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침에 일어나면 나는 홀가분한 이 기분을 주체할 수가 없다.
며칠째 계속되는 이 홀가분함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곰곰 생각해보니 특별히 변한 건 없는데........
확신하건데 그것은 자식교육에서 해방되었다는 평화로운 자유일 것이라
확신이 왔다.
나는 지금껏 총 5번의 수능을 치렀다.
재혼하여 맞이했던 쌍둥이들과 긴 기싸움이 끝났다.
처음 만났을때 스스로 공부의 중요성을 얘기하면서 자신들은 의대와 수의대를
가겠노라고 다짐하고 좋은 과외선생에 좋은 학원에 좋은 학원 선생인지 확인하고 검증하는 수고로움을 통해 얻고자 노력했던 그 부담감....그 무거운 책임감이 어깨위에서 내려오니 이렇게도 세상이 달라보일 수가......
아빠를 닮았다면 충분히 모범생일거라는 내 착각은 금새 깨어졌다.
숱하게 지불해야 했던 학원비가 아까우리만치 노력하지 않는 그 불성실을 생각할 때마다 화가 치밀었다. 하고싶지 않으면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을. 말로만, 하고싶단 마음만 가지고 누군가 해주기를 기다리는 마음으로는 공부의 정점을 찍을 수 없는 것을.......
이래서 무자식 상팔자라고 하는것인가 보다.
목동 하이스트, 길벗아카데미, 양동중학교, 정주국제학교, 전단지알바, 치킨집전단지알바, 가출3회, 학원홈피해킹,학교폭력에 따른방문, pc방돌아다니며 자식찾기, 중국허난성정주국제학교에서의 월담 등등 내 생애에서 다시는 겪고 싶지도 상상조차도 하고 싶지 않는 쌍둥이 자식들의 고등학교 과정이 진흙탕 속에서 끝이 났다.
나는 이제 쌍둥이 쌍자만 들어도 고개를 돌릴 지경이다.
자식이 이렇게 부모를 힘들게 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뼈저리게 경험했고,
가끔 뉴스나 동네에서 듣던 고개를 갸우뚱거렸던 자식과 부모의 일들이 어렴풋이 이해되기도 한다.
결혼이란 정말이지 힘든 일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누군가가 결혼, 재혼한다면 단연코 난 말하고 싶다.
'외로워서 죽으나 괴로워서 죽으나 똑 같다 그냥 외로운 채로 살라'고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는 결혼.
그것이 초혼이든 재혼이든간에 누군가와 함께 생을 같이 한다는 것은
끝없이 맞춰가는 과정이며, 인내이고 이해이며 배려이다.
어쨌건 나는 내짝과의 재혼생활에 문제가 없는 편이지만, 자식들의 교육에 있어서는 세상의 모든 풍파묶음을 통째로 안고 지난 5년을 살아왔다.
이제 결과야 어찌되었던 교육에 대한 모든 것은 내 손을 떠났고, 그 결과는
송두리째 자기자신의 몫이 되었다. 50%라도 성공시키고 싶어 안달을 했던
지난 날의 나를 돌아보며, 그래도 세월은 흘러갔구나 하는 안도감이 온다.
남의 자식을 키운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그래서 요즘 재혼을 할 때 상대방 자식들의 직업과 학력을 고려한다고 한다지..... 성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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