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시 30분, 회사에서 야근을 하는데 재명이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아빠 오늘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아 오늘은 독서실에서 그만 공부하고 집에 일찍 들어가 잠자고 내일 일찍 일어나 공부할래요"
"그래라~ 피곤하면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나서 하려무나"
"아빠, 그럼 새벽 3시에 저 깨워주세요"
"뭐?? 새벽 3시, 그러면 아빠더러 그때까지 잠을 자지 말고 있으라고??? 야~ 너무 심하다야"
"저, 그때 일어나서 공부하려고요"
"그러지말고 새벽 3시에 알람을 맞춰놓고 자면 되잖아?"
"알았어요"

어제 기말고사 첫날 시험성적이 기대보다 그다지 썩 좋지는 않았는지 두 녀석 모두 바짝 긴장이 되어있다. 윤이는 친구들과 그룹스터디를 한다고 친구집에서 늦게가지 공부하느라 집에 들어오지를 않았다. 밤 1시까지 윤이를 기다리다 잠자리에 든다.

새벽 3시, 자명종과 휴대폰 알람이 동시에 울려대니 잠을 잘 수가 없다. 그래도 정신없이 곯아떨어져 자는 명이를 깨워 거실로 보내놓고 잠을 청하려니 잠이 오지를 않는다. 뒤척뒤척하다 겨우 한시간정도 잠을 잤나, 거실에서 명이의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나가보니 오늘 시험이 국어, 미술, 정보처리 세과목인데 시간이 쫓겨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며 질질 짜고 울고 있다. '으이그 속 터져~' 정보처리는 지난번 학부모 참관수업을 가서 선생님이 진행하는 수업을 40분 듣다보니 대충 요점을 잡을 수 있어 교재를 가져오라고 하여 요약정리를 해주었더니 미술 참고서까지 가져와 요점점리를 해달란다.

'헐~~ 할 수 없지' 35년 전의 기억을 더듬어가며 대충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찍어 정리를 해주었더니 그제서야 얼굴이 펴진다. 하긴 미술은 35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론이 변한 것이 없으니까~~ 이번에는 또 국어참고서를 가져온다. '야~~ 이건 아니지~' 국어는 기초가 있어야 하고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데 일이십분만에 외워서 될 사항이냐구??? 지 어미나 애비는 학교다닐 때 국어는 항상 만점이었는데 쌍둥이들은 두 녀석 모두 국어에서 점수를 까먹으니 이건 무슨 법칙이람~~

그나저나 결과가 좋게 나와야 요약정리를 해준 애비 체면도 설텐데...쩝~~~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아빠! 윤이가 참고서를 몽땅 싸가지고 혼자서 도서관에 가버렸어요. 전화기도 꺼놓고 받지도 않아요. 저, 이제 어떡해요?"

명이가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이번에는 참고서 전쟁이 없이 잘 넘어가나 했는데 시험 전날에 여지없이 참고서 전쟁이 일어났다. 이런 일이 생길까봐 사전에 참고서 보는 날을 서로 모인 자리에서 조정하여 정해놓았건만 당장 기말시험이 코앞 내일로 닥치자 소용이 없다. 동작이 빠른 윤이 녀석이 재빨리 참고서를 싹쓸이하여 가지고 도서관으로 가버렸다.

"이 넘을~~~" 그러나 어찌하랴~ 이미 윤이는 이미 도서관에 가버렸고 전화기까지 꺼놓고 있고 명이는 징징 우는데.... 할 수 없이 큰애에게 우선 가지고 있는 돈으로 재명이를 데리고 가서 재명이가 원하는 참고서를 사도록 조치해 주었다.

쌍둥이자식이 성격이 서로 정반대이다. 어쩌면 어미와 애비 성격을 두 녀석이 그대로 빼어닮은 것 같다. 막내 재윤이는 지 어미성격을 닮아 사교성도 좋고 동작이 빠르고 약삭빨라 항상 선수를 치고 나간다. 반면 재명이는 나를 닮아서 우직하고 원리원칙주의자에 가깝다. 식습관도 윤이는 육식을 즐기고 명이는 채식을 즐긴다. 아내 생전에 부부생활에서 늘 아내가 주도권을 쥐었듯이 쌍둥이들도 재명이가 늘상 재윤이에게 당하는 편이다.

시험공부 스타일도 재윤이는 친구들과 그룹을 만들어 그룹스터디를 하는 편이고 재명이는 혼자서 우직하게 공부를 한다. 성적은 오히려 재윤이가 더 높게 나온다. 아마도 과목별 강점이 있는 친구들과 모여 집단지성을 활용하여 공부를 하는 것이 효과를 보는 것 같다.

빨리 기말고사가 지나가야지, 이건 하루하루가 지뢰밭을 걷는 기분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자식들은 서로 싸우면서 크고, 서로 성격이 다른 것을...그 차이를 인정해주며 강점을 살려나가도록 유도해 주는 수 밖에...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 토요일(6월 26일) 쌍둥이자식들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정기 건강검진을 받았다. 한참 크는 시기인 두 녀석들이라 밤 9시부터 음식물 섭취를 금지시키니 배가 고프다고 난리가 났다.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기말고사 시험공부를 하느라 금요일 밤 늦도록 남아 시험공부를 하는데 허기가 지니 두녀석들이 음식을 먹고 싶어 안달이 났다. 맛있는 음식물을 앞에 두고 먹지를 못하니 힘들겠지....

금요일, 밤 늦도록 애꿎은 냉장고 문만 열었다, 닫았다 하기를 수십번.... 다음날 토요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배가 고프다고 빨리 병원으로 출발하자는 두 녀석의 성화에 못이겨 집을 출발한 시간이 오전 7시 40분, 빠리바게트 가게 앞에서 막내 재윤이 친구 두 녀석까지 태우고 일산병원에 데리고 가서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막내 재윤이는 큰 이상이 없다는데 형인 재명이가 검진을 다 받고 나오더니 의사선생님이 정밀검사를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단다. 호흡기 계통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의사 선생님이 말씀을 덧붙이며.....

헉~~ 이 무슨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이고,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정밀검사라면 듣기만해도 진저리가 처진다. 6년전 멀쩡하던 아내가 유방암 말기 판정을 닫았고, 올해 초 아버지가 전립선암 3기 판정을 받았을 때도 병원에서 공히 정밀검사를 받으라고 하여 암으로 판정을 받았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불길하게도 자식이 정말검사를 받아야 한다니....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동안 겉으로는 태연한 척 했지만 내 머릿속은 온통 재명이 정밀검사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내가 뭘 해야지, 애비인 내가 뭘 준비해야지, 병원비는 어찌 마련해야 하나? 어제 주일날 한소망교회에 나가서도 정말 간절히 기도했다. 제발 재명이 정밀진단은 의사의 오진이게 해달라고, 우리 재명이 건강하게 지켜달라고....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재명 : "아빠! 아빠께 드릴 말씀이 있어요"

나 : "뭔데?"

재명 : 저 형이랑 고등학교와 대학 진로 상담했어요!"

나 : "그래"

재명 : "아빠, 정말 화 안내실꺼죠?"

나 : "왜 아빠가 화를 내?"

재명 : "저, 수의사가 되고 싶어요"

나 : "그래? 그럼 그렇게 하면 되지?"

재명 :"저 그래도 되요?"

나 : "그럼! 네 삶은 네가 주인인거야? 그 일이 진짜로 좋다면 그렇게 하렴"

재명 : "저는 동물이 너무 좋아요. 고양이도 넘 이쁘구요"

나 : "그래 네가 그렇게 동물을 아끼고 좋아한다면 그렇게 하고, 대신 이왕 하려면 우리나라 아니 세계에서 최고 1인자가 되면 좋겠구나"

재명 : "아빠 괜찮으세요?"

나 : "아빠 괜찮아~ 아빠는 네가 행복한 일을 한다면 아빠도 행복해"

재명 : "수의학과는 서울대와 건국대가 유명하데요"

나 : 그래 그 학과에 가려면 공부 열심히 해야 한다"

재명 : "네, 아빠 감사해요"

재명이의 꿈은 서울대총장이었다. 이전 아파트에 살면서 자식 셋 모두 고양이를 너무 이뻐했다. 아마도 서울대총장 꿈을 바꾸려니 나에게 미안했고 지금껏 말을 하지 못하고 혼자서 끙끙 했나보다. 나야 자식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데, 그 일이 사회 보평타당한 가치와 상식 그리고 인륜에 반하지 않고 또  안정적인 수입까지 곁들여진다면 반대할 일이 아니지... 나도 자식들이 나처럼 하고 싶어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짜식~ 이 애비를 자식 서울대총장 못만들어 환장한 사람으로 알았나... 우쒸~ 생각할수록 서운하려고 그러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조용히 사는 저를 괴롭히는 사람이 있어 미워 죽겠어요. 스토커처럼 문자메시지를 귀찮을 정도로 계속 보내며 저를 괴롭히기에 오늘은 결국 경찰서에 신고를 했어요. 왜 하나님은 악인이 세상을 활개치고 다니게 놔두시죠? 주변을 보면 악인들이 더 잘 살고 착한 사람들은 못사는 것 같아요. 왜죠?"
 
지난주 한소망교회 셀모님에서 어느 여성집사님이 질문한 내용이다. 답은 없었다. 다만 '우리가 할 일만 하고 심판은 하나님께 맡기자' 그런 말로 질문에 대한 답을 종결지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나도 어제 똑같은 상황에 직면했다. 오늘 출근하는데 아침에 재명이에게서 휴대폰 문자메시지가 왔다. '아빠! 저 자전거 도둑 맞았어요'

헐~~ 갑자기 화가 치민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힘들게 사는 우리집에, 애비가 자전거를 사주지 못하니 친구에게 부탁하여 친구 아버지가 겨우 구해준 헌 자전거를 고쳐서 애지중지 타고 다니는 우리 재명이 자전거를 누가 훔쳐가? 너무도 화가 치밀어 "에라이~ 우리 재명이 자전거를 훔쳐간 사람은 삼대에 걸쳐 빌어먹어라!"하는 저주가 입밖으로 나가려는 것을 가까스로 참았다. 그러면 나도 그런 자전거 도둑질한 사람과 매 한가지 부류밖에 되지 않겠는가?

생각을 바꾸자~ "아마도 재명이 자전거를 가져간 사람은 우리보다 훨씬 더 어려운 사람일거야! 그래서 가져갔겠지..." 이왕 도둑맞은거 마음이라도 편히 가져야지. 주일 셀모임 귀결처럼 '하나님이 심판해 주시겠지~~' 마음먹었다. '그나저나 우리 재명이 자전거를 다시 사주어야 할텐데, 이를 어쩌지~~ 휴~~' 그냥 한숨이 나온다.

그날 저녁에 재명이에게  자전거를 찿았다고 전화가 왔다. 경비아저씨가 아파트를 순찰하다가 평소 쌍둥이들이 타고 나니던 눈이 익은 자전거가 으슥한 곳에 버려져 있기에 다시 끌고 왔단다. 경비원 아저씨가 전하는 말로는 훔쳐간 사람이 재명이 자전거 자물쇠를 부수려고 벽돌을 가져다가 자물쇠를 두들겨 깨려고 어지간히 애를 썼던 모양인지 근처에 부서진 벽돌 가루가 수북하더란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하나님이 악인을 벌주는 대신에 자물쇠를 깨지지 않도록, 벽돌보다 더 단단하게 하여 재명이 자전거를 지켜준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저주를 하지 않고 마음 편하게 먹었던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정말 하나님은 내가 힘들게 사는 모습을, 우리 가족들이 씩씩하게 사는 모습을 알고 계시며 지켜주시는 걸까?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아빠아빠~ 프린트물 아빠 메일로 보내드렸으니 꼭 출력해 주세요!"

아침에 출근하는데 막내 재윤이 녀석이 숨 넘어갈 듯이 재촉한다. 우리 집에는 프린터가 없어 쌍둥이들은 출력할 것들이 있으면 나에게 메일로 보내 부탁을 하곤 한다. 재윤이 녀석이 그래도 마음이 안 놓였는지 통근버스 를 타고 가는데 또 휴대폰 메시지까지 보내왔다. '녀석~ 애비가  지금까지 약속한 것은 잊지않고 잘 지켜왔는데 오늘따라 왜 이리 채근이람~~'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잊어먹기 전에 출력을 해두려고 파일을 여니 헐~~ 오류란다. 이럴수가~~ 눈 앞이 캄캄해진다. 아마도 한글파일 버전이 맞지 않아서 그런 모양이다. 집에 설치된 한글파일은 2009년버전, 회사에 설치된 한글파일은 2007년형. 집에 설치된 한글파일 버전이 높으니 회사에서는 열리지 않지~ 시간을 보니 오전 8시 20분, 휴대폰을 해도 안받는다. 아침자습시간이 시작된 모양이다. 또 전화 오겠지~~ 그렇지만 출력할 것이 무슨 내용일지 내심 궁금해진다.

오후 4시 50분이 되니 '아빠 메일 부탁한 것 출력해 주세요~~' 전화를 걸어 다시 버전을 낮추어 보내라고 하고 혹시 몰라 바탕화면에 타운받아 저장하고 컴을 끄고 재부팅을 하여 켜보니 파일이 열린다. '휴~~' 파일은 딱 한장이다. 내용은 딱 한 문장이다. '이대로 낭비하시겠습니까?"

이게 무슨 의미일까? 그 의미를 종잡을 수가 없네. 중간고사 성적이 많이 떨어져 요즘 고민하는데 시간관리 문제인가? 내가 쌍둥이들에게 주문하는 것도 스스로 알아서 자기 삶을 살아가는 '자기주도형 인간'인데 그런 생각이라면 아주 긍정적인 시그널인데~~

아님 학교 숙제인가? 사회숙제 같기도 하고???

막내 문장 하나가 애비 마음을 영 복잡하게 만드네~~ 요즘은 더구나 사춘기에 들어선 자식들이라 조그만 행동 하나에도 신경이 더 쓰인다. 차라리 재윤이에게 물어볼까? 말까?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재명 : "아빠! 재윤이가 참고서를 다 싸가지고 독서실 간데요"

한참 교회 셀모임을 진행하고 있는데 재명이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2주전 참고서를 사주면서 서로 나누어서 보기로 약속을 했는데 기말고사 시험이 코 앞으로 닥치니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 토요일에도 서로 사회 참고서를 가지고가서 공부를 하겠다고 두 녀석들이 싸우는 바람에 겨우 잠재워 놓았는데.... 멀쩡히 있다가도 한 녀석이 뭘 하겠다고 하면 그걸 서로 하겠다고 자존심 싸움을 벌인다. 쌍둥이들의 경쟁심리인데 재명이와 재윤이는 그 경쟁심이 유독 심한 편이다.

나에게 전화를 하고나서도 한시간 넘게 서로 다투다 독서실에 간 모양이다. 게다가 서로 발길질까지 하며 싸웠다고 장모님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신다. 장모님이 쌍둥이들이 참고서를 놓고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보더니 기가 막히신지 내가 용돈으로 드린 돈에서 7만원을 내놓으시며 이걸로 참고서를 두권 사주던지 아니면 쌍둥이들을 더 이상 못키우겠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다행히 큰애 중재로 요일별로 사이좋게 참고서를 나누어 공부하기로 하고 수습은 되었기에 잘했다고 큰애와 쌍둥이들을 칭찬해주었다. 물론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참고서를 각각 사줄 수는 있었지만 그렇게 할 경우는 두 녀석들이 계속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삶을 살게 될 것이고, 양보하고 힘을 합해 공부하며 살 길은 더욱 요원해진다. 두녀석들이 힘을 합해야만 성적도 상위권으로 치고 나갈 수가 있고 이 어려운 세상을 함께 헤쳐나갈 수가 있겠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그 계기를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이번에 이루어진 두녀석들의 자율적인 결정으로 한시름 놓게 되었다. 나에게 복사해 달라고 보내온 메일에는 과목별로 참고서 공부일을 교차시켜 놓았다.

 

   과목

요일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영어

체육

미술

음악

기가

월요일

재명

재윤

재명

재윤

재명

재윤

재명

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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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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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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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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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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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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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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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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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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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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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윤

재명

재윤

재명

재윤

재명

재윤

재명



이제는 이 약속을 잘 지키는지 지켜 볼 일만 남았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장모님 : "명아윤아 지금 목욕가자"
재명 : "목욕이요? 저는 지난주에 했어요?"
장모님 : "지난주에 언제 목욕탕에 갔어? 안갔잖아?"
재명 : "아빠께서 욕실에서 저 때를 밀어 주셨어요"
장모님 : "그걸로 되겠어? 그럼 윤이는 목욕 안했으니 오늘 가자"
재윤 : "싫어요. 목욕탕 안가요"
장모님 : "안갈려면 마라. 할머니도 안갈란다"

일주일에 한번씩 싸우나에 가서 몸을 담그며 일주일 피로를 푸시는 장모님이 이제는 쌍둥이들이 목욕탕을 안가겠다고 하니 제일 큰 즐거움이 없어졌다. 내가 다시 달래도 보고 설득을 해보지만 녀석들 생각은 요지부동이다. 녀석들이 중학교에 진학한 이후 점점 내가 내린 결정이나 장모님이 말씀하시는 것에 자기 주장을 달며 반대하곤 한다.

사춘기에 들어선 듯 고분고분하던 여석들이 이제는 비위가 틀리면 곧잘 반항도 한다. 어제는 내가 출근을 하는데 집에서 전화와 문자메시지가 왔다. 재명이가 학교를 안가겠다고 안방에 들어가 고함을 지르며 소란을 피우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아침에 쌍둥이들에게 아빠가 회사에 가지고 갈 책이 많으니 아파트 입구까지만 좀 갔다 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그걸로 서로 다투는 것 같았는데 그 연장선에서 벌어진 사건 같았다. 내가 전화를 바꿔달라고 했지만 녀석이 단단히 골이 났는지 소용이 없다. 나도 화가 나서 "그럼 학교 가기 싫으면 가지 말어"라고 야단도 쳐보았지만 소용이 없다.

집이 가까이에 있었더라면 아마도 집으로 달려가 녀석을 혼냈을 것이다. 잠시후 화를 억누르고 다시 전화를 걸어 슬슬 달래서 일단 학교를 보내면서 저녁때 아빠에게 오늘 아침에 있었던 상황을 설명해달라고 했다. 엊저녁 야근을 하고 밤 10시 10분에 귀가했더니 재명이가 아직 잠을 자지 않고 나를 기다리고 있기에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책을 들고 나가야 하는 시간이 하필이면 그때 사회선생님이 정해준 아침에 과제준비를 위한 상담전화를 받는 데드라인 시간이었는데 장모님이 무조건 전화를 끊고 아빠 책을 갔다주라고 하니 녀석이 민감하게 반응했던 모양이다.

나 : "재명아~ 그럼 네가 먼저 아빠가 차를 가지러 내려가면서 '책이 무거우니 책 좀 입구까지 갖다주렴' 하고 부탁했을 때 '제가 여차여차한 일이 있어 지금은 곤란해요. 다음에 부탁하시면 꼭 들어드릴께요'했더라면 이런 오해가 안생겼잖아? 그렇지?"
재명 : "네, 아빠 말씀이 맞아요"
나 : "그리고, 할머니께도 설명을 하고 양해를 구했어야지. 그러면 할머니도 그런 정황을 아셨으면 전화를 끊으라고 하셨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미리 준비물을 챙겼더라면 이런 일이 안생겼잖아. 이제부터는 미리미리 준비물도 잘 챙기고~ 알았지?"
재명 : "네~"

조목조목 잘못된 점과 상황에 따른 대처 아이디어를 알려주니 그제서야 재명이의 마음이 풀리며 얼굴이 펴진다. 이제는 쌍둥이들과 대화나 지시도 일방통행에서 쌍방형통행으로 변해가는 모습니다. 조금은 답답하고 불편하지만 녀석들도 성장해가니 당연히 그래야겠지.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아빠는 이번에 교육감으로 누구를 찍으실 거예요"
"글쎄다. 딱히 이사람이다 하고 떠오르는 사람은 없지만 투표는 반드시 해야지~후보 중에서 공약이 제일 현실적이고 일을 제일 열심히 할 것 같은 사람에게 투표해야지"

아침마다 아파트 입구, 큰길 사거리에는 여지없이 선거도우미들이 나와 90도로 인사를 하며 한표를 부탁하는걸 보고 쌍둥이들이 자꾸 나에게 누굴 찍을 거냐고 묻는다. 녀석들도 투표가 궁금한 모양이다. 요즘 내 휴대폰은 불이날 정도이다. 경기도지사, 시도위원, 교육감, 교육위원 등 여러명을 뽑다보니 이 후보, 저 후보에게서 메시지가 자꾸 날아온다.

선거캠프에서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솔직히 이런 메시지를 보면 짜증부터 난다. 그리고 화가 난다. 도대체 내 휴대폰번호를 어찌 알았을까? 한달전, 서울 모 구청에서는 구청 직원이 한사람당 얼마씩 받고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유출시켰다가 구속되었다는데 내 정보도 이렇게 돈에 팔려서 각 후보들 선거캠프로 나간 걸까? 하는  불쾌한 상상이 들기 때문이다.

쌍둥이들도 주위에서 이런 저런 교육감이나 교육위원 선거에 이야기들을 듣는 모양이다.
"아빠! xxx후보가 되면 안좋을거래요"
"왜? 뭐가 어떻게 안좋은데?"
녀석들은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주워들은 이야기들을 주저리주저리 내뱉는다. 한편으로는 어린 녀석들이 어디서 이런 근거없는 이야기까지 듣게 되었나 어이도 없고 선거 후유증 걱정도 된다. 조용히 듣고 있다가 내가 한마디 했다.
"재명재윤아! 모든 것은 다 좋고 나쁨 양면이 있단다. 너무 지나치면 곤란하지. 그리고 사람이란 자신이 곁에서 직접 지켜보지 않고는 섯불리 예단하고 평가해서는 곤란하단다"

나도 내 기준과 가치를 녀석들에게 들이밀고 싶지 않은 것은 3년전 대통령선거 때 겪었던 불편함 때문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쌍둥이 친구들끼리 "우리 아빠는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xxx후보를 찍는데~", "우리 아빠는 ooo후보를 찍는데..."하며 아빠들이 미는 후보따라 두 편으로 갈려 입씨름하고 함께 놀지도 않는 것을 보았다. 그 넘의 선거가 뭔지 어린 자식들까지 갈리게 만드는지...

아무튼 빨리 선거가 지나갔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정당이나 정치색을 떠나 진정으로 주민들이나 학생들을 위해 섬기고 봉사할 사람이 선출되어야 할텐데~~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아버지 하나님! 가정의달 5월이 하루 남았습니다. 5월에는 기도가 소홀했습니다. 어렵고 힘들수록 아버지께 더 가까이 가고 더 간절히 기도하는 믿음의 가정이 되게 해주십시오. 5월에도 가족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해주었고 우리 가족 모두의 건강을 허락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우선 우리 가족들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허락하심에 감사드립니다. 특히 쌍둥이들이 자전거로 통학하면서 많이 넘어지고 다치고 했지만 더 큰 상처로 이어지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넘어지고 실수를 통해 앞으로는 넘어지지 않는 방법을 알아갈 것이며 실수를 줄이는 발전이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큰애도 13일간의 힘든 아르바이트 기간동안 큰 사고없이 마치게 되어 감사드립니다.

가족간의 상처도 껴안고 어루만져 주도록 마음을 열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큰애와는 그동안 참 힘들었습니다. 다행히 마음을 열고 다시 애비 품으로 돌아와 주어 큰 기쁨이었습니다. 7월 입대전까지 애비 품 안에서 건강히 지내다 국가의 부름을 받고 제대하는 그날까지 국방의 의무를 성실하고 건강하게 할 수 있도록 항상 지켜주시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쌍둥이들도 기말고사가 딱 한달 남았습니다. 한달동안 PC게임을 멀리하고 오직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켜주십시오.

앞으로 2주 후에는 우리집이 이사를 가야 합니다. 잔금이나 이사대금, 복비 등이 차질없이 준비되도록 돌봐주시고, 불편없이 무사히 이사를 마칠 수 있도록 우리 가족을 지켜주시옵소서.  

한소망교회 비전채플 이전이 1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전 성도들이 한 명의 낙오도 없이 무사히 새 성전으로 입당할 수 있도록 담임목사님과 속교회 목사님, 셀리더들에게 건강과 지혜, 용기를 주시옵소서. 재정적인 어려움없이 일정에 맞추어 입당이 이루어지도록 물질적인 은혜도 함께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한소망교회가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는 역할을 맡기를 간원합니다. 우리 가문이 아브라함의 가문, 록펠러 가문, 워런버핏의 가문처럼 훌륭한 지도자들이 많이 배출되어 이 민족과 세계를 섬기기를 희망합니다.

지방선거가 딱 3일 남았습니다. 입으로만이 아닌 진정한 몸과 마음으로 우리나라와 지역주민을 잘 섬길 수 있는 훌륭한 지도자들이 꼭 선출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그리고 나라가 천안함사건 등으로 혼란스럽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남북이 더 이상의 물리적인 충돌이 없이 서로간에 잘못을 진심으로 사과하고 화해함으로써 선진국으로 향하는 힘찬 발길을 계속하게 해주십시오.

존귀하신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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