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2011년부터 '창의 인재' 전형 실시 발표

1. 1단계전형
- 연구업적이나 교내 활동 실적을 입증하는 자료, 자기소개서, 에세이 등을 통해 창의성과 인성을 평가
- 수능 성적과 고교 3년 내신은 평가 대상에서 제외됨
- 과학과 문학 등의 재능을 입증하는 객관적 자료가 없을 때만 예외적으로 '3학년 1학기' 같은 특정 시기의 교과 성적만 참고함

2. 2단계 전형
- '자유형 면접' 실시하여 최종 당락 결정
- 학생이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고 약 1시간 동안 교수, 입학사정관과 함께 주제를 토론하는 방식임

3. 선발인원 : 30명

4. 김동노 입학처장(사회학과 교수)
- "자기 평균 점수만 잘 관리하는 학생보다 실적에 들쭉날쭉 굴곡이 있더라도 독창적 생각을 하는 인재를 뽑으려고 이 전형을 기획했다"
- "면접관과 1시간 동안 토론하면 지식과 이해력이 밑바닥까지 드러날 수밖에 없다. 사교육 시장의 암기식 면접준비를 충분히 무력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5. 기타
- 연세대는 2013년도부터 외국어 특기자를 우대하는 글로벌리더 전형(현 600명)을 전격 폐지한다고 발표
밝혔다.
- 이미 외국어 면접을 의무화한 언더우드 국제대학(UIC) 전형이 있는 만큼 다른 단과대 신입생을 뽑을 때 따로 국제화 인재를 우대할 이유가 부족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 금요일 대화 이후 녀석들이 많이 변했다. 학원 원장님도 쌍둥이들이 전에는 수업시간에 졸곤 했는데 졸지도 않고 수업을 잘 듣고 있고, 학원 수업시간에 늦지않고 잘 오고 있단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이다. 사람은 일이나 공부를 하기 싫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잠시 접어두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관심을 잠시 다른데로 돌리다보면 퍼뜩 '지금 내가 뭘 하고 있지?'하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다만 그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강제가 아닌 자발적으로 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분위기를 계속 만들어 주는 것이다.

재윤 : "친구들과 놀고 싶어요. 축구도 하고, 농구도 하고..."
나 : "놀고 싶으면 놀아야지. 놀고 싶어서 마음에 병이 생기면 안되지."
재윤 : "정말 그래도 되요?"
나 : "그래, 어차피 재윤이 너 삶은 네가 살아야지, 아빠가 대신 살아줄 수는 없잖니?"
재윤 : "......"
나 : "그런데 공부를 하지 않고 친구들과 계속 놀기만 하면 나중에 어떤 결과가 올 것인지도 한번 생각해 보았니?"
재윤 : "아뇨"
나 : "음~ 고등학교까지는 아빠 품에서 그럭저럭 걱정없이 지낸다지만 대학을 가야할 시기에 대학을 가지 못하면 취업을 하든지 아님 군대를 가야 할껄~~"
재윤 : "....."
나 : "대학을 못가면 그 이후부터는 네가 독립해서 살아야지. 네가 벌어서 먹고 살고. 누구는 일주일에 한시간씩 4주 강의를 해주고 월 200만원씩 과외비를 받으며 공부를 하는데, 누구는 한시간에 3000원씩 받으며 하루 10시간씩 종일 한달 내내 알바를 월 90만원밖에 안되는 수입의 격차가 생길꺼고~~ 또 내놓을 만한 직장이나 직업도 가지지 못한 남자에게 어느 여자가 시집을 온다고 할꼬?"
재윤 : "......"

내가 말하는 내내 곰곰히 생각에 잠겨있던 쌍둥이들이 드디어 학원에도 늦지 않게 잘 다니고, 수업태도 또한 달라졌다고 한다. 이제는 격려와 칭찬 모드로 전환하여 열심히 칭찬을 아끼지 않고 해주고  있다.

내가 너무 쎄게 질렀나?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 금요일, 한국생산성본부 8시간 종일 강의를 마치고 밀린 일 처리를 위해 회사 사무실을 들렀다. 오후 7시 41분, 학원 원장님으로부터 휴대폰으로 문자메시지가 왔다.

'아버님, 재명재윤이가 지금 수요일부터 계속 학원을 안나오고 있네요. 전화 부탁드려요.'
집으로 전화를 하니 아직 학교에서 오지 않았단다. 재윤이에게 휴대폰으로 전화를 했지만 받지를 않는다. 다시 재윤이 담임선생님께 전화를 했다. 목요일과 금요일은 학교에서 영어 보충수업이 있는데 오후 5시면 수업이 끝난다는 답변과 함께 함께 수업을 듣는 학생들과 통화를 해서 어찌된 영문인지 알아보고 알려주시겠다고 하더니 잠시후 재윤이가 4시 30분에 일이 있다고 영어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먼저 나갔다고 한다.

헐~~ 학교에서 없고, 학원에도 가지 않았고, 집에도 오지 않았고...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진다. 당장 사무실서 짐을 싸들고 집으로 출발했다. 8시 20분경, 재윤이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아빠 전화하셨어요?"
"응, 지금 어디니?"
"지금 대하마트 옆인데 학교 준비물 사가지고 집에 들어가려구요"
"윤아 명아, 우리 오늘 아빠랑 셋이 함께 죽어버릴까?"
"........."

아빠 입에서 처음으로 나온 함께 죽자는 말이 너무 충격적이었는지 대답이 없다
"일단 집에 가서 이야기 하자꾸나"
"네"

집에 도착하니 녀석들이 내 눈치만 슬슬 살피고 있다. 녀석들을 안방으로 들어오라고 하여 한 명씩 이야기를 나누었다.
"윤아~ 요즘 아빠가 너무 힘들구나. 그리고 우리 재윤이와 아빠 사이에 마치 큰 벽이 가로막고 있는 것 처럼 느껴지는구나. 왜 그럴까? 아빠가 학원 원장님과 학교 담임선생님과는 이미 통화를 했는데 이번주 내내 왜 학원을 가지 않았는지 그래도 우리 재윤이에게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구나. 아빠에게 이야기를 해줄 수 있겠니?"

삐둘어져 나가는 쌍둥이자식들을 바라보는 애비 눈에서도 안타까움에 눈물이 흐르고, 막내 재윤이 눈에서도 눈물이 흐른다. 20분여간 적막이 흘렀다.
"아빠! 저 운동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친구들과 놀고 싶었어요. 학원에 가면 놀지를 못하잖아요? 어제와 그제는 친구들과 농구를 하고나서 피시방에 갔었고, 오늘은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를 했었어요"
"그랬니? 친구들과 그렇게 운동이 하고 싶었어? 그렇게 운동을 하고 싶었으면 운동을 해야지. 다만, 아빠를 속이면서까지 몰래 운동을 하지 말고 다음부터는 친구들과 운동을 하고 싶으면 당당하게 아빠에게 이야기하고 운동을 하거라. 공부가 싫으면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고 학원을 가기 싫으면 가기 싫다고 이야기를 하거라. 아빠는 너희가 싫은 공부를 절대 무리를 해가면서까지 시키고 싶지 않구나. 다만, 고등학교를 마치면 너희는 아빠와는 독립을 해서 살아야 한다. 그리고 너희가 커서라도 절대 아빠 원망은 하지 말구~ 그리고 아빠는 희망을 느끼지 못하는 자식들에게는 더 이상 희생을 하기는 싫구나. 약속할 수 있겠니?'
"......."

그리고 요즘 아빠가 너무 힘이 든다는 것을 솔직하게 사실대로 털어놓고 쌍둥이자식들에게 도움을 청해 보았다.
"아빠가 지금처럼 늘 건강하고 강하게 살기는 어렵단다. 아빠도 때론 사는 것이 너무 힘들고 지쳐서 하늘나라에 있는 너희 엄마 곁으로 가고 싶을 때가 많아~ 아빠가 요즘 이런 저런 일로 너무 힘드니, 너희가 아빠를 좀 도와주면 아빠는 곧 일어설 수 있을 것 같은데... 너희들이 아빠를 도와줄 수 있겠니? 그리고 내일부터 아빠가 잠시 여행을 다녀오려고 한다. 아빠가 다시 돌아오면 아빠 얼굴 보게 될거고, 돌아오지 않으면 오늘로 끝이 될꺼야. 아빠는 항상 오늘이 내 삶의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며 최선늘 다해 살고 있단다"

나는 내 자식들을 믿는다. 언젠가는 방황을 마치고 다시 밝은 모습으로 내 품으로 돌아올 것으로... 참고 기도하며 사랑으로 계속 감싸며 기다릴 것이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회사 이사회 자료를 정리하다 보니 밤 11시 20분이 되었다. 일 욕심이 많아서일까, 조금만 더 조그만 더 하다보면 훌쩍 자정이 되어 버린다. 오늘 계획한 분량의 일을 마무리를 해두어야 내일을 여유있게 맞이할 수 있다는 평소의 내 지론....

오늘은 학원에 가야할 시간에 쌍둥이들이 학교에 밀린 일이 있다고 학교에 갔다. 으이그~ 애비가 힘들게 고생하여 학원에 내는 돈을 생각하면 하루도, 단 한시간도 수업에 빠져서는 안되는데~~ 다행히 조금 늦게 가서 수학 주간평가를 봤는지 막내 재윤이는 96점, 11명중 1등이란다. 훗~~ 이렇게 마음만 먹으면 곧잘 하는 녀석들이 애비 속을 태우기는....

11시 30분, 책상위를 대충 정리하고 지하철 9호선을 타기 위해 계단을 헐레벌떡 내려가는데 막내로부터 숨 넘어가는 휴대폰 전화가 걸려온다.
"아빠 아빠~"
"왜 또?"
"어디세요? 오시는 길에 실내화 좀 사다주세요?"
"실내화? 헐~ 야, 지금 몇신데?"
"아빠! 그런데 그런데 왜 숨을 헐떡이세요?"
"야! 이눔아~ 아빠 지금 지하철 타러 회사에서 막 나와서 뛰어가고 있다."
"아직 회사세요."
 "그래!"
"아빠, 흰색 실내화로 사이즈는 250밀리예요"


밤 11시 30분, 지금 이 시간에 어디서 흰 실내화를 산담??? 그래도 내가 누구냐? 아들 셋을 키우는 억척스런 싱글대디가 아닌가? 전화를 끊고 뛰어가면서 생각해보니 마두역 근처 뉴코아백화점 지하에 24시간 영업을 하는 킴스클럽이 떠올랐다. 그래, 일단 가보는거야!

9호선 국회의사당역 에스컬레이터도 뛰어내려가니 마침 여의도역에서 계화행 일반열차가 진입하고 있다. 바로 타고 당산역에서도 뛰어 올라가니 곧바로 일산행 871번 좌석버스가 온다. 마두역을 거쳐 내가 사는 아파트 근처까지 가는 좌석버스이다. 자정이 가까워지면 대부분 막차여서 놓치면 배차간격이 길어 길거리에서 한참을 기다리거나 택시를 타야 한다. 그래도 오늘은 지하철이며 좌석버스가 곧장 연결되는 걸 보니 왠지 행운이 따른다는 느낌이다. 실내화도 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밀려온다.

양화대교를 넘어 강북도로에 진입을 하는 순간~ 헉~ 일산방향 강북도로가 차들로 꽉 차있다. 1차로에서 추돌사고가 나서 두개 차선이 통제 중이다. 우여곡절 끝에 마두역에 내려 킴스클럽에 가니 250밀리 흰 실내화가 딱 하나 남아있다. ㅎㅎ 오늘은 마지막까지 행운이 따르는구나. 밖으로 나오니 코 끝을 스치는 바람이 차갑다. 내일 아침은 추워지려나 보다. 약 20분을 걸어서 집에 오니 자정을 25분이나 넘겼고 쌍둥이들은 책상에 불을 켜놓은 채 곤히 잠들어 있다. 컴을 몰래 만졌는지 책상 위가 어수선하다.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으니... 아무튼 밤 늦은 시간에 애비를 고생시켰으니 내일 아침에 막내는 애비에게 잔소리 좀 들어야겠지. 에이 고얀놈~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 늦은밤, 집에 들어가니 장모님과 쌍둥이들간에 한바탕 설전을 벌이고 있었다. 요지는 피곤하다면서 일찍 잠을 자라고 했더니 잠자는 척 하면서 몰래 넷북으로 PC게임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장모님은 '녀석들이 할머니를 속여먹었다'며 화를 내시고...PC게임이 가정의 화평을 깨고 있으니 게임중독의 또 다른 유해성이다.

나는 쌍둥이들에게 '공부해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다만, '책을 많이 읽어라', '너희들 삶은 너희들이 주도적으로 살아나가야 한다', '너희 삶에 대한 꿈과 비전을 품고 살아라', '너희가 좋아하고, 하고싶은 일을 직업으로 연결시키면 좋겠다" 등이다.

어제 저녁 잠자기 전에 재명이에게 물었다.

나 : "재명아, 아빠가 왜 너희들에게 책을 많이 읽으라고 말을 할까?"
재명 : "책을 많이 읽으면 논술을 잘 볼 수 있으니깐요"
나 : "그럴 수 있겠지. 그보다도 책을 읽으면 간접경험을 많이 할 수 있단다. 책을 쓴 사람이 수십년간 살아오면서 느끼고 경험한 것을 책으로 쓰거든. 그러니까 책을 읽으면 남들이 많은 시간 고생하여 얻은 지식과 경험을 단 몇시간 내에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단다. 아빠도 18년간 고생하며 연구한 것을 책으로 펴내니 사내근로복지기금 실무자들이 아빠가 쓴 책을 읽고 따라서 금방 일처리를 할 수 있거든"
재명 : '아빠 말이 맞는 것 같아요"
나 : "그리고 책을 많이 읽고 사색을 하면 통찰력이 생긴단다. 통찰력은 문제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고, 앞으로 전개될 모습을 예측할 수 있어 미리 대응이 가능하지. 결국 미래를 미리 준비할 수 있게 된단다"

나는 집에 오면 늘 책상에 앉아 책을 읽거나, 신문스크랩을 하거나, 강의 원고작업이나 글을 쓴다. 자식들은 내 모습을 보며 자랄 것이며 언젠가는 애비를 따라 하게 될 것이다. 자식들은 커갈수록 부모를 닮아간다. 폭력을 자주 사용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자식들이 성장하여 폭력을 사용하는 부모가 되는 이유도 그런 연유이다. 

나도 지금의 내 행동을 분석해보면 어릴적 할아버지가 롤모델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이부자리를 손수 개고, 방 청소를 하시고, 외출하고 돌아오시면 양말은 세수한 물에 손수 빨아서 빨래줄에 너시고, 사온 생선은 손수 손질하여 부엌으로 건네주시던 자상하신 할아버지 모습, 시간이 나시면 신문을 읽던 모습, 할머니께는 항상 존댓말을 사용했으며 단 한번도 반말을 하거나 그 흔한 부부싸움을 하시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부모의 좋은 습관이나 언행은 자식에게 그대로 이어진다. 예로부터 가풍을 중요시한 이유도 이런 이유가 아닐가? 내가 집에서 평소 하는 언행을 자식들이 성장하여 그대로 닮아간다고 생각하면 행동 하나, 말 하나에도 조심해진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은 모 교육기관에서 수학경시대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쌍둥이들 학교 행사와 일정이 겹치게 되었다.

나는 올해 봄에 진즉 수학경시대회 참가를 예약해 두었는데 쌍둥이들에게 사전에 이야기를 하지 않아 녀석들은 이미 학교행사(제15회 고양꿈돌이 과학축제 한마당)에 신청을 해버렸다고 한다. 나와 쌍둥이자식들간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다. 

가급적 전국적인 수학경시대회인데 참석하라고 실력수준을 테스트해 보라고 설득을 해보지만, 녀석들도 지난 9월 27일에 학교에 이미 과학축제 한마당에 참가신청을 해버렸다고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다. 예전에는 아빠가 "이건 이렇게 해라'하면 두 말 않고 곧장 고분고분하게 말을 잘 듣던 녀석들이었는데 요즘은 논리적으로 따지고 반박을 하니 대견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컸다고 애비 의견을 무시하나 잠시서운한 생각도 든다.

자식과 갈등을 겪을 때마다 서로의 주장을 이야기한다. 쌍둥이자식들에게 자주 이야기하는 말이 있다. "너희가 왜 그것을 꼭 해야 하는지 아빠를 설득해라. 너희 말에 일리가 있으면 아빠가 들어줄 것이고,  반대로 아빠를 설득시키지 못하면 너희가 아빠 말을 들어야 하다" 이렇게 하면 설사 쌍둥이들이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해도 뒤에 불평불만이나 서운한 마음이 현저히 줄어든다.

그러나 이번 일은 쌍둥이들에게 10월 9일날은 수학경시대회가 있다고 사전에 공지하지 않은 것은 애비의 잘못이니, 이번에는 녀석들 말이 일리가 있어 내 뜻을 접기로 했다. 평소에는 그래도 애비 말을 잘 들어주는데 아무래도 기를 쓰고 반대하는 걸 보니 중간고사가 이틀전에 끝났는데 또 전국적인 수학경시대회에 가서 시험을 본다니 그 결과에 꽤나 부담을 느꼈던 것은 아닐까?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자식들을 키우고 살면서 때론 솔직해지고 유연해질 필요성이 있다.

그제 밤부터 막내 재윤이가 PC전원을 꺼버린 일과 어제 새벽 5시에 깨워달란 부탁을 들어주지 못한 것으로 골을 부리고 아침도 먹지 않고 고집을 피우는 바람에 많이 속상해 있었는데, 아침 식사자리에서 나에게 "아빠가 저희를 못깨워주신 것부터 사과하셔야죠?"하는 말에 "그게 아빠에게 할 말이니?" 하며 언성을 높이고 말았다.

어제부터 중간고사가 시작되는 날이고 녀석들이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을 생각하면 참고 넘길 수도 있었지만 도가 지나치다고 생각되니 참을 수가 없었다. 그젯밤 PC전원을 꺼버린 일만 해도 장모님이 그 전날 밤새 PC를 켜놓고 자는 바람에 밤새 시끄러워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불편을 호소하는 바람에 내가 재명이에게 전원을 끄라고 지시한 사항인데, 아빠가 시켰다고 해도 신경질을 계속 부렸다.

밤 1시 넘어서 자식이 신경질을 부려대는데 편히 잠을 잘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시험공부 한다고 연일 밤 2시 넘어서 자는 자식들 곁에서 나도 함께 일을 하며 챙겨주고 모두 잠이 든 뒤에야 문단속을 하고 자려니 피곤이 누적된 상황인데다 화를 참느라 1시간 이상 잠을 설쳐 아침에 녀석들을 못깨운 상황이었는데도 어린 자식들이 애비 마음을 알겠는가?

어젯밤에도 늦게 컴을 서로 사용하겠다고 재명이와 재윤이가 언쟁을 벌이기에 재윤이더러 "네가 3시간동안 했으니 이제는 양보하고 방에서 넷북으로 공부해라"하고 조정을 했더니 펄쩍 뛰며 더 하고 싶은데 그런다고 신경질을 부린다. 양보를 모르는 재윤이가 얄미워 야단을 좀 쳤더니 꽝소리를 내며 문을 닫고들어가 문을 잠궈버리더니 아침까지 방에서 나올 생각을 않는다.

새벽 5시에 재명이는 일어나 공부를 하려해도 방문이 잠겨있어 교과서와 참고서를 꺼내지 못해 발만 동동구르고 있고 아무리 불러도 재윤이는 요지부동, 미동도 하지 않는다. 할 수 없이 아침에 방문을 따고 들어가 재윤이 손을 잡고 안방으로 왔다. 재윤이도 큰 일이 벌어질 것을 각오한 듯 입을 굳게 다물고 표정 또한 굳어져 있다. 재윤이를 꼭 껴안았다. 그리고 재윤이 귀에 대고 속삭였다.

"재윤아~ 어제 재윤이가 아빠가 컴을 끄라고 재명이에게 지시했는데도 계속 신경질을 부리고, 새벽 5시에 깨우지 않았다고 아빠에게 사과하라고 따지는 재윤이 모습을 보고 아빠는 정말 충격받았고 무척이나 서운했거든. 아빠가 5시에 깨우지 못한 것은 정말 미안해. 아빠가 사과할께. 그렇지만 아빠에게 신경질 부리고 사과하라고 한 건 재윤이가 너무한거야 알았지? 행복한 우리 가정 우리가 만들어나가야 하잖아? 그치?"

예기치 않은 애비의 사과와 부드러움에 그제서야 "아빠! 죄송해요"하며 사과와 함께 굳었던 얼굴표정이 밝게 변하는 막내를 보며 용서하고 화해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강함은 부드러움을 이기지 못한다. 자식양육에 있어서는 더더욱 그런 것 같다. 부모도 권위를 내려놓고 잘못한 것은 솔직하게 사과할 필요도 있다. 그리고 자식과 벌어진 골을 회복하는 일은 가급적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자식들이 시험을 치르면 부모도 똑같이 시험을 치르는 것과 같은 홍역을 앓는다. 2주째 쌍둥이자식들이 중간고사 시험준비를 한다고 밤 2시 넘어서야 잠자리에 든다. 자연히 나도 곁에 있어주어야 하니 그때까지는 잠을 자지 않으니 요즘 피곤이 자꾸 누적되어 간다.

중간고사 때문에 이번 추석때 고향에 내려가지도 못했는데, 중간고사를 잘 치렀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제 일요일날 이발을 하기 위해 미장원에를 가니 평소 손님으로 혼잡하던 미장원이 텅 비어있다. 학생들이 보이지 않음을 물론 부모들도 눈에 띄지 않는다. 부모들도 자식들 뒷바라지 하느라 미장원에 오지를 않는다고 한다.

나는 쌍둥이들이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평소에 '공부하라'는 말은 일체 하지 않는다. 공부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전력질주를 한다고 믿기 때문에 대신 자신의 꿈과 비전을 확실히 세울 것만 주문했다. 자신의 삶에 대한 꿈과 비전이 뚜렷한 사람은 결코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는다는 것을 내 경험으로 알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아빠 엄마는 말이야, 학교 다닐 때 전교 1등을 했단다" 어제는 막내 재윤이가 그런다. "아빠! 우리반 친구들이 그러는데요. 43명 친구들 중에 부모님들이 중고등학교 다닐때 반에서 1등, 전교에서 1등을 했다고 말하시는 학생을 손들라고 했더니 무려 35명이나 손을 들었어요"
헐~~ 1등은 한 명인데 43명 중 35명의 부모들이 다들 1등을 했다면 이건 너무 심한 1등 인플레가 아닌가?

아무튼 그동안 3개월동안 쌍둥이자식들이 고생했던 시간이 기대했던만큼 좋은 성적으로 보상받게 되기를 바란다. 호수공원을 산책하고 돌아오는 길에 지난 1학기 중간고사를 치를 때 쵸콜렛을 먹으면 뇌활동이 왕성해져 시험을 잘 보게 된다는 말이 생각나 편의점에 들러 쵸코렛을 하나 사가지고 왔더니 두 녀석이 일제히 환호를 지르며 기뻐한다. 겨우 1,400원짜리 쵸코렛인데 이렇게 좋아하다니~~ 그러고 보면 행복과 감동은 결코 멀리 그리고 큰 돈을 들여야 되는 것이 아니다. 작지만 잊지 않고 챙겨주는 마음에 더 가까이 있는 건 아닐까?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10월 1일, 아침에 출근하면서 장모님 생신축하금으로 10만원을 드리면서 맛있는 음식을 사드시라고 말씀드렸다. 쌍둥이들이 난리다.
"아빠~ 오늘이 할머니 생신이라고 미리 저희들에게 귀띔을 해주셨어야죠?"
"그렇구나~ 아빠가 거기까지 미처 생각을 하지 못했다. 미안하다."

밤 늦은 시각, 재명이와 재윤이 두녀석이 용돈에서 얼마씩 부담하여 할머니가 돈이 없으니 그만두라고 하는데도 생신케익을 사가지고 와서 거실에서 TV를 보시고 계시던 할머니를 잡으로 들어가게 하더니 깜짝 생일파티를 준비했다.

큰애가 군입대를 하고나서 장모님이 많이 허전해하고 힘들어 했는데 그 빈자리를 두녀석이 잘 메꾸어주고 있다. 밝게 자라주는 우리집 희망둥이 재명, 재윤아~ 사랑한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딩동딩동~~ 연이어 몇번을 눌렀지만 때를 밀어주는 아저씨는 오지를 않는다.
손이 닿지 않은 등은 때를 밀어달라고 부탁하려 했는데 오늘은 그마저도 여의치 않네. 그동안 아빠를 따라 목욕탕에 잘다니던 쌍둥이녀석들이 지난 5월말, 앞으로 목욕탕에 가지 않고 집에서 샤워를 하겠다고 전격적으로 폭탄선언을 한 이후 목욕탕에를 갈려면 장모님만 모시고 다닌다.

쌍둥이들이 사춘기인가 보다. 키고 부쩍 컸고, 옷도 자기네 마음에 드는 옷을 사주어야 입는다. 이발을 할 때면 한참 입씨름을 해야 한다.
"스포티하게 스포츠형으로 자르면 어떻겠니?"
"아빠는~ 요즘 스럽게 스포츠형 머리를 하고 다니는 학생이 어디 있어요?"
"요즘은 머리도 개성이예요! 앞머리를 눈썹 위까지, 옆머리는 귀를 안덮으면 괜찮아요"

다음주부터 중간고사라, 당연히 가지 않겠다고 할 줄을 알면서도 넌즈시 묻는다.
"명이윤이! 아빠랑 목욕탕 갈 사람?"
"아빠만 다녀오세요. 저희는 지난주에 했잖아요. 그리고 다음주는 중간고사라 바빠요"
헐~~ 그렇다고 목욕탕에 갈 한두시간 시간도 못내?

할 수 없이 장모님만 모시고 간다. 전에는 목욕탕에서 남자들끼리 서로 등도 밀어주곤 했는데 요즘은 너무 각박하다. 가족들끼리 등을 미는 사람들에게 등을 좀 밀어달라고 부탁하기도 염치가 없고, 혼자인 사람에게 가면 쌀쌀하게 "저는 밀었어요" 해버린다. 자식을 가진 애비들이 가장 행복할 때가 자식들 앞세우고 목욕탕에 가서 서로 등을 밀어주는 거라는데 벌써 나는 행복 끝인가?
 
30대후반의 자식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아버지를 모시고 목욕탕에 왔다. 탕안에서 아버지를 업고 나와 때를 미는 곳으로 가서 정성스레 등과 팔다리 때를 밀어드린다. 자식 얼굴표정이 찡그리거나 귀찮아하는 기색이 없이 열심히 아버지 몸을 밀고 있다. 나는 자랄 때 아버지와 떨어져 사는 바람에 지금껏 단 한번도 아버지와 목욕탕에 함께 간 적이 없고 아버지 등을 밀어드린 적이 없어서 그런지 저런 부자간의 친밀한 모습이 왠지 낯설면서도 한편으로는 너무도 부럽다. 

나도 자식이 셋인데, 자식들에게 기대하고 살 마음은 추호도 없지만 내가 커서 노인이 되었을 때 저렇게 자식들에게 대접받을 수 있으려나? 아빠와 목욕탕에 가자고 해도 지금은 펄쩍 뛰며 절대 안가겠다고 뒤로 물러서는 녀석들인데....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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