
사내근로복지기금 회계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커뮤니티 관리한다,
각종 모임에 참석한다,
친구 만난다 하면서
일에 미쳐 돌아다니느라 애들 교육을 소홀히 한 적이 많았다.

집사람도 없이 싱글대디로서 혼자서 애들을 키우다보니
집사람이 있을 때보다 더 잘 대해주지 못했고 대화시간을 더 많이 가지지
못했던 것이 못내 후회로 다가온다.

애들을 애들 관점에서 보고 판단해야 하는데,
어른의 관점에서 애들을 보고 체벌을 하지 않았는지....

열정과 도전의 삶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사항이
바로 자녀교육과 건전한 가정생활과의 조화이다.
일과 열정, 그리고 가정의 화목은 결코 분리하여 생각할 일이 아닌 것 같다.

언젠가 읽다가 너무 감동적이러서 노트에 메모했던 글을 떠올리며
좀더 이성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나 자신을 반성해 본다.

미국의 유명한 판사였던 포터박사는 어느날 자신이 존경하는 스승의 아들을
재판하게 되었다.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된 포터박사는 피고인에게 아버지가
쓴 책을 읽어보았느냐고 물었다. 스승의 훌륭한 책을 읽어보았으면 이러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스승의 아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네, 저도 그 책을 알고 있지만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아버지가 그 책을 쓰시는
동안 저는 항상 뒷전이었고 제가 응석을 부리면 원고를 빨리 끝내야 한다면
귀찮아 하셨습니다."
자신의 삶에서 아무리 훌륭한 성공적인 업적을 남겼다고 하여도 자녀가 어둡고
그늘진 삶을 살아간다면 결코 가치있는 성공이 될 수 없다. 좋은 부모가 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것 이 세상 어떤 일보다 소중하고 값진 일이다.

- 박종혜/가정행복학교 대표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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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0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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