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회사 통근버스를 타는 회사 동료가 있는데 그 사람은 아침에
절대 뛰는 법이 없다. 그 사람이 가진 징크스는 다름 아닌
'아침에 뛰면 하루종일 뛰게 된다'는 거다.

오늘 아침 아파트 단지를 종종걸음으로 걸어나오는데, 왠지 주머니가 허전하다.
어???? 휴대폰이 없다. 집으로 돌아갈까? 말까? 오늘 외부 사람과 미팅이
있는지라 헐레벌떡 집으로 뛰어가 휴대폰을 들고 나오니 통근버스 도착시간이
7분밖에 남지 않았다.

집에서 버스정류장까지는 얼추 500미터, 통근버스를 놓치면 일산에서
여의도까지 아침 출근길은 통근버스로 가는 시간의 두배를 서서 가야 한다.

통근버스 타는 정류장까지 무거운 가방을 메고 일단 뛰었다.
오늘따라 퇴근후 세미나가 예정되어 있어 넷북을 넣은지라 가방이 무겁다.
겨우 통근버스를 탔는데 이마에서는 땀이 비오듯 흘러내린다.

이렇게 시작한 하루 일과, 골치 아픈 일들이 봇불터지듯이 한꺼번에 일어난다.
막내 학교선생님은 막내가 숙제를 5번이나 해오지 않아서 학교 교실에 남겨
명심보감을 쓰라고 했다는 문자메시지가 오고, 잠시후 전화를 거니 막내가
선생님이 내준 과제도 하지 않고 그냥 사라져버렸단다. 죄송하다고 자식교육
잘 시키겠노라고 죄송하다고 말하고 애들이 한참 놀기 좋아하는 시기 아니냐며
위로아닌 위로를 들으며 전화를 끊는다. 집에서는 막내가 집에 와야 할 시간인데
오지 않는다고 어떻게 된 일이냐고 나에게 묻는다. 학원에서는 오늘 보충을
하기로 했는데 학원에 오지 않았다고 전화가 걸려온다.

정말 머리가 돌아버릴 것만 같다. 어제 큰애와 한바탕 냉전을 치른 후 큰애는
쌍둥이 동생들 챙기라는 장모님 말씀에 버럭 소리를 지르며 짜증을 부린다고
속상해하기며 장모님은 나에게 성화이시다.

정말 징크스는 있는 걸까? 아침부터 뛰어서 그런 걸까?
아침부터 뛰지 않았으면 과연 막내가 오늘같은 말썽을 일으키지 않았을까?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 잠자리에 들면서 오늘 아침도 새벽운동을 나가겠다고 작심하고 휴대폰
알람을 새벽 5시 20분에 맞추어 놓았다. 매번 환절기때마다 코감기를 달고 살고
신종플루 때문에도 건강관리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생전에 아내는 나에게
'남자가 환절기마다 감기를 달고 산다'고 핀잔을 놓곤 했다. 이제는 나 혼자이니
내 건강은 스스로 챙겨야지.

요즘 거의 매일 밤 1시, 어떨 때에는 두시 넘어서 잠자리에 드니 아침 기상시간도
늦고, 잠이 드는 시간도 늦어져 잠을 설치는 경우도 잦다. 사내근로복지기금칼럼을
작성하여 카페에 블로그에 올리고 업무와 관련된 HR, 기업복지, 각 기업동향 자료를
검색하다보면 밤에는 시간이 지나가는줄 모르게 지나가 버린다.

일을 끝내고 잠자리에 들면 조용한 적막을 깨는 안방 벽시계의 시계추가 왔다갔다하는
소리와 쌍둥이들 잠꼬대소리, 이빨을 가는 소리, 어쩌다 고약한 잠버릇 때문에 잠을
설치게 되는 일이 많다. 여름에는 잠을 충분히 자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그 다음날
근무시간에 업무 효과가 오르지를 않아 애를 먹기도 한다.

5시 20분에 알람소리에 눈을 떴지만 평소 일어나는 시간이 아니라서 5분만 더 눈을
붙이고 일어나리라 하며 기계적으로 휴대폰을 꺼버리고 도로 잠이 들어버린다.
이후 깊은 잠이 들었다 운동을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퍼득 눈을 떠보니 시간이
어느새 6시 40분들어가고 있다. 나갈까~말까~ 오늘은 늦었는데 그냥 자고 내일부터
나갈까?

이러한 갈등을 잠재우는 것은 내 의지이다. 즉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쌍둥이들
이불을 덮어주고, 머리에 배게도 다시 받쳐주고 나서 나는 정발산공원으로 향한다.
장모님도 아직 안일어나셨다. 어제보다는 내려오는 사람들을 더 많이 마주친다.
정상에 있는 헬쓰장에서 운동하는 시간도 5분을 줄였다. 운동을 마치고 집에 도착한
시간이 아침 6시 35분. 샤워를 하고 아침식사를 하며 가방을 챙겨 집을 나선다.

이틀째 새벽운동을 이어간 내자신이 대견하다. 오늘도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젯밤은 잠을 설쳤습니다.

세미나를 마치고 오니 밤 11시 30분,
방울이들(쌍둥이들을 그렇게 부릅니다)은 안방에서 누가 쌍둥이들이 아니랄까봐 자는 폼도 비슷하게 하고 곤히 잠에 떨어져 있습니다. 신종플루가 극성이니 몸에서 면역증강물질이 많이 분비되는 밤 10시이전에는 꼭 잠자리에 드라고 신신당부를 했더니 잘 지키고 있습니다.

요즘 밤기온이 쌀쌀합니다. 어제부터 큰방울이가 코감기가 왔는지 연신 코를 훌쩍거리기에 감기가 더 심해지지 않게 하기위해 잠을 자다가 수시로 이불을 덮어줍니다. 곧 차버리고, 그러면 다시 덮어주고 또 차버리고, 그러기를 몇번 반복하고나니 나도 지치고, 그냥 두려고 하다가도 감기 걸리면 어쩌나 싶어 다시 덮어주고... 요즘 신종플루가 하도 위험하고 신종플루 감염자가 크게 늘고 있다는 보도가 있어 간간히 녀석들 열은 없는지 이마도 손으로 짚어보고, 한밤중 안방 시계추 왔다갔다 하는 소리는 왜그리 크게 들리고 귀에 거슬리는지...

몇번 잠에서 깨다보니 이제는 일어날 시간이 되었나 시계를 보니 5시 30분입니다.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잠에서 깨었습니다.

거실로 나와 잠시 고민에 쌓입니다. 신문을 볼까?
신문은 아침 일찍 회사를 가서 보고 아침운동을 나가자.

이른 이침 정발산공원을 오르니 아침운동을 하러 올라온 사람들이 많습니다. 부지런한 사람들은 새벽 5시 45분인데도 벌써 운동을 마치고 내려오고 있습니다. 10분간 야외헬쓰장에서 오랜만에 근력운동을 하니 땀이 비오듯 흘러내립니다.

가끔은, 아주 가끔은 이렇게 새벽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샤워를 하는 것도 신선합니다.
계속하면 좋겠지만 올빼미족 생활에 익숙해져인지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 업무차 본관을 가는 길에 유부사장님을 만났다.

"잘 살고 있지?, 쌍둥이도 잘 크고? 얼굴에 살이 많이 빠졌네...
힘들어도 쌍둥이들 잘 키우고 잘 살어"
"감사합니다"

한때는 아내와 함께 경리부에서 근무를 하셨고, 7년전에는 우리 대표이사를
하셨고, 아내의 유방암 진단과 투병생활에 마음 아파하셨고, 장례식날이
휴일이었음에도 와주신 분이기에 우리 부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신다.
이렇게 격려해 주시는 분들이 주변에 많아 용기를 가지게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내가 업무면에서 내 역할을 충실히 잘 해주고 성과를 내는
것만이 나를 믿어주고 성원해주시는 분들의 신뢰에 보답하는 길이라는 것을
알기에 어개가 더 무겁다.

부부사원으로 살다가 어느 한 쪽이 사별한 경우가 직장 내에서 처신이 힘들다.
조그만 흐트러져도 '저사람, 마누라가 없으니 망가져간다'는 소리를 듣게 되고,
업무차 다른 회사의 여자사원이 회사를 방문하여 커피숍에서 차를 마시며
업무에 관해 담소를 나누어도 다들 이상한 시선으로 쳐다본다. 자격지심인지는
몰라도 마치 "아내와 사별한지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딴 여자를 만나고 다니나?'
라는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만 같다. 나만 떳떳하면 되지만 말공장인지라
잘못된 소문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나가게 된다.

걱정과 성원을 넘어선 지나친 관심도 때론 상대방에게 부담으로 다가오는 법이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막내 승구가 서울이 올라왔다가 형을 만나러 왔다.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갑자기 막내동생이 불쑥 말한다,
"형님도 많이 늙으셨네요"
"이 형 나이가 이제 몇인데..."

말을 해놓고 나니 참 서글퍼진다.
97년 늦둥이 쌍둥이자식을 낳고 하루 하루가 참 힘든 나날이었지....
아내의 주식투자 실패, 아내의 유방암말기 판정, 투병생활, 하늘나라로 먼저
보내고 개인회생을 신청하여 인가받기...혼자서 이 악물고 남겨진 세 자식 데리고
그저 앞만 보고 정신없이 지내온 생활....

힘들지만 그저 살아서 남겨진 자식들 얼굴 보고 한 집에서 지내는 것 있는 것
자체가 감사요 행복이었지. 늘어난 흰머리를 보며 주변에서는 머리 염색이라도
하지 그러느냐고 하지만 머리 염색도 사치로만 느껴진다. 머리에 염색을 해본들
시간이 흐르면 다시 흰머리로 돌아올텐데.....

홍익대학교와의 소송, 네째동생이 벌인 사업 때문에 마음고생을 많이 한 탓인지
몸이 많이 말라있는 막내가 안스럽기만 하다. 거대한 사학재단과의 소송에서
이겼지만 돌아온 것은 상처뿐인 것을.... 헤어지면서 주머니에서 5만원을 꺼내
내려가는 차비에 보태라고 막내동생 손에 쥐어주며 사무실로 돌아오는데
발걸음이 무겁다.

그래, 잊자. 지나간 일에 마음쓰지 말고 그저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매일 매일에
최선을 다해 살자.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 금요일 자기계발차 미래예측전문가과정 세미나를 마치고 밤 10시 10분 일산행 직행버스에 몸을 싣기 위해 무거운 가방을 매고 종종걸음으로 강남역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가면서도 중앙 버스정류장 차선을 연신 쳐다보지만 9700번 직행좌석 버스는 보이지 않는다. 이 버스는 한번 놓치면 배차간격이 길어 길어 15분~20분간을 기다려야 한다. 다른 노선의 직행좌석은 그 사이에 서너대가 지나가는데 서있으려니 짜증이 몰려온다. 늦은 시각 쌍둥이들 준비물도 챙겨야 하는 나로서는 일분이 급하다. 어쩌다 운좋게 횡단보도를 건너자마자 바로 버스가 오는 날은 왠지 로또에 당첨된 듯한 느낌이다.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가는데 9700번 버스가 일반도로로 휑하니 지나간다. 어??? 왜 9700번 버스가 일반도로로 지나가지?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횡단보도 건널목 앞에 서있는데 아까부터 9711버스가 버스 중앙차로가 아닌 일반도로 옆 임시버스 정류장에 비상깜박이를 켜고 서 있다. 고장인가? 그런데 사람이 타고 있다. 9700번 직쟁좌석버스가 일반도로를 지나간 것이 이상하디 싶었는데 일반좌석버스인 9711번까지 일반도로 버스정류장에 서있다?? 우연의 일치는 아니고 이건 뭔가 이상하네? 혹시? 가까이 가 봤더니 버스에 승객이 타고 있는데 버스기사분이 왠 젊은 여자분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이 차 지금 갑니까?"
"네. 타십시오"

이게 왠 행운??? 올라타니 항상 서서 가야하는 버스가 빈 자리가 녈려 있다.

"아저씨! 아까부터 한시간이나 중앙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렸단 말예요?"
"아가씨, 저는 잘 몰라요. 서울시에서 버스회사로 전화를 걸어 오늘부터 일산가는 버스는 중앙차로가 아닌 일반도로 버스정류장에 대라고 해서 그렇게 한 것 밖에 없단 말예요? 내참~~"
"아저씨 이름이 뭐예요. 버스 회사에 신고할 거예욧!!!"
"그렇게 하세요. 버스 전화번호는 저기 노선표에 있어요"

입구를 막고 집료하게 따지며 전화를 거는 당찬 아가씨~~
요즘 소비자들은 조그만 클레임과 잘못에도  절대 넘어가지 않는다는 사실, 특히 젊은 여자일수록...이러한 투철한 신고정신이  우리나라를 IT제품 국제테스트장으로 만들지 않았던가?

밤 늦은 시각 버스기사님과 여자승객의 실랑이로 인해 버스 출발이 자꾸 지연되자 승객들도 슬슬 짜증이 밀려온다. 이때 버스 뒷자리에 앉아있던 한 중년 남자승객이 우렁찬 목소리로 들려온다.
"기사님 빨리 출발합시다. 나머지 사람들도 입이 없어서 말을 안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렁찬 고함소리에 압도된 것일까?
버스는 출발하고 더 이상의 젊은 아가씨의 항의는 없었고 일산 가는 내내 50분간 긴 침묵이 흘렀다.

누가 잘못한 것일까?
서울시? 버스회사? 기사님? 승객?

분명한 것은 중앙버스정류장에도 일산행 버스이용자는 오늘부터 일반도로 임시정류장을 이용하라는 안내문이 없었다는 것...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집사람이 수년전 주식투자를 하다 실패하여 암을 얻어 이별을 하고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난 아픈 경험 때문에 그동안 주식의 '주'자만 나와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고 고개를 돌리며 살았는데, 회사 하는 일 중에서
자금운용과 관리가 있다보니 하는 수 없이 자주 쳐다보고 관심을 가지게
지켜보게 됩니다.

오늘도 모 증권사 임원들과 점심심사를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화제는 딱 세가지로 압축됩니다. 주식이 오를 것이냐? 오른다면 얼마까지 오를
것이냐? 그리고 언제 들어가는 것이 좋으냐? 였습니다. 개구리 튀는 방향과
주식이 오를지 내릴지는 그 누구도 알기 어렵다고들 하는데, 일단은 장기적으로
보면 오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고 저도 동감입니다.

펀드관리를 하니까 직원들이 지금 들어가도 되느냐? 무슨 주식을 사야되느냐?
하고 물으면 그냥 웃으며 넘어갑니다. 사람들은 주식이 오르면 자신이 똑똑하게
투자해서 올랐다고 하고(돈을 벌어놓고도 얼마나 벌었냐고 하면 아직 본전이라고
하고 밥 한끼도 안삽니다), 내리면 누가 가르쳐준 주식을 사서 손해를 보았다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닌 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말하지 않습니다.(실은 저도 무슨
주식을 사야 할지, 주식이 오를지 내릴지도 모르거든요..^^)

6년째 자금운용을 하면서 몇차례 위기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성공을 했습니다.
주식을 하면서 돈을 안 잃는 비결은 자신만의 투자원칙을 가지고, 빚내지 말고
자기 돈으로(종자돈) 좋은 주식에 가치투자를 하라는 것입니다. 가치투자는 그
회사 주식이 구입금액만큼 가치를 지녔느냐를 따져보면 됩니다. 일단 확신을
가지고 산 주식이면 설사 단기적으로 내리더라도 꾹 참고 기다리다보면 주가는
다시 회복되고 오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노후 재산관리에 대한 명언 하나 소개합니다.

유산은 자식들에게
일찍 넘겨주면 굶어 죽고,
늦게 넘겨주면 맞아죽는답니다.

저는 혼자 벌어서 큰애와 쌍둥이자식들 가르치며 살아야 하는 싱글대디이고 아직
자식들에게 물려줄 물질적인 재산도 없고, 또 재산이 생긴다고 해도 유산을
넘겨줄려면 아직 세월이 많이 남아있으니 돈을 버는 일에만 신경을 쓸랍니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이야기 하나

지난 8월 8일, 쌍둥이들을 데리고 안면도에 있는 휴먼발리 팬션으로 1박 2일
가족여행을 떠났다. 아내 생전에는 휴가를 간다고 하면 2주 전부터 시장보고
쌀, 부식, 반찬, 라면, 과일, 야채, 음료수, 과자 등을 사서 아이스박스에 담아갔는데
이제는 싸가지고 다니는 것이 귀찮다. 그냥 현지에서 조달해 먹으면 되지.
나도 이제는 귀차니스트가 되어가나보다.
요즘은 돈만 있으면 싱글이 살기 편한 세상이다. 도착 당일 점심은 햇반에
고등어캔으로 뚝딱 해치우고, 저녁은??? 같은 것을 먹을 수는 없지 않은가?
내가 이래뵈도 자취경력이 11년인데 까잇것 밥을 해먹지 뭐~~ 쌍둥이들에게
아빠가 저녁은 밥을 해줄께~~ 큰소리쳤다.
막상 쌀을 사다 밥을 하려는데 헐~~이건 압력밥솥이다. 처음 사용해보는
압력밥솥에 대한 두려움...반찬은? 식사는 알아서 해결하겠다고 큰소리를 친
자존심 때문인지 장모님께는 밥을 할 때 물을 얼마나 부어야 하는지 전화도
못하고, 쌍둥이들은 지켜보고 있지, 등에서는 진땀이 흐르고... 결국 26년만에
처음 해보는 밥을 고두밥으로 만들고 말았다.
그래도 압력밥솥에 도전하여 밥을 한번 해보았다는 뿌듯함은 있다.
다음에 할 때는 쌀을 불려서 고두밥 만들지 않고 해야지~~~


이야기 둘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이틀은 자기계발을 위해 미래예측기본과정과 전문가과정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퇴근후 강남역 근처에 있는 성공을 도와주는 가게를 간다.
국회의사당역에서 9호선을 타고 고속터미널역에서 내려 3호선으로 환승,
교대역에서 내려 2호선으로 환승하여 강남역에서 내리는 길 밖에 생각을 않고
충실히 익숙한대로 다녔다.
8월 10일 월요일, 두번씩이나 환승해 가는 것이 번거롭고 지도를 보니 9호선
종점인 신논현역이 강남역에서 가까워 보인다.
'그럼 오늘은 신논현역 종점까지 가볼까?'
'아냐~ 그러다 실수하면 강의시간에 더 늦어지는데 예전에 가는 방식대로 가자!'
순간 내 머릿속은 익숙함과의 결별에서 오는 두려움이 엄습해 온다.
고속터미널역이라는 안내방송에 벌떡 일어섰다가 도로 주저앉았다.
그래~ 한번 시도해보는거야!!!
신논현역 5번출구를 나와 5분을 걸으니 글쎄 세미나장이 바로 눈앞에 보이지 않은가?
20분이나 빠른 길을 놓고 그동안 힘들게 쫓기며 환승하고 다녔으니~~~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주 토요일과 일요일, 쌍둥이들을 데리고 안면도 휴먼발리 팬션으로 1박 2일
가족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장모님은 덥고 멀다고 안가신다고 하고, 큰애는 친구와
약속이 있다고 빠지고...

막내가 2주전 학교 영재반에서 갯벌체험을 다녀왔는데, 형인 재명이는 가지를
못해 의기소침해 있는 모습을 보니 애비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막내가 갯벌체험을
다녀와서는 낙지를 한마리 잡았는데 영재반 선생님이 그냥 먹어버렸다나요...
얼마나 자랑을 하며 잡아온 게를 만지지 말라고 신기해서 만져보려는 재명이형을
구박하던지 재명이가 안되어 보여 좀 무리를 했습니다.

링크나우 내책쓰기클럽 공동집필 3호인 재테크 글이 초고 마감이 지난주였거든요.
모든 것은 현지에서 조달을 하리라(물론 여자는 빼고요...^^) 결국 사내 셋이
저는 넷북까지 싸들고 차에 몸을 싣고 출발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6학년부터 대학을 마칠 때까지 자취를 했기에 음식을 해먹는 것은
평소 걱정을 안했습니다. 점심은 햇반으로 때우고, 요리는 꽁치 통조림을 사자고
해서 사주었더니 쌍둥이들이 요리를 제법 잘 합니다. 요즘은 남자들도 초등학교에서
가정시간이 있어 요리실습을 한답니다. 앞으로 비상시에 요긴하게 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도 이번 여행의 또 다른 수확입니다.^^

저녁 때가 되어 삼겹살 파티를 하자는데, 아무래도 햇반으로는 스타일이 구길 것
같고 방에 전기밥솥이 있어 의기양양하게 "아빠가 슈퍼에서 쌀을 사와서 밥을 하마"
큰소리를 치고 슈퍼에서 쌀을 사가지고 왔습니다.

그런데 얼레~~~ 압력밥솥이네??? 제가 연탄불이나 가스버너, 그냥 원시적인
방법으로 밥을 하는데는 도사입니다. 아내를 만나 교재중이던 지난 1987년에
제가 아내에게 나는 가스버너위에 코펠로 밥을 하면 뚜껑을 한번도 열지 않고
냄새만으로도 불을 조절하며 밥을 안태우고 할 수 있다고 말했더니 믿지를
않았습니다. 바로 시연에 들어갔죠. 다음주 그 핑계로 야외로 함께 나가 알콜버너
위에 코펠을 올리고 한번도 뚜껑을 열지않고 정확히 밑은 하나도 안태우고
그렇다고 질은 밥도 아니고 꼬두밥도 아닌 완벽한 밥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런데 이건 압력밥솥??? 처음 해보는 밥이었습니다. 쌀을 씻어 솥 안에 안치고
대충 물을 맟추고 밥을 했더니...꼬두밥이 되었습니다. 압력밥솥은 일반밥솥보다
물을 조금 더 넣어야 한다는 말을 들은 것 같아서.....

결국 애비 자존심은 구겨졌지만, 그래도 쌍둥이들은 재미있었답니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달 3월 15일 큰애가 세브란스 병원에 3일간 입원하여 수술을 한 적이 있었다.
최종 병명은 혈관종이었다. 그동안 혈관이 막혀 굳어져 통증이 왔던 모양이다.
작년 여름에 다리에 약간 통증이 있다고 하여 마침 입영을 위한 신체검사를 앞두고
있어서 그럼 검진을 받아보라고 하여 CT와 MRI를 찍어보았더니 생각보다 혈관종이
작아서 수술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것 같다고 하여 넘어갔었다.
 
그런데 신체검사에서 이것이 문제가 된 것 같다. 한번 정밀진단을 받아보고 필요하면
수술을 받고 병사용진단서를 떼오라고 군의관이 지시하여 이번에 다시 병원에
갔더니 세브란스 병원에 전문의가 있으니 그쪽으로 가보라고 하여 세브란스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수술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여 급히 수술날짜를 잡아 수술을
서두르게 되었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2005년 5월초 집사람이 입원하여 청천벽력과도 같은 '유방암 말기'
판정을 받았던 곳이기에 왠지 긴장이 되었는데 다행히 수술이 잘 되어 3일째 퇴원하여
지금은 집에서 보내고 있다. 아직 수술한 부위 상처가 아물지 않아 붕대를 감고있고
걷는데도 약간 불편하다고 한다.
 
어제는 큰애를 시켜 큰애 앞으로 가입한 보험의 보험료 청구를 접수하라고 시켰다.
가입한 보험증권을 꼼꼼히 살펴보니 손해보험사에서는 입원료와 통원치료비 실비수준,
생명보험사는 일정한 액수의 수술비가 지급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난 2005년 집사람의 암판정을 받고 힘들게 뒷바라지를 하면서 나는 어려운 가운데도
과감히 나는 나와 큰애, 쌍둥이들 세 자식들 보험을 들기 시작했다. 애들 보험은 2006년도에
적게는 두개, 많게는 세개씩 들기 시작했다. 물론 손해보험은 사고시 중복지급이 안되므로
손해보험과 생명보험 각각 하나씩 가입을 했는데 작년 연말정산시 보니까 납부한 보험료만
연간 850만원이 되었다. 대부분 소멸성이 아니다보니 보험료가 많아진 것 같다.
 
보험은 어디까지나 보험으로 생각한다. 부적처럼 사고나 질병이 발생하지 않으면 그만이고,
만약 사고나 질병이 생긴다면 위험을 미리 분산시켜둔 셈이어서 일정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다.
요즘은 사람이나 질병에 관한 개인정보가 집약되기 때문에 사람이 한번 사고나 질병이 나서
치료를 받으면 진료기록이 등록되고 그 후에는 사고자로 분류되어 보험가입에 불이익을
받게 된다. 설사 보험에 가입이 되더라도 일정기간 또는 그 질병과 관련된 질병에 대해
보장을 해주지 않거나 제한적으로 보험금을 지급한다.
 
사람은 위기가 닥치면 지헤로워지고 신중해지는 것 같다. 집사람과 맞벌이로 살 때는
이런 세세한 데까지 생각을 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나 혼자 싱글대디로 가정을 책임지고
꾸려 나가려다보니 여러가지 대책을 강구하게 된다. 아무런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자식들에게 사고가 나거나 중대한 질병이 발생한다면, 나마저 질병을 얻어 직장을 그만두게
된다면 우리집은 곧장 빈곤층으로 전락하게 된다. 오늘자 중앙일보에 보도된 기획기사
'2009년 가난에 갇힌 아이들'을 보면 빈곤아동이 사는 유형은 부모(39%), 편부.편모(32%),
조부모(21%), 보호자없음(2%)로 나타났고, 방치된 아이들이 일반 아동보다 문제행동이
2~3배가 많다고 한다.
 
보험을 들어놓으니 보험금을 불입하는 과정은 힘들지만 우선은 마음이 든든하고
비록 작은 돈이지만 치료비용을 일부 보상받을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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