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 쌍둥이들이 학교를 가고 난 후 집안은 고요하기만 하다.
모처럼 애들이 없는 집은 방해받지 않고 나만의 사색에 잠길 수 있고 밀린
일을 할 수 있는 안성마춤의 공간이 된다. 진한 커피 한 잔을 책상 앞에 놓고
커피향을 맡으며 컴 앞에서 사색에 잠기기도 하고,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업무에 필요한 기사는 없는지 검색을 하기도 하고, 오늘 쓸 칼럼 구상에
골몰하기도 한다.

이때, 적막을 깨는 전화벨 소리...
"여보세요?"
"아빠! 전화 끊지 마세요"
막내 재윤이의 다급한 목소리가 수화기를 타고 들려온다. 학교에 설치된
긴급전화로 걸려온 전화이다. 신원확인이 끝나고 1번을 누르니 끊긴 통화가
계속 이어진다.
"아빠! 10시 30분까지 학교에 다카좀 가져다 주세요"
"알았다!"

막내 재윤이는 학교에서 디카부에 가입하여 토요일이면 디카를 배운다.
"짜식, 아침에 챙겨가지... 이 추운날 아빠보고 디카를 가져오라고 그러네"
사랑하는 자식의 부탁인데 무슨 이유가 필요하겠는가? 마침 오늘 6학년 1학기
교재도 나눠준다고 하기에 옷을 두껍게 차려입고 디카와 장바구니를 챙겨들고
집을 나선다. 쌍둥이들 다니는 백마초등학교가 바로 아파트 앞에 있어 학교에
오가기는 편하다.

학교에 도착하니 아직 수업시간이다. 5학년 1반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재명이가
어제 사가지고 간 스킬자수세트로 열심히 작품을 만들고 있다. 사내들이 서툰
솜씨로 진지하게 자수를 놓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이어 5학년 4반을 가보니 재윤이도 열심히 수업중이다. 예전에
우리가 국민학교를 다닐 때에는 한 반 학생수가 55명이 넘었는데 지금은 35명이다.
마침 가르치기에 알맞은 인원이다.

다시 재명이 교실 앞으로 이동하여 쉬는 시간이 되기를 기다리며 서성이는데 마침
5학년 1반 학급 급훈이 눈에 들어온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우리는 5학년 1반'
아! 이보다 아름다고 정겨운 급훈이 세상에 어디 있으랴! 우리 가족의 모토로
사용하고플 정도로 아름다운 내용이었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우리 가족'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우리 부부'
아무리 세상이 힘들고 어려워도 우리 가족이 있다는 것만 생각해도 세상이 아름답고
힘이 솟고, 다시 일어나 도전할 용기가 생긴다.

요즘처럼 힘든 시기, 비록 내 삶에서 가장 소중했던 인생의 동반자이자 아내, 세 자식의
어미아이의 어미였던 집사람을 하늘나라로 먼저 보내고 지금은 싱글대디로 세 자식을
거두며 살지만 직장에서 일을 마치고 내가 돌아가 편히 쉴 수 있는 가정이 있고 내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 얼마나 감사하고 큰 행복인지 모른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우리는 한 가족'
소중한 우리 가족의 평화와 행복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 더 열심히 살리라 다짐해 본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저녁식사후 정발산에 올라 헬쓰장에서 30분간 운동을 한 후, 쌍둥이들
학원수업이 끝나는 밤 9시 30분에 시간을 맞추어 학원 앞에서 녀석들을
기다리다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양말을 벗고 세수를 하며 씻고 있는데 막내 재윤이가 불쑥 말한다.
"아빠 내일 수업준비물로 전기회로키트가 필요해요. 전기회로키트 안에는
스위치와 전구끼이개, 전선 등등이 꼭 있어야 되는데요"
그러자 여지껏 옆에서 잠자코 있던 재명이도 갑자기 학교 수업 준비물이
생각이 난 듯 덩달아 말한다.
"아빠 저도 내일 학교수업 준비물로 부직포가 있어야 되요"

시계를 보니 밤 10시 20분. 문구점이 10시 30분에 문을 닫으니 시간은 단
10분밖에 없다. 반사적으로 옷을 주워입고, 양말을 챙겨신고 약 400미터
떨어진 문구점으로 뛰기 시작했다.

"학교수업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미리 학교수업 준비물을 챙기던가, 아님
아까 학원수업 마치고 아빠랑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미리 이야기를 했으면
아빠가 이렇게 밤늦게 허둥대며 문구점까지 뛰어갈 필요는 없었잖아!"
"아빠 죄송해요. 깜박 잊었어요"

깜박 잊었다는데 더이상 잔소리해본들 무슨 수용이 있으랴. 녀석들 까마귀
고기를 먹은 것도 아닌데 요즘 학교수업 준비물을 왜 이리 자주 까먹어
이렇게 애비 속을 태우는지... 그래도 오늘은 다행히 문구점이 문을 닫기 전에
이야기를 해주어 미리 준비라도 했지, 안그랬으면 또 내일 아침 등교하면서
준비물 챙긴다고 한바탕 난리법석을 피웠을 것이 아닌가? 그나마 부근이
학원가라서 뛰어가면 7분거리에 밤 늦도록 문을 여는 대형문구점이 있어서
애들 준비물을 챙길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회사 일하랴, 회사를 다녀와서는 쌍둥이들 숙제 챙기랴, 학교수업 준비물
챙기랴, 학원수업 끝나는 밤 9시 30분이면 세상이 워낙 험하여 밤거리 귀가
길에 녀석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노심초사하여 학원 앞에까지 가서
기다렸다 함께 데리고 오랴~ 필요한 준비물은 밤 늦은 시간이라도 재깍재깍
준비해 주어야지 싱글대디 아빠는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이제 아빠는 슈퍼맨이
다 되어가고 있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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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KBS 26기 공채 아나운서로 뽑혀 주말 '뉴스 9' 앵커로도 활동했던 지승현(33)은 지난 2월 KBS를 떠났다. 당시 31개월 된 딸과 16개월 된 아들을 직접 키우기 위해서였다.

지승현은 "첫째 딸을 낳자마자 어머니가 돌아가셔 마음 아팠는데, 곧 둘째 아이를 갖게 되자 돌아가신 어머니가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하게됐다"며 "직장을 그만둬야했지만 현재 아이들과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Q채널은 저출산 시대에 아이가 있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다양한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생각해 보는 '인터뷰 다큐, 선물'을 17일 오후 10시에 방송한다.

한국인과 국제 결혼한 몽골인 여성 오랑채책(31)씨는 두 번의 유산 후 8년의 기다림 끝에 세 쌍둥이 를 출산했다. 하지만 세 쌍둥이는 미숙아였고 산모도 오랜 진통과 조산으로 입원이 불가피했다. 병원비가 부담돼 퇴원을 하려했지만, 이를 알게 된 병원 직원들은 십시일반 치료비를 모아 그에게 전달했다.

3개월이 지난 지금 세 쌍둥이는 건강하게 자라고 있으며, 남편은 "아버지로서의 책임감과 행복을 느낀다.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살겠다"고 한다.

그림을 그리는 나유진(30)씨는 5살 가람이를 키우는 싱글맘이다. 그는 아들과의 일상을 만화로 그려 호응을 얻고 있다. 초보 엄마로서 겪게 되는 여러 에피소드들이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내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은 이들 외에도 아이를 키우기 위해 방송작가에서 유아원 원장이 된 김윤희 씨, 형제가 있는 아이들보다 외로움을 더 느끼는 외동아들을 위해 둘째를 낳은 김창숙 씨, 2년 전 유방암을 앓던 부인과 사별한 후 아들 셋을 키우고 있는 싱글 파파 김승훈 씨의 인터뷰를 카메라에 담았다.

제작진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결혼과 출산 문제를 경제적 잣대만이 아니라 삶의 가치와 행복의 기준으로 다시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주 토요일과 일요일 1박2일로 쌍둥이들을 데리고 백마초등학교에서
주관한 부자캠프에 다녀왔다. 백마초등학교에서 처음으로 실시하는
부자캠프이다보니 학교 선생님들도 관심이 많았고 아버지들도 처음에는
다소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한소망교회에도 아빠들을 대상으로 하는 아바러브과정이 있는데 언젠가는
꼭 참석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이번에 학교에서 학교비용으로 진행을 한다기에
모든 일정을 뒤로 하고 참가신청을 했다. 원래 사내근로복지기금 운영진
정모가 이번 부자캠프가 열리는 날이었는데 양해를 구하고 일주일 뒤로
연기시켰다. 열정은 사람의 마음까지 돌리게 하는 힘이 있다.

어느 아빠가 이번 캠프는 富者캠프가 아니라 父子캠프라고 하여 웃기도
했다. 집에서는 항상 "숙제해라", "싸우지 마라", "집에서 뛰어다니지 마라"
"친구들 집에 오래 있지 마라", "컴퓨터는 적당히 해라", "학교나 학원이
끝나면 일찍 집에 와라" 등 금기사항과 지켜야 할 일 투성이라 쌍둥이들이
많이 힘들어 했는데 이틀간은 고삐를 풀어주며 신나게 놀도록 해주니
토요일 밤에는 무려 새벽 3시 30분까지 방안에서 뛰놀기도 했다. 그나마
밤을 세우겠다고 하는 것을 겨우 말려서 그정도었다.

항상 어리고 부족하게만 느껴졌던 녀석들을 밖으로 데리고 나와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게 하여 밝고 신나게 노는 모습을 지켜보니 나름대로 많은
장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느 아빠가 나에게 다가와 인사를 건네면서 한마디를 건낸다.
"집사람이 명이윤이 아빠 이야기를 자주하며, 명이 윤이 아빠가
너무 잘한다며 본받으라고 하기에 한번 꼭 뵙고 싶었습니다"

내가 집사람 대신 운동회나 학교 행사에 자주 다녔고, 저학년 때는 학교
청소당번때 내가 가서 교실 청소도 해주곤 했는데 아마 친구 엄마들이
기억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작년에는 명이 반 학부모(대부분 엄마였음)
모임에도 아빠로서는 내가 유일하게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을 했었는데
이것이 엄마들 눈에는 자식들에게 관심이 높고, 자식 교육에 열혈인 자상한
아빠로 보였나 보다.

캠프에서 교감선생님이 세상에 가장 소중한 3金이 있다고 한다. 바로 황금,
소금, 지금이라고 한다. 이틀동안 쌍둥이들과 즐겁게 보냈다. 싱글대디로
살아가면서 여기저기에서 집사람의 큰 빈자리를 느끼지만 내 열정과 의지로
좌충우돌하며 메꾸어 나가고 있다. 어쩌면 지금 이 시간이 나에게 뿐만 아니라
규, 쌍둥이들에게도 다시는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매시간, 1분 1초도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후회없이 열정적으로 사랑하며 살고 있는지 모른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 10월 17일 했던 회사 건강검진 결과가 지난주 토요일 도착했다.
회사 일에 신경을 쓰고 원고작업이다 애들 이것저것 신경을 쓰느라 계속
과로하고 수면이 부족한 상태이다보니 심각한 병이라도 생겼으면 어쩌나
내심 긴장이 되었다.

지난 2005년 5월, 출산 이외에는 병원 한번 다니지 않았던 집사람이
느닷없이 유방암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생활을 하다 허무하게 하늘나라로
간 이후 회사에서 매년 실시하는 건강검진일이 다가오면 괜히 마음이
심란해진다. 사실 건강검진처럼 고마운 것이 어디 있겠는가? 매년 주기적으로
몸 상태 이상은 없는지, 암이나 특이한 질병 징후는 없는지 회사 비용으로
체크해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니 말이다. 대인원이 실시하니
대량효과도 검진비용을 낮출 수 있는 메리트도 있다.

검진결과 다른 것은 다 이상이 없는데 과체중이란다. 특히 복부비만율이
0.9로 나왔다. 정상범위가 0.8%이하인데 10%이상 오버한 수치이다.
대한민국의 40대 이후 직장인들에게 가장 흔한 것이 복부비만이다.
사무직들은 대부분 사무실에서 근무하니 운동량이 부족하고, 스트레스를
푼다고 밤 늦도록 과음에 칼로리가 높은 안주를 먹고 집에 들어가 잠자리에
드니 자연 복무비만이 오기 십상이다.

과체중으로서 복부비만이 동반된 경우는 앞으로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염 및 더 나아가 협심증, 뇌졸중 등의 치명적인 합병증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경고에 바짝 긴장이 된다.

건강검진을 받기 전에는 쌍둥이들이 "아빠, 언제 건강검진을 받으실 거예요"
하며 재촉을 했는데, 이제는 "아빠, 뱃살좀 빼세요"하며 닥달하기 시작한다.
약 두달전부터 하루에 서너잔씩 먹던 1회용 커피믹스를 끊었다. 1회용
커피믹스 한잔에는 원두커피 한잔보다 네배 이상의 칼로리가 들어있기
때문에 하루에 서너잔을 마시면 이것 또한 비만의 원인이 된다.

십수년간을 즐겨 마시던 커피를 줄인다는 것이 여간 힘든 결정은 아니다.
커피도 갑자기 줄이면 금단현상같은 증상을 느낄 수 있다. 주변에서 마시는
커피 향내가 왜그리 구수한지.... 또한 집에서 한두잔씩 마시던 술도 일체
마시지 않고, 술모임에도 자제를 하고 나가지 않게 된다.

나 마저 아프면 이제는 우리집은 더 이상 재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몸을 아끼고 건강관리에 바짝 신경을 쓰고 있다. 몸은 한번 망가지면 다시는
예전처럼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주 금요일 한소망교회 6000셀모임에서 어느 집사님이 다음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쌍둥이들과 백마초등학교에서 실시하는 부자캠프에
참석하기 때문에 급식봉사가 어렵다고 양해를 구하자 이런 말을 했다.
"저도 지금은 아버지가 돌아가셨지만 아버지를 생각하면 어릴때 제 손을
잡고 과자를 사주시던 생각이 납니다. 애들과 추억을 많이 만드세요"

나도 어릴 때 할아버지가 출타를 하신다고 하면 빨리 돌아오시기를 학수
고대했다. 항상 돌아오실 때는 떡이나 과자를 가져오시곤 했기 때문이다.
화투를 즐기셨던 아버지께서도 밤 늦게 마을 가게에서 동네 친구분들과
화투를 치시다 집에 오실 때는 과자를 한봉지 손에 들고 오시곤 했다.
어렸을 때는 그런 떡이나 과자가 왜그리 기다려졌는지... 마치 처마위에
있는 제비집을 보면 제비새끼가 어미 에비가 돌아오면 먹을 것을 달라고
서로 입을 벌리듯이...

그때는 "할아버지는 안드세요?"하고 물으면 "나는 많이 먹었다. 너희나
많이 먹어라"하시곤 했다. 어릴 때 나는 할아버니는 밖에 나가셔서 많이
드시고 오셔서 안드시는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 생각하면 나와 동갑이었던
막내삼촌과 손자인 나 때문에 먹고 싶어도 참으셨던 것을....

어제 농협하나로마트를 가니 마침 참치고기를 세일한다. 34,000원짜리를
19,000원에 팔기에 눈 질끈 감고 하나 샀다. 지난 2월에도 한번 사서
가족들끼리 맛있게 먹었는데 8개월만이다. 장모님께는 나는 오후에
세미나에 가야하기 때문에 거기서 식사를 하게 될 것 같다고(내가 저녁에
집에 와서 식사를 한다고 하면 장모님께서 얼마 되지 않은 고기 중에서
분명 내 몫을 따로 덜어놓을 것 같아서) 저녁에 애들이랑 드시라고 했다.

나는 직장에서 가끔 식사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을 기회가 있지만 장모님과
애들은 그런 기회가 거의 없으니 집에 있는 가족들이 먹도록 하고 싶었다.
세미나가 끝나고 집으로 오는데 집에서 전화가 걸려 온다. 재윤이다.
"아빠 식사 하셨어요?"
"응 세미나가 방금 끝나 집으로 가는 중이다."
"아빠! 참치 먹어도 되요?"
"그럼, 집에서 할머니와 너희 먹으라고 사온건데..."
"아빠는 안드실 거예요?"
"아빠는 회사에서 자주 먹는단다. 할머니와 맛있게 먹으렴"
"네, 감사합니다 아빠!"

집에 오니 쌍둥이들이 참기고기를 맛있게 먹었고 맛있다고 더 먹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이런 사랑하는, 내가 지키고 양육해야할 자식들이 있기에
힘들어도 이겨내고, 쓰러지도 다시 일어서게 되는지 모른다. 나도 어쩜
40년전 할아버지나 아버지께서 하셨던 그런 모습을 보며 그 모습 그대로
배운대로 행하고 있는지 모른다. 오늘따라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많이
생각난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 Q채널 인터뷰가 오전 10시 30분부터 시작하여 저녁 8시 50분에 끝났다.
인터뷰를 마친후 부랴부랴 고향 선배이자 고등학교 선배님의 모친상 문상
때문에 평촌 한림대병원 영안실을 다녀오니 밤 11시 30분이 훌쩍 지나버렸다.

집에 돌아오니 모두들 곤히 잠들어 있다. 집사람이 생각나는 여느 때처럼
복분자주를 글라스 컵에 가득 따라서 손에 들고 베란다로 나간다. 오늘 하루는
정말 정신없이 보냈다. Q채널 김승희PD는 내 아픈 곳을 콕 찝어서 난처한 질문을
많이 하곤 했다.

"언제 사모님이 생각나세요?"
"쌍둥이들을 낳고, 키우면서 후회되지는 않았나요?"
"큰 아이와 쌍둥이들을 낳았을 때 차이점은 무엇이던가요?"
"늦둥이를 가졌다고 사모님이 말했을 때 기분은 어떠셨나요?"
"청아공원에서 쌍둥이들 손을 꼭 잡고 눈을 감고 한참을 계시던데 무슨 생각을
하셨나요?"
"토요일이나 일요일은 쌍둥이들과 잘 놀아주나요?"
"쌍둥이들이 커가는 과정에서 언제 보람을 느끼셨나요?"
"인터뷰 요청을 받고 흔쾌히 수락해 주셨는데, 혹시 인터뷰가 방송에 나가면
한참 예민한 나이인 재명이와 재윤이가 엄마가 안계신 것에 대해 상처를 받게
되지는 않을지 재명이와 재윤이와 상의를 해보셨는지요?"
"싱글대디이신데, 앞으로 재혼 계획은 없으신가요?"

카메라를 의식해서인지 생각나는대로 답변을 하였지만 하루를 마감하는
이 시간 조용히 생각해보니 상황에 적합한 답변을 하지 못한 데에 따른
아쉬움이 진하게 배어 온다. 정말 하고 싶었던 생각과 말을 너무도 많이 하지
못한 것 같아 자책감까지 든다. 우리 삶도 이와 마찬가지 아닐까? 대입수능시험이
며칠 남지 않았다. 고등학교 3년간 아니 초등학교부터 배운 지식을 단 하루 몇시간
만에 평가하여 서열을 매긴다. 출제될 예상문제를 위해 그동안 출제된 문제와
이와 유사한 문제를 풀고 또 풀어본다. 기회나 행운은 정말 예기치 않은 데서
찿아오지만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도 못하고
기회를 보내버린다. 그리고 나서  후회를 한다.

"내가 그 상황에서 조금만 더 신중했으면..."
"그상황에서는 이렇게 대처했어야 하는데...."
"그 질문에는 이렇게 답변을 했었어야 했는데..."

군대에서 귀에 닳도록 들은 구호가 있다. "훈련을 실전처럼"
평소에 실제 상황처럼 긴장을 늦추지 않고 훈련에 충실했더라면 100%는
아니더라도 그에 근접한 성과는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위기상황에서
당황하거나 긴장하여 또는 흥분되어 본연의 능력으로 연결시키지 못하곤 한다.

삶이라는 실전에서는 '다시'라는 단어가 통용되지 않는다. 실전에서는 오직
반복된 연습과 땀으로 준비된 능력을 단시간 내에 보여주어야 한다. 잘 훈련되고
준비된 사람만이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 인터뷰를 마친 밤 늦은 시각 했던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다시 하자고 우길 수가 없었다.

인생은 주어진 무대에서 한 행동으로 평가를 받는다. 치밀하게 준비하고 훈련된
자 만이 좋은 결과를 내고 최고전문가로 인정받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체득한 지식과
경험, 그리고 반복적인 노력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잘 대처할 수 있는 순발력을
길러주게 된다. 소리없이 예고없이 다가 올 기회를 잡기위해, 때로는 역경과
함께 찿아오는 기회를 잡기위해 매사를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보는 삶의 자세,
고난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열정과 도전의식이 절실히 필요하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주 토요일, 가족들을 데리고 이마트에 일주일 시장을 보러 갔다.
회사가 주5일제 근무이다보니 쉬는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일주일분 시장을
보고 일주일을 버틴다. 요즘은 쌍둥이들이 크는 시기인지 먹는 식사량이
나보다 더 많아 쌀이며 부식, 음식이 푹푹 줄어든다. 일주일분 시장을 보아도
예전같으면 일주일을 넉넉히 버텼는데 요즘은 일주일도 가지 못해 금요일이면
슈퍼에서 부족한 것을 사게 된다. 덩달아 식비나 식재료비 지출이 몰라보게 늘어
장난이 아닐 정도로 부담으로 늘어간다. 하긴 집에 나와 큰애, 한참 크는
쌍둥이들 남자만 넷이니 냉장고 안이 일주일 동안 온전히 남아있으리라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이겠지...

과일이며, 야채, 음료수, 우유, 간식거리인 고구마도 카트에 담고 시간이 흐르면서
카트기에 쇼핑물건들이 쌓이기 시작하자 슬슬 걱정이 되어 지갑을 만지작거리게
된다. 카드는 아예 없지, 오직 현찰 밖에는 거래수단이 없는데 내 수중에 있는
돈이라고는 20만원에 비상금 5만원을 보태도 25만원이 전부인데...

시장을 보는 사이에도 내 머릿 속은  온통 가격계산에 골몰해 있다. 그때 코너를
도는데 처음보는 고기가 눈에 띈다. 닭다리보다는 훨 크고 먹음직스럽게
노릿노릿하게 구워진 고기가 눈에 보이기에 남자 점원에게 이게 무슨 고기냐고
물으니 칠면조의 다리라고 한다.

칠면조라면 옛날 초등학교인가 중학교 교과서에서 구두쇠 스크루지 이야기가
생각난다. 돈 밖에 모르는 구두쇠 스크루지 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꿈에 먼저 죽은 수전노 친구가 나타나 나쁜 짓을 하다 지옥에 떨어져 고생하는
장면과 자네를 데리러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겁하여 꿈에서 깨어 개과천선을
하며 살게 되었다는 스토리로 기억이 되는데 그날 크리스마스 이브에 스크루지
할아버지가 사무실 직원들 집으로 선물로 사서 보냈다는 고기가 칠면조이고
외국에서는 크리스마스나 각종 축제때 단골 메뉴로 쓰이고 있다. 가격을 보니
9900원으로 양에 비해 생각보다 별로 비싸보이지는 않았다.

오랜만에 우리도 집에서 온 가족이 칠면조 고기로 한끼를 때워볼까 생각하고
카트기에 담았는데, 결국 계산대에서 비상금까지 다 털리고 이마트를 빠져
나왔다. 그날 저녁은 칠면조 고기로 장모님과 나, 그리고 세 자식 모두가 행복한
저녁 식사를 했다. 칠멵 고기가 쫄깃하고 질기기도 않고 담백하여 온 가족
모두에게 인기가 높아 그날 저녁은 추억에 남을 9900원의 행복한 식사가 되었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주 막내 재윤이가 이번 겨울방학때 학교에서 필리핀 어학연수를 갈
학생을 5학년에서 두사람을 뽑는데 지원을 했다고 내내 들떠 있었다.
세자녀이상 가정에서 선발한다고 하는데, 작년 겨울방학에서도 한번 속은
적이 있기에 내심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다.

말이 편부편모가정 자녀, 세자녀 이상 자녀를 위한 프로그램이며, 지방자체단체
지원사업임을 요란스레 홍보하고 생색을 내지만 알고보면 그 혜택은 고스란히
특정 자녀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암울한 우리나라 교육 현실이다.

작년에는 쌍둥이들이 1차에 이어 2차까지 선발되어 4주간 필리핀에 간다고
학원에도 소문내고 자랑을 했지만 최종선발에 끼지 못해 괜히 애들 가슴에
상처만 준 체 지나갔었다.

이번에도 작년 기억이 떠올라 크게 기대는 하지 않고 열심히 해보라고
격려만 해 주었다. 막상 선발되어 필리핀으로 떠난다고 해도 2주간씩이나
직장을 다니는 내가 휴가를 내어 함께 따라다니며 뒷바라지를 해줄 수도 없고
난감한 상황이 연출될뻔 했다. 다만 막내 재윤이의 해보려고 도전하는 그 용기가
가상했고, 도전의 의지를 차마 내가 꺾고 싶지 않았다.

회사로 학교에서 세자녀가구 자녀를 대상으로 필리핀 2주짜리 어학연수가
있다고 들떠 전화를 걸던 녀석, 선발하는데 학교에 제출해야 한다고 지난
1학년때부터 받은 상장을 찿기 위해 밤 12시가 넘도록 서재를 뒤지던 막내
재윤이의 해보려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면서 장모님이나 큰애 다른 가족들은
모두 누가 뒷바라지를 하느냐고 그만두라고들 했지만 나는 일에 여한을 남기지
않고 최선을 다해 도전하는 녀석의 아름다운 도전정신과 열정이 보기좋아서 너
혼자만이라도 최선을 다해 도전해보고 합격하면 혼자서 다녀오라고 격려해주고
아빠가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겠다고 말했다.

지난주 수요일 최종 인원에 끼지 못했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작년보다는
풀이 덜 죽어있음을 볼 수 있다. 아마도 최선을 다했으니 결과에도 겸허히
받아들이게 되는 것은 아닌지... 저토록 해외 어학연수를 나가고 싶어하는데
여유가 있으면 방학때라도 보내주고 싶은데 뒷바라지 못해주는 이 애비 심정을
쌍둥이 녀석들도 크면 다 이해하게 되겠지. 그리고 맘껏 지원해주는 그런 날을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해야지...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 쌍둥이 녀석들이 한소망교회 유아부예배를 마치고 평소보다 한시간 20분이나
늦게 집에 돌아왔다. 분명 PC방에를 간 것 같다. 오후 3시가 넘어서 집에 들어오면서
호들갑스레 친구 집에 들러 UBS로 작업을 하고 왔다고 너스레를 떠는 걸 보니..

원래 죄를 짓거나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시키지도 않은 말을 하고, 미리 변명부터
장황하는 법이기에 "정말 친구 집에 갔느냐?, 아빠가 보기엔 피씨방에 들렀다가
온 것 같은데 정말 피씨방을 들르지 않았느냐?"고 몇번을 물어도 피씨방에는 절대
가지 않았다고 두녀석이 딱 잡아뗀다.

두 녀석을 한꺼번에 놓고 질문하니 서로 얼굴을 보고 입을 맞추기에 일단
두녀석을 분리시키고 재명이에게 "정말 피씨방에 안갔느냐? 만일 간 것이
들통나면 100대를 맞아도 되겠느냐?"고 물으니 그제야 쭈빗쭈빗한다.

안방으로 데리고 들어가 피씨방에를 들렀다 온 사실을 자백받고 두녀석
엉덩이를 10대씩 때려주었다. 피씨방에를 다녀왔으면 사실대로 다녀왔다고
말을 하지 왜 정직하지 못하게 거짓말을 하느냐고 야단을 쳤다. 사실대로
이야기를 했으면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라고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평소 내가
귀가 닳도록 주지시킨 '정직하게 살자'는 말을 흘려듣고 거짓말을 한 사실에
무엇보다 화가 났다.

나는 자식들에게 '항상 정직하게 살 것'을 주문하고 있다. 세상을 살다보니
정직하게 사는 것 이상으로 바른 처신은 없다. 거짓말이나 눈속임은 일시적으로는
통할지 모르지만 결코 오래 가지 못한다. 오직 정직만이 오랜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정직하게 살면 짧게는 손해보는 것 같지만 길게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
사람관계는 무엇보다 신뢰가 생명이다. 신뢰는 정직에서 온다. 정직하지 못한
거래나 처신은 왠지 부자유스럽고 떳떳하지 못하다. 그리고 삶을 소신있게
살게 하지 못한다. 사람을 한번 거짓말하고 속이면 다음에도 그 거짓말을 믿게
하기 위하여 그보다 더 많은 거짓말을 하게 된다.

또한 내 사회생활 경험으로 보면 대인관계에서 도무지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
사람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 또한 믿음이 가지 않는다. 도대체 저 사람 속내가
무엇인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없는 사람은 왠지 두렵고
신뢰감이 생기지 않으며 깊은 대화를 꺼리게 된다.

지도자가 되려는 자는 정직하지 못하면 신뢰를 얻지 못한다. 재명이와 재윤이는
큰 지도자를 꿈꾸는데 평소 생활에서 이렇게 거짓말을 하면서 위기를 넘기는
버릇을 방치하면 거짓말이 습관으로 굳어지게 된다. 리더의 자질을 갖추기위해
당장은 불이익을 받더라도 차라리 사실대로 솔직히 말하고 용서를 구하라고
녀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지금은 당장 엉덩이 몇대를 맞으니 아프고 아빠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겠지만
좀 더 크면 오늘 회초리를 들었던 이 애비의 이 마음을 알 수 있겠지...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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