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요일에 쌍둥이 중 막내인 재윤이는 두번 울었다.

첫번째는 요즘 컴퓨터 게임과 TV를 통해 만화영화를 너무 자주 보기에 어제
하루만 보지 말라고 조치했다. 그랬더니 안방에 들어가 펑펑 눈물을 흘리며
꺼이꺼이 서럽게 운다. 마음이 아파 안방에 들어가 재윤이를 품에 안고 왜
우는지? 아빠 조치가 뭐가 잘못된 것인지를 조심스레 물었다. 그랬더니 자기
나름대로 논리를 편다.

"아빠! 요즘 학원수업을 따라가기가 너무 힘들어요. 그렇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매일 보는 테스트에서도 틀리지 않고 그래서 보충도 받지 않고 있어요. 요즘은
중간고사 기간이라 토요일에도 보충수업을 받고 있어요. 일주일 내내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이고 힘든데, 일요일에라도 컴퓨터 게임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는데 그것도 못하시게 하시면 우리는 너무 숨 막혀요!"

"휴~~~ 그래, 네 말도 일리는 있다."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다고... 대신 일주일
동안 학교와 학원 수업 잘 듣고, 숙제도 잘 하는 조건으로 컴퓨터 게임을 하도록
조치해 주었다.

두번째는 저녁 식사후 KBS드라마 대조영을 보지 말고 그냥 일찍 자라고 했더니
또 두녀석 모두 방 안에 들어가 훌쩍 훌쩍 서럽게 운다.
"대조영을 못보는 것도 스트레스로 쌓이니? 다음 주에 재방송보면 되잖아?"
"대조영은 재방송이 안되거든요. 대조영은 재미있고, 역사공부도 되잖아요?"
"좋다. 지금 9시부터 잠을 자고, 시작하는 9시 45분에 한번 깨워주마, 대신 그
시간에 깨워도 한번에 안일어나면 아빠는 더 이상 책임 못진다."
"네!"

한번 잠에 곯아 떨어진 녀석들이 밤 9시 45분에 깨운다고 쉽게 일어나겠는가?
아침에 일어나니 두 녀석들 입이 퉁퉁 부어있다. 아침 식사시간까지도 꽁하고
토라져 있기에 참다 못해 한마디 쏘아 부쳤다.
"아빠는 막내인 재윤이를 정확히 한번 깨웠고, 그때 못 일어난 너희 책임이 더
크다. 그리고 아빠나 가족보다도 대조영 드라마가 더 소중하니?"

그제서야 튀어나온 입이 조금은 들어간다.
갈수록 고집도 세어가고, 자기 의견도 강하게 주장하는 것을 보니 커가나 보다.
그러나 가족보다는 자기 편의 위주의 떼쓰기가 더 많아 이해를 시키고 달래는데
여간 힘이 드는 것이 아니다. 엄마가 있으면 안으로 애들을 감싸면서 메마른
정서를 다독거릴텐데, 엄한 아빠 역할에 그동안 익숙해진 나에게는 아무래도
부드럽게 애들을 이해시키고 다독거리는데 익숙하지 않아 조심스럽다.

뜨거운 열정을 식혀가며, 안으로는 부드러움으로 예민한 두 녀석들 뒷바라지를
하려니 강과 약을 겸비하여 지도한다는 것이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도 철없는 두녀석들은 이보다 더한 주장도 할 것이고, 때론 행동으로
저지를텐데, 등을 토닥거리며 수습하며 때론 내 혼자서 가슴앓이를 많이 해야
할 것 같아 답답함도 느낀다. 그러나 내 아픔이 애미없는 자식들의 아픔보다
더 클것일까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고 비뚤어지지 않도록 잘 키워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애들 언행은 사소한 일이라도 지나치지 않고 관심있게 지켜보다
보니 신경이 곤두서기도 한다.

그러나 집사람이 간 이후 여지껏 해 온 것처럼 향후에도 나는 잘 해 낼 것이다.
자식양육은 부부 중 결국 산 자의 몫이니까...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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