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어린이날이었다. 집사람이 하늘나라로 간 이후 처음으로 맞는 어린이날이다.
그러다보니 더 신경이 쓰이고 쌍둥이들 재명이와 재윤이에게 세심히 배려하게 된다.
모처럼 나들이를 하였는데 곳곳이 정체여서 기분전환하려 나갔다가 오히려 기분이
엉망이 되었다. 그래도 지방에서 큰애까지 올라와 온 가족이 모처럼 함께 모여
어린이날을 뜻깊게 보냈다. 아침에 집사람이 있는 청아공원에를 들러 곧장 산본에 있는
처남집에 가서 점심식사를 하고 돌아왔다.
 
지난 5월 2일 생산성본부에서 오전교육을 마치고 점심식사를 하는데 집에서 전화가
왔다. 막내 재윤이가 갑자기 "아빠!!! 학원을 한달 쉬면 안되요?" 하는 것이었다.
순간 아차!!! 하는 마음이 들었다.

올 해 들어서 2006년 결산이다, 법인세 신고다, 이사회 및 협의회 자료 준비다,
비정규직건으로 소송준비다, 사내근로복지기금 교육이다, 국가인권위원회 현장조사
준비 및 수검을 받으며 너무 바쁘게 살다보니 가장 소중한 내 가족들에게 내가 너무
소홀히 했다는 것을 느꼈다. 항상 내 일이 우선이었고 재명, 재윤이는 항상 뒷전이었다
집에 퇴근해서도 내 일에 바빠 숙제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고, 방치를 한 적이 더 많았다.
숙제나 준비물이 없느냐고 묻고, 없다고 하면 만화나 TV를 보도록 했고 PC게임까지
하게 해주었다. 자연히 PC게임을 하기 위해 숙제가 있으면서도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고, 이 모든 책임이 나에게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미 엎지러진 물! 교육을 마치고 곧장 쌍둥이들이 다니는 학원을 가서 선생님과 상담을
해보니 요즘 막내인 재윤이가 숙제를 잘 해오지 않고 시험을 보아도 틀리는 것이 많아서
매일 보충을 받는다고 한다. 자연히 학업에 흥미가 떨어져 학원을 가기가 싫어진 모양이다.
학원 선생님들께 엄마의 빈자리가 크다는 것과 나도 이제는 보다 재명, 재윤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대하겠다고 약속하며 앞으로 애들에게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달라고 특별히
부탁하고 학원을 나섰다.

그 이후부터는 퇴근하면 곧장 집으로 와서 재명, 재윤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며 많은
대화를 나누며 부족함이나 어려움은 없는지 지켜보고 있다.
 
일과 가족 사이에서 느끼는 갈등은 비단 나만의 고민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공통된 고민일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가족이다.
가족을 희생하며 얻은 성공이 과연 얼마나 큰 가치를 가지며, 오래 지속될 것인가?
일은 내일로 미루어도 되지만 가족은 항상 내곁에 그대로 있으리란 보장이 없다.
가족은 가장 소중하다. 군부독재시절에는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나의 미션과 열정은 가족으로부터 나온다.
이제부터는 내 가족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며 생활해야겠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 일요일에 쌍둥이 중 막내인 재윤이는 두번 울었다.

첫번째는 요즘 컴퓨터 게임과 TV를 통해 만화영화를 너무 자주 보기에 어제
하루만 보지 말라고 조치했다. 그랬더니 안방에 들어가 펑펑 눈물을 흘리며
꺼이꺼이 서럽게 운다. 마음이 아파 안방에 들어가 재윤이를 품에 안고 왜
우는지? 아빠 조치가 뭐가 잘못된 것인지를 조심스레 물었다. 그랬더니 자기
나름대로 논리를 편다.

"아빠! 요즘 학원수업을 따라가기가 너무 힘들어요. 그렇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매일 보는 테스트에서도 틀리지 않고 그래서 보충도 받지 않고 있어요. 요즘은
중간고사 기간이라 토요일에도 보충수업을 받고 있어요. 일주일 내내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이고 힘든데, 일요일에라도 컴퓨터 게임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는데 그것도 못하시게 하시면 우리는 너무 숨 막혀요!"

"휴~~~ 그래, 네 말도 일리는 있다."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다고... 대신 일주일
동안 학교와 학원 수업 잘 듣고, 숙제도 잘 하는 조건으로 컴퓨터 게임을 하도록
조치해 주었다.

두번째는 저녁 식사후 KBS드라마 대조영을 보지 말고 그냥 일찍 자라고 했더니
또 두녀석 모두 방 안에 들어가 훌쩍 훌쩍 서럽게 운다.
"대조영을 못보는 것도 스트레스로 쌓이니? 다음 주에 재방송보면 되잖아?"
"대조영은 재방송이 안되거든요. 대조영은 재미있고, 역사공부도 되잖아요?"
"좋다. 지금 9시부터 잠을 자고, 시작하는 9시 45분에 한번 깨워주마, 대신 그
시간에 깨워도 한번에 안일어나면 아빠는 더 이상 책임 못진다."
"네!"

한번 잠에 곯아 떨어진 녀석들이 밤 9시 45분에 깨운다고 쉽게 일어나겠는가?
아침에 일어나니 두 녀석들 입이 퉁퉁 부어있다. 아침 식사시간까지도 꽁하고
토라져 있기에 참다 못해 한마디 쏘아 부쳤다.
"아빠는 막내인 재윤이를 정확히 한번 깨웠고, 그때 못 일어난 너희 책임이 더
크다. 그리고 아빠나 가족보다도 대조영 드라마가 더 소중하니?"

그제서야 튀어나온 입이 조금은 들어간다.
갈수록 고집도 세어가고, 자기 의견도 강하게 주장하는 것을 보니 커가나 보다.
그러나 가족보다는 자기 편의 위주의 떼쓰기가 더 많아 이해를 시키고 달래는데
여간 힘이 드는 것이 아니다. 엄마가 있으면 안으로 애들을 감싸면서 메마른
정서를 다독거릴텐데, 엄한 아빠 역할에 그동안 익숙해진 나에게는 아무래도
부드럽게 애들을 이해시키고 다독거리는데 익숙하지 않아 조심스럽다.

뜨거운 열정을 식혀가며, 안으로는 부드러움으로 예민한 두 녀석들 뒷바라지를
하려니 강과 약을 겸비하여 지도한다는 것이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도 철없는 두녀석들은 이보다 더한 주장도 할 것이고, 때론 행동으로
저지를텐데, 등을 토닥거리며 수습하며 때론 내 혼자서 가슴앓이를 많이 해야
할 것 같아 답답함도 느낀다. 그러나 내 아픔이 애미없는 자식들의 아픔보다
더 클것일까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고 비뚤어지지 않도록 잘 키워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애들 언행은 사소한 일이라도 지나치지 않고 관심있게 지켜보다
보니 신경이 곤두서기도 한다.

그러나 집사람이 간 이후 여지껏 해 온 것처럼 향후에도 나는 잘 해 낼 것이다.
자식양육은 부부 중 결국 산 자의 몫이니까...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올해 첫눈이 내렸다.
쌍둥이 재명이와 재윤이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어제부터 뉴스에 오늘 첫눈이 내린다고 했다고 들떠 있다.

오늘 내내 하늘을 쳐다보아도 눈이 올 것 같지는 않은데,
"뉴스 기상예보가 이번에도 오보구나!"하며 지나쳤는데...

밤 8시 30분이 넘어 아파트 밖에서
사람들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 밖을 내다보니,
글쎄 하늘에서 하얀 눈이 내리는 것이 아닌가?
길에 쌓인 눈은 날씨가 포근하여 금새 녹아버렸고
지붕 위에만 눈이 일부 쌓여 있었다.

재명이와 재윤이는 저녁을 먹고
아까 저녁 7시 15분에 보충수업을 받으러 학원으로 갔다.
오늘은 밤 10시 20분에 보충수업이 끝난다는데...

밤 9시가 되자 하늘에서는 천둥 번개까지 친다.
몸은 컴 앞에 앉아있지만 마음은 애들에게 이미 가있다.

컴 앞에서 글을 옮기다가 밤 10시가 넘어가자,
주섬주점 두꺼운 옷으로 갈아입고,
신발장에서 우산 세개를 꺼내들고
총총걸음으로 학원으로 향한다.

우리 경비실 아저씨는 경비실에 콕 박혀 있는데,
옆단지의 부지런한 경비실 아저씨는
밖에서 부지런히 쌓인 눈을 쓸고 있다.
덕분에 길이 질척거리지 않아 좋다.

학원에 도착해보니 아직 수업은 끝나지 않았고,
내친 김에 부원장님과 우리 재명이와 재윤이
학습태도는 좋은지, 장난은 심하지 않은지?
이야기도 나누었다.

수업이 끝날 무렵이 되니 엄마들 몇분이 더 오시고,
자식들을 데리고 각자 집으로 향한다.

요즘 세상이 너무 험하다보니 자식들을 밤 늦게
학원에 보내도 걱정이 앞선다.
더구나 재명이와 재윤이는 둘이고
한참 장난이 심한 때인지라 더 신경이 쓰인다.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야
그제서야 마음이 놓이니
이게 모두 자식을 가진 우리나라 부모들의
한결같은 마음이 아니겠는가?

(2007-11-20 00:02:12)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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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0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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