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2박 3일로 한소망교회 청소년캠프를 떠난다. 늘 붙어만 다니던 녀석들이 요즘은 약간 이상하다. 2주전부터 한소망교회에서 청소년 알파를 하는데 서로 조를 달리 배치하였는데 반응이 괜찮았던 모양이다.

재윤 : "아빠! 이번 한소망교회 하계캠프에서도 조를 달리 해달라고 아빠가 전도사님께 말씀드려 주세요"
나 : "왜? 이제는 떨어져 지내고 싶어?"
재윤 : "이번 교회 알파에서 떨어져 해보니 장난이 줄고 집중이 더 잘 되요"
나 : "그래? 그럼 스렇게 해달라고 선생님게 말씀드리렴"
재윤 : "그래도 되요?"
나 " "그렇게 하는 것이 효과가 좋았다면 그렇게 해야지"

쌍둥이들은 늘 함께 생활한다. 매일 안방에서 잠도 나랑 함께 자고, 식사도 함깨 하고, 학교나 학원도 함께 다니고, 집에서 게임도 함께 하고, PC방을 가거나 나쁜 짓을 하거나 사고를 쳐도 꼭 세트로 다니며 한다. 학교 수업시간만 빼고는 늘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다. 학교도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2학년까지도 같은 반에서 지냈다.

쌍둥이들은 요즘은 군대도 원하면 함께 입대할 수 있고 부대도 같은 부대로 배치를 해준다고 한다. 통계상 쌍둥이들은 같은 부대로 배치해주면 마음이 안정되어 부대생활에 훨씬 더 잘 적응해 나간다고 한다. 학교 배정도 마찬가지이다. 올해 중학교 배정 때 교육청에서 안내공문이 왔는데 쌍둥이들은 중학교 배정도 큰애 배정받은 학교로 동생은 자동으로 따라간다고 한다. 쌍둥이들은 함께 생활했던 시간이 많다보니 생각하는 거나 습관들이 비슷하여 서로 의지하며 지내는 것 같다.
 
단점도 있다. 둘이 늘 함께 지내다보니 친구를 사귀지를 못한다. 교실에서 선생님 눈에 띄는 것도 두배여서 까불거나 장난을 치면 더 자주 찍힌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분리시키는 것이 좋겠다고 하여 3학년부터 명이와 윤이 반이 나뉘어졌다. 처음에는 어색하여 수업이 끝나자마자 서로 반으로 가보았다고 한다. 요즘은 그때 왜 선생님이 두 녀석들을 떼어 놓으려 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두녀석이 붙어만 있으면 장난을 하고, 잡담을 하고, 다투는 바람에 오히려 공부하는데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것을 자주 목격한다. 

명이와 윤이는 일란성 쌍둥이인데도 성격이 다르다. 형인 명이는 원리원칙주의자라 주변에 친한 친구가 많지 않아 윤이에게 자꾸 다가가고 의지하려고 한다. 반면 윤이는 사교성이 좋고 융통성이 뛰어난 반면 막내 티를 자주 낸다. 물건을 잘 안 치우고 어질러 놓는 것은 윤이 몫이다. 동생 윤이는 공부에 방해가 된다고 명이를 피하려 한다. 학원수업 중에도 명이는 윤이를 쳐다보거나 바라보는 시간이 많다고 한다. 동생 윤이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느라 수업에 집중력이 떨어지고 자연히 성적이 윤이에게 밀린다. 두 녀석들을 관찰하고 있으면 흥미로울 때가 많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큰애가 군입대를 하고 큰애가 쓰던 방이 비었다. 그 방을 놓고 쌍둥이들이 서로 자신이 사용하겠다고 쟁탈전이 벌어졌다. 이런 상황이 벌어질 것을 큰애가 예감했던지 큰애가 군입대를 앞두고 나에게 상의를 하면서 "아빠가 제 방을 사용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하기에 나는 거실이 좋다고 정리를 했다.

큰애 방에는 침대가 있어 내심 장모님이 사용하시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장모님도 답답하고 덥다고 쓰지 않으시겠다고 하니 이번에는 쌍둥이들이 서로 형아 방을 쓰겠다고 경쟁적으로 나선 것이다.

재윤 : "아빠! 제가 형아방을 쓰고 싶어요"
나 : "꼭 그방을 써야 할 이유를 대보렴"
재윤 : "재명이란 거실에서 함께 공부를 하니 집중이 안돼요"
나 : "그건 인정한다. 너희는 붙어만 있으면 다투니... 네가 꼭 그 방을 써야 할 이유는 더 없니?"
재윤 : "형아가 저보고 쓰라고 허락을 했어요"
나 : "언제? 아빠보고 쓰라고 해서 안쓰겠다는 말 이외 형아에게 다른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었는데..."
재윤 : "저에게 분명히 그렇게 말 했어요"

끙~~ 군에 가있는 큰애에게 가서 확인할 수도 없는 일이고... 그러자 옆에서 듣고 있던 재명이도 나선다.

재명 : "아빠! 저도 형아방을 쓰고 싶어요"
나 : "너는 왜?"
재명 : "거실에서 할머니가 TV를 보시면 시끄러워서 공부에 집중이 안되요"

그건 일리있는 말인데, 왜 하필 두 녀석이 동시에 형아방을 쓰겠다고 난리냐구.... 결국 두 녀석이 일주일씩 번걸아가며 형아방을 쓰기로 조정을 하며 형아방 사용건은 마무리했다. 또 무슨 일로 두 녀석이 부딪치며 다툴지 하루하루가 조마조마하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이 7월 급여일이다. 7월은 다른 달에 비해 기본급 50%가 더 나온다. 아마 휴가비에 쓰라고 더 배려한 것 같다. 매달 고정적이고 안정된 급여가 지급되는 직장이 있다는 것이 고마운 일이다.

"아빠! 봉급날이 언제예요?"
"21일인데, 왜?"
"아뇨..."
"너희들 뭐 사고 싶은 게 있구나. 그렇지?"
"히~~~"
"사고 싶은게 뭔데?"
"참고서요. 이번 여름 방학때 2학기 참고서를 미리 사서 문제를 풀어보고 싶어요. 그리고 국어가 약하니 아빠가 말씀하신대로 한자책을 사서 한자공부를 하고 싶어요"
"알았다. 아빠가 봉급날 꼭 사줄께~~"

오후부터 몇시에 퇴근하느냐고 두녀석이 번걸아가며 전화가 빗발친다. 여기저기 보내야 할 돈도 이체시키고, 아파트 관리비도 미리 이체시키고, 우체국에 두달 밀린 보험료도 다 내구(빨강글씨로 쓰여진 보험해지 예고문도 받았던 터라), 은행에 가서 장모님 밀린 생활비 30만원도 찿아 봉투에 넣어 놓는다. 평소 봉급날에는 돈을 다 부치고 나면 돈이 말라버리는데 이번에는 아직도 여유가 있다.

지난 7월 초에 재명이 정기 건강검진 때 호흡기쪽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정밀검사를 받으라고 하였는데 봉급날에 맟추어 진료예약을 하고 오후에 일산병원을 다녀왔다. X레이 등 영상자료를 찍는데 54,100원을 금새 잡아먹는다.

야근을 마치고 퇴근하는 길에 쌍둥이들을 데리고 지산문고에 들러 두 녀석 145,000원 어치 참고서를 사주었다. 카드로 사면 5% 적립, 현금으로 사면 10% 적립이라기에 현금으로 결재하다보니 지갑 속에 있던 돈이 모두 털려버렸지만 그래도 마음은 뿌듯하다. 애비와 사위 체면도 서고, 이래서 돈이 좋은 거구나~~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후 5시경, 모처럼 큰애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다음주 월요일 입대를 앞두고 있다.

큰애 : "아빠! 재명재윤이 선물해주려고 행사에 응모해서 영화시사회 초대권을 받았는데 7월 19일이예요. 그때 애들 보내도 돼요?'
나 : "몇시인데?"
큰애 : "오후 4시 30분까지요"
나 : "그럼 학원수업에 빠지게 되잖아?"
큰애 : "그래서 전화드리는 거예요?"
나 : "글쎄, 아빠는 학원을 빼먹으면서 영화를 보러 가는 건 반대다"
큰애 : "애들이 보고싶어하는 만화영화예요. 그리고 제가 입대하면서 마지막 선물로 해주고 싶었어요"
나 : "아무리 쌍둥이들에게 좋은 만화영화라도 학원수업을 빼먹고 가는건 동의할 수 없다. 지난 1학기 성적이 어떠했는지도 너도 잘 알잖아?"
큰애 : "요즘 아빠께서 하시는 말씀이 너희 장래 잘 알아서 하라고 하시잖아요, 애들이 심적으로 많이 위축되어 있는 것 같아서요. 그리고 무료 시사회인데요. 그리고 지영이누나가 와서 재명재윤이랑 함께 가서 봐주기로 했어요 "
나 : "그래도 안된다. 그렇게 녀석들이 보고 싶어한다면 나중에 학원수업이 없는 휴일날 아빠가 돈을 들여서라도 보여주면 되잖니?"
큰애 : "알았어요"

전화를 끊고 머릿 속이 복잡해진다. 어미도 없이 자라는 자식들, 이제 홀로 남은 애비 마음은 하루 하루가 너무 바쁘고 급한데 쌍둥이들은 아직도 철없이 서로 매일 아웅다웅 다투고 싸우니 안타깝기만 하다. 며칠 후면 큰애도 군입대를 하면 저 녀석들을 어찌 데리고 살꺼나 생각하면 골치가 지끈거린다. 쌍둥이들이 늦둥이다보니 내가 회사에서 정년퇴직할 해 녀석들이 정상적으로 다닌다면 대학교 3학년 1학기이다. 내 혼자 수입으로 여지껏 빚더미 속을 헤쳐나오며 내 입에는 항상 같은 말이 배어 있었다.

"애비가 건강하고, 직장 다닐때 부지런히 촌음을 아껴 공부해라"
"절대로 꿈을 포기하지 말고,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고 살거라"
"TV나 PC게임보다는 책을 많이 읽어라"
"우리 나중에 서로 짐되는 존재는 되지 말자"

큰애 말을 듣고 보니 이런 말들이 어린 쌍둥이들에게 심리적으로 너무 큰 부담을 주었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에효~ 나는 그동안 애들 마음도 읽지 못하고 그저 성적에만 목을 매고 자식들을 채근하는 못난 애비였구나~ 

급기야 회사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다말고 큰애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그냥 다녀오라고 했다.
"아빠 제가 너무 심한 말을 했나요?"
"아니다, 그동안 애비가 너희들에게 너무 무거운 마음의 짐만 계속 쉴새없이 얹어준 것 같구나. 쌍둥이들에게 영화 잘 보고 대신 방학 때 정신차리고 수업 빼먹지 말고, 책 많이 읽으라고만 얘기해라"

갔다 오라고 허락을 해놓고도, 왜 이리 내 마음이 아플까?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쌍둥이들이 요즘 부쩍 다툼이 잦아졌다. 그만큼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이겠지만 감당해야하는 나와 장모님은 너무 힘들다.

# 사례1

지난 토요일에도 농협하마로마트 시장을 다녀오면서 서로 가벼운 것을 들었다고 시비가 붙더니 고성이 높아지고 밀치더니 급기야 재윤이가 공구함에서 장도리를 들고 나와서는 재명이 자전거 바구니를 내리쳐서 망가뜨리는 일까지 발생했다. 그냥 웃어넘길 사항이 아니다싶어 두녀석 모두 회초리로 엉덩이를 맞았다. 재명이는 10대, 재윤이는 15대...  

# 사례2

어제는 늦은 밤 재윤이가 재명이 의자에 쥬스를 흘렸고, 빨리 닦으라는 재명이 재촉에도 늦장을 부리다 둘이 고성이 높아지고 다툼이 일고 두 녀석 모두 등짝을 몇대씩 맞고 잤다.

# 사례3

집에서 PC게임을 하다가 서로 정해진 시간을 지키지 않아 자주 다툼으로 연결된다. 원인 제공은 항상 재윤이 녀석이다. 그런데 꼭 맞는 것은 재명이니... 승부욕이 강한 재윤이는 먼저 시작해서 정해진 시간을 잘 어긴다. 5분만 더, 3분만 더.. 하며 비키라고 해도 하지 않다가 재명이와 언쟁이 벌어진다. 싸우는 모습을 보면 나는 아예 게임을 못하게 만들어버리고, 게임을 못하게 된 재명이는 씩씩대며 분풀이를 하느라 신경질을 부리고 나에게 반항하는 것으로 비쳐져 야단맞는다.

# 사례4

학교와 학원에서 일어난 일을 가족에게 고자질 한다. 그러면 당한 녀석은 또 전에 있었던 일을 폭로하고 두 녀석 감정이 상하여 언성이 높아지고 언쟁으로 연결된다.... 결국은 두녀석 모두 나에게 혼나는 것으로 끝난다.

다툼은 결국 혼나는 것으로 끝나는 줄 알면서서 감정 절제를 하지 못한다. 조금만 더 참고 용서하면 될텐데... 지나친 경쟁심이 문제의 근원이다. 조금만 더 사랑과 지혜가 있으면 야단을 맞지도 않고 사랑받을 귀여운 녀석들인데...그러니까 아직도 철부지겠지. 지금은 큰애가 있어 어느 정도 정리를 해주지만 곧 큰애가 군입대를 하면 갈수록 억세어져 가는 두 녀석을 어찌 다루어져 할지 걱정이 앞선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아빠! 베란다에 가보세요. 이상한 냄새가 나요?"
"옆집에서 누가 담배를 피우나 봐요. 그 연기가 우리집으로 와요"
"복도에도 담배 냄새가 나서 나가기 싫어요"

야근 후 집에 들어갔더니 쌍둥이들이 이구동성으로 베란다와 복도에서 담배 냄새가 난다고 아우성이다. 그래서 옆 집에 냄새가 흘러가니 배란다나 복도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아달라고 엘리베이터에 안내문이 붙어있었나 보다. 그럴 때마다 나는 녀석들에게 목에 힘 주며 이야기한다.
"너희는 아빠가 담배를 안피우니 행복하지?"
"네, 저희도 커서 담배는 절대 안피울래요"

보건복지부가 전국 성인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지난 2008년 12월 40.9%였던 성인남녀 흡연율이 2009년 6월 41.1%, 올해 상반기에는 42.6%를 기록했다고 한다. 정부의 강력한 금연정책에도 수그러들지 않는 흡연율이 놀랍고 안타깝기만 하다. 내가 자식들에게 좋은 유산으로 물려주고자 노력하는 것 두번째가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이다. 물론 첫번째는 열정과도전의식이다. 할아버지도 담배를 피우셨고, 아버지도 지금 담배를 피우신다. 동생들도 모두 담배를 피우고 우리 형제들 중에 나만 유일하게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할아버지는 체인스모커이셨다. 어릴때 지켜보면 담배를 한대 피우고 나면 10초도 지나지 않아 곧 또 다른 담배에 불을 붙이셨다.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코에서 느껴지는 것이 담배냄새였고 잠을 자면서도 담배연기를 맡으며 잠이 들었다. 어릴 때 살던 집은 초가집이라서 통풍이 잘 되어 할아버지께서 담배를 그리 많이 피우셔도 금새 공기가 순환되곤 했다. 담배냄새가 싫어 나는 어른이 되어도 절대 담배는 피지 않으리라 나와 약속을 했다.

어릴 때 나는 할아버지께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말씀드렸는데 할아버지께서는 "담배만은 끊기 어렵구나"하시며 계속 피우셨다. 결국 할아버지는 내가 대학 1학년 때 폐암으로 돌아가셨다.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에 내 손을 꼬옥 잡고 유언을 하셨다.
"승훈아~ 너는 담배는 배우지 말거라"
"네! 할아버지. 저는 담배는 배우지도 않고 피지도 않을께요"

중.고등학교, 대학교 계속 자취생활과 학군단생활, 군에서 ROTC 장교생활을 하면서 담배를 배우고 피우려면 얼마든지 기회가 많았지만 나는 나 자신과의 약속, 할아버지와의 악속을 지금껏 지켜오고 있다. ROTC소대장시절에는 소대원들과 면담시간에 대화분위기를 유도하기 위해 담배를 권하면서 나도 잠시 뻐끔담배를 몇번 피워보았지만 면담시간이 끝나면 담배는 입에 대지를 않았다.

결국 담배 피우기는 자신의 의지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아마도 내가 담배를 피웠으면 쌍둥이들은 내가 옆에 가는 것도 피해 도망다니느라 지금처럼 잦은 스킨십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앞으로도 나는 담배는 피우지 않을 것이다. 내 자식들, 후손들에게 담배를 피우지 않는 좋은 유산과 가풍을 나로부터 시작해 계속 물려주고 싶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 이야기 하나

재명 : "아빠~ 쵸코렛 사주세요"
나 : "아빠! 돈 없다"
재윤 : "아빠가 요즘 돈이 없으셔..형도 알면서~ 집에 가면 냉장고 안에 아직 남아 있잖아..."

녀석들이 이번에 치른 기말고사 성적이 별로 신통치 않은 것 같다. 지난 중간고사 때는 쵸코렛을 먹으면 뇌가 잘 돌아가 시험을 잘 치른다기에 사주었는데 이번에는 자린고비 생활을 하느라 사주지 못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
휴~~ 이럴 줄 알았으면 시험을 보기 전 날 재명이가 쵸코렛을 사달라고 할 때 아무 말 말고 그냥 사줄껄~~


# 이야기 둘
 
"쵸코렛 사줄까?"
"쵸코렛은 무슨~~ 됐어요"

'됐다'는 소리에 나는 그녀가 그런 세상의 약팍한 상술에 개의치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화이트데이 때 사랑하는 여인에게 쵸코렛을 선물하지 않았다. 그러나 '됐어요'라는 말이 '그래도 당신이 사주면 당근 받을 수도 있죠'는 완곡한 표현이라는 걸 그녀를 떠나보내고야 알았다.
휴~~ 바보!!! 그녀가 '됐어요'라고 말을 해도 사주었어야 했는데....


# 이야기 셋

'후회를 남기지 않으리라' 다짐을 하건만 어린애가 밥을 먹으며 밥풀을 흘리듯 늘 후회를 남기며 사는 것이 우리네 삶이다. 앞으로는 이렇게 변해가고 싶다.

"쵸코렛 사주세요"
"그래? 그럼 먹고 싶은만큼 골라라"

"쵸코렛 사줄까요?"
"됐어요"
"그래도 당신에게 이렇게라도 내 마음을 전해야 내 맘이 편해요. 받아요"

ㅋㅋㅋ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나 : "외국으로 도망가고 죽을 용기가 있으면 그 용기로 살자고 했지?"
재명 : "그랬군요"
나 : "엄마가 너희 쌍둥이를 잘 키워달라고 아빠에게 유연으로 부탁했지만, 너희를 훌륭한 리더로 키우는 것도 아빠에게는 꼭 이루고 싶은 꿈이란다"
재윤 : "...."
나 : "너희가 훌륭한 의사와 수의사가 되어 암을 고치고, 사람과 동물을 치료하며 사람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준다면 아빠도 너희를 키운 보람이 클거야. 아빠의 땀과 노력이 밑거름이 되어 우리 가문에서 훌륭한 사람들이 많이 배출되면 좋겠구나"

녀석들이 귀를 쫑긋하며 듣고 있다.

나 : "아빠도 꿈이 있단다. 너희를 훌륭히 키워 사회에 내보내고, 한글문화재단을 세워 우리나라의 정신적인 지주이자 자산인 한글과 전통문화를 계승할전시키는 곳에 기부를 하고 싶구나. 그래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매일 밤 늦도록 글을 쓰고 책을 쓰고, 강의원고를 쓰고 있단다. 10년후 아빠는 아주 멋진 모습으로 변해 있을거야. 10년후 너희 쌍둥이들 모습은 어떨까?"
재윤 : "대학생?"
재명 : "아냐~ 군인이 되어 있을 거야. 수의학과도 군의관이 될 수 있어요?"
나 : "글쎄다. 아마 그렇지 않을까? 공부를 아주 잘하면 병역특례제도라는 것도 있단다"
재명 : "그게 뭐예요?
나 : "응, 일정한 요건을 갖춘 사람은 국가가 정한 기관이나 연구소에서 근무하면 군복무를 면제해주는 제도란다. 그리고 기술이 계속 발전해가니 사람의 노동력을 로봇이나 낮은 임금을 받는 사람들이 대체하는 시대가 곧 온단다. 10년후에는 우리나라가 통일이 될 수도 있고, 미국처럼 돈을 받으며 군복무를 할 수도 있겠지. 요즘 학생들이 알바를 하면 하루 얼마를 받지?"
재윤 : "시간당 4000원이요"
재명 : "하루 8만원이요"
나 : "하루 쉬지않고 20시간을 어떻게 일하니? 보통은 3교대이니 8시간 일을 한다면 하루 32,000원이지. 그런데 아빠가 듣는 강의에서 어느 교수님은 시간당 200만원을 받는 사람들이 있단다."
재명 : "그렇게나 많이요?"
나 : "지난 토요일에 갔던 세미나에서 어느 강사는 연봉이 몇백만달러라던데...연봉이 300만달러면 우리나라 돈으로 얼마일까?"
재명 : "약 36억원이요"
나 : "그럼 그런 사람들은 일주일에 5일간 일한다고 치면 하루 얼마씩 벌겠니?"
재명 ; "천4백만원이요"
나 : "그래~ 똑같은 사람인데, 어느 사람은 일당으로 천4백만원을 받고, 어느 사람은 32,000원을 받으니 세상이 불공평하지?"
재명 : "네"
나 : "그것이 준비와 집중, 그리고 노력의 차이란다. 이왕 하려면 즐기면서 하고 꿈을 크게 가지고 살며 최고가 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지. 이번 기말고사처럼 준비와 노력을 하지 않으니 좋은 결과 또한 나오지를 않지. 성공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누가 시켜서가 아닌 스스로 계획을 세워 실천해 나간 사람들이란다. 너희도 그렇게 했으면 좋겠구나. 아빠는 너희에게 재물이 아닌 열정과 도전이라는 정신적인 자산을 꼭 주고 싶구나. 그리고 아빠는 항상 시나리오를 세우며 살고 있단다"
재명 : "시나리오요? 그게 뭐예요?"
나 : "응, 일을 계획하면서 가장 일어날 일이 높은 긍정적인 미래 하나, 보통 하나, 부정적인 미래, 가장 최악의 상황을 각각 염두에 두고 일을 하는 거지. 평소 회사에 화재가 발생시 행동요령이나 대비책이 준비되어 있고 훈련되어 있다면 사람들은 그 계획대로 신속히 움직여 피해를 줄일 수 있겠지. 그러나 그런 계획이 없는 회사는 우왕좌왕하며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며 큰 피해를 입을거야. 이처럼 평소에 아빠도 하고 있는 일이나 생활에서 닥칠 일들을 미리 예상하여 그에 대비한 대비책을 상황별로 세워놓는 거지. 그리고 시나리오는 시간이 지나고 상황이 변해갈 때마다 최적의 방법으로 끊임없이 수정을 해가는 거지. 우리 가족 중에  중병이 걸릴 경우, 아빠가 피치못할 사정으로 회사를 그만 두게 될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아빠는 보험도 들고, 글도 쓰고, 책도 쓰며 미리 준비하는 거란다. 자라면서 꿈이 변하는 것도 이렇게 상황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아빠에게 미안해 할 일이 아니란다. 이렇게 하면 시간을 더 알차게 사용할 수 있단다. 아빠는 꿈을 생각하면 지금 하는 일이 즐겁고 내일이 기다려진단다"

꿈이야기를 하다보니 늦은 밤 시간이 가는 줄 모른다. 내일부터 쌍둥이들을 지켜 볼 것이다. 매일 매일 한가지씩이라도 바뀌고 변해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 기말고사도 끝났고, 주일예배를 마치고 잡을 자기 전에 모처럼 시간이 나서 쌍둥이들과 대화시간을 가졌다. 마침 한소망교회 유영모담임목사님 설교내용 중에 '잠을 자는 자는 꿈만 꾸게 되고, 꿈을 꾸는 자는 성공하게 된다'라는 대목이 있어 한번 녀석들의 꿈에 대해 다시 한번 알아보고 싶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쌍둥이들의 꿈은 재명이는 서울대총장, 재윤이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었다. 이러한 꿈이 시간이 흐르면서 변해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본다.

나 : "재명이의 꿈은 무어니?"
재명 : "일전에 말씀드린 대로 수의학과에 가는 건데요!"
나 : "수의학과보다는 수의사겠지?"
재명 : "네"
나 : "그럼 우리 재윤이는?"
재윤 : "저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
나 : "꿈이 바뀌었네? 왜 꿈을 바꾸었지?"
재윤 : "엄마가 유방암으로 돌아가셨잖아요? 그래서 엄마를 돌아가시게 한 암을 연구해서 치료해보고 싶어요"
나 : "...."

갑자기 목이 맨다. 엄마를 유난히 따랐던 우리 막내 재윤이가 엄마를 끔찍히도 생각하고 있고, 엄마를 잊지 못하고 엄마를 많이 보고 싶어 하는구나... 엄마의 유방암투병생활과 사별을 지켜보며 녀석이 참 많이 힘들어했구나, 그리고 그동안의 꿈을 바꾸면서 나에게 말도 못하고 혼자서 속으로 얼마나 힘들어 했을까? 애비가 그동안 너무 무심했구나... 한참 동안 침묵이 흐른 뒤 내가 말했다.

나 : "음~ 재윤이 생각이 아주 기특하구나. 그래 그렇게 하려무나. 그리고 재명이도 엄마가 많이 기대했던 황우석 박사님이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님이셨단다.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암환자들을 위한 항암제나 인공장기 등을 연구하여 치료해줄 것으로 많이 기대를 했었지. 그래 이쁜 애완동물이 죽는다면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복제해서 만들 수 있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큰 기쁨을 주고 의학발전에도 활용하면 불치병도 고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겠구나"
재명 : "네"
나 : "그리고 이왕 하려면 세계에서 최고가 되려무나. 그리고 이왕이면 꿈은 크게 가지고.... 아빠에게도 소중한 꿈이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도 많은 어려움도 이겨내고 있잖니? 2004년에 엄마가 너무 힘들다고 이민을 가자고 아빠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었단다"
재명 : "이민을요?"
나 : "응~ 이민..."
재명 : "어디로요"
나 : 저기 유럽지역...사람들이 찿지 못하는 곳으로..."
재명 : "우즈베키스탄 같은데요?"
나 : "응 그런 지역~ 그런데 아빠가 반대했지. 살아도 우리나라에서 살고, 죽어도 우리나라에서 죽고 싶다고...우리나라를 떠나 잘 산다는 보장도 없잖니? 그리고 한번 나가면 다시는 우리나라에 돌아오기도 어렵고 또 남아있는 가족들에게 얼마나 많은 고통을 주겠니?"
(2부에 계속)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아빠! 이번 기말고사에서 미술시험을 망쳤어요"
"아빠! 아빠는 학교 다닐 때 음악 잘 하셨어요?
"음악??? 글쎄다. 점수가 썩 좋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았는데~  왜 그러는데?"
"이번 기말고사에서 음악 시험을 망쳤어요. 저도 아빠를 닮았나봐요~~ 음악이 무지 약해요. 음악에서 평균 점수를 많이 까먹어요"

헐~~ 못하면 조상탓이라고, 지가 공부를 안해놓고 괜히 아빠 탓을 하기는...
하긴 다른 애들은 어릴 때부터 피아노학원이다, 미술학원이다 , 태권도학원이다 부모 손에 이끌려 정신없이 여기저기 학원에 끌려다닐 때 우리 쌍둥이들은 그런 곳 근처에도 가보지를 못했다. 그런데 보낼 재정적인 여건이 되지를 못했다. 그러고 보니 애비 탓이 크네....아내가 음악은 별로였다. 아내는 생전에 나에게 "내가 술을 마실 줄 알고, 노래를 잘 했다면 당신을 만나지 않았을거야~" 하며 나를 약올리곤 했다.

그나저나 녀석들 기말고사 시험과목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시험과목이 수요일에 세과목, 목요일에 세과목, 금요일에도 세과목, 토요일에는 두과목, 총 11개과목이다. 녀석들이 이번주에는 매일 밤 늦도록 시험공부한다고 긴장을 하고, 잠을 설치는 바람에 두녀석 모두 얼굴이 헬쓱해졌다.

전인교육도 좋지만 중학교 1학년에게 이 많은 과목을 이렇게까지 공부시키는 것이 과연 옳은 교육일까? 아예 예체능을 중학교과정부터 분리시키면 안될까? 주입식 교육으로 달달 잘 외운 학생들이 높은 점수를 받는 지금의 단순 입시위주 교육체제하에서는 자칫 판박이와 같이 비슷비슷한 사람들만 양산해내는 건 아닌지? 과목수를 줄이되 창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교육의 질을 심화시키면 안될까?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문다.

어제도 두녀석 모두 지난 시험 결과를 자책하며 자꾸 아쉬워하기에 과거는 이미 지난 일이니 잊고 뒤롤 돌아볼 시간이 있으면 당장 내일 시험 볼 과목이나 한번 더 읽어보라고 다독였다. 과거는 지나가 버린 것 아닌가? 다시 오지않을 과거에 속상하느니 다가올 내일을 준비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이것이 내가 내 삶의 방식이기도 하지만.....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달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