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1일 쌍둥이 재명이와 재윤이가 백마초등학교를 졸업했다. 하늘도 녀석들의 졸업을 축하해 주는 듯 눈이 내려 온 대지를 하얗게 덮었다. 아내 없이 장모님과 큰애, 나 셋이서 아내의 빈자리를 채우고 메꾸어가며 뒷바라지를 하여  녀석들이 무사히 초등학교를 졸업하니 감개무량하다.

회사에는 쌍둥이들 졸업식 때문에 늦는다고 양해를 구하고 녀석들 졸업식을 지켜보고 출근을 했다. 생각해보니 녀석들을 키우는데 많은 위가가 있었다.

첫째는 2005년 5월초 아내의 유방암 말기판정과 1년6개월의 투병생활이었다. 집안 식구들 관심이 온통 아내 투병생활로 집중되다보니 녀석들 뒷바라지는 뒷전이었다. 경제적인 부담때문에 다니던 속셈학원도 끊었다. 녀석들이 초등학교 2학년 1학기 때였으니 한참 손이 많이 가는 시기였다. 엄마의 투병생활과 헤어짐을 잘 견디어준 녀석들에게 감사한다.

둘째는 도벽이었다. 4학년 때부터 내 지갑과 장모님 지갑, 큰애 지갑에서 돈을 꺼내다 흥청망청 쓰기 시작했다. 특히 장모님 지갑은 감시가 소홀해서 자주 꺼내다 썼다. 내 지갑과 큰애 지갑은 금새 표시가 나니 상대적으로 덜했던 것 같다. 회초리를 들기도 했고, 파출소에 데리고 갈려고도 생각해 보았다. 결국은 녀석들을 믿고 기다려 주면서 용돈을 주기 시작하며 용돈관리를 시켰다. 한달 용돈으로 기본 만원, 성과급으로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에서 전교 1등하면 15,000원, 반 1등은 만원, 과목당 100점은 2000원씩을 주었다. 거짓말처럼 도벽이 사라졌다.

셋째는 재명이의 왕따사건이었다. 4학년 1학기에 재명이 책가방 끈이 칼로 잘리고, 재명이 알림장에 '재수없는 새끼 죽어버려'라는 섬뜩한 글이 쓰여있는 것을 큰애가 발견하고 추궁해보니 학급 모둠친구 5명이 공부를 잘하는 재명이를 미워하며 수업시간에 왕따를 시키고 괴롭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분함에 치가 떨렸으나 조용히 선생님께 재명이에게 들은 사실을 편지로 써서 보내드리고 알림장 노트에 쓰여진 글과 칼로 잘려린 가방을 선생님께 꼭 보여드리라고 하였다. 그 다음날 학년 회의가 소집되고 상담을 통해 재명이를 괴롭혔던 학생들이 밝혀지고, 괴롭혔던 5명의 아이들 엄마들이 학교로 호출되고 5명의 친구들도 재명이에게 사과하고 부모들은 재명이에게 가방까지 새로 사주며 수습이 되었다. 재명이의 바람대로 모둠을 옮기도 예전의 밝은 모습을 회복할 수 있었다. 모둠에서 재명이를 제일 괴롭히고 칼로 가방끈을 잘라버리라고 시켰던 학생이 여학생이었다는 사실도 충격이었다. 

넷째는 PC방 출입사건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나쁜 손버릇으로 생긴 돈을 가지고 PC방을 들락거렸다. 자연히 학교나 학원성적은 엉망이 되어 갔다. 큰애랑 상의한 끝에 집에 있는 PC를 조립하여 게임을 갈아주고 숙제를 마치면 하도록 허용해 주었다. 그 이후 도벽습관도 없어지고 PC방 출입도  줄면서 학교와 학원 성적도 오르기 시작햇다. 간혹 재명이 담임선생님께서 알림장이나 휴대폰 메시지로 PC방 출입사실을 알려주어 적절히 대처할 수 있었다. 

많은 어려움, 특히 아내가 하늘나라로 간 고통을 극복하고 맞이한 쌍둥이들의 초등학교 졸업식이기에 더 감격스러운지 모른다. 장모님과 큰애, 학교 담임선생님과 영재반 강종구선생님, 서울학원 선생님들, 아내의 빈자리를 많이 채워주신 처형과 지영이 민규, 한소망교회 청소년부 신종녀선생님과 늘 기도를 아끼지 않으신 정성진집사님과 김수희권사님, 그리고 하나님께 감사한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규야!
요즘 네가 쌍둥이 중 동생 윤이를 너무 편애하고, 형인 명이를 왕따시키는
모습이 아빠 눈에도 금새 띄일 정도가 되었구나! 말 잘듣고 잘 따르는 윤이에게는
컴퓨터 게임을 시켜주고, 영화도 보여주는데 명이는 컴퓨터 게임도 시켜주지
않고 영화도 보여주지 않으니 명이가 너무 의기소침해 있구나.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쌍둥이 동생들을 서로 편가르고 차별하고 이간질하는 행위는
빨리 멈추었으면 좋겠구나! 현재 쌍둥이들은 성격적으로 예민한 시기이고, 상처를
받으면 오래가는 시기란다. 더구나 그 상처가 우리 가족으로 인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아빠 마음이다.

올해 초, 네가 아빠에게 상처받았다고 눈을 부릅뜨고 덤볐을 때 그 상처의 뿌리를
찿아가보면 그때도 네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지금 쌍둥이 동생들과 같은 시기였음을
너도 짐작했으리라 본다.

특히 왕따는 가정 공동체에서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일어나서는 안된다. 섭섭한
마음이 들어도 참고, 대화로서 풀어나갔으면 한다. 왕따는 밖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사람 마음 깊숙히 아주 예리한 상처를 주는 아주 비열한 심리적인 테러와도 같단다.
재명이는 작년에 학교 교실에서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해 본 아픈 기억이 있어 아빠가
그 상처를 어루만져 치유해주느라 얼마나 마음 고생을 했는데 너도 지켜보았으면서
집에서까지 그러면 우리 명이가 이 세상에서 마음을 내려놓고 편히 쉴 곳이 어디
있겠니?

사람은 항상 오늘이 내 삶의 마지막처럼 행동해야 뒤에 후회를 남기지 않게 된단다.
아빠도 엄마 생전에 엄마와 후회없이 사랑하며 살았기에 엄마가 하늘나라로 간
뒤 가슴을 쥐어짜며 후회를 하지 않고 아빠 삶을 당당히 살고 있잖니? 만약 아빠가
엄마를 괴롭히고 못살게 굴고 힘들게 하였더라면 아빠는 참 많이 힘들었을 거다.
오늘이 내 삶의 마지막이라면 사랑하는 가족을 힘들게 할 수 있겠니?

네가 아빠에게 "아빠는 제가 힘들때 저에게 관심이나 가져 주셨어요? 아빠는
저는 안중에도 없고 항상 아빠 일만 하셨잖아요?"하며 따졌듯이, 명이가 커서
너에게 "형이 나에게 해준게 뭐가 있어? 형은 윤이만 편애하고 나를 항상
왕따시켰잖아. 내가 그때 얼마나 힘들었고 마음의 상처를 받았는지 형은 알기나
해"하며 따질 때 너는 명이에게 뭐라 대답할거니?
"너 버릇 고쳐주려고?" 아님 "네가 미워서.." 여하한 변명을 붙이더라도 요즘처럼
집에서 명이를 왕따시키고 마음고생시키며 힘들게 하는 너의 행동은 합리화될
수 없단다.

오늘이 내 삶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 오늘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가 있겠니.
일분 일초도 헛되이 사용하기 아깝고, 사랑하는 가족에게 해주고 싶은 일,
해주고 싶은 말이 얼마나 많겠니? 특히 엄마가 없는 우리 가족, 네가 할머니와
동생들 잘 챙겨주려무나. 아픔이 많은 우리 가족은 서로를 위하고 아끼고 사랑하며
살자꾸나!

특히 가족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말이나 행동을 조심하고... 한번 뱉은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음을 명심하려무나. 그리고 말에는 그대로 이루어지는 무서운
힘이 있으니 동생들에게는 저주가 담긴 말보다는 꼭 축복과 희망이 담긴 말을
하려무나!

아빠가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재명이와 재윤이는 7분 차이로 태어난 쌍둥이다.

쌍둥이 중에 막내인 재윤이는 엄마 성격을 쏙 빼다 닮아 눈치도 빠르고,
머리 회전이 빨라 제빨리 눈치를 보고 자신이 잘못한 것은 얼른 알아서 사과도
하고, 자신에게 불리하면 얼른 화제를 바꾸고 버린다. 혼내려고 했다가도
녀석의 약싹바른 처신에 그저 알면서도 웃고 넘어가거나 대충 속아주기도 하고
다음부터 하지 말라고 하며 용서를 하는 등 사고나 나도 빨리 마무리가 된다.

반면 형인 재명이는 그렇지 못하다. 나를 닮았는지 눈치가 없고 고집이 보통이
아니다. 한번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무리 유혹이 있어도 하지 않고, 한번 하겠다는
것은 해내고 마는 끈기와 인내심이 강하다. 그만큼 자기 논리가 강하고 주관과
소신이 뚜렷하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재윤이는 숙제를 하라고 하면 했다고 대충 속이고 노는데 시간을 보내다 학교에
가기 직전에야 부랴부랴 숙제를 하거나 형인 재명이에게 숙제하는데 도와달라고
해서 한바탕 난리를 치게 만든다. 재명이는 숙제는 자신이 노력하여 해야 한다며
잘 도와주지 않는다.

재명이는 숙제도 스스로 알아서 한다. 학교를 갔다오면 숙제부터 혼자 끝낸다.
내가 퇴근하고 돌아오면 풀지 못한 문제만 나에게 내밀며 도와달라고 한다.
공부만큼은 걱정이 되지 않지만 너무 고지식해서 주변에 친구가 많지 않다.
학교나 학원에서 숙제나 문제를 푸는데 친구들이 가르쳐달라고 해도 숙제는
자신이 책이나 전과를 보며 공부해서 스스로 풀어야 한다고 가르쳐주지 않는
녀석 때문에 요즘은 신경이 많이 쓰인다. 재윤이는 친구를 잘 사귀고 친구들도
많은데 재명이는 친구가 없으니 이 또한 고민이 된다.

재명이는 공부를 잘해 반에서 2등을 하고 전교에서도 3등을 한다지만 이렇게
고지식하고 원리원칙이니 학교에서도 친구들에게 자주 왕따를 당하는 모양이다.
요즘 애들 속어로 '재수없는 넘'이 된 셈이다. 그래서 재윤이보다는 재명이
일거수 일투족에 더 신경이 쓰인다.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고 사회는 자신의
지식만 가지고서는 살 수 없고 서로의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며 시너지를 높여
가치를 창출시키며 성과를 평가받게 되어 있는데 고지식한 성격으로는 조직에서
융화하며 살아가기가 힘들다.

어젯밤도 재명이에게 옷을 갈아입고 자라고 하니, 할머니께서 자기 전에 옷을
갈아입으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애비가 옷 갈아입고 자라고 시키는데도
멀뚱멀뚱하며 옷도 갈아입지 않고 그냥 있기에 야단을 쳤다. 그러면서 기회라고
생각되어 평소 내가 생각한 우리집 자녀 교육관도 함께 알려주었다.
첫째, 자신의 일은 시키기 전에 스스로 하자. 특히 숙제는 학교를 다녀오면 즉시
끝내놓고 쉬도록 하자.
둘째, 인사를 잘하자. 선생님이나 친구를 만나면 먼저 웃으면서 인사를 하자.
전화를 해도 "안녕하세요! 저는 xx친구 재명(재윤)이입니다. 친구 xx를 좀
바꾸어주십시오"라고 말을 하도록 했다.
셋째, 질문을 하면 즉시 대답을 하자. 특히 재명이가 물어도 대답을 하지 않아
자주 오해를 사곤 한다. 상대방이 물어도 대답을 하지 않으면 상대를 무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되므로 꼭 대답을 하도록 하였다.

조용히 잠든 두 녀석의 모습을 보며 둘이 성격을 각각 50%씩 섞어 놓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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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0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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