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선생님도 아빠인 나에게 사실을 알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내심으로
꽤나 고민하였던 모양이다.
재명이가 지난 봄에 합창반에서 수업을 하면서 친구들 가방에서 도서상품권
4장을 몰래 가져온 모양이다. 그러나 당시는 목격한 사람도 없어서 재명이가
훔치지 않았다고 우기는 바람에 넘어갔으나 나중에 친구들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어 선생님이 오늘 드디어 재명이를 불러 확인을 한 모양이다.
그랬더니 재명이가 자신이 가져갔다고 선생님께 사실대로 실토를 하니
선생님도 황당하여 이를 모른 척 그대로 덮어야 할지, 창피스럽겠지만
사실대로 알려서 변상조치를 해야 하나 고민스러웠다고 한다.
나는 지난 봄에 학원에서 100점을 받아 상으로 받아왔다고 하여 그냥 무심코
지나쳤는데 그때 보다 자세히 학원에 확인을 해보지 않은 것이 후회스러웠다.
설마 친구들 것을 훔쳐왔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는데 사실이라니 나도
황당하고 혼란스러웠다.
선생님께는 알려주어서 고맙다고 하고, 사실을 덮게되면 오히려 재명이에게는
미래에 더큰 불행의 씨앗이 될지 모르니 사실대로 알리고 그 금액 4만원은
내가 내일 재명이 편에 보내주기로 했다.
비록 우리가 물질적으로는 풍족하게 살지는 못하지만, 부정한 방법이나 남이
허락하지 않는 것을 가져오는 것은 도둑질이니 절대 하지 말라고 교육시켰건만
순간의 물질적인 욕구를 참지 못한 녀석에게 실망이 앞선다. 오히려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더 열심히 노력하여 자신의 힘과 땀으로 꼭 챙취하라고 가르쳤는데
이런 애비 마음과 뜻을 몰라주다니....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나가야 한다. 덮는 것은 잠시이고 임시방편일 뿐이지
진정한 문제 해결은 아니다. 창피하고 애 기가 죽는다고 잘못한 것을 덮고
지나가다 보면 다음에도 잘못을 해도 선생님과 부모가 대충 덮어주겠지 하고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같은 실수나 잘못된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누구나 잘못을 할 수도 있도, 욕망에 이끌려 남의 것을 탐할 수 도 있다.
그러나 그런 잘못된 행동을 했을 과감히 잘못을 지적하고,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잘못을 인정하고 참회하고 용서를 구함으로써 다시는 그런 잘못이나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고 용기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싱글대디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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