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이면 물조리에 물을 담아서 옥상으로 간다.
고추나무랑 가지나무, 상추와 쑥갓, 치커리와 비타민 그리고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청경채소들이 있는 옥상으로 가서 밤새 쑥 자라난 상추잎들과
이제 7개 열려있는 고추나무의 고추를 보면서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지고
콧노래가 흥얼거려진다.
촉촉히 물을 머금은 예쁜 채소들......
나날이 잎이 진녹색으로 무성해지고 곧 있으면 꽃이 떨어지고 나면 쑤~욱 나올
가지나무도 보면서 유심히 살핀다.
어째 농약이나 기타 약을 사용하지 않으니 진더기들이 자꾸 생겨서 잎에 붙어있다.
매일 아침 물을 주고 난 다음엔 진더기들을 일일이 제거해준다.
꽃집에 가서 물으니 스프레이 약을 주더니만 어째 그걸 살포하기가 마음 아프고
우리 입으로 먹을 채소들을 그렇게 키우고 싶지도 않다.
저번에 멋모르고 한번 잎에 살포를 하고 다음날 보니 잎이 까맣게 타버렸기에
일체 그 후론 약을 사용하지 않는다. 잎도 불쌍하거니와 약을 얼마나 어찌 해야할지
난감하기도 하고 무해한 농산물(?)을 먹고 싶은 열망이 있기도 한지라....
이제는 진더기가 매일 생기니 내 짝더러 쉬는 날이면 농사일(?)을 도우라고 했다.
평일에도 물론 옥상을 오가며 커가는 채소들 보는 재미에 빠진 내 짝이지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 진더기를 잡아라 하니 곧잘 해준다.
모처럼 수확을 또 했다.
벌써 6차수확이다. 채소키우는 일이 참 재미있다.
몇그루, 몇포기 안되는 것 키우는 일도 이렇게 성가시니 농사일을 하는 내 부모님들이 다시 한번 존경스럽다. 오늘은 진도 시댁 아버님 어머님께 안부전화를 드려야겠다.
성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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