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쌍둥이 녀석들이 퇴근하는데 통근버스 정류장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가
나를 반갑게 맞이한다. 고녀석들! 삶의 행복이 별거든가, 작은 가운데서 어려움
속에서도 행복을 찿고 발견하고 키워나가는 것이지...

"명, 윤아! 우리 저녁 먹고 배드민턴이나 함께 칠까?"
"네! 아주 좋아요"
"큰형이랑 함께 편을 짜서 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하자꾸나!"
그러고 보니 녀석들과 배드민턴을 마지막으로 친 것도 올해 3월이었으니 벌써
4개월이 훌쩍 지났다. 그때는 날씨도 추웠고 배드민턴을 잘 치지도 못했는데...

백마초등학교 앞을 지나치는데 공원에 설치된 운동시설을 보더니 명이가 갑자기
생각난듯 내 눈치를 살피며 쭈빗쭈빗 말을 꺼낸다.
"그런데 아빠! 할머니가 요즘 날씨가 더우니 밖으로 운동나가기 힘드시다고 집에
런닝머신 하나 사서 집에서 운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는데 저희도 투자하기로
했어요. 저와 윤이가 5만원씩, 형과 할머니, 아빠가 10만원씩 모으면 살 수 있데요.
아빠 생각은 어떠세요?"
"아빠는 반대다. 너희가 태어나기전에 집에 런닝머신을 산 적이 있었는데 처음에만
조금 하다가 결국 애물단지가 되어 좁은 집으로 이사가면서 남에게 헐값에 팔아버린
적이 있었단다. 그 뒤에 아빠는 런닝머신은 절대 안사기로 결심했단다. 운동하려는
마음이 있으면 공원을 걸으면되지 우리 형편에 굳이 비싼 돈 주고 런닝머신까지
사서 집에서 운동을 해야할 필요를 아빠는 느끼지 못하겠구나"
"가격이 부담되면 중고를 사면 쌀텐데요.."
"그래도 아빠는 반대다. 먼저 우리 집이나 장만하고 그 다음에 생각해 보자꾸나"
"네"

순순히 애비 말에 순응하는 쌍둥이 녀석들이 고맙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밤 8시 30분에 큰애와 쌍둥이들 넷이서 백마역 맞은편에 있는
백마공원으로 나가니 제법 넓은 공터가 있고 가로등까지 환하게 비치고 있다.

나와 명이가 같은 편, 큰애와 재윤이가 같은편으로 해서 배드민턴시합을 했다.
올 3월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실력이 늘었다. 거의 막상막하였다.
재윤이는 의욕이 앞서고 덤벙대다보니 자주 실수를 한다. 어느새 '윤구멍'으로
불리게 되었다. 한시간동안 배드민턴을 치니 옷이 땀으로 축축해졌다.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시켜주고 축복기도를 해주니 곧장 잠에 곯아 떨어진다.

과거의 아픔에 집착하여 고통받으며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며 살 필요가 없다.
때론 단순해질 필요가 있다. 내 노력과 의지로서 내 과거를 돌이킬 수 없다면
과거의 영화나 고통 일체를 잊고 현재에 충실하며 살자. 나는 한 가정의 가장이자,
싱글대디로 앞으로도 살 날이 많고 해야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많다.
포기하지 않고 참고 기다리며 노력하다 보면 분명 기회는 또 찿아올 것이다.
소중한 인생, 꿈꾸고 열정을 불사르며 열심히 노력하며 살다보면 분명 하늘도 나를,
우리 가족을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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