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아빠~ 프린트물 아빠 메일로 보내드렸으니 꼭 출력해 주세요!"

아침에 출근하는데 막내 재윤이 녀석이 숨 넘어갈 듯이 재촉한다. 우리 집에는 프린터가 없어 쌍둥이들은 출력할 것들이 있으면 나에게 메일로 보내 부탁을 하곤 한다. 재윤이 녀석이 그래도 마음이 안 놓였는지 통근버스 를 타고 가는데 또 휴대폰 메시지까지 보내왔다. '녀석~ 애비가  지금까지 약속한 것은 잊지않고 잘 지켜왔는데 오늘따라 왜 이리 채근이람~~'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잊어먹기 전에 출력을 해두려고 파일을 여니 헐~~ 오류란다. 이럴수가~~ 눈 앞이 캄캄해진다. 아마도 한글파일 버전이 맞지 않아서 그런 모양이다. 집에 설치된 한글파일은 2009년버전, 회사에 설치된 한글파일은 2007년형. 집에 설치된 한글파일 버전이 높으니 회사에서는 열리지 않지~ 시간을 보니 오전 8시 20분, 휴대폰을 해도 안받는다. 아침자습시간이 시작된 모양이다. 또 전화 오겠지~~ 그렇지만 출력할 것이 무슨 내용일지 내심 궁금해진다.

오후 4시 50분이 되니 '아빠 메일 부탁한 것 출력해 주세요~~' 전화를 걸어 다시 버전을 낮추어 보내라고 하고 혹시 몰라 바탕화면에 타운받아 저장하고 컴을 끄고 재부팅을 하여 켜보니 파일이 열린다. '휴~~' 파일은 딱 한장이다. 내용은 딱 한 문장이다. '이대로 낭비하시겠습니까?"

이게 무슨 의미일까? 그 의미를 종잡을 수가 없네. 중간고사 성적이 많이 떨어져 요즘 고민하는데 시간관리 문제인가? 내가 쌍둥이들에게 주문하는 것도 스스로 알아서 자기 삶을 살아가는 '자기주도형 인간'인데 그런 생각이라면 아주 긍정적인 시그널인데~~

아님 학교 숙제인가? 사회숙제 같기도 하고???

막내 문장 하나가 애비 마음을 영 복잡하게 만드네~~ 요즘은 더구나 사춘기에 들어선 자식들이라 조그만 행동 하나에도 신경이 더 쓰인다. 차라리 재윤이에게 물어볼까? 말까?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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