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윤 : "아빠에게 꼭 드릴 이야기가 있어요."
나 : "뭔데?"
재윤 : "아빠 꼭 들어주셔야 해요"
나 : "그거야, 아빠가 윤이 이야기를 들어보고 판단해야지"
재윤 : "저, 아빠가 들어주신다면 라페스타 가는 것도 포기할 수 있어요"
나 : "그래?"
재윤 : "그리고, 중간고사 성과급 28,000원 포기할 수 있어요"
나 : "......"
대체 뭘까? 중간고사를 보기 한달 전부터 그렇게 허락해 달라고 목을 매며 부탁하던 친구들과 라페스타에 가서 노는 계획도, 피같이 생각하는 중간고사 성과급 28,000원 용돈을 받는 것도 포기하겠다는 그 것이... 점점 궁금하지만 내심 녀석의 작전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음을 지어 보였다.
재윤 : "그건.....아빠가 저희 중학교에 들러가면 휴대폰 사주신다고 약속하셨잖아요"
나 "그랬지"
재윤 : "그 휴대폰을 지금 사주시면 안되요?"
나 : "음~~~ 왜 지금 휴대폰이 갑자기 필요할까? 아빠에게 지금 휴대폰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고 아빠를 설득해 보렴. 아빠가 재윤이 말을 듣고 생각해 보마"
재윤 : "첫째는 학원 영어수업시간에 선생님이 휴대폰으로 영어단어 뜻과 영어단어를 빨리 찿으라고 하시기 때문이고, 두번째는 영재반 친구들과 자주 연락을 해야 하는데 제가 휴대폰이 없으니까 서로 연락을 하는데 어려움이 많아요"
나 : "학원수업시간에 휴대폰으로 영어사전을 찿으라고 하시니? 사전으로 찿아보면 되잖아?"
재윤 : "영어사전을 가지고 다니려면 가방이 무겁고 한글로 영어단어를 찿아야 할 때도 있거든요?"
나 : "음~~~ 글쎄. 그건 아빠 혼자서 결정하기 어려우니 할머니랑, 형아랑 상의한 후 결정하여 알려주마. 그러면 되겠지?"
녀석들이 3년전부터 휴대폰을 사달라고 매달리는데 중학교에 입학하면 사주겠다고 꿋꿋하게 지켜왔다. 다른 애들은 휴대폰이 있는데 녀석들은 없으니 불편하겠지... 그렇지만 지금 휴대폰을 사주면 게임하고 가지고 노느라 관리가 안될텐데, 그렇다고 무한정 휴대폰을 안사줄 수는 없는 일이고... 지금 녀석들에게 휴대폰이 꼭 필요할까? 그리고 사주어야 한다면 언제 사주어야 하나? 새로운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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