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스마트폰은 말이에요, 그냥 엄마처럼 카톡이나 하고 사진이나 찍고

그러라고만 있는게 아니거든~~~

 

밉살스런 딸아이가 툭 하고 내밷는다.

 

뭐~ 내가 뭘 어쨌다고?

 

그럴거면 뭐하러 스마트폰으로 교체한건지 모르겠어 엄마는?

 

아빠의 스마트폰으로 아빠가 받아온 지인들의 명함을 카메라로 인식

시켜서저장하는 일을 바지런히 도우고 있던 딸이 나보고 흘끔 쳐다

보며 한마디 한다.

 

'나쁜 기집애~ 또 날 갈굴려구.....흥! 칫!'

 

나와 딸은 성격이 비슷한 구석이 많아서 곧잘 서로에게 투정을

잘 부린다.

속은 그렇지 않으면서 괜시리 시비를 걸거나 말꼬리를 물고서

꼬투리를 잡는다.

 

내 핸드폰은 지금은 국내에서 철수해버렸다나 뭐라나, 폰에 약간의

문제가 있어서A/S를 받으려니 쉽지가 않아서 그냥 2G폰처럼 쓰고

있으니 딸아이 눈에는 답답한 모양이다.

 

사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멀쩡하던 2G폰을 사용할 걸 괜히 남들

바꾼다고 따라바꿔서 스마폰답게 쓰지 못하고 있으니 나도 후회를

하고 있는데 딸아이가 가끔 그럴 때면 부아가 난다.

 

우리 모녀는 저녁에 말다툼을 하고서 밤새 자고 일어나면 어제밤에

싸운 일을까마득히 잊어버린다.

 

버럭 화를 내어도 곧잘 처음처럼 돌아가서 그러려니 하는 사이~

못마땅하다가도 도울 일이 있으면 잽싸게 서로를 알아서

잘 도우는 사이~

딸과 엄마는 영원한 친구이자 영원한 애증관계를 지닌

혈육인가 보다!

 

이제 방학이 50여일 쯤 남았다.

요즘 요가를 같이 하러 다니는데 나는 이제 몇개월 되었기 때문에

조금 따라하는 편인데 딸아이는 하루 하고 오면 이틀동안 몸살을

한다.

그러면 나는 또 잔소리를 한다.

" 아~ 글쎄 평소에 운동을 안하니까 그렇잖어~~ 운동좀 하지 그랬어~!"

평소에 나 자신도 잘 하지 못한 것을 딸아이에게 강요하는 듯한 말을

하고나면왠지 가슴이 뜨끔하다.......

 

성현정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항 속 금붕어가 재롱을 부린다.

먹이를 줄 시간이 되면 물 위로 머리를 드러내며

입을 쩝쩝 거린다.

모른 척 하며 그냥 지나가버리면 그 다음번에는

온 몸을 돌어항 벽에 부비면서 재롱을 부린다.

자식만큼 이쁘다~

적당량을 뿌려주면 꼬리를 흔들면서 먹는다.

 

좋은 볕에 따끈한 기온에

나날이 잎들을 진녹색으로 만들면서 키를 키우고

줄기를 이어가는 화초들이 이쁘다.

자식만큼 이쁘다.

수국은 꽃을 끊임없이 피워낸다.

물을 담뿍 주면 하늘을 향해 날아갈 듯 제 할일을

하는 꽃나무와 화초가 참 이쁘다.

세어보니 화분이 36개다.

그래도 더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세탁실에 세탁물 바구니에 하루만 지나도

세탁물이 가득하다.

여름철이라 돌아서면 땀 흘리니

자식들이 벗어놓은 옷은 되도록 빨리 씻어야 한다.

안그럼 땀얼룩이 옷을 망치게 되니까....

 

자식들 입맛이 제각각이다.

매운 게 좋다는 아이, 달콤짭짤한 게 먹고싶다는 녀석.

주는대로 먹으면 얼마나 좋을꼬!

개성이 강하기도 하다.

무자식이면 행복했을까?

부부 둘만 살았다면 삶이 지금보다 더 풍요로웠을까?

 

오늘 아침 식사를 하며 내 짝이 말한다.

무자식이 상팔자인지도 모르지!

어서 아이들 키워놓고 우리 둘만 알콩달콩 삽시다.

 

그럽시다!

우리 둘만 삽시다. 자식 모두 독립시키고.....

눈을 흘기는 자식들의 반응을 보며 우리 부부는

아침밥을 맛나게 먹었다.

 

오늘 아침 메뉴는 콩나물을 넣어지은 밥에다 양념장을

넣어 비벼 고등어구이랑 맛나게 먹었다.

이런 밥상도 달랑 둘이서 먹으면 이런 맛이 안날 것 같다.

유자식이 상팔자다 싶다!

 

성현정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692일 남았다.

우리집 막내인 쌍둥이들의 수능일.

시간으로 따진다면 16,608시간!

 

재혼을 하면서 새로이 생긴 막내 녀석들이 쌍둥이들이다.

내 쪽의 아들 하나 딸 하나인 혁이와 인이는 연년생으로

이제 대3,대1.......

 

딸 인이의 재수로 학년 차이가 나게 되었고, 나는 고3 엄마를

3년을 한 셈이다.

그리고 지금 다시 쌍둥이들이 수능을 향해 달리고 있다.

 

그렇게도 분잡스럽고 호기심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았던 쌍둥이들이

이제 책상 앞에 앉아서 조용히 독서와 논술공부와 수능공부에 집중

하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올 여름부터 초겨울까지의 2차에 걸친 로드캠프 덕분에,

(말이 로드캠프지 집을 나가서 생고생 개(?)고생을 했다고 하는 쌍둥이

자식들 본인들의 경험으로 처절하고 험난한 세상살이를 해 본 이후엔

부모의 위대함을 알았다고 한다.

 

역시 산 경험은 이렇게 인간을 사람답게 만드는 마술을 가진 것이겠지!

누구나 어떤 길을 가보지 않고는 함부로 그 길을 입에 올리지 못하는 것

같이 삶이란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게 되었다.

 백번 말해 무엇하리! 한번 경험을 하는 것이 인생을 바꾸기엔 더 없이

좋은 것이지...

간접경험은 그럴 것이다 라는 추상적이고 관념적일 수 밖에 없으니.....

 

게임중독도 집중력없이 흐지부지하던 생활 모습도 모두 변하여 그야말로

새사람이 되어 버렸다.

 

매일 도서관을 다니면서 읽은 책을 음미하고 기록하며, 수학 과학을

다시금 공부하는 모습이 믿음이 간다.

 

고3 엄마를 한번 할때마다 팍~팍 늙는다고들 하지만, 나는 자식들과

같이 호흡하면서 공부하는 모습과 오르는 성적을 보노라면 같이 밤샘도

하면서 같이 희노애락을 느끼던 그 때가 제일 행복했던 것 같다.

 

진심을 가지고 무언가에 열중하여 최선을 다할때 사람은 아름다워

보인다.

며칠 전 막내 윤이가 말한다.

"엄마 혁이형이 쓰던 자료나 오답노트 같은 거 참고할 만한 거 있으면

좀 주세요!"

찾아보니 고등학교때 뺏지며 임명장들 그리고 까까머리로 찍은 증명사진

을 첨부한 대입응시원서들이 보였다. 그 가방 속에서 오답노트를 하나

찾아 주었더니 기뻐한다.

"사자는 쥐 한마리를 잡을 때에도 최선을 다한다!" 라는 글귀가 혁이형

오답노트에 씌여져 있었다며 크게 프린트 하여 책상 앞에 붙히는 모습을 보았다.

 

몇년 전, 수시원서를 넣고서 몇몇 대학을 아들 혁이를 데리고 수시논술 응시 하러

다니던 때가 생각난다. 세월은 돌고 돌까? 상황이 돌고 돌까?

그 해도 올해처럼 무척이나 추운 겨울이었는데......

 

돌이켜 보면 자식을 공부시키고 같이 느끼고 움직이던 그때가 제일 행복했던 것 같다.

이제는 쌍둥이들 차례다.

앞으로 692일을 같이 한번 달려보자꾸나!

 

성현정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훌쩍 키가 웃자라서 나보다 6~7cm가 큰 쌍둥이자식들.

지독히 더운 여름날 중국에서 귀국한 후 좌충우돌 난리벚꽃장을

치루면서 우리 가족의 여름나기는 끝이 났다.

 

두차례의 철들기 캠프를 다녀온 후 완전히 새사람이 되었고,

자신이 자신을 만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고백했다.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니고 누가 권하지도 않았는데 둘이 의논하여

스스로 결정하고 떠났던 로드캠프.

 

실컷 고생고생 하면서 의식주를 해결하고 더운 여름 소금꽃이 피는

날씨와 함께 자아를 바라보았다는 녀석들.

 

집이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부모님이 얼마나 자식을 사랑하시

는지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얼마나 나에게 많은 힘이 되었는지를

철저히 깨닫고 뼛속에 새길만큼 느꼈다고 한다.

 

한번도 공부를 하라고, 1등을 왜 못하냐고 나무란 적이 없는데

이제는 공부에 목숨을 걸겠다니 듣던 중 반갑기도 하고......

 

이제는 하고픈 게임의 끝인 게임본좌에 올라 게임에 대한 열망도

사라지고 예전에 뭣하러 그렇게 목숨걸고 부모 속이면서 게임방을

골방 쥐드나들듯이 들락거리며 시간을 허비하였는지 후회가 절절히

된다는 고백이 진심으로 느껴진다.

 

끝을 봐야 하는 성격인만큼 뭘 하든지 옳은 일, 가치있는 일에 목숨을

걸만한 열정이 있다면 부모는 그것만으로 자식의 등 뒤에서 갈채를

보낼만한 일이 아닐까!

 

매순간 매일매일,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안절부절 현관문을

지나 게임방으로 가려했던 쌍둥이자식들.

그 분산스러움도 봄날 눈 녹듯이 사라지고 이제는 매일 아침이면 도서관

으로 가방을 메고 집을 나가는 자식들을 보면서, 이 시간이 언제 지나갈꼬~

하던 긴 한숨의 지난 세월을 뒤돌아 보니 아주아주 멀리 아득히 지나온 과거

라는 길이다.

 

 

마음의 평화란 이런 것이리라!

자식으로 인한 가슴앓이는 세상에서 제일 큰 무거움이 아니었나 싶다.

이 세상 부모들에게 하늘이 선물로 주셨다는 자식이라는 나를 닮은 존재.

 

지금 바깥에는 비가 내린다.

며칠 전 주남저수지에다 죽은 자신의 아이를 가방에 넣어 버렸다는

그 엄마가 생각난다. 가슴이 아프다. 쉬이 글로 표현하기엔 얼마나

많은 생각이 필요한 일일까 싶다.... 먼저간 어린 영혼에 대한 미안함이

생긴다. 지금쯤 그 엄마는 얼마나 많은 후회를 하고 있을까 싶다.

 

성현정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 토요일 아침.

내 짝이 대학원 수업을 가는 시간 즈음, 현관 밖에 수북히

쌓인 신문을 3층에서 1층까지 쌍둥이들을 시켜 내려놓고

주차장으로 가서 차를 가져와서 다 실었다.

 

수업시간 늦을까봐 씽~하니 지하철 시간을 맞춰 역으로 뛰어가는

내짝이 조금 야속하기도 한 날.

 

"너희들은 자전거를 가지고 저기 저 고물상으로 오거라. 나는

차로 갈테니!"
"네......"

 

얼마 전 허락도 없어 들컥 재활용센터에서 자전거를 한대씩 사서

도서관이며 동네를 돌아다니던 쌍둥이자식들.

 

이곳으로 이사를 오면서 작아서 남 주어버린 자전거가 못내 아쉬

웠든지 자전거를 만오천원씩을 각각 주고 두대를 샀단다.

 

고양시 일산에 살 때야 자전거 도로가 따로 있어서 별 위험한 일

없이타고 다녔다지만, 이곳은 정말 위험한 곳이 많다. 골목골목에서

불쑥 나타나는 차량들이며 속도를 줄이지 않는 배달 오토바이들로

깜짝깜짝 놀랄 일이 생기니........

 

하도 활동적인 녀석들인지라 늘 주의를 줘도 아량곳하지 않는지라

허락없이 자전거를 마련한 후 우리 가족은 모두 이래저래 걱정을

하고 있던 터였다.

 

내 짝은 매일매일 신문이 오면 스크랩을 한다.  ROTC 복무시절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스크랩을 하여 지금은 책장 가득히 책처럼

엮여진 스크랩노트가 즐비하다. 많은 정보들이 있어서 글을 쓸 때 참고

자료로 쓰니 아주 좋은 사전같은 역할을 하는 스크랩 노트.....

 

작년 한해 스크랩을 못다한 신문들을 거실 한켠에 차곡차곡 쌓아두었었다.

시간이 나면 몇개씩을 하곤 하였지만 매일 일간지 3개가 쌓이기 시작하니

순식간에 수북해졌다. 자연히 주부인 나는 잔소리를 하게 마련이다.

 

내가 해주고 싶었지만 원체 깐깐하게 구독하면서 빠짐없이 스크랩을

하는 성격인지라 내가 하는 건 맘에 안든단다.

 

쌓여가는 신문이 밉기도 하고 쳐다보니 갑갑하여 김장봉투를 사서

차곡차곡 신문을 넣은다음 봉해서 한쪽으로 밀쳐두었었다.

 

쌓아놓은 신문 틈사이에 먼지도 쌓이고 자꾸 쏟아지기도 하고.....

"여보!  당신 저 신문 언제 다 처리 하실거요?"

"해야지 좀만 기다려 줘. 계속 바쁘네. 요즘은 논문준비 때문에 더 시간이

안내고......."

 

내가 도끼눈을 뜨면서 곁눈질로 타박을 하니 미안하긴 한 모양이다.

사내 세미나가 있을 때는 업무시간을 마치고 나면 참석하고,토요일이면

대학원 박사과정 참석, 중간중간에 모임이며 각종회의들로 사실상 내가

보기엔 짬이 내질 않을 듯 한데 계속 미련을 가지며 날마다 3개씩 늘어나는

신문으로 우리집 거실은 책창고가 되어갔다.

 

급기야 내 짝도 대책이 없었든지 저번 금요일에 몇몇 중요한 것만 빼고는

쌓여있던 신문들을 일단 좀 처리를 해야겠단다.

귀가 솔깃~ 듣던 중 반가운 소리! 오호!~~~~~~~

 

꼭 필요한 것만 스크랩을 하고서(평소엔 엄청 꼼꼼하게 하는 편이다)

내 키보다 높이 쌓인 신문을 모두 처리하니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비가 흩날리는 날이라 1층에 내려놓기도 그렇고......

 

페지줍는 분들이 가져가면 꽤나 도움이 될텐데.........

"여보! 이번에 이 신문으로 쌍둥이들 교육을 좀 시켜야겠어요!"

"어떻게?"

 

나는 그 신문을 재활용센터로 직접 가져가서 팔기로 했다.

거기다 쌍둥이들이 허락없이 사온 자전거를 처분하기로 했다.

몇번을 내 짝이 쌍둥이자식들에게 자전거를 친구 주든지 처분을 하라고

일렀는데 오늘까지 별 반응이 없었기에, 내친 김에 실천하기로 했다.

 

고물상으로 신문을 가져가서 차에서 내리니 금세 무게가 나오고

자전거도 무게를 달더니 계산을 해 주신다.

"여기! 만오천입니다."

"자전거만은 얼마인지요?"

"두대 합하여 3,500원입니다!"

"네?"

우리집 쌍둥이자식들이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나를 원망어린 눈망울로

쳐다본다.

지들이 살때는 중고가격을 한대당 만오천원을 주고 두대 삼만원을 줬는데

팔때는 두대 합하여 삼천오백원......ㅠ

 

이제 내년이면 고등학생이 되는 쌍둥이자식들이 요즘엔 꼬박꼬박 책을

읽고 매일 도서관으로 책대여를 간다.

 

둘이서 같이 다니는 것이 아니라 오전 오후로 나누어서 따로 다니게 했다.

가을길을 걸으면서 사색을 해보라고 권했더니, 요즘엔 붙어있지 않아서 

그런지 싸움을 일체 하지 않는다. 생각을 많이 하게 되니 참 좋단다.

 

"너희들이 떼를 쓰면서 아빠한테 사달라할때는 이것저것 다 따지면서

몇십만원짜리 자전거를 사달라 졸랐겠지만, 어떠냐? 너희 용돈을 모아

사니까 만오천원도 크지?"

"네. 아! 근데 너무 돈을 싸게 쳐주니까 진짜 너무하는 것 같아요!"

"그러게 누가 허락없이 덜컥 자전거를 사랬니?"

 

"신문 페지 판 돈 11,500원, 자전거 두대 판 돈3,500원 합하여 15,000원!"

이라는 카톡문자를 내 짝에게 보냈다.

 

번번히 악역을 맡는 내가 쌍둥이자식들은 얼마나 미울꼬.....ㅋ

"이 돈을 어디다 쓸까 고민 좀 하시지 쌍둥이들!!!!"

".........."

 

성현정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가 수능일이었다.

돌이켜보면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그 전년도에도 나는 수험생엄마였다.

올해 들어 내가 예민하고 좀 과하다 싶을만큼 신경과민이 된 이유도

굳이 변명하자면 연년생인 혁이와 인이의 뒷바라지와 연이은 고3 엄마병이

터진 것이리라 싶다.

자식을 안고 싱글맘으로 세상을 헤쳐 나와야 했던 절박함과 위기감으로

힘든 날들이었다. 이제는 혁이는 3학년 인이는 작년에 재수를 하여 

1학년이다.

 

둘다 취업걱정 없는 의대와 간호학과이다 보니 사실 배짱이 편하다고

해도 나쁘지 않은 표현이지 싶다.

미술을 전공하고 싶어하는 딸 인이를 뒷바라지 하다 중도에 그만 뒀을

때가 너무나 가슴 아픈 시기였다.

 

헌데 요즘엔 인이가 간호학과를 결정한 것이 참으로 잘 한 것 같다고

엄마에게 감사하다고 한다.

 

재수하지 않고 대학을 간 친구들은 이제 2학년인데 대부분 만나는 친구

들이 취업걱정과 확신없는 과선택으로 고민하며 더러는 휴학을 하고 다른

공부를 하기도 한다는 얘길 들으면 현실적인 엄마의 판단이 나쁘지 않다는

거라고 생각하게 된단다.

 

먹고사는 일이 먼저다 보니 나는 늘 현실적이다.

그리고 나이가 든 이후에도 자식뒷바라지로 내 인생을 소모하고 싶지 않은

이기심이기도 했고.....

그것을 한번도 후회해 본 적도 없었고, 이제는 체질화가 되어서 비현실적인

것에는 별로 호응하지 않는 편이다. 물론 깊은 사고와 합리적인 결정을 위하

여 언제나 심사숙고 하고 또 보고 다시 보고 돌려서 보고 위에서 보고......

언제나 내가 빠뜨려서 본 것이 없는지 주위를 살피려 노력하는 편이다.

 

그것은 되도록 후회없는 삶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른 초혼으로 나는 인생의 청춘시절을 느끼지 못하고 엄마가 되어서 그런지

왠지 늘 어떤 일을 할때 많은 경우를 견주며 판단하는 습관이 베였다.

 

어제 기숙사에서 귀가한 딸 인이와 쌍둥이들과 함께 저녁식탁에 앉았다.

자연스레 수능일이어서 수능 이야기며, 요즘 양천구립도서관으로 매일 자전거를

타고 책을 보고 오는 길에 책을 몇권씩 대여해 오곤 하는 쌍둥이들의 대화가 오간다.

 

"너희들이 앞으로 꼭 4년 후면 대입수능을 칠텐데 며칠이나 남았지?"

"1460일이요!"

암산이 무진장 빠른 우리 쌍둥이들....동시에 답을 한다.

 

"1460일이 지나면 독립할 준비를 해야지!"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저께 큰형이 말한대로 검정고시를 통해

중고교를 다 할까 아님 고등학교 과정을 정규과정을 할지 아직 고민중이에요."

 

"너희들의 결정을 존중하마 언제나 그렇듯이 인생은 자신의 것이다. 너희가

부모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듯이 부모도 자식인생에 관여하여 자식을 휘두를

자격은 없지, 충분히 생각하고 결정되면 그길로 가거라"

 

내짝이 사내 세미나에 참석하는 날이어서 넷이서 오붓이 저녁식사를 하며 도란

도란 얘기를 나눈다.

 

지난 9월 12일~20일 8일간과, 10월 5일~11월6일까지 1차, 2차 캠프를 다녀온

후 쌍둥이들은 그야말로 삶의 체험현장을 겪었을 터......

 

밥 한톨이 얼마나 귀한지, 따뜻한 집이 얼마나 값진지, 부모의 품과 사랑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를 뼈저리게 느꼈단다.

 

게임을 통해서 하고픈대로 하니 게임의 본좌 최고 레벨에 올라 더 이상 갈

데가 없이 되었고, 대용량의 스넥과 과자류를 먹고싶은 만큼 밤새 먹으며

찜질방에서 밤도 세워보고 그야말로 하고픈 건 다 하고나니 공부가 하고

싶어지더란다.

 

이제는 게임도 시큰둥하고 하고픈 것도 호기심있는 것도 없어졌단다.

캠프를 가기 전에 반납해 두었던 전자사전을 이제는 줘야할 때가 되었을까?

 

온실 속에서 오냐오냐 하며 바람불면 날아 갈세라 비오면 젖을세라 하지 않고

과감히 자식들이 하고자 하는대로 버려두는 것이 때로는 자가치유의 지름길이

될 수도 있지!

 

"앞으로 1460일을 어찌 보내느냐에 따라 집을 떠날때 빈손을 나갈 것인지

뭔가를 쥐고 나갈 것인지 잘 생각하며 살아가거라, 생각보다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단다!"

 

토요일인 내일은 쌍둥이들의 열여섯번째 생일이다.

의미있는 만15세인 셈이다.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목,금요일에 모두 모이는 자식들이 일요일 오전부터 서서히

자기 볼일을 보러 나가거나 기숙사로 돌아간다.

 

보통 일요일 오후시간이 되면 한가하게 둘이서 산책가기에 마춤이다.

일요일인 어제 가을비가 촉촉히 내렸다.

우산을 쓰고 걷기 좋을 정도의 비가 내렸다.

 

창밖을 보다가 무심코

"우리 산책 갑시다!"

"그래 그럴까, 딱 산책하기 좋을만큼 비도 내리고 분위기도 좋은데...."

 

둘이다 우산을 챙겨들고서 거리를 나섰다.

거리의 가을풍경이 제법 가을맛이 난다.

 

은행잎이 샛노랗게 익어가고, 짙은 갈색을 띤 나뭇잎들이 너풀거리며

비를 맞고 섰다.

 

도시의 가을풍경도 제법 구경거리가 있다.

 

성현정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애썼다. 쉬거라!"

"고생했다 아픈데는 없니?"

 

"엄마는 내 성적이 궁금하지 않아? 왜 엄마는 내 성적이 얼만지

몇등했는지 안물어봐요?"

 

"열심히 하는 모습, 게으름피지 않고 공부하고 진실되고 거짓없는

언행으로 살아가는 평소 모습을 보는 것으로 된거지 뭐가 더 필요

하니!"

"난 엄마가 다른 엄마들처럼 날 좀 볶아줬으면 했는데 엄마는

내가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공부하란 말을 안하시기에 내심

섭섭했다니까~~~"

 

"공부는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지 부모를 위해서 하는 것이냐?

공부해서 부모주냐고..... 거짓말을 하거나 속이는 언행을 한다면

회초리를 들어야 되지만 최선을 다해서 자신의 체력에 맞게 자신이

세운 바대로 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생각이야 엄마는!"

 

사실 나는 자식 욕심이 아주 많은 편이다.

하지만 단편적으로 몇등이냐? 오늘 점수는?  니 친구 걔는 너보다

잘하냐 등등의 질문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실수하지 말거라, 배운대로만 기억하여 시험에 성실히 끝까지

문제를 읽고 답하는 자세를 가져라 그리고 잘못친 시험에 대해

스트레스 받지마라 이미 끝난 시험을 돌릴 수 없는 것을, 원통해한들

어쩐단 말이냐 라고 말해버리니 자식들이 가끔 이해할 수 없다는

눈으로 똥그라니 눈알을 굴리며 쳐다본다.

 

정직하게 노력한만큼 나올텐데 뭘 좀을 볶아대냐고 하면서....

 

시험이 끝나는 날에는 게임을 즐기게 하거나 노래연습장에 친구들과

고래고래 고함지르며 노래도 부르면서 스트레스 해소를 하고 오라고

나는 용돈을 주는 편이었다.

 

자식을 키우다 보면 자식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가끔 볼때가 있다.

어느순간 아들딸들이 내 모습을 따라하거나 선호하는 것도 비슷하게

닮아있음을 보게 된다. 그래서 자식을 통하여 또다시 배우게 되고 수정

하게 되고 나를 반듯하게 추스리게 된다.

 

자식은 부모의 스승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부모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차근차근 차곡차곡 자신의 할바를

미루지 않고 하는 것, 그것 이상의 교육이 또 어디 있겠는가!

 

딸 인이는 가끔 자신이 스스로 시간을 활용하지 못할때 엄마인 나보고

자신을 좀 따끔하게 질책해달라고 한다.

 

'뭐얌.... 나무라면 나무란다고 투정할거면서.....'

 

자식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그렇다고 자식맘대로 하고픈대로 하고

거짓을 말하며 부모를 속이는 부분은 용납이 되지 않겠지만....

자율에 의한 스스로의 행동을 결정하고 생각을 통제하면서 보편적인

사람으로 성장해 간다면 부모는 서너발치에서 바라만 봐주어도 교육적인

면에선 다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성현정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음력으로 어제가 내 생일~

내 짝이 나와 함께 멋드러진 시간을 보내 보고자 모처럼 휴가를 내었다.

물론 박사과정 중에 있으니 논문 준비로 국회도서관을 가야 하는 일이

휴가의 가장 큰 취지였지만.....

 

웬걸, 아침부터 사내근로복지기금 실무자들에게서 문의 전화가 온다.

약간의 여유를 부리며 평소 출근 시간보다 한시간 정도 늦은 아침을

먹었다.

 

둘째 아들이 제일 먼저 전화가 온다.

"오마니! 생신 축하 드리옵니당~~~"

"오냐! 고맙다!"

 

"건강하시고 오래도록 행복하게 사십시오!"

"그래 그래..... 마음만 받으마! 공부하느라 잠도 제대로 못자는 넘이

어미생일이 뭐 대수일꼬! 걱정말고 니가 지금 처한 것에만 최선을

다하거라. 사실 내가 뭐 고생이냐 날 낳아주신 니 외할머니가 고생

하셨지!"

"ㅋㅋㅋ~~! 역시 우리 오마니스런 말씀이십니다!"

"그래 걱정말거라! 마음만 받으마~~!"

딸 인이는 일요일 오전에 일찍 기숙사로 돌아가더니 밤새워서 또 과제물

마무리 한다더니 지 코가 석자나 되는지 연락도 없다. 하기사 내 생일을

이틀 앞두고서 호두파이케익을 사주어 촛불부터 밝혀 버렸으니 오늘아침

내 생일날 축하메시지를 전해오지 않는 것쯤은 애교로 봐줘야징....

 

나는 오후 1시부터 있는 양천문화회관 강의를 들으러 출발하였고, 내짝은

국회도서관으로 향했다.

 

그러면 그렇지 역시 내짝답다. 자료 찾느라 홀딱 정신이 빠져 연락이 없다.

양천문화회관에서 강의를 듣고서 집에 오니 4시가 가까웠다.

 

저녁을 같이 먹자고 했었는데.... 기다리다 잠시 낮잠이 들어버렸다.

딸인이에게 보낼 겨울옷 택배박스를 우체국에 가져가는 중에 내짝의 전화를

받았다.

"여보! 그냥 집에서 먹자 나 낮잠을 잤더니 피곤하네...!"

"아니야! 오늘이 당신 생일인데 그럴 수는 없지 약속장소에서 만납시다!"

약속장소로 가는 중에 큰아들 규의 전화를 받았다.

"엄마! 아빠한테 말씀 들었습니다. 엄마생신 축하드립니다. 제가 지금 가도록

할께요 저녁식사 제가 사드릴께요!"

 

'아이구~ 아니야! 그냥 너의 그 마음만 받으마, 오늘이 월욜이고 할 일도 밀렸을텐데 걱정말거라! 올것 없다.담에 니가 직장에 안정적으로 뿌리 내리고 너의

자리를 튼실하게 만든 다음에 밥 사줘라, 그땐 마음 편히 먹으마!"

 

"엄마 그래도 오늘 생신이신데.....!"

말은 다 안해도 직장생활 뻔할테고 월요일 무리하고 나면 일주일이 힘든 법.....

"아들! 니 마음만 받으마, 고맙다! 열심히 살아줘서~~!"

 

내짝과 손을 잡고 우리가 처음 만난 그 곳을 잠시 들른 다음 오붓하게 저녁식사를 하였다. 다섯자식이 있어도 각자 모두들 바쁘니 함께 하는 이는 내짝이다.

 

부모는 되도록 자식에게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억지 쓰고 고집피워 자식 힘들게 하는 부모들 얘길 가끔 들을라치면 난 한숨

부터 나온다. 자식이 힘든 건 곧 내가 힘든 것이지 않을까!

나는 내 다섯자식들이 각자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데 되도록이면 방해를 주고

싶지 않다. 무탈하게 묵묵히 건강한 모습으로 공부면 공부, 직장일이면 직장일을 차근차근 성실히 해 나가는 자식이면 족하다.

 

해마다 오는 생일, 누구나가 다 맞이하는 생일!

너희들의 마음만 받으마!

나는 오늘 돌아가신 내 어머니를 기린다. 날 낳아주신 내 어머니를!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무이~~~~~!"

반가운 목소리가 전화기를 타고 내 귀에 들린다.

"지금 콘도 도착했슴다~ 잘 놀고 올께요. 아빠와도 통화했어요.

어무이~ 미리 생신축하드립니다.!"

 

남들 앞에선 '어머니'라고 깎듯이 호칭을 부르는 아들이지만 전화통화를

하면 딸보다 더 살갑다.

저번 2학기 개강이후 줄곧 이어지는 시험과의 전쟁으로 거의 잠같은 잠을

자지 못하면서 공부하고 있다.

 

대학생이면 특히 더 그러하겠지만 공부가 지겨울 때도 됐겠지......

모처럼 10월12일에 집에 들런다고 왔다. 살이 쏙 빠지고 연신 기침을 해댄다. 감기기운이 있어 입원할 지경이 되어도 공부와 시험 때문에 잘 수도 쉴 수도

없어서 더 감기가 악화 되었단다.기침소리갈 예사롭지 않아 미리 준비해 둔

엄마표 보약을 연신 챙겨 주면서 밤새 기침을 해대니 병원엘

데려갔다.

 

개학 후 처음으로 휴식을 취하는 거라며 자고 또 잔다. 일요일에 기숙사로

때 동행하여 정리 못한 기숙사 청소며 먹거리를 가져가서 챙겨주면서 보약도 냉장고에 차곡차곡 넣어두었다.

 

기숙사 정리를 다 끝내고서 내짝과 함께 셋이서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어제 27일 그동안 쌓였던 피로를 풀며 선후배끼리 여행을 겸해서 콘도에 갔다.

"실컷 놀고 충전해서 다들 열심히 해야지!"

 

아빠가 미리 예약해 둔 콘도에 도착하여 맛있는 저녁을 먹고 있노라고 전화가

왔다. 본과에 진학하니 술을 입에 대지 않는다. 다들 체력을 아끼느라 건전한 놀이로 선후배관계를 유지하며 지낸다고 하니 안심이다.

모처럼 취하는 휴식이라며 휴식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며......

"어무이가 해주신 약 먹고 기침은 다 나았어요!~~~"

 

성현정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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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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