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부터 쌍둥이 녀석들이 할머니와 형 지갑에서 돈을 꺼내다가 쓰는
나쁜 버릇이 생겨서 고민이 많았다. 문제는 할머니와 형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돈을 꺼내 쓰고서도 아직 어려서인지 양심의 가책이나 잘못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이를 어찌 해야 하나....
지난 3월에도 내 지갑에서 통도 크게 야금야금 5만원이나 꺼내서 친구들과
어울려다니며 불량식품도 사먹고, 피씨방가서 게임도 하며 쓰다가 걸려
혼쭐나게 엉덩이를 회초리로 때려주고 다시는 안그러겠다고 지 어미 영정사진
앞에서 다짐까지 받았는데 그것도 잠시, 지난주에 또 장모님과 큰애 지갑에서
돈을 꺼내 쓰다가 형에게 걸린 모양이다.
3월에만해도 내가 쌍둥이들에게 용돈을 주는 것이 좋겠다고 하자 애들에게
필요한 것은 다 사주는데 무슨 용돈을 주냐며, 오히려 애들에게 돈을 주면 그
돈으로 불량식품을 사먹으라고 등을 떠밀어 가르치는 것과 같다며 펄쩍 뛰시며
반대하시던 장모님도 이제는 한풀 꺾여 나에게 앞으로 매일 쌍둥이들에게
1,000원씩 용돈을 주면 어떻겠냐고 넌즈시 묻기에 녀석들 용돈은 제가 알아서
결정하겠다고 말하고 4일 동안을 끙끙 앓으며 고민을 했다.
용돈을 주자니 이제 막 돈쓰는 재미를 붙인 녀석들에게 돈 쓰는 것을 더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 염려가 되고, 그렇다고 안 주자니 계속 장모님과 큰애
지갑에도 손을 꺼내갈 것이고, 집에서 돈을 가져가지 못하면 나중에는 학원이나
밖에서 남의 물건이나 돈에 손을 대지는 않을지 도무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녀석들이 공부는 잘하는데,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녀석들이 5학년이 되면서 막 사춘기에 들어선 것 같았다.
집사람이 살아있었더라면 둘이서 머리를 맞대고 상의를 하면서 대처하련만
이제는 나 혼자서 녀석들을 키워야하다 보니 그만큼 애들 양육에 대한 책임에
어깨가 무거워진다. 집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집사람이나 나 어느 한쪽이 혼내고
나머지 한쪽은 끌어안는 방법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나 혼자서 아버지의 권위와
어머니의 자상함을 겸해야 하니 더 신경이 쓰인다. 짐승을 몰 때도 한쪽에는
퇴로를 열어두어야 하는 법, 무조건 돈을 안주는 것이 능사는 아니며 또 돈을
가져갈 때마다 매번 체벌을 가하는 것만이 최선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폭력은 폭력을 낳고 잘못을 저지른 후 몸으로 때우며 그만이라는 생각에 젖게
만들 수도 있기에 고심 끝에 일단은 녀석들을 믿고 용돈을 주기로 마음먹었다.
단, 기준은 월 얼마씩 기본급에 성과와 연동한 성과급을 가미하기로 했다. 내가
회사에서 하는 일이 종업원복지이니 거기서 힌트를 얻어 한달 기본 용돈을 한녀석당
10,000원으로 하고, 기말시험에서 전교 1등을 하면 추가로 30,000원, 반에서
1등을 하면 20,000원을 2등은 10,000원을 주고, 학원에서 매달 보는 월말평가에서도
1등을 하면 10,000원을, 2등을 하면 5,000원을 추가로 더 주기로 하되
용돈기입장을 반드시 쓰기로 녀석들과 약속을 하고 어제 만원씩을 주었다.
여지껏 용돈다운 용돈을 주지 않았는데 아마도 녀석들도 친구들과 같이 어울리다
보니 얻어먹는 것도 한계가 있고 사주고 싶고, 사먹고 싶은 것도 있었을 것이고,
해보고 싶은 것, 사보고 싶은 책도 있었을 것이다. 애비에게 말하면 필요한 것을
다 사주겠지만 잔소리를 듣거나 거절당하는 것이 더 많으니 녀석들도 그동안
스트레스를 꽤나 받았을 것이다. 앞으로는 내가 필요한 것 중에서 기본적인 것만
사주고, 자신들이 사고 싶은 것은 자신들의 용돈을 모아 사도록 하면 돈에 대한
중요성도 느끼고 저축하는 습관도 키우고 짜임새있게 돈을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본다.
오늘부터 2박3일로 학교에서 수련회를 떠났는데, 아마도 장모님이 추가로 준
용돈 5000원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어제 준 6월분 용돈 10,000원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용돈기입장을 보면 녀석들의 씀씀이와 절제력을 짐작할 수 있으리라!
싱글대디 김승훈
나쁜 버릇이 생겨서 고민이 많았다. 문제는 할머니와 형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돈을 꺼내 쓰고서도 아직 어려서인지 양심의 가책이나 잘못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이를 어찌 해야 하나....
지난 3월에도 내 지갑에서 통도 크게 야금야금 5만원이나 꺼내서 친구들과
어울려다니며 불량식품도 사먹고, 피씨방가서 게임도 하며 쓰다가 걸려
혼쭐나게 엉덩이를 회초리로 때려주고 다시는 안그러겠다고 지 어미 영정사진
앞에서 다짐까지 받았는데 그것도 잠시, 지난주에 또 장모님과 큰애 지갑에서
돈을 꺼내 쓰다가 형에게 걸린 모양이다.
3월에만해도 내가 쌍둥이들에게 용돈을 주는 것이 좋겠다고 하자 애들에게
필요한 것은 다 사주는데 무슨 용돈을 주냐며, 오히려 애들에게 돈을 주면 그
돈으로 불량식품을 사먹으라고 등을 떠밀어 가르치는 것과 같다며 펄쩍 뛰시며
반대하시던 장모님도 이제는 한풀 꺾여 나에게 앞으로 매일 쌍둥이들에게
1,000원씩 용돈을 주면 어떻겠냐고 넌즈시 묻기에 녀석들 용돈은 제가 알아서
결정하겠다고 말하고 4일 동안을 끙끙 앓으며 고민을 했다.
용돈을 주자니 이제 막 돈쓰는 재미를 붙인 녀석들에게 돈 쓰는 것을 더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 염려가 되고, 그렇다고 안 주자니 계속 장모님과 큰애
지갑에도 손을 꺼내갈 것이고, 집에서 돈을 가져가지 못하면 나중에는 학원이나
밖에서 남의 물건이나 돈에 손을 대지는 않을지 도무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녀석들이 공부는 잘하는데,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녀석들이 5학년이 되면서 막 사춘기에 들어선 것 같았다.
집사람이 살아있었더라면 둘이서 머리를 맞대고 상의를 하면서 대처하련만
이제는 나 혼자서 녀석들을 키워야하다 보니 그만큼 애들 양육에 대한 책임에
어깨가 무거워진다. 집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집사람이나 나 어느 한쪽이 혼내고
나머지 한쪽은 끌어안는 방법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나 혼자서 아버지의 권위와
어머니의 자상함을 겸해야 하니 더 신경이 쓰인다. 짐승을 몰 때도 한쪽에는
퇴로를 열어두어야 하는 법, 무조건 돈을 안주는 것이 능사는 아니며 또 돈을
가져갈 때마다 매번 체벌을 가하는 것만이 최선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폭력은 폭력을 낳고 잘못을 저지른 후 몸으로 때우며 그만이라는 생각에 젖게
만들 수도 있기에 고심 끝에 일단은 녀석들을 믿고 용돈을 주기로 마음먹었다.
단, 기준은 월 얼마씩 기본급에 성과와 연동한 성과급을 가미하기로 했다. 내가
회사에서 하는 일이 종업원복지이니 거기서 힌트를 얻어 한달 기본 용돈을 한녀석당
10,000원으로 하고, 기말시험에서 전교 1등을 하면 추가로 30,000원, 반에서
1등을 하면 20,000원을 2등은 10,000원을 주고, 학원에서 매달 보는 월말평가에서도
1등을 하면 10,000원을, 2등을 하면 5,000원을 추가로 더 주기로 하되
용돈기입장을 반드시 쓰기로 녀석들과 약속을 하고 어제 만원씩을 주었다.
여지껏 용돈다운 용돈을 주지 않았는데 아마도 녀석들도 친구들과 같이 어울리다
보니 얻어먹는 것도 한계가 있고 사주고 싶고, 사먹고 싶은 것도 있었을 것이고,
해보고 싶은 것, 사보고 싶은 책도 있었을 것이다. 애비에게 말하면 필요한 것을
다 사주겠지만 잔소리를 듣거나 거절당하는 것이 더 많으니 녀석들도 그동안
스트레스를 꽤나 받았을 것이다. 앞으로는 내가 필요한 것 중에서 기본적인 것만
사주고, 자신들이 사고 싶은 것은 자신들의 용돈을 모아 사도록 하면 돈에 대한
중요성도 느끼고 저축하는 습관도 키우고 짜임새있게 돈을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본다.
오늘부터 2박3일로 학교에서 수련회를 떠났는데, 아마도 장모님이 추가로 준
용돈 5000원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어제 준 6월분 용돈 10,000원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용돈기입장을 보면 녀석들의 씀씀이와 절제력을 짐작할 수 있으리라!
싱글대디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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