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퇴근하기 전에 지방 캠퍼스에 있는 큰애에게 전화를 걸었다.
부탁한 것을 등기로 보내면서 목소리나 듣고 싶었다.
중학교때 애비와 어미와 무던히 싸우며 인터넷과 컴퓨터가 좋다고 정보고등학교로
진학한 큰애인데, 대학은 취업을 생각해서인지 생소한 소방행정학과를 진학했다.
한참 공부를 해야할 고등학교 2학년 초에 어미가 유방암말기 판정을 받고 3학년 때에도
집사람 간병하느라 큰애 뒷바라지를 많이 해주지 못했는데, 걱정하지 말라며
그래도 원하는 학과에 진학하여 작년 9월에 지 어미 눈 감기 전에 수시에 합격하여
합격증을 보여주어 자식 수험생활에 짐이 될까봐 병상에서 노심초사하던 지어미가
편히 눈을 감게 해주었던 녀석이었다. 지금은 지방의 대학 기숙사에서 숙식하며
학교 생할을 하고 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애비 곁을 떠나 보내려니 왠지 마음이 허전하다.
그래도 집사람이 떠나고 없던 지난 겨울에는 큰애가 옆에서 말동무도 해주고,
동생들 방학숙제도 챙기며 내 짐을 덜어주려 애썼고,
집사람이 생전에 했던 그대로 매일 밤이면 너무 늦게 일하지 말라고
빨리 주무시라고 채근하며 내 주변을 얼씬거리며 시위를 하기도 했는데,
날씨가 추워지다보니 하루 세끼 따뜻한 밥으로 잘 챙겨먹고 다니는지,
옷은 춥지않게 잘 챙겨입고 다니는지, 집에서는 아침 잠이 많아 꼭 깨워야 일어나는
녀석인데 아침이면 늦지않게 일어나 수업시간에 지각하지 않고 다니는지,
학교생활은 잘 적응하며 다니는지, 외골수인 성격에 친구들과는 잘 사귀고 지내는지
자꾸 신경이 쓰이는 것을 보니 나도 별수 없는 대한민국의 애비인가 보다.
지난 9월 초만해도 한살 위 이종사촌 형인 민규와 같은 방을 쓰고 있어
멀리 보내놓았지만 그래도 위안이 되었는데 민규가 군입대 때문에 먼저 휴학을
하고 서울 집으로 올라오는 바람에 기숙사 방에서 혼자서 지내려니 적적할텐데...
예전에 내가 중고등학교 때 자취하며 학교를 다닐 때는 직접 연탄불 갈고,
쌀을 씻어 연탄불 위에 솥을 얹어 밥을 해서 먹고 다니고,
반찬거리도 재료를 사서 만들어 먹고 김치도 직접 담구어 먹고
냉장고도 없이 애를 먹던 예전에 비하면 콘도같은 독립적인 기숙사에서
침대에서 잠을 자고, 냉난방 되고, 기숙사 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호강스런
생활이지만 품 밖의 자식이라고 찬바람이 부니 걱정이 앞선다.
엊그제 콘도사 직원들과 식사를 하고 밤늦게까지 과음을 하고 들어온 날,
쌍둥이 녀석이 큰애에게 아빠가 요즘 술 많이 드신다고 일렀던 모양이다.
나에게 술을 줄이고 건강 챙기라고 전화가 오고,
쌍둥이에게 "너희는 자꾸 아빠 힘들게 하지 말라"하며 타일렀다는 말을 들으니
떠나있는 큰애가 더 애틋해진다. 이게 다 자식을 둔 대한민국 애비들의 한결같은
마음이겠지...
싱글대디 김승훈
부탁한 것을 등기로 보내면서 목소리나 듣고 싶었다.
중학교때 애비와 어미와 무던히 싸우며 인터넷과 컴퓨터가 좋다고 정보고등학교로
진학한 큰애인데, 대학은 취업을 생각해서인지 생소한 소방행정학과를 진학했다.
한참 공부를 해야할 고등학교 2학년 초에 어미가 유방암말기 판정을 받고 3학년 때에도
집사람 간병하느라 큰애 뒷바라지를 많이 해주지 못했는데, 걱정하지 말라며
그래도 원하는 학과에 진학하여 작년 9월에 지 어미 눈 감기 전에 수시에 합격하여
합격증을 보여주어 자식 수험생활에 짐이 될까봐 병상에서 노심초사하던 지어미가
편히 눈을 감게 해주었던 녀석이었다. 지금은 지방의 대학 기숙사에서 숙식하며
학교 생할을 하고 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애비 곁을 떠나 보내려니 왠지 마음이 허전하다.
그래도 집사람이 떠나고 없던 지난 겨울에는 큰애가 옆에서 말동무도 해주고,
동생들 방학숙제도 챙기며 내 짐을 덜어주려 애썼고,
집사람이 생전에 했던 그대로 매일 밤이면 너무 늦게 일하지 말라고
빨리 주무시라고 채근하며 내 주변을 얼씬거리며 시위를 하기도 했는데,
날씨가 추워지다보니 하루 세끼 따뜻한 밥으로 잘 챙겨먹고 다니는지,
옷은 춥지않게 잘 챙겨입고 다니는지, 집에서는 아침 잠이 많아 꼭 깨워야 일어나는
녀석인데 아침이면 늦지않게 일어나 수업시간에 지각하지 않고 다니는지,
학교생활은 잘 적응하며 다니는지, 외골수인 성격에 친구들과는 잘 사귀고 지내는지
자꾸 신경이 쓰이는 것을 보니 나도 별수 없는 대한민국의 애비인가 보다.
지난 9월 초만해도 한살 위 이종사촌 형인 민규와 같은 방을 쓰고 있어
멀리 보내놓았지만 그래도 위안이 되었는데 민규가 군입대 때문에 먼저 휴학을
하고 서울 집으로 올라오는 바람에 기숙사 방에서 혼자서 지내려니 적적할텐데...
예전에 내가 중고등학교 때 자취하며 학교를 다닐 때는 직접 연탄불 갈고,
쌀을 씻어 연탄불 위에 솥을 얹어 밥을 해서 먹고 다니고,
반찬거리도 재료를 사서 만들어 먹고 김치도 직접 담구어 먹고
냉장고도 없이 애를 먹던 예전에 비하면 콘도같은 독립적인 기숙사에서
침대에서 잠을 자고, 냉난방 되고, 기숙사 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호강스런
생활이지만 품 밖의 자식이라고 찬바람이 부니 걱정이 앞선다.
엊그제 콘도사 직원들과 식사를 하고 밤늦게까지 과음을 하고 들어온 날,
쌍둥이 녀석이 큰애에게 아빠가 요즘 술 많이 드신다고 일렀던 모양이다.
나에게 술을 줄이고 건강 챙기라고 전화가 오고,
쌍둥이에게 "너희는 자꾸 아빠 힘들게 하지 말라"하며 타일렀다는 말을 들으니
떠나있는 큰애가 더 애틋해진다. 이게 다 자식을 둔 대한민국 애비들의 한결같은
마음이겠지...
싱글대디 김승훈
'김승훈의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승훈의 싱글대디칼럼41 -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2008.6.14) (0) | 2009.08.02 |
---|---|
김승훈의 싱글대디칼럼40 - 용돈을 주기로 했다.(2008.6.9) (0) | 2009.08.02 |
김승훈의 싱글대디칼럼38 - 막내는 두번 울었다.(2007.10.15) (0) | 2009.08.02 |
김승훈의 싱글대디칼럼37 - 개성있게 키우고 싶다. (2008.5.27) (0) | 2009.08.02 |
김승훈의 싱글대디칼럼36 - 이제는 다 큰 큰애(2008.1.9) (0) | 2009.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