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인 재명이와 재윤이는 고집이 아주 쎄다.
확실한 증거를 들이대야 그제야 고집을 꺾는다.

오늘도 재윤이 녀석이 감기약을 먹는데, 점심때 먹는약과 아침, 저녁때
먹는 약이 다르다며 한사코 아침 약 먹기를 거부한다. 아침 약 가운데
갈색의 작은 약이 있는데 그것을 먹으면 잠이 온다며 학교 수업시간에
지장이 있다고 끝까지 안먹겠다는 것이다.

장모님과 재윤이 사이에 30분 정도 실랑이가 있었고,
결국은 재윤이가 갈색 약을 빼고 감기약을 먹었다. 쌍둥이 녀석들 고집이 쎄다.
어쩌면 아빠와 엄마 고집을 그대로 쑥 빼닮았는지 모른다. 게다가 요즘은
TV나 인터넷을 통해 줏어듣는 정보가 많아서인지 옆에서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확실한 증거를 들이대지 않는 한 어지간해서는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그런 녀석들을 지켜보고 있으면서 나는 녀석들의 의견이 큰 무리가 아니면 그냥
존중해주는 편이다. 살다보니 사람은 자신의 색깔이 있어야 한다. 태어나 딱
한번 살다가는 소중한 삶인데 부모가 시키는대로, 부모의 의지대로, 부모가 원하는
판박이처럼 살게 만들고 싶지는 않다. 다만 너무 지나치고 무리한 고집이나 주장은
적당한 선에서 제지를 시키지만 각자의 개성껏 살게 해주고 싶다.

두 녀석이 싸울 때도 장모님만 안 계시면 그냥 제풀에 꺾일 때까지 두고 싶다.
둘이서 치고 박고 싸우면서 타협과 화해하는 법을 녀석들 스스로 배우고 깨닫게
하고 싶다. 나도 지금 포스코 차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동갑인 막둥이 삼촌과는
아주 어려서부터 항상 라이벌 의식이 있었고 대학교에 진학해서까지도 다투고
살았다. 당시는 광주에서 둘이 자취를 하면서 살았는데 내가 대학을 졸업후
ROTC를 지원하여 장교로 임관했을 때 막내삼촌은 2학년 2학기때 군입대를
하여 병장이었다. 항상 삼촌과 조카라는 혈연관계에서 형성된 위계질서로 나는
복종만을 강요당했는데 군 입대를 하니 장교(소위)와 병(병장)으로 군
계급관계에서 상하관계가 처음으로 뒤바뀐 것이다. 그제야 비로소 삼촌과 나는
진정으로 서로를 존중하게 되었다.

나도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야 진정한 마음의 화해를 했는데 이제 초등학교
5학년인 녀석들에게 양보와 화해를 강조하고 강요한들 먹히겠는가? 다 시간이
흐르면 자연히 다 해결되겠지... 그리고 애비는 그 사이에 많은 안타까움과
속앓이의 시간을 인내하며 보내게 될 것이고...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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