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은 재명이 재윤이 쌍둥이의 초등학교에서 열린학습을 하는 날이었다.
재명, 재윤이가 지난주에 학교에서 열린학습을 한다고 안내장을 가져와서 보여주었기에 알고 있었다.

수요일 아침을 함께 먹는데 막내인 재윤이가 나에게 묻는다
"아빠 오늘 학교에 오실 수 있으세요?"
쌍둥이지만 7분 차이로 형인 재명이는 속이 더 깊고 침착하여 아빠가 회사에서 근무하므로
오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아빠 신경쓰지 않게 하려고 한마디 거든다.
"아빠는 직장에서 일하시는데 오실 수 있겠어? 아빠 바쁘시면 안오셔도 되요."
나는 오려고 마음은 먹었으나 그날따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조사관이 회사를 방문하게 되어
있어 시간이 어찌될지 몰라 대충 대답했다.
"응. 아빠가 출근해서 상황을 보고 아빠가 올 수 있으면 당연히 와야지..."

화요일 퇴근 무렵에 회사 모 부서에서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에 회사내 모 비정규직 단체에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회사 내에서 신분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고 진정을 냈다. 그래서 국가인권위원회 신분차별팀에서 조사관이 현장조사를 나오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공교롭게 면담이 예정된 시간이 오전 9시 30분 이었다.
애들 열린학습은 10시30분부터라고 시작하는데...

조합사무실에 9시 30분에 가서 기다리는데 조사관이 20분정도 지각을 했다.
아니 회사는 들어왔는데 다른 부서에서 일을 보느라  조합사무실에는 늦게 도착했다.
대충 상호간 진정이 제기된 사항과 상호 입장을 설명하고, 미리 준비한 자료를 주었다.
조사관도 미리 그동안 진정을 제기한 사항에 대해 이미 조치를 하였고, 미리 준비한 자료를
주니 자료를 충실하게 준비해주어 고맙다고 하며 몇가지 추가 제출자료를 요청하고 면담을 마쳤다.

회의를 마치고 나니 오전 10시 20분, 사무실에 들어오니 10시 30분이 되었다.
상사에게 외출 보고를 하고 여의도에서 택시를 타고 일산에 있는 초등학교에 도착하니 10시 55분...
(택시가 어지간히도 빨리 달렸다)

한 학급에 학생은 대략 36명 정도였다.
학부모들은 약 30명정도 온 것 같았다. 2반과 5반 학부모 중에서 아빠는 나 혼자뿐이다.
늦게 도착한 탓에 교실 뒷문 입구에서 지켜보니 재명이와 재윤이 모두 교실 뒤에 서있는 학부모들을
자꾸 쳐다본다. 아빠의 모습을 찿고 있구나 싶었다. 아침에 아빠보고 바쁘면 오지 말라고 말은 했지만,
그래도 혹시 아빠가 와주지 않을까하며 아빠 얼굴이 보이나 자꾸 뒤를 돌아보고 있다.
그러다 눈이 딱 마주치니 환하게 웃으며 얼굴에 생기기 돌기 시작한다.
 
백마디의 말보다는 단 한번의 실천이 더 소중하고 가치있는 법이다.
재명, 재윤이가 아빠를 보고 저렇게 기뻐하고 좋아하는데,
만약에 가지 않았으면 두 녀석이 얼마나 서운했을까를 생각하니 학교에 가기를 참 잘했다고
여기고 각각 학급이 틀리다보니 4학년 2반과, 5반을 번갈아 다니며 두 녀석에게 부지런히 눈도장도
찍고 각각 담임선생님과도 인사를 나누고 애들을 부탁했다.

양다리를 걸친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반쪽씩 수업을 듣고 소감문도 두 아이 것을 각각 작성하려니 힘들었다.
난감하기만 했다.

엄마의 빈자리를 나 혼자서 채워가야 하는 싱글대디의 생활이니 두배 이상으로 힘들지만
하루가 다르게 밝게 커가는 우리 쌍둥이들 모습에서 희망을 발견하며 든든함도 느끼고
내가 좀 더 열심히 인생을 살아야 하는 내 자신의 mission을 느끼게 된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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