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이 몇개가 쌓여있다. 지난주부터 재명이가 자꾸 뽑기를 한다고
장모님께서 걱정을 하셨다.
녀석들이 학원을 마치고 집에 도착하여 누가 저렇게 뽑기를 하여 쓸데없는
장난감을 많이 받아왔느냐고 추궁을 하니 막내 재윤이가 뽑기를 잘해서
받았다고 나에게 자랑을 하려고 자랑스럽게 안방에 전시를 해놓았는데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그동안 녀석들에게 쌓인 스트레스가 더해져 그만
폭발해버린 것이다.
"그러니까 쌍둥이들에게는 용돈을 주면 안된다니까. 돈이 생기니 자꾸
쓸데없는 데에다 돈을 쓰고 다니지..."
평소 쌍둥이들에게 용돈을 주는 것이 못마땅했던 장모님은 옆에서 계속
용돈을 주어서는 안된다고 하시고... 마침 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던 나는
화를 내며 전에 재명이가 뽑아다가 거실 TV위에 전시해놓은 장남감까지
모두 쓸어담아 부숴버리고 쓰레기통에 갔다 버리라고 큰애에게 역정을 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큰애가 쌍둥이들을 얼른 데리고 제방으로 들어간다.
'아마 큰애가 쌍둥이들을 잘 타이르려고 그러나???' 큰애가 쌍둥이들 마음을
잘 헤아려 어루만져주었는지 큰애 방에서 나온 두녀석들은 조용히 안방에
들어가 잠을 잤다.
오늘 아침, 큰애에게 조용히 물어보았다.
"어제 동생들에게 무슨 말을 했기에 동생들이 고분고분하게 잠을 잘 잤니?"
그랬더니 큰애 왈 "재윤이에게 형은 네 기분 이해한다. 여지껏 재명이는
뽑기를 해도 아무런 일도 없었는데 막내 네가 처음 뽑기를 했는데 이런
날벼락을 맞았느니 얼마나 억울하니~~ 형은 네 마음 이해한다고 그랬더니
많이 위안이 되었던 것 같아요"
자식을 나무라고 훈계를 할 때는 논리적인 일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이번에는
장모님 때문에 내가 너무 감정에 치우쳐 나무란 것 같다. 이번에는 다행히도
큰애가 완충역할을 잘 해주어 그런대로 수습이 잘 된 것 같다. 그나저나
재명이와 재윤이가 언제쯤이나 철이 들려나...
쌍둥이아빠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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