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재명이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밤 늦은 시간에 전화가 걸려왔다.
아마도 선생님도 아빠인 나에게 사실을 알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내심으로
꽤나 고민하였던 모양이다.

재명이가 지난 봄에 합창반에서 수업을 하면서 친구들 가방에서 도서상품권
4장을 몰래 가져온 모양이다. 그러나 당시는 목격한 사람도 없어서 재명이가
훔치지 않았다고 우기는 바람에 넘어갔으나 나중에 친구들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어 선생님이 오늘 드디어 재명이를 불러 확인을 한 모양이다.

그랬더니 재명이가 자신이 가져갔다고 선생님께 사실대로 실토를 하니
선생님도 황당하여 이를 모른 척 그대로 덮어야 할지, 창피스럽겠지만
사실대로 알려서 변상조치를 해야 하나 고민스러웠다고 한다.

나는 지난 봄에 학원에서 100점을 받아 상으로 받아왔다고 하여 그냥 무심코
지나쳤는데 그때 보다 자세히 학원에 확인을 해보지 않은 것이 후회스러웠다.
설마 친구들 것을 훔쳐왔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는데 사실이라니 나도
황당하고 혼란스러웠다.

선생님께는 알려주어서 고맙다고 하고, 사실을 덮게되면 오히려 재명이에게는
미래에 더큰 불행의 씨앗이 될지 모르니 사실대로 알리고 그 금액 4만원은
내가 내일 재명이 편에 보내주기로 했다.

비록 우리가 물질적으로는 풍족하게 살지는 못하지만, 부정한 방법이나 남이
허락하지 않는 것을 가져오는 것은 도둑질이니 절대 하지 말라고 교육시켰건만
순간의 물질적인 욕구를 참지 못한 녀석에게 실망이 앞선다. 오히려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더 열심히 노력하여 자신의 힘과 땀으로 꼭 챙취하라고 가르쳤는데
이런 애비 마음과 뜻을 몰라주다니....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나가야 한다. 덮는 것은 잠시이고 임시방편일 뿐이지
진정한 문제 해결은 아니다. 창피하고 애 기가 죽는다고 잘못한 것을 덮고
지나가다 보면 다음에도 잘못을 해도 선생님과 부모가 대충 덮어주겠지 하고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같은 실수나 잘못된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누구나 잘못을 할 수도 있도, 욕망에 이끌려 남의 것을 탐할 수 도 있다.
그러나 그런 잘못된 행동을 했을 과감히 잘못을 지적하고,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잘못을 인정하고 참회하고 용서를 구함으로써 다시는 그런 잘못이나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고 용기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여름방학이다. 집안에서는 에어컨도 없는데 더운 날씨에 장모님께서 큰애, 쌍둥이들
세녀석들 뒷바라지를 하느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회사에서 어쩌다 집으로
전화를 하면 쌍둥이들이 싸우는 소리가 수화기를 타고 귀가 따갑게 들려온다.

어제 막내가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다. 인라인을 타고 학원을 가려는 막내에게
장모님께서 위험하니 타고가지 말라고 했더니 왜 못타고가게 하느냐고 따지고
고함을 지르고 할머니를 째려보았다는 것이다. 장모님께서 크게 충격을 받으신
모양이다. 평소 막내가 고집이 너무 쎄서 통제가 되지 않는다고 이제는 더 이상
못키우겠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셨는데...

퇴근하여 저녁식사를 하는데 집안 분위기가 영 싸늘하다.
드뎌 장모님 입에서 "더 이상 애들 뒷바라지를 못하겠네. 자네 빨리 좋은 사람
만나 재혼을 하소" 쌍둥이들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까지는 돌봐주기로 약속을
했었는데....

장모님께는 힘드시면 처남댁으로 가 계시라고 하고 쌍둥이들에게는 아빠랑
같이 힘들더라도 함께 살아보자, 아빠가 회사를 가면 너희들이 잡 차려먹고,
설겆이도 하고, 저녁이면 밥도 차려먹고 아빠 밥도 준비해놓고 기다리라고 했더니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는지 큰애와 쌍둥이들 셋이 머리를 맞대고 한참을
이야기하더니 명이는 서약서를 내민다. 할머니 말씀을 잘 들을 것이며 잘
안들었을 경우는 한달치 용돈을 할머니에게 드리겠단다. 평소 용돈을 자신의
피같이 아끼는 녀석이 용돈을 포기하겠다니 그 정도면 녀석의 의지를 읽을 수
있어 알았다며 서약서에 싸인을 해주었다.

잔꾀가 능한 막내는 장모님께 말로 때우고 대충 넘기려 들기에 제동을 걸었다.
말을 잘 듣기로 해놓고 약속대로 안들을 경우는 어떡하느냐고, 말을 잘 듣겠다고
약속한 증거가 어디있냐고 했더니 그제야 서약서를 내민다. 그런데 서약서에는
말을 잘 듣겠다고만 되어있지 안들을 경우에 대한 처벌내용이 없다.
"이건 안돼, 말을 안들었을 경우 처벌이 없잖아?" 했더니 그제서야 한달분 용돈을
포기하겠단다. "그걸로는 안돼. 아빠와 할머니가 말을 안들었다는 판단이 들때
1회당 일주일간 PC게임을 못하는 것을 추가해". 막내가 펄쩍펄쩍 뛰며 억울해한다.
"왜요. 명이형은 똑같이 했는데 아빠께서 허락했잖아요?"
"명이형은 처음부터 처벌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표시했기에 통과되었지만
너는 처음부터 처벌을 빼고 대충 위기를 넘기려 했던거야. 그런 개선의 의지가
없는 태도에 대한 가중처벌이야"

자다가도 PC게임이라면 벌떡 일어나는 쌍둥이들인데 녀석들이 약속한 것을 잘
지키는지 지켜보아야지.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명이와 윤이는 일란성쌍둥이이다. 처음보는 사람들은 누가 형이고 동생인지를
쉽게 구별하지 못한다. 장난이 얼마나 심한지 오죽했으면 초등학교 2학년때
담임선생님이 3학년부터는 녀석들을 분반시키라고 하여 3학년부터 계속 반이
나뉘어 오고 있을까?

떠들지 말라고, 조용히 하라고 할 때마다 선생님 눈에 띄는 녀석들, 한 반에
두명이니 선생님 눈에 띌 확률도 두배인 셈이다. 그래서 선생님이 하신 말씀
"또 너니?" 녀석들은 외모는 비슷한데 개성은 반대이다. 7분차이로 형과 아우가
갈렸는데 서구나 일본에서는 먼저 나온 애를 형으로 올린다고 한다. 태어날때
몸무게는 형인 명이가 2.75킬로그램, 동생 윤이는 3.25킬로그램으로 500그램이나
차이가 났는데(신생아 500그램은 큰 차이이다) 지금까지 한번도 형이 몸무게로
동생을 앞선 적이 없었다. 지금은 오히려 3.5킬로그램이나 차이가 벌어져 버렸다.

완력으로는 형이 동생을 해보지 못하니 다투면 형은 거의 부모에게 의존하게
되고 부모는 동생이 형을 때린다고 동양적인 위계질서를 들먹이며 동생을
야단치게 된다. 동생은 싸우면 쪼르르 부모에게 가서 고해바치는 그런 형이
미울수 밖에...대신 호칭은 집 밖에 나가서는 명이, 윤이 하며 친구처럼 부르되,
집에서는 깍듯하게 형으로 부르라고 일찌감치 조정해 주었다.

녀석들을 키우면서 생명과 삶의 신비와 조화를 배우게 된다. 두 녀석은 일란성
쌍둥이지만 성격은 정 반대이다. 공평하게도 부모 한사람씩 성격을 그대로
쏙 빼어 닮았으니 신기할 수 밖에...7분 차이로 먼저 세상에 나온 형인 명이는
내 성격을 많이 닮았다. 마음이 여리고 감수성이 예민하고 자기감정 조절력이
뛰어나다. 시키지 않아도 학교에 갔다오면 스스로 숙제를 마쳐놓고 제 할일을
하는 모범생과이다. 잘못을 지적할 때도 "네가 이러저러한 잘못을 했지?"하며
구체적으로 지적해주고 녀석의 반론을 들어주고 하며 조정과정을 거쳐야 그제서야
수긍을 하며 받아들인다. 지난 3월 이런 명이 성격을 모르는 학교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판단하여 잘못했다고 지적을 하자 반성을 말도 없이 선생님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명이를 보고 불쾌하게 생각을 하고 명이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는데 열린학습일에 학교에 가서 선생님을 만나 명이 성격을 설명해주니
그제서야 오해가 풀려 지금은 학교 생활을 잘 하고 있다. 때론 너무 고지식하고
답답하고 애교도 없는 녀석이 사회에 나가서 어찌 적응을 해 나갈지 걱정이
앞선다. 부족한 면은 앞으로 애비가 보완시켜 주어야겠지.

동생 윤이는 집사람 성격을 빼다 박은듯 애교도 넘치고 리더십과 사교성이 뛰어나
친구들을 잘 사귀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도 뛰어나 엉뚱한 일도 잘 벌이곤 한다.
작년에 둘 다 영재반에 도전을 하여 윤이는 1차에서 탈락, 명이는 마지막 4차에서
탈락을 했는데 올해 영재반 모집시 명이는 작년에 상처를 받았던터라 안될거라
지레 포기했는데 윤이는 반대로 도전해서 합격해 지금 다니고 있다. 잘못된 행동에
대한 아이디어를 먼저 내놓고 나중에는 쏙 빠져 결국 순발력이 떨어지는 명이가
잘못을 몽땅 뒤집어 쓰곤 한다. 하는 행동이 집사람과 너무도 닮아 집사람이 없는
허전함을 녀석을 통해 많이 위안받고 있다.

일란성 쌍둥이인데도 각자 개성과 성격이 다른 것을 보며 두녀석이 가진 능력과
개성을 살려 도우며 살아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때론 경쟁의식이 지나쳐 사소한
것에도 쌍심지를 켜고 다투며 학교나 학원에서 일어나는 일거수 일투족을 서로
감시하며 나에게 잘못한 점을 꼬치꼬치 고자질하기도 하지만 그러한 네거티브
전략은 무시하며 그러지 말라고 애써 무시해 버린다.
 
아직까지 때묻지 않고 순수함을 잃지않고 잘 자라고 있는 녀석들을 보며 싱글대디
혼자 힘으로 뒷바라지를 하는 것이 힘들지만 하루 하루 건강하고 밝게 성장해가는
모습에서 보람도 많이 느낀다. 세 자식들을 잘 키우려면 나도 건강하고 경제적으나
영적으로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어야겠기에 저절로 분발심이 생겨나곤 한다.

싱글대디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아침에 출근하려는 윤이가 나에게 읽어보라고 뭔가를 쑥 들이민다.
보니 "제12회 호수와 함께 하는 자연생태학교" 행사 안내문이다.
7월 14일부터 7월 18일까지 "이산화탄소는 줄이고 개구리는 살리고"라는 주제로
호수공원에서 열리는데 백마초등학교는 7월 15일에 해당된단다. 고양시 관내 75개
초등학교 3~6학년 500명을 대상으로 하고 백마초등학교에서는 통틀어 8명이
참가신청을 했는데 8명 안에 6학년 1반에서 윤이를 포함해 무려 3명이나 참가신청을
했다. 윤이가 친구들을 꼬드긴 냄새가 난다. "네가 친구들보고 가자고 했지?"
그냥 웃기만 하는 윤이...

헐~~~ 7월 15일이면 평일인데 아침 08:40부터 12:30분까지면 내 출근시간인데
나보고 어떡하라고~~~ 나와 상의도 없이 덜컥 신청을 해놓고 뒤늦게야 안내문을
들이키는 윤이 녀석..... 큰애에게 대신 가보라고 말하니 큰애도 안간다고 뒤로
물러나고 게다가 윤이는 반드시 아빠와 함께 가야 한다고 우기니 꼼짝없이 내가
가게 생겼다. 게다가 그날은 영재반 1학기 마지막 수업이고, 학부모 총회까지
있다고 아빠가 꼭 참석해야 한단다.

윤이는 아빠의 허락도 없이 참가신청을 해놓은지라 내 눈치만 슬슬 살피고....
물론 윤이의 배우려는 욕구와 지적호기심, 적극성은 높이 사지만 집사람도 없는데
혼자서 직장과 가정에서 집사람 몫까지 1인 3역을 해내야 하는 나로서는 자식들
뒷바라지가 벅찰 수 밖에... 이리저리 궁리를 해보지만 휴가를 내는 수 밖에는 달리
뾰족한 수가 없을 것 같다. 그래 속 편하게 하루 휴가를 내자.

일단 고민해보자고 말해놓고 출근을 했다. 오후 5시 집에서 전화가 걸려온다.
윤이가 학원을 가지 않겠단다. 명이는 방과후 집에 와서 두시간 잠을 자고 학원을
가지만 윤이는 영재반 수업이 늦게 끝나는 바람에 쉬지도 못하고 학원으로 가려니
힘들었나 보다. 학원을 가라고 아무리 말해도 안듣는다고 나에게 SOS를 친 것이다.
윤이를 바꾸라고 하여 한마디를 했더니 목소리가 죽어가던 윤이가 생기가 돌며
즉시 학원을 가겠다고 나선다.

내가 윤이에게 조용히 했던 말은
"윤아, 아빠랑 7월 15일에 자연생태학교 가자"

싱글대디 쌍둥아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 일주일 세미나 참석이다, 정모 참석이다, 쌍둥이들 기말시험이다 정신없이
살았더니 휴일이 되니 진이 다 빠져 몸이 말이 아니다. 토요일에나 쉬어야 하는데
토요일도 한국강사협회 특별세미나가 열리는 바람에 오후에 용산백범기념관에
갔다가 세미나 도중 저녁 6시 30분에 일산 백석동에서 회사 퇴직선배님 개업모임까지
헐레벌떡 뛰어다니며 참석했으니...집사람이 모셨던 부장님이다보니 집사람을
대신하여 다녀온 셈이다.

쌍둥이들의 기말시험 때문에 특히나 마음고생이 많았다. 이건 자식이 기말시험을
치르는 것이 아니라 부모들이 기말시험을 치르는 거나 마찬가지이니....

일요일 오후 교회를 다녀오니 집안이 쥐죽은듯이 조용하다. 쌍둥이들이 모둠숙제며
시험이 끝났다고 친구들 집에 놀러를 갔단다. 컴 앞에 앉아 인터넷을 뒤적이며 내가
하는 업무에 도움이 되는 기사는 없는지 검색도 하고, 카페나 블로그에 올릴 기사도
찿아서 올리고, 토요일에 다녀온 강사협회 세미나 내용도 요약하여 블로그에 올리는
작업도 하는데, 날씨는 덥지 의자에 앉아있으니 슬슬 눈꺼풀이 무거워지기 시작한다.

집에 에어컨이 없다. 18년전 에어컨을 샀는데 이사를 자주 다니다보니 설치하는 것이
귀찮고 돈이 많이 들어 5년전에 이사하면서 결국 버리고 대신 선풍기로 여름을 나고
있다. 나는 회사에 출근을 해버리니 괜찮은데 장모님은 하루 종일 집에 계시니 너무
미안하다. 빨리 돈을 벌어 집도 사고, 자가용도 사고, 에어컨더 사야 하는데...

한시간쯤 일을 했나,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 문을 닫고 안방에 들어가 낮잠을 청했다.
잠을 자는데 바깥 거실에서 우당탕탕, 왁자지껄하는 소리, 고함소리, 다투는 소리,
울음소리 난리가 아니다. 밖에서 돌아온 쌍둥이 두녀석이 다투는 소리같다.

이내 잠잠하다가 다시 되풀이되는 소리...휴일에 낮잠도 자기 어려우니...
일어나야지...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다고 조용히 하라고 두 녀석 야단쳐야지!!
마음을 먹으면서도 몸과 마음이 따로이다. 결국 6시 30분에야 일어났다. 곧장 저녁을
챙겨먹고 이후 밤 3시 30분까지 일하다 잠자리에 들었는데 눈은 말똥말똥, 정신도
멀쩡~~~ 클났다~~~ 월요일인데, 빨리 잠을 자야지 할수록 생각은 더 또렷해지고
말짱해진다. 아~~ 이게 불면증이구나~~~

겨우 30분 눈 붙이고, 아침 챙겨먹고 츨근하여 일을 하려니 하루종일 정신이 멍했다.
퇴근후에는 강남으로 가서 미래예측과정 교육까지 마치고 집에 들어오니 밤 12시,
몸은 천근만근 코에서는 콧물이 주루룩~~~ 연일 무리를 하니 결국 감기몸살까지
온 것 같다. 누가 쌍둥이 아니랄까봐 팬티만 입고 곤히 잠자는 녀석들 바지와 상의 티
하나씩 입혀주고 나도 곧장 잠에 떨어진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금요일에 학교에서 성적이 통보되었다.( )안은 학교 6학년 평균성적
명이는 국어 96(83.37), 사회 96(71.48), 수학 96(81.62), 과학 100(72.68) 평균 97점
윤이는 국어 92, 사회 96, 수학 96, 과학 92로소 평균 94점이었다.

명이는 전교 아깝게 전교 2등, 평균 98점짜리 애가 한명 있어 아깝게 전교 1등을
놓쳤다. 명이는 문제 하나만 안 틀렸어도 1등이인데 아깝다고 아쉬워하고...
학원부원장님이 명이가 틀림없이 전교 1등을 할 거라고 확신하기에 기대를 했었는데
하룻밤 자고나니 등수가 바뀌었다.

약속대로 용돈을 주려하니 전교 1등이면 특별성과급이 2만원인데 전교 2등과
반 1등과 차별이 없다는 것이 불공평하다는 명이와 동생 윤이는 형이 더 받으니
배가 아픈지 처음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반대를 한다. 누구 장단에 맞쳐야 할까?

윤이에게 너도 2학기때 전교 2등을 할지 모르는데 전교 2등에게 용돈을 안주어도
될까했더니 더 이상 반대는 하지 않기에 15000원으로 타협을 보아 명이는 한달
정기용돈 10,000원에 전교2등 15.000원 합계 25,000원을 주었다. 윤이는 정기용돈
10,000원에 반1등 10,000원해서 20,000원을 주었고 기존에 모아둔 용돈을 50,000원권
지폐로 바꾸어 주니 좋아들 한다.

그리고 2학기부터는 과목 100점에 3000원씩을 신설했다. 요즘 너무 힘들었는데,
쌍둥이들이 좋은 성적을 받아오니 나도 기운이 나고 애들도 자신감이 높아지는 것
같다. 특히 명이가 동생이 영재반에 들어가면서 자신감을 잃고 위축되어 마음이
아팠는데 이번 기말고사를 계기로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한 것 같아 마음이 편하다.
기말고사를 치른 이후 요즘 쌍둥이들 계속 기가 살아 집에서 재잘거리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2학기 때도 더욱 분발할 것을 기대해 본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 신촌에서 내책쓰기클럽 제3호 공동집필 정모가 있어 신촌yes APM백화점
5층 정모장송에 들렀다가 부랴부랴 쌍둥이들 수업이 끝나는 늦은 밤 9시 50분에
맞추어 녀석들이 다니는 학원을 들렀다.

그런데 학생들이 보이지를 않는다. 집에서는 PC사용이 여의치 않아서 다른
학생들은 모두 귀가하는데도 두 녀석들은 기특하게 항상 밤 10시까지 학원에
남아서 둘이서 영어 온라인수업을 듣곤 했는데 이제는 학교 기말고사가 끝났다고
학원공부도 소홀히 하고 벌써 긴장이 풀렸나???

대신 학원부원장님이 반가이 맞아준다.
"명이와 윤이는요?"
"벌써 집에 갔죠. 아버님 축하드려요!"
"무얼요? 아~ 오늘 두 녀석이 반에서 일등을 했다고 회사로 전화가 왔던데,
아직은 성적표를 못 받아서 잘 모르겠어요"
"명이와 윤이 모두 반에서 1등은 확실하고요. 명이가 아마 6학년에서 전교 1등을
할 것 같아요. 이번에 수학과 과학 기말시험이 무지 어렵게 출제되어 반에서
평균 90점을 넘는 애들이 몇 없나 봐요. 전교 1등하면 떡 돌리실거죠?"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진다. 말로만 듣던 전교 1등...
남들은 전교 1등하면 좋아서 부모들이 학교와 학원에 떡을 돌린다는데,
나는 당장 주머니 사정부터 걱정해야 하니...

먼저 하늘나라로 간 집사람 생각이 많이 난다.
나에게 유언으로 "쌍둥이들을 잘 부탁해"했었는데,
살아있었으면 쌍둥이들을 보고 얼마나 대견해 했을까?
그리고 얼마나 기뻐했을까?

아내와의 약속, 지금까지는 잘 지키온 것 같다.
그런데 왜 이리 허전하고 눈물이 날까???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전 10시, 회사 전화기 벨이 요란하게 울린다.
받으니 114콜렉트콜이다. 상대방 확인이 되면 숫자를 누르라고 하는데
회사전화는 전화통화가 뚝 끊겨버린다. 전화요금이 비싸니 비용절감 차원에서
회사에서 콜렉트콜 전화는 자동차단장치가 되어있나보다.

오늘따라 아침에 서두르다보니 휴대폰을 집에 두고 나와 나에게 휴대폰으로
전화를 해도 큰애는 꿈나라 여행중이니 전화를 받을 리가 없지....
무슨 급한 일이 있어 두번씩이나 숨 넘어가게 전화를 했을꼬???

어제 저녁 호수공원 산책길에 강촌마을 육교밑에서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던 아이가
넘어져 얼굴이 깨치고 피가 흐르는 모습을 보았던지라 왠지 불안한 마음이 일어
그냥 자리에 앉아있을 수가 없다.
 
세번씩이나 콜렉트콜이 반복되고, 급기야 집으로 전화를 걸어 큰애를 깨워
아빠 휴대폰 전화를 잘 받으라고 단속을 시켰다. 나는 곧장 결재를 나가고...
결재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오려니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다.
에이~ 점심이나 먹고 가자~~ 점심까지 해결하고 자리에 돌아오니 책상위에
'집에서 전화요망'이라는 메모가 남겨져 있다.

'아차~~' 부랴부랴 집으로 전화를 하니 큰애가 오전중에 내 휴대폰에 남겨진 부재중
전화번호를 쭈~욱 불러준다.
"그것 말고, 쌍둥이들이 세번씩이나 아빠에게 콜렉트콜 전화를 했는데 전화 없었어?"
"아~ 그거요. 재명이와 재윤이 둘 다 어제 학교 기말고사에서 반에서 일등을 했데요.
그걸 아빠에게 일러줄려고 전화를 했데요. 아빠 힘내시라고..."
"그래. 너도 고생 많았다"
"제가 무슨 고생을요?"
"아빠 늦을 때, 잔소리를 듣긴 했지만 아빠 대신 학원에 동생들 데리러 갔잖아?"
"그거요..."

지금까지 두 녀석이 초등학교 6년간을 다니면서 반에서 일등을 한 기억이 거의
없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약속이나 한듯이 초등학교 6학년 1반과 4반에서 각자
일등을 했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내일이면 성적이 집으로 통보될텐데, 설마 거짓말을
할 리는 없을테고...

어제까지만해도 재명이는 한문제, 재윤이는 몇 문제 틀린 것 갔다고 시무룩해 있었는데...
그나저나 전교 일등나면 특별용돈 200%, 반에서 일등이면 100%, 과목당 100점이면
각각 5000원씩 틀별용돈을 준다고 어제 아침에 약속을 했는데 주머니 사정도 여의치
않은데 오늘 얼마를 준비해가야 하나???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은 쌍둥이들 학교 기말시험일이다.

나도 그랬지만 시험일 전에는 항상 긴장이 되고 신경이 예민해진다.
지금껏 쌍둥이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때는 전과때문에 꼭 아침마다
한바탕 난리가 나곤 했다. 서로 전과를 자기가 차지하고 공부를 하고
학교에 가져가서 쉬는 시간에 공부를 하겠다고 전과를 놓고 싸우곤 했다.
그렇다고 거금 30,000원이나 하는 비싼 전과를 시험 당일 하루만 쓰려고
각각 사줄 수는 없는 노릇이고....

통근버스를 타고 출근하는 도중 진동으로 해둔 휴대폰이 울린다.
집에서 걸려온 전화이다. 필시 쌍둥이 두 녀석이 전과를 가지고 싸우는
것 같다. 휴대폰에서 재명이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여보세요"
"아빠, 재윤이가 학교 갈때 과학전과를 주기로 했는데 안줘요~~"
형인 재명이는 불리하거나 못해보겠으면 우는 버릇이 있다.
"지금 아빠는 출근중인데 아빠보고 어떡하라고... 재윤이에게 아빠가
약속했으면 지키라고 한다고 전해라"
"네"

잘 해결이 되었는지 더 이상 전화가 없다.
이런 일이 생길 것 같아 지난 4월에 전과를 사면서 절대 다투지 않기로
다짐을 받고 샀건만 코앞에 시험이 닥치니 신경이 예민해지는 것 같다.

설마 중학교에서도 시험때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려나?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내일은 기말고사날이다. 요즘은 자식이 상전이라 특히 자식이 학교시험을 치르는
때에는 몇주전부터 부모들은 좌불안석이 된다. 자식이 잘못을 해도 집에서 크게
야단을 치지도 못하고 그저 눈치만 살피며 산다. 밤 10시 학원에서 돌아와 배고프다며
모밀을 먹고 싶다는 말에 말없이 모밀을 끓여 요리하여 대령해 준다.

시험이 뭔지, 성적이 뭔지, 품성이나 인성보다도 앞서가니 마음이 아플 따름이다.
학원에서는 밤 늦게 보충까지 시켜준다. 학원 선생님들은 학생들 성적이 학원과
선생님들의 인기와 생존을 결정하기에 참 열심이다. 지난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별도로 보충을 시켜주기도 한다.

학원에 가면 학교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때 학교 성적이 좋게 나온 학생들 이름을
써서 학원 사무실 내 벽면에 쭉 붙여놓고 있다.
'oo초등학교 6학원 전체일등 xxx,'
'oo초등학교 6학원 반 1등 xxx,'
'oo초등학교 6학원 xxx, 평균 98점'
'oo초등학교 xxx,수학 100점'
'oo초등학교 xxx, 국어, 수학 올 100점'

학생들에게는 자부심과 자극을 주고 학원에서 열심히 가르쳐서 이런 좋은 결과를
냈다는 홍보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매일 학원에서 집으로 전화를 걸어 애들
학습진도와 학습태도를 알려주며 아버님이 예습복습 좀 챙겨달라고 부탁을 하는
바람에 장모님도 덩달아 "다른집 엄마 아빠는 학교나 학원수업이 끝나면 매일
늦도록 자식 숙제도 챙기며 수업진도를 체크한다는데 자네도 쌍둥이들에게
신경좀 쓰소"하며 나를 압박한다.

이런 살벌한 분위기를 접하다보면 마음이 조급해지고 그냥 쌍둥이들에게 공부를
맡기며 기다려주는 내 교육방식이 올바른지 잠시 판단이 흐려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인생은 긴 승부이기에 긴 안목으로 보고 자신들이 스스로 판단하여, 스스로 계획하고
자율적으로 행동하도록 만들겠다는 내 교육방식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 오늘도 동기부여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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